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을 걸자. 예전에 양심적 병역거부의 실천여부를 고민하며 날 새우던 그때로 돌아가자.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고민하며 나의 행동을 결정하지 못하던 그때, 비록 고민하며 많은 날을 보냈지만, 눈물 흘리며 많은 날을 보냈지만, 적어도 삶에 진지한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나의 삶에 부끄럽지 않았다. 그때로 돌아가자.
주문을 걸자. 잡다한 책읽기를 하며 이것도 저것도 아닌 지금, 책은 많이 읽을지언정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은 없다. 남는 것이 없다. 책읽기의 목적을 세우자. 우선은 전공이다. 철학이다. 철학으로 오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비록 남들 기피하는 학문이긴 하지만, 난 그때의 내 선택을 후회해본 적 없다. 철학은 나를 바꿔놓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서평도서를 끊자. 마약이다. 신청하면 99% 받을 수 있었던 때문에 괜찮은 책이 나오면 무조건 신청하고 봤다. 그래서 지금까지 서평도서 다 읽지 못하고, 압박감에 스트레스 받고 있다. 서평 도서 다 읽고 나면 더 이상 받지 말자. 철학에 관한 책읽기를 주로 삼고, 곁가지로 문학적 책읽기를 겸하자. 다만 절대 서평도서는 받지 말자.
주문을 걸자.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빨리 빨리 해치우자. 시간 없을 땐 시간 없다고 스트레스받고, 시간 많을 땐 시간 많다고 여유부리며 지내다 할 일 다 못한다. 시간은 금이다 라는 명제가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는 근대성의 표어라고 고미숙씨는 <나비와 전사>에서 밝혔지만, 시간이 소중한 것은 사실이다. 부지런해지자. 미루고 미루다 압박받으며 서투르게 작업하지 말고 미리미리 해두자.
주문을 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