논술은 논술이 아니다 - 탁석산의 글쓰기 3 탁석산의 글쓰기 3
탁석산 지음 / 김영사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철학자 탁석산의 글짓기 시리즈 5권 중 3권이다. 앞선 두 권을 통해서는 논술이라는 글쓰기가 어떤 것이고, 좋은 논증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큼직하고 개괄적인 부분들을 살펴봤다면, 드디어 3권에서는 실전연습에 들어간다. 당장 논술 공부가 급한 수험생이고, 시리즈 5권을 모두 읽을 시간이 없다면, 3권만 읽어도 무방할 듯 싶다. 하지만 제대로된 글쓰기 훈련을 위해서라면 - 애초에 탁석산 선생이 의도했듯이 - 1권부터 차근차근 짚어가며 글쓰기에 대한 개념부터 확립하는 것이 우선이다. 나름대로 잘쓴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글쓰기를 즐기는 나 조차도 그의 첫 관문에서 빵점을 받고 시작했다.

  앞선 두 권을 통해 글이란게 뭔지 파악을 했다면, 3권부터는 실전이다. 글쓰기는 인격수양을 위해서 하는 거다?! 라는 이상적이고 대단한 명제를 깨어부수고  글쓰기에는 반드시 목적이 있다며 그 목적을 위해 글쓰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는 탁석산. 그는 기존의 글에 대한 모든 상식을 다 깨어부수고 처음부터 시작하게 만든다.

  대학논술시험에 대한 우리네 상식적인 대처방안들. 책을 많이 읽고 글을 많이 써봐라. 개뿔. 그런거 필요 없단다. 논술시험준비를 위해서 플라톤의 대화편을 읽고, 니체의 <도덕의 계보>를 읽고,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을 읽고, 카뮈를 알고, 카프카를 알고, 헤르만 헷세,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를 알아가는 모든 과정들, 다 필요없다. 그게 뭐냐. 무슨 대한민국 대학 논술시험 따위를 준비하는데 그런 거창한 것들이 필요하느냐. 우리 대학논술이 무슨 프랑스 바깔로레야인줄 아느냐?! 개뿔 아무것도 볼 거 없다는 저자의 발언. 논술의 질문이 간단하면 간단할수록 수험생이 대답하기는 더 힘들어지고, 우리네처럼 지문이 여러개 나오고 지문이 길어질수록 수험생은 더 쉽게 쓸 수가 있다고 말한다. 왜냐면 주어진 지문 안에서만 해결하면 되니깐. 굳이 저런 거창한 대문호들, 철학자들의 작품을 읽고 파악해둘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건 그냥 그럴듯해보이려는 것일 뿐.

  읽고 파악하고, 비판하고, 쓴다. 그게 전부 다다. 어찌보면 그동안 우리가 논술을 가르치고 배워오면서 알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다. 하지만 정말 저 안에 다 들어있다. 괜히 어려운 지문이 나왔다고 겁먹을 필요도 없고 벌벌떨지 말자. 이미 답을 다 지문안에 줬는데 뭘 떨고 앉아있는가 그대여.

  탁석산은 3권을 통해서 기존의 대학논술 기출문제 몇가지를 들어가며 분석하고, 실제로 문제에 대한 답을 써보며 그 방법을 세밀하게 지도해주고 있다. 이보다 더 친절할 순 없다?! 책 속의 현민이와 멘토가 나누는 대화를 따라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새 우리네 논술시험이 껌으로 보인다. 아그작 아그작. 별거 아니네?!

  심지어 저자는 집중력있게 논술시험을 치루기 위해서는 쪼꼬렛이나 바나나와 같은 당분을 섭취하라는 조언까지도 한 장을 따로 할애해서 해주고 있다. 글쎄 별 필요없는 책 페이지 수 채우기 위한 수작(?) 같아 보이지만 그것도 탁석산에겐 귀엽게 허용된다. 이후 또 다른 장에서 그 자신이 직접 들어놓은 시험준비를 위한질문들은 매우 짧고 간단한 문장으로 이루어져있지만 쉽게 볼 만한 주제는 결코 아니다. 짤막하게 자신이 들어놓은 질문 몇가지를 골라내어 대답까지 해주고 있는 친절함을 보여준다. 또 기왕에 책을 읽을거라면 지금 읽고 있는 고전작품들이 아니라 지금의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는 논쟁적인 작품들을 읽을 것을 권유한다. 이건 나도 동의하는 바 다. 민감한 사안일수록 또 격렬하게 싸움이 일어날 수 있는 작품일수록 독자의 사유는 넓고 깊어진다.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을 낳고,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을 낳는다.

  아직 '근간'이라 표기 되어 있는 그의 나머지 4,5권이 기대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RINY 2005-11-29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봐야겠어요. 논술 준비용 도서라고 게시판에 붙여놓은 도서목록 프린트보면, 들뢰즈도 있고, 타키투스도 있고, 니체도 있고, 시오노 나나미도 있고, 이거 원...손도 대기 싫던데요.

마늘빵 2005-11-29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네 무슨 논술준비용 도서들이 대학에서 전공자들도 읽기 힘든 걸 읽으라고 하고 있으니 뭐가 되겠어요? 정말 저런건 프랑스 같이 바깔로레야를 치루는 국가에서나 권장할 만한 것이지 우리나라에는 필요 없는 짓 같아요. 괜히 논술문에 유식한 척 몇글자 적어봤자 오히려 문맥의 흐름이나 방해하지나 않을지 몰라요.
 
논술은 논술이 아니다 - 탁석산의 글쓰기 3 탁석산의 글쓰기 3
탁석산 지음 / 김영사 / 2005년 11월
절판


제시문이 길게, 그것도 여러 개 주어진다는 점에 유의하자는 것이다. 장문의 제시문을 여러 개 제시하는 것은 채점의 편의를 위한 것이지만, 수험생의 입장에서 보면 논제에 대한 풍부한 내용이 제시되는 것이고, 출제자의 의도를 드러내는 실마리가 여러 개 노출된다는 것을 말한다. -42쪽

모든 글쓰기는 김밥이 아니라 비빔밥에 가깝기 때문이지. 잡다한 체험, 복잡하고 다단한 생각들, 미묘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서로 섞이고 스며들고 부딪히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글쓰기니까.-5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사랑일까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1월
장바구니담기


유혹을 받아들이기란 매우 어렵다. 너무 빨리 넘어가면 헤퍼보일 수 있고, 너무 미적대면 상대가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 엘리스는 자존심을 구길 위험을 무릎쓰고, 집에 가서 이야기나 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면 다시는 못 만날 위험을 감수하면서 예의 바르게 작별 인사를 해야할까?
얌전빼는 태도와 모호한 태도에는 공통적으로 초조함이 배어있다. 머뭇거리면 상대의 관심을 잃을까봐 당장 잠자리로 가는데 동의하는 사람도 있고, 그 다음에 버려질까봐 두려워서 잠자리로 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62쪽

타인과 사랑을 나누는 일은 어찌보면 과거에 같이 잔 사람들의 습관이나 기억과 충돌하는 것이다. 사랑을 나누는 방식에는 우리의 성생활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키스는 과거에 했던 키스들의 종합형이고, 침실에서 하는 행위에는 과거 거쳤던 침실의 흔적이 넘쳐난다. -65쪽

순전히 기술적인 관점에서는 성생활의 역사가 있는 편이 바람직하겠지만, 심리적으로 그것은 복잡 미묘한 영향을 미쳤다. 성생활 역사가 있다는 것은 여러 사람과 성행위를 했다는 의미일 뿐 아니라, 잠자리를 같이한 사람을 차거나 그 사람에게 채였다는 뜻이다. 좀 더우운 면에서 보자면 섹스 기교의 역사는 실망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다. -66쪽

그녀는 실내 장식에 대해 기능보다는 감정을 중요시했기에, 물건의 가치도 얼마나 제 기능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기억이 담겨 있느냐로 판단했다. -127쪽

감정적인 벌거벗음은 남에게 자신의 약함과 모자란 부분을 드러내느 데서 시작된다. 거기에 의존하면, 우리는 존재라는 엄연한 사실 외에 다른 방법으로 어떤 인상을 심어줄 능력을 빼앗기게 된다. 더는 거짓말하거나 허세 부리지 못하고, 뽐내거나 미사여구 뒤로 숨지 못한다. -136쪽

경제의 세계에서는 빚이 나쁜 것이지만, 우정과 사랑의 세계는 괴팍하게도 잘 관리한 빚에 의지한다. 재무 정책으로는 우수한 것이 사랑의 정책으로는 나쁠 수가 있다. - 사랑이란 일부분은 빚을 지는 것이고, 누군가에게 뭔가를 빚지는 데 다른 불확실성을 견디고, 상대를 믿고 언제 어떻게 빚을 갚도록 명할 수 있는 권한을 넘겨주는 일이다.-143쪽

타인을 상대할 때, 대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상대의 반응을 예상하고 행동한다. 상대방의 특성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이것을 이용해서 어떤 말을 할지, 어떤 행동을 할지 선택한다. '내가 X라고 말하거나 행동하면, 이 사람은 Y라는 반응을 보이겠지' 라는 전제하에 움직이는 행동의 틀이다. 이 틀이 웬만큼 복잡한 상황까지 아우를 수 있을 만큼 풍성해지면, 우리는 누군가를 안다고 다소 가설적인 주장을 할 수 있게 된다. -146쪽

사랑의 연속성이란 무엇인가? 상대가 당장 관심의 징표나 신호를 보내지 않아도 사랑이 지속되리라는 믿음, 상대가 밀라노나 빈에서 주말을 보내더라도 다른 정인과 카푸치노를 마시거나 초콜릿 케이크를 먹지 않으리라는 믿음, 침묵은 단순한 침묵일 뿐 사랑의 종말을 암시하는게 아니라는 믿음. -164쪽

"나는 나를 사랑해" 가 부족함을 벌충하므로 "당신을 사랑해"란 말이 덜 필요하다. "당신이 왜 날 사랑하지 않겠어?"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에 빠졌을 때의 기본 태도다. "내가 나한테 느끼는 감정을 당신이라고 못 느끼겠어?" -168쪽

힘이란 단어는 사전적으로 행위 능력을 의미한다. ...중략... 사랑에서는 권력이 훨씬 수동적이고 부정적인 정의에 의존하는 것 같다. 사랑에서는 권력이 무엇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능력으로 간주된다.-175쪽

사랑의 권력은 아무것도 주지 않을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 상대가 당신과 같이 있으면 정말 편안하다고 말해도, 대꾸도 없이 TV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바꿀 수 있는 쪽에 힘이 있다. 다른 영역에서와는 달리, 사랑에서는 상대에게 아무 의도도 없고, 바라는 것도 구하는 것도 없는 사람이 강자다. 사랑의 목표는 소통과 이해이기 때문에, 화제를 바꿔서 대화를 막거나 두 시간 후에나 전화를 걸어주는 사람이, 힘없고 더 의존적이고 바라는 게 많은 사람에게 힘 들일지 않고 권력을 행사한다.-176쪽

"누군가가 나를 사랑한다면야, 내가 그 이유를 물을 까닭이 있나?"-212쪽

비트겐슈타인의 주장을 빌리면, 타인들이 우리를 이해하는 폭이 우리 세계의 폭이 된다. 우리는 상대가 인식하는 범위 안에서 존재할 수 밖에 없다 - 그들이 우리의 농담을 이해하면 우리는 재미난 사람이 되고, 그들의 지성에 의해 우리는 지성 있는 사람이 된다. 그들의 너그러움이 우리를 너그럽게 하고, 그들의 모순이 우리를 모순되게 한다. 개성이란 읽는 이와 쓰는 이 양쪽이 다 필요한 언어와 같다. 일곱 살 아이에게 셰익스피어 작품은 말도 안되는 허섭스레기이며, 만약 그의 작품이 일곱 살 아이들에게만 읽힌다면 셰익스피어는 그 아이들이 이해하는 수준에서 평가받을 수 밖에 없다 - 마찬가지로 앨리스의 가능성도 애인이 공감해주는 한도에서만 뻗어나갈 수 있다. -318쪽

행복은 배타적이지만 불행은 끌어안는다. 그러므로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행복한 표정이 아니라 불행한 표정을 짓고, 명랑함에 수반되는 독립심, 고통에 대한 무감각을 피할 일이다. 불행을 추구하는 일은, 만족한 표정에 함유된 경쟁심을 피하려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336쪽

비트겐슈타인은, 언어란 공유된 의사소통 체계라고 정의되므로 사회를 벗어난 곳에서는 상상할 수 없다며, 혼자만의 언어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362쪽

불평을 표현하는 행동 뒤에는 상대가 잘못을 빌 거라는 낙관적인 믿음이 깔려 있을 것이다. 불평은 대화에 대한 믿음을 암시한다. 상처를 입긴 했지만, 이쪽이 화난 것을 상대가 이해해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364쪽

보는 것은 항상 다른 요소에 의해 보강된다. 심지어 이미 알고 있거나 바라는 것에 따라 보는 것이 달라지기도 한다. 우리는 눈앞에 있는 것을 곧이곧대로 보지 않고, 이미 인식하고 있는 영상으로 눈을 가리고 힐끗 쳐다볼 뿐이다. -372쪽

"사랑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점을 과장하는 흥미로운 과정이다." (조지 버나드 쇼)-375쪽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리스 2005-11-27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이놈의 보통씨. 이제는 정말 얄밉다니깐요! >.<

마늘빵 2005-11-27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왜요?

이리스 2005-11-27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똘똘하잖아욧.. ㅜ.ㅡ

마늘빵 2005-11-28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그러게요. 흠. 분석력+감수성 예민
 



  별로 원치 않는 영화들을 자꾸만 보게 된다. 요즘 재밌는것도 참 많이 나오는데 왜 하필 이런거람. 동생이 시사회에 당첨됐다고 해서 일요일에 엄마랑 나랑 동생이랑 셋이서 롯데씨네마에 갔다. 영등포에 있는. 오랫만의 시사회 나들이. 작년에는 시사회에 참 많이 당첨됐는데 올해는 사실 찔러본것도 별로 없다. 찔러봐야 시간이 맞는거 찾아다니면 별로 없고, 또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터라 아예 안넣었던 것.

  <무영검> 딱 포스터에서 어떤 영화가 연상되지 않는가? <단적비연수> 아흠. 우리나라 영화가 많이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무협영화는 아닌 듯 하다. 계속 이렇게 여러 감독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건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 그러다 어느 한 순간 부쩍 성장할 수 있으니깐 - 그저 다양한 시도를 하는 실험영화를 돈주고 봐주며 감상할 시간은 없다. 시사회라 돈은 아꼈으니 시간만 조금 투자하자 해서 봤으니 다행.



* 이서진, 밀려난 왕자. 넘 어설퍼.



* 신현준, 오 뽀대는 좀 나는데 넘 어이 없게 죽는다. 별로 악랄한 행동도 안한다.



* 이기용, 신현준의 꼬봉. 신현준을 좋아하지만 이용만 당한다.

 

  이서진, 윤소이, 이기용, 신현준 네 주인공. 착한 편 나쁜편 각각 둘 씩. 남자 하나 여자 하나, 남자 하나 여자 하나 짝지어서 싸운다. 원래 대결구도는 남자 대 남자, 여자 대 여자로 해야 재밌는 법. 신문에서 봤나. 감독이 신현준을 가리키며 이렇게 악랄한 악당은 처음봤다 라고 했는데, 사실 영화 속에서 신현준이 그렇게 악랄한지는 모르겠다. 그냥 멋있기는 했지만. 역시 영화 흥행을 위한 작업성 멘트였던 것. 신현준은 이런 무협영화에서 악역으로 자주 등장한다. 그의 날카로운 눈매와 가냘픈 턱선 하며 냉정함을 잃지 않는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에 어울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인가보다. 영화 속에서도 썩 잘어울리긴 했다.

  그런데 그의 상대역이라고 설정한 고수가 윤소이?! 난 첨에 윤소이는 그냥 일개 무사정도로 나올 줄 알았다. 고수치고는 너무 뽀대가 안나지 않느냐? 어설픈 무술동작에 자지러지는 진짜 무술가들하며. 보는 내내 넘 어설퍼서 뭐 우리 무협영화가 그렇지 그러고 있었다.

  또 왕위 다툼에서 밀려나 변방 어느 찜질방(?)에 숨어 사는 껄렁이 왕자는 어떻고?! 이서진 정말 연기 어설펐다. 껄렁이 연기를 하려고 대사를 내뱉는 그것 자체가 너무나도. 모든 대사의 첫발음에 침이 퉤하고 튀기며 억양이 뭉그러지며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이 일부러 그런 티를 내려고 하는 모습이 역력이 눈에 띄었다. 나중엔 이 밀려난 왕자가 결국 강호 고수 윤소이가 다친 뒤 필살기를 쓰며 신현준을 단숨이 무너뜨리는 장면은 왜 이리 웃긴지. 너무나 줄거리 자체가 어설프다. 좀 서로 맞는 상대끼리 싸우게 해야지. 아니 어쩜 죽어도 그렇게 어이없게 죽는지들.    공짜 영화치고는 괜찮지만 극장서 돈내고 보긴 좀 뭐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속에 책 2005-11-25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ㅎ..무협영화 정말 좋아하는데...우리나라 무협영화는 아직 먼길을 가야해요.;;;;;;
이거 보구 너무 슬펐습니다...감독은 전작<비천무>에서 조금도 발전하지 못했고, 신현준은 장군의 아들시절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으며, 두 아가씨는 존재의 이유를 찾을 수 없으며, 이서진은 드라마로 그래도 잘 나가던 거 다 까먹었더군요...ㅜㅜ
무엇보다 시나리오 작가 누군지가 정말 궁금했습니다...어쩌면 하는 대사마다 그리 어색할 수 있는지...;;;

마늘빵 2005-11-25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쩝. 영 별로 였어요.
 



 

 

 

 본래 영화 제목은 "Maid in Manhattan"으로 "맨하탄에서 만들어진 (사랑)" 쯤으로 해석하면 될 듯 싶지만 좀더 제목에서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러브 인 맨하탄"으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허리우드 로맨스에는 유난히 도시의 제목이 들어가는 영화들이 많다. 아직 못 본 영화이지만 워낙 유명해 알고 있는 <라스베거스를 떠나며>만 해도 바로 머리 속에 떠올랐다. 구체적인 도시의 이름을 언급해줌으로써 아직 시작하지 않은 사랑, 진행중인 사랑의 구체성을 더하려는 것일까? 사랑은 추상적이어서는 안된다. 손잡고, 대화하고, 함께 밥먹고, 걷는 과정 하나하나가 모두 사랑의 몸짓이다. 따라서 사랑은 구체적이며, 사랑의 구체성을 더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영화로 만들어질 경우, 이상적이고 추상적이고 두루뭉실한 무엇보다는 좀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고 친밀감있게 다가설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뭐 감독은 별다른 의미 없이 지어본 제목에 나 혼자 생각의 꼬리를 물고나가 나만의 향연을 펼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지만.

  또하나의 신데렐라 이야기다. 그렇지만 매번 반복되고 읅어먹는 신데렐라 패턴이라할지라도 감동을 주는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지겨워도 지루하진 않다. 갑작스레 떠오르는 <귀여운 여인>도 신데렐라였고, 이것도 신데렐라, 그리고 우리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아주 쫙쫙 우려내 이제 더 이상 나올 국물도 없어보이지만 그래도 통한다. 신레렐라는.

  한 호텔의 거 머라고 하더라? 호스피스라고 하나? 어찌되었든 호텔의 말단 거 머시기로 일하는 이 애 딸린 여인네는 곧 있을 승진시험에 응하느라 정신이 없다. 대학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채 말단부터 시작한 그녀가 관리직에 승진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녀는 일단 덤벼들고 본다. 머뭇거리지만 주변에서 그녀를 팍팍 밀어주는 이들이 있으니. 네 이름이 무엇이더냐 아들아? 까먹었구나. 하튼 그 아들녀석은 학교 끝나고 놀데가 없으니 엄마 직장에 와서 엄마 회사 동료들과 노는게 습관화되어있다. 그러다 만난 한 정치인. 결국 아이가 인연을 만들어주었구나.

  헌데, 호스피스의 복장이 아니라 그 방에 머물고 있던 손님의 값비싼 돌체옷을 한번 입어본 것이 그와의 첫 대면이라?! 이를 어찌할꼬. 내가 무슨 돈많은 과부가 되어버렸으니. 그러나 그건 중요치 않다. 중요한건 언제나 진심이라고 가르치지 않더냐. 그리고 그게 어디 빗나간적이 있다더냐. 진심은 역시 통한다. 그 정치인은 당신의 외모에 처음에 반하긴 했지만 당신과의 짧은 산책길 데이트를 통해 당신의 내면에 반해버렸다.

  결국 이야기는 뻔하지. 둘이 잘 연결되어 알콩달콩 잘 살더라 하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패턴을 답습하고 있다. 그래도 앞에서 말했지만 지루하지 않다. 감동적이다. 눈물 한 방울 찔끔 흘려주는 센스와 나의 내면에 쌓여있던 감정의 찌꺼기를 배설한다. 그래서 감동적인 영화는 좋다. 나의 정서를 맑고 깨끗하게 해준다. 물론 그것을 목적으로 감동적인 영화를 챙겨보는건 아니지만 말야.

  전에 봤던 영화인데 봤는지 모르고 또 봤다. 그래도 재밌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5-11-25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님도 모르고 또 보시네요^^;;;

마늘빵 2005-11-25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그러게요. 제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다시 보면 아 그 영환데! 그러거든요.

미미달 2005-11-25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봤던 영화인데 봤는지 모르고 또 봤다.

->老 왜 자꾸 이글자가 생각나지..흐흐

히피드림~ 2005-11-25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예전에 케이블에서 본 영화예요. 웨인 왕의 작품들 중 가장 대중적인 영화였던 듯.

마늘빵 2005-11-25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아마 케이블로 본거 같아요. 웨인 왕은 잘 모르지만 중국인이네요? 흠. 그의 작품들이 어떤게 있는지... ^^

히피드림~ 2005-11-25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께서 벌써 찾아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웨인 왕의 영화들입니다.(아, 난 너무 친절한게 탈이라는... ^^;;)


윈-딕시 때문에 (2005/미국)
Because of Winn-Dixie

장르
|
코미디, 가족
감독
|
웨인 왕 
역할
|
감독

점수주기
네티즌


영화고수



러브 인 맨하탄 (2002/미국)
Maid in Manhattan

장르
|
코미디
감독
|
웨인 왕 
역할
|
감독

점수주기
네티즌


영화고수



센터 오브 월드 (2001/미국)
The Center of the World

장르
|
드라마
감독
|
웨인 왕 
역할
|
감독

점수주기
네티즌


영화고수



여기보다 어딘가에 (1999/미국)
Anywhere But Here

장르
|
드라마
감독
|
웨인 왕 
역할
|
감독

점수주기
네티즌


영화고수



차이니즈 박스 (1997/프랑스, 일본, 미국)
Chinese Box / 中國匣

장르
|
드라마, 로맨스
감독
|
웨인 왕 
역할
|
감독

점수주기
네티즌


영화고수



블루 인 더 페이스 (1995/미국) 옴니버스
Blue In The Face

장르
|
코미디
감독
|
웨인 왕  폴 오스터 
역할
|
감독

점수주기
네티즌


영화고수



스모크 (1995/미국)
Smoke

장르
|
드라마
감독
|
웨인 왕 
역할
|
감독

점수주기
네티즌


영화고수



조이 럭 클럽 (1993/미국)
The Joy Luck Club

장르
|
드라마
감독
|
웨인 왕 
역할
|
감독

점수주기
네티즌


영화고수



인생은 싸고 화장지는 비싸다 (1989/미국)
Life Is Cheap... But Toilet Paper Is Expensive

장르
|
코미디
감독
|
웨인 왕 
역할
|
감독

점수주기
네티즌


영화고수



뜨거운 차 한잔 (1989/미국)
Eat A Bowl Of Tea

장르
|
로맨스
감독
|
웨인 왕 
역할
|
감독

점수주기
네티즌


영화고수



슬램 (1987/미국)
Slamdance

장르
|
스릴러
감독
|
웨인 왕 
역할
|
감독

점수주기
네티즌


영화고수



딤 섬 (1985/미국)
Dim Sum: A Little Bit Of Heart

장르
|
코미디
감독
|
웨인 왕 
역할
|
감독

점수주기
네티즌


영화고수



챈의 실종 (1982/미국)
Chan Is Missing

장르
|
범죄
감독
|
웨인 왕 
역할
|
감독

점수주기
네티즌


영화고수



남자 여자 그리고 킬러 (1975/미국)
A Man, A Woman, And A Killer

장르
|

감독
|
릭 슈미트  웨인 왕 
역할
|
감독

점수주기
네티즌


영화고수



마늘빵 2005-11-25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제가 본게 없군요. ㅋㅋㅋ

다락방 2005-12-27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Maid in Manhattan 은 맨하튼에서 만들어진(사랑) 보다느 원제대로 해석하면
'맨하튼의 가정부(혹은 하녀)' 가 되지요. maid 는 하녀란 뜻이거든요. 영화에서 제니퍼 로페즈의 직업이 그거였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