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마늘빵 > [퍼온글] '왕의 남자'의 원작 '이' 앵콜공연
* 공연기간 : 2006년 1. 7 ~ 21일 [평일 19:30 / 토 15:00, 19:00 / 일 15:00 / 월 쉼
* 공연장소 : 극장 용
* 가격정보 : VIP석 일반 50,000원 / R석 일반 30,000원 / S석 일반 20,000원
■ 이것이 진정 웃음의 미학이다!! 영화 [왕의 남자] 원작, _ 연극 이(爾)
2000년 초연되어 한국연극협회 올해의 연극상, 희곡상, 연기상, 2001 동아 연극상 작품상, 연기상 등 연극계의 굵직한 상을 휩쓴 연극 "이(爾)"가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새롭게 태어난다.
12월 6일부터 2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개관 페스티벌로 공연되는 연극 "이(爾)"는 온갖 천대와 멸시에도 누구보다 떳떳했던 궁중 광대들의 삶과 그들을 둘러싼 음모, 절대 권력을 행사하던 왕과의 애틋하고 미묘한 관계를 다룬 연극으로 웃음을 통해 삶의 본질을 생각해 보는 진짜 재미있는 연극으로 정평이 나있다.
연극 "이(爾)"는 연산군에게 낙점되어 웃음과 몸(동성애)까지 바쳐가며 가장 낮은 신분인 천민에서부터 희락원 종4품이라는 지위까지 오른 궁중 코미디언 '공길'의 이야기이다. 조선시대 궁궐 내에서 질펀하게 펼쳐진 궁중광대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연극에 시대성을 담아 '놀이정신'과 '웃음의 코드'를 관객들에게 선사하며 자연스러운 음악놀이의 모습을 펼쳐 보일 것이다.
■ 이(爾)란?
‘이(爾)’란 조선조때 왕이 신하를 높여 부르는 호칭으로 극중에서 연산군이 자신이 아끼는 궁중광대 공길을 부르는 호칭이다.
천민 광대의 신분으로 임금에게 이(爾)라는 호칭을 받은 '공길'이라는 인물은 역사적 실존 인물로서, 연산군일기 60권 22장 <배우 공길이 논어를 외워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 임금이 임금답지 않고 신하가 신하답지 않으니 비록 곡식이 있은들 먹을 수가 있으랴"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조 제 10대왕 연산은 중종반정으로 왕위에서 물러날 때 까지 12년간 재위하였다. 재위기간동안 무오, 갑자사화를 통해 엄청난 인명을 죽이는가 하면, 자신을 비판하는 무리는 단 한 사람도 곁에 두지 않는 전형적인 독재 군주로 군림했다. 또한 성균관, 원각사 등을 주색장으로 만들고, 민간의 국문 투서 사건이 발생하자 훈민정음의 사용을 금지하기도 하는 등 광적인 폭정을 일삼았다. 연산의 패륜의 극치는 자신의 백부인 월산대군의 후처 박씨를 강간하는 것이었고, 수치심을 느낀 박씨는 자살하였다.
중종반정의 1등 공신 박종원은 자살한 박씨의 동생. 박종원이 목숨을 걸고 중종반정에 나서 연산을 폐위시키는 데 앞장선 것은 누이의 죽음에 대한 복수이기도 했다.
죽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채울 수 없는 모성결핍으로 뒤틀리고 비뚤어진 인간 연산.
연산의 결핍을 채워주고 위로하는 궁중 코미디언 공길.
연산의 연인이자 어머니였으며, 공길의 연적이었던 질투의 화신 녹수.
연산, 녹수, 그리고 공길. 이 세 명의 역사적 실존인물이 등장하는 연극 "이(爾)"는 이 세 명의 실존인물을 역사에서 끌고 나옴으로써, 허구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역사극을 보는 것과 같은 착각 속에 빠지도록 유인한다.
■ 기막힌 극적 설정 - 연산이 동성애자였다?
연극 ‘이(爾)’는 두 가지 기발한 극적 설정에서 출발하는데 “연산군이 궁중 광대극을 좋아했다” 는 것과 “연산이 광대 중에 하나인 공길과 남색(동성애) 관계였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동안 금기시 되어 왔던 ‘동성애’라는 설정은 말초적인 자극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함이 아니다. 동성애는 연산과 공길의 관계를 단단히 묶어놓고, 녹수와 공길의 갈등을 심화시켜 힘의 대결로 끌고나가는 극의 원동력을 제공한다.
한편, 연산군이 좋아했다는 ‘광대극’은 ‘동성애’로 고조된 갈등과 긴장상태를 ‘웃음’으로 이완시키는 장치이다. 긴장과 이완을 넘나드는 극적효과는 바로 이 두 가지의 기발한 극적설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 조선시대 개그콘서트 ‘소학지희(笑謔之?)’
연극 ‘이(爾)’는 말장난, 성대모사, 흉내내기, 재담, 음담패설 등 언어유희를 이용해 시정을 풍자하고 정치적 비리를 고발했던 조선시대의 언어유희 ‘소학지희(笑謔之?)’를 통해 극의 갈등과 인물관계를 정개하고 있는데 소학지희란 몸과 기예가 필요한 규식지희(칼 삼키기, 줄타기 등)와 달리 주로 말로 웃기는 놀이로써, 오늘날의 개그 콘서트라 할 수 있다.
소학지희라는 말이 처음 나오는 문서는 문종실록이기는 하나 기록보다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놀이형태인 것 같다.
우희(優戱), 골계희(滑稽戱), 배우희(俳優戱), 라고도 불린 소학지희는 소규모로 이우어졌을 가능성이 크며, 놀이는 우인(배우)의 기량에 많이 좌우되는 놀이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놀이는 왕이나, 혹은 양반들이 여흥을 위해 우인들을 불러 내전이나 뜨락에서 부대설비 없이 손쉽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자연히 이 놀이를 노는 우인들은 주로 서울 장안에 거주하게 되는데, 여기서 경중우인이라는 말이 생긴다. 왕실이나 양반지벵서 숙식을 제공하며 우인들의 놀이를 즐겼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배우는 천민으로 장안에 거주할 수 없는 신분이었는데 이와 같은 경우는 예외라고 할 수 있겠다.
‘이(爾)’에서 공길이 소학지희를 통해 윤지상의 비리를 고발한 것과 같이, 소학지희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정치행태나 풍속의 부정적인 면을 왕에게 우회적으로 보고하는 수단이었으며, 왕은 이를 토대로 시정을 명령했던 사례도 발견된다.
■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 연극 <이(爾)>
2000년 초연 이후 계속해서 흥행성과 예술성을 모두 인정받은 연극 ‘이(爾)’가 최근 영화 ‘왕의 남자’로 다시 태어나 눈길을 끈다.
‘살인의 추억’, ‘웰컴투 동막골’, ‘박수칠때 떠나라’ 등 최근 충무로의 유행인 ‘연극과 영화의 만남’이 연극 ‘이(爾)’와 ‘왕의 남자’를 통하여 또한번 재현될 예정이다.
지난 2003년 영화 ‘황산벌’로 300만 관객을 동원한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영화배우 감우성이 주연하는 영화 ‘왕의 남자’. 연극 ‘이(爾)’로부터 출발 한 영화 ‘왕의 남자’는 연극과는 달리 광대 ‘장생’에 초점을 맞추어 이들의 운명을 그렸다.
오는 12월, 원작인 연극 “이(爾)”의 공연에 뒤이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 공연 줄거리
조선 연산군조, 궁중배우 공길은 연산의 가학적 성희의 상대자 역할을 한다. 공길은 몸과 웃음을 바치는 대가로 희락원의 우두머리가 된다. 공길은 그렇게 입고 싶어하던 비단 도포를 연산으로부터 하사 받는다. 공길은 금부에서 관리하던 우인(배우)들을 희락원에 편입시켜 관리한다.
공길의 친구이자 또 다른 남색파트너인 장생은 공길이 권력에 눈이 멀어 놀이의 본질을 변질시키는 것을 질타하며 공길을 떠난다.
녹수는 공길에게 연산의 애정을 빼앗기는 것을 시기하여 경회루에서 잔치가 한창일 때 공길의 옷을 벗게 하여 모욕을 준다. 이에 공길은 녹수의 하수인인 형판의 비리를 들추어내는 놀이를 하고 이를 통해 그를 제거한다.
이에 녹수는 홍내관과 짜고 공길의 필체를 모필하여 연산과 녹수 자신을 비방하는 언문 비방서를 작성한다. 언문비방서 사건에 화가 난 연산은 범인을 찾는데 혈안이 된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공길은 언문으로 된 글들을 모두 불살라 버리고 판세를 뒤집을 생각으로 입궐, 연산에게 비방서 사건을 기화로 언문의 사용을 금할 것을 청한다. 이를 안 녹수는 공길이 쓰다가 버린 파지를 들고 들어와 비방서와 파지의 필체가 같다는 것을 증거로 공길을 잡아 들이게 한다.
공길을 떠났던 장생은 전라도에서 반정을 도모하는 이과, 유손의 통문을 한양의 불만 세력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언문비방서를 보게 되고 그것이 공길의 필체임을 알게 되는데......
■ 연출_김태웅
우리 연극계의 차세대 연출가 김태웅은 1999년 ‘달칩유희’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얼굴을 드러냈다.
‘파리의 곡예’에 이은 두 번째 작품 ‘이(爾)’에서 2000 한국연극상(한국연극협회 주관), ‘우수공연 베스트5’, 와 희곡상, 신인연기상 등 3관왕을 차지하였으며, 2001년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기상을 휩쓰는 파란을 일으켰다.
또한 지난 2004년에는 국내 연극 작가 겸 연출가로는 유일하게 예술의 전당 2004 시즌 기획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즐거운 인생’으로 또 한번의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대부분의 젊은 연출가들이 기교와 재미는 있지만 깊이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 것과는 반대로 김태웅의 작품은 철학도 출신(서울대학교 철학과 졸업)답게 무게와 진지함이 극의 중심을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터파크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