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체제로서의 자본주의 SERI 연구에세이 14
복거일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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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거일은 시인이자  소설가이지만 실상 시인이나 소설가로서보다는 사회비평가로서의 업적과  활약이 더 두드러진다. 인문/사회과학에 대한 관심은 몇몇 지식인들을 거쳐 복거일에 닿게 해주었으며, 복거일은 내게 미묘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지식인이 되었다. 대개 개인에 따라서 지지, 동의, 공감하는 지식인과 이와 정반대되는 위치에 있는 지식인으로 나눌 수 있다면, 복거일은 그 어느쪽도 아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정반대에 위치되는 지식인일 것인데, 그의 의견에는 반대할지라도 그의 문제제기는 들어볼 가치가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는 기존에 다른 지식인들이 주장하던 것을 반복해서 언급하지 않고, 항상 자기만의 독특한 시각을 보여준다. <정의로운 체제로서의 자본주의> 또한 자본주의 사회이면서도 자본주의에 대한 지식인들 사이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점을 지적하며 자본주의를 적극 옹호하는 관점을 취한다.

  "근년에 우리 사회에선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이 거센 물살이 되었다. 활기찬 자본주의 체제 덕분에 우리 사회가 지난 한 세대에 빠른 발전을 이루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런 사정은 반어적이지만, 우리는 그런 반어를 느긋한 마음으로 음미할 처지가 못 된다. 그러기엔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은 우리의 안녕과 복지에 너무 큰 위험이다."

  이 책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자본주의를 적극 옹호하는 책이다. 복거일은 자본주의에 대한 반대자들의 가장 큰 비판은 자본주의가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이며, 이를 제대로 옹호해야만 자본주의의 정당성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부분의 학자들은 정의로움과 도덕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효율성을 언급하며 자본주의를 옹호했으며, 복거일은 이것만 가지고는 부족하기에 '정의로움'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이라 말한다.

  자본주의가 어떻게 정의로운가? 자본주의 이전에 "그것을 떠받치는 이념인 경제적 자유주의가 정의롭다는 것을" 밝혀야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복거일이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재산권의 정의로움을 밝히는 일이다. "자본주의가 사유재산 제도에 바탕을 두었고사유재산 제도는 재산권을 통해 세워지고 유지되므로, 재산권은 자본주의의 핵심이다. 만일 재산권이 정의롭지 못하다면, 다른 면들에서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자본주의는 정의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산에 대한 권리는 기본적으로 재산의 형성에 대한 공헌에 바탕을" 두고 있고, 재산의 형성에 공헌한 이들이 공헌 정도에 따라 재산에 대한 권리를 갖는 것이 자연스럽고 합리적이며, 그것 말고 우리는 다른 어떤 기준도 생각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사회주의가 노동가치설에 근거를 두며, 노동으로부터 재산권이 나온다고 보는 관점을 취하는데, 사회주의의 대표주자인 마르크스의 경제이론이 논파되었으므로 남은 것은 "재산은 그것의 형성에 공헌한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옳다는 사회주의의 근본적 가정" 뿐 이라 한다. 그러나 이 또한 자본주의의 정당성을 더 잘 옹호해주고 있다 한다.

  복거일이 이 책에서 펼치는 자본주의 옹호론의 구도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자본주의의 기본은 사유재산권에 있으며, 사유재산권은 정당하고 자연스러우며, 고로 자본주의 또한 정당하다는 식이랄까. 그러나 중간에 좀 더 보충되고 언급되어야 할 것이 사유재산권의 정당성에서 자본주의의 정당성을 뽑아내는 부분이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복거일은 평등과 정의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불과 30-40년 전의 롤스와 노직 등의 논쟁과 관련해서도 이를 살펴볼 수 있는데, 복거일은 노직의 롤스비판을 주요 근거로 삼고 있다. 하지만 거꾸로 롤스의 노직에 대한 반박을 그 근거로 삼는다면 복거일의 주장은 쉽게 논파당한다.

  평등에는 기회의 평등과 결과의 평등이 있으며, 기회의 평등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지만, 결과의 평등에는 다수가 그것이 정당하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복거일은 기회의 평등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고 말한다. 로버트 노직의 <무정부, 국가, 그리고 이상향>에서 "기회의 평등에 대한 권리"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며, 존재하는 것은 특정한 사물에 대한 특정한 사람들의 특정한 권리들 뿐이라는 것이고, 이것이 기회의 평등이 정당하다는 주장에 대한 강력한 반론이라는 것이다.

  잠시 이 책을 벗어나 롤스와 노직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복거일은 책에서 노직의 입을 빌려 롤스를 비판하면서, 자유주의를 옹호하고, 자유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연결짓는다. 그러나 롤스 비판자인 노직의 눈에는 롤스의 이론이 당연히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노직이 말하는 자유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이 이익을 증진하는 동안 국가나 타인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으며, 고로 자신이 증진한 이익을 타인에게 나눠줄 정당한 근거로 없고 궁극적으로 누진세와 같은 세금의 적용은 재산권에 대한 배타적 권리의 박탈인 동시에 세금에 해당하는 양만큼 국가가 개인에게 강제노동을 시킨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롤스에 따르면 개인의 이익 개선이라는 부분이 순전히 개인 활동일 수 없으며 궁극적으로 타자와 연관되어 있다. 후생경제학자 센은 <자유로서의 발전>이라는 책을 통해서 차등원리가 정당화 될 수 있는 근거를 언급한다. 일명 파레토의 법칙이라는 것인데 "자원의 가장 효율적인 분배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의 효용을 감소시키지 않고서는 다른 어느 한 사람의 효용도 증가시킬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고로 복거일이 앞서 자본주의에서 노직의 입을 빌려 사유재산권의 정당성을 옹호한 부분은 롤스와 센에 의해 논파된다. 복거일은 나름대로 자본주의의 비판에 대해 자본주의에 정당성을 부여함으로써 적극 옹호해보려 했지만, 이는 이미 오래전 진행되었던 서양에서의 자유주의에 대한 논쟁 안에 다 들어있던 내용이라 더 언급하거나 옹호할 꺼리가 있는지 모르겠다. 롤스와 노직의 논쟁에 대해 공부 중인지라 더 깊이는 잘 모르겠지만 그저 한 학자의 입을 빌려 자신의 주장의 근거로 삼는데 그친다는 점에서 그다지 효력이 없다고 본다.

  이 책은 매우 얇지만 읽기는 어렵다. 가볍게 읽으려고 했다간 큰 코 다친다. 이 책의 목차 순서상 중간 부분에선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잘 모르는 이들이 등장하는데다가 생소하지 않은 언어로 생소하지 않은 말들을 늘어놓는지라, 그치만 그 부분이 이 책의 핵심은 아니라는 판단에 꼼꼼히 읽지 않고 넘어갔다. 분량에 상관없이 어렵게 쓰여진 책에 대해 꼼꼼히 읽지도 않고 비판하는 것이 정당한지에 대해서는 자신없으나 이 책에서 복거일이 주장하고자 하는 핵심 논증에 대해서는 이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나는 그 부분에 대해 주로 생각하고 언급하는 것으로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다.

  한 가지, 복거일은 이 얇은 책자 안에서도 꽤나 많은 인용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 그 인용구들이 전부 다 필요하진 않다는 생각이다. 짧게 짧게 끊어 인용하거나 복거일이 본인의 입을 통해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을 책의 난이도만 높아지게 길게 늘어뜨린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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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1-24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소 간명하게 생각합니다.
사람이 근본적으로 이기적이므로 경제적 문제에 평등은 본성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사회주의의 평등은 역설적으로 상대적으로 못 가진 계층의 이기심의 발로이지요..
인간의 이기심을 국가 제도로 억제하면 궁극적으로 "북한"이 됩니다.


드팀전 2007-01-24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거일은 흔히들 자유주의의 전사로 이야기하지요.이 책을 보진 않았지만 그 도상에 놓여 있는 것 같네요...그리고 한사님의 평등론에 대한 간명한 생각에는 절대 동의할수 없습니다..푸웃.그러고보니 많이 보던 어떤님의 선악론과 유사하네요.그냥 '잘난척 하지말고 제 살길 잘 찾아라'가 늘 그의 결론이었는데..

마늘빵 2007-01-25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사님 / 음 전 아직 확실한 입장이나 시각이 잡히진 않았지만, 간단히 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의 강점도 있지만 그 폐해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논쟁이 되는 것이겠고, 그 와중에 폐해를 수정할만한 사회주의적 요소가 있겠죠. 사회주의적 요소가 꼭 아니어도요. 좀 더 공부해볼 생각입니다.
드팀전님 / 네 복거일의 책을 계속 보고 있는데, 논리는 같죠. 자유주의를 너무나 사랑하고, 그 관점에서 보는 사안들을 바라보죠. 이번에 <현명하게 세속적인 삶>을 구입했습니다. 이것도 함 봐야겠어요.
 
정의로운 체제로서의 자본주의 SERI 연구에세이 14
복거일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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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자본주의의 높은 효율만을 내세우는 주장은 자본주의를 제대로 변호할 수 없다. 자본주의가 정의롭다는 점을 주장할 수 없으면, 그래서 정의를 내세우는 자본주의의 반대자들에게 도덕적 고지를 내주면, 어떤 다른 가치들을 내세워도, 자본주의를 변호하는 주장은 밀릴 수 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자본주의를 변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바로 그 길을 골랐다. -12쪽

자본주의와 그것을 떠받치는 이념인 경제적 자유주의가 정의롭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또렷하지 않고 길고 어려운 설명이 따라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다. 반면에, 평등을 내세우는 주장들은 직관적으로 옳게 여겨진다. 자본주의의 반대자들은 자본주의의 변호자들보다 늘 목청이 높았고 훨씬 많은 추종자들을 거느렸다는 사정이 이상하지 않다.
사정이 그러하므로, 자본주의가 효율적일 뿐 아니라 정의로운 까닭을 밝히는 일은 중요하고 시급하다. 그렇게 한 뒤에야 우리는 자본주의를 적대적 세력으로부터 지킬 수 있고, "제때를 만나 태어나기 위해 베들레헴을 향해 비척거리는 사나운 짐승"이 이땅에 태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터이다. -13쪽

자본주의가 정의롭다는 사실은 그것이 자연스럽다는 사실과 깊은 관련이 있다. 정의가 사람 마음에 자연스러운 무엇으로 다가오리라는 생각은 합리적이다. 자연스러움이 정의의 핵심적 특질들 가운데 하나임을 명확하게 증명하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자연스럽지 않은 무엇이 정의로운 경우는 상상하기 어렵다. 정의감이 진화의 산물이므로, 그런 사정은 필연적이다. -14쪽

자본주의가 정의롭다는 것을 밝히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재산권이 본질적으로 정의롭다는 점을 밝혀야 한다. 자본주의가 사유재산 제도에 바탕을 두었고 사유재산 제도는 재산권을 통해 세워지고 유지되므로, 재산권은 자본주의의 핵심이다. 만일 재산권이 정의롭지 못하다면, 다른 면들에서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자본주의는 정의로울 수 없다. -22쪽

최종결과 원칙들을 따르는 사람들이 정의롭다고 여기는 구조적 원칙들 가운데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것은 물론 평등이다. 그래서 그들은 평등한 분배가 가장 정의로운 분배라고 여긴다. 자연히, 자본주의를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사람들은 흔히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결정적 결점으로 꼽는다. 그리고 구성원들 사이의 평등을 보다 잘 이룬다는 점을 들어 대안적 체제들을 내세운다.
그러나 평등은 좀처럼 모습을 또렷이 드러내지 않는 개념이다. 그래서 그것은 정의하기가 무척 어렵고 쓰는 사람에 따라서 다른 것들을 뜻한다.
그런 혼란을 줄이려면, 먼저 평등을 기술적으로 쓰는 경우와 당위적으로 쓰는 경우를 구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사람들의 특질이 평등하다는 얘기와 사람들은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구별해야 한다. -53쪽

로버트 노직은 <무정부, 국가, 그리고 이상향>에서 "기회의 평등에 대한 권리"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존재하는 것은 특정한 사물들에 대한 특정한 사람들의 특정한 권리들 뿐이라는 얘기다. 이것은 기회의 평등의 정당성에 대한 강력한 반론이다.

"모든 사람들이 기회, 생명 등등과 같은 것들에 대한 권리를 가졌다고 말하는 것과 이 권리를 강제하는 것에 대한 주요 반론은 이 '권리들'이 사물들과 물질들과 행동들의 하부구조를 필요로 하며 다른 사람들이 이것들에 대한 권리들과 자격들을 지녔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것에 대한 권리의 달성에 다른 사람들의 권리들과 자격들을 지닌 사물들과 행위들의 어떤 이용들이 필요하면, 누구도 그런 권리를 지니지 못한다. 특정한 사물들(저 연필, 그들의 몸 등등)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권리들과 자격들 그리고 그들이 이 권리들과 자격들을 행사하기 위해 하는 선택은 어떤 개인의 외부 환경과 그가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을 확정한다. [...] 특정한 권리들의 이 하부구조와 부딪치는 권리들은 존재할 수 없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어떤 깔끔하게 다듬어진 권리도 이 하부구조와 양립 불가 관계를 피할 수 없으므로, 그런 권리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물들에 대한 특정한 권리들이 권리들의 공간을 채워서 일반적 권리들이 어떤 실질적 상태로 존재할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노직, 1974) -55-56쪽

반면에, 대안적 체제들에선, 공산주의든 국가사회주의든, 에드워드 윌슨이 "평등의 이념과 야만적 강제의 편리한 동거"라 부른 질서가 탄생했고, 그 질서는 사람들을 잡아먹는 괴물임이 드러났다. 그러한 질서 속에서, 평등의 이념을 실현하려면 강제적 소득 이전이 필요하고, 강제적 소득 이전을 위해선 강력한 국가 권력이 필요하고, 그런 권력은 소수 정예 집단에 집중되고, 그렇게 소수에 집중된 권력은 필연적으로 부패하므로, 결국 권력을 쥔 정예 집단만 잘 살고 대부분의 시민들은 경제적 빈곤과 정치적 억압을 함께 맞는다.-66쪽

대안 공동체들은 대안이 될 수 없다. 잘하면, 복잡하고 경쟁이 심한 현대 사회에서 지친 사람들이 잠시 머물면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피난처 노릇은 할 수 있을 터이다. 그런 피난처가 사소한 것은 결코 아니지만, 대안이라고까지 하기는 어렵다.
보다 일반적으로, 지금 우리 사회에서 '대안'이란 말은 너무 가볍게 쓰인다. 현존하는 관행, 질서, 풍습, 규칙, 법, 기구, 공동체 또는 사회에 대한 '대안'을 선뜻 내놓는 사람들은 현존하는 것들이 많은 대안들 가운데서 가장 나은 것들로 판명되어 사회적 진화를 통해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게다가 '대안'이라고 제시된 것들은 거의 모두 이미 오래전에 시험되어 버려진 것들이다. -130-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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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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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정말 어려웠다.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부분이 많다. 시골의사 박경철은 머리말에서 "이 책은 그리 친절하지 않으며, 쉽지 않은 개념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먼저 그것은 당연히 실력 문제입니다. 원래 각자(覺者)는 쉬운 말로 설명하지만, 깨닫지 못한 자는 말이 어렵고 스스로 개념의 포로가 되기 쉽습니다. 스스로도 잘 모르는 내용을 남에게 설명하자면 그것은 어쩔 수 없는 한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굳이 약간의 변명을 드리자면 일부러 조금 덜 재밌고 어렵게 쓴 것도 사실입니다." 라고 밝히고 있다. 고로 이 말에 따르면 나는 재테크에 대한 지식 면에서 실력이 딸리는 것이고, 고로 못달아 들은 것이 된다. 인정한다. 재테크 관심 가진지 얼마 안됐고, 아는 것도 별로 없다. 그래도 쫌. 쉽게 써주지. 너무 어려워.

  이 책이 어려운 이유는 읽는 사람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뉠 수 있겠다. 하나는 재테크에 대한 기본조차 갖춰지지 않은 나 같은 이가 괜히 덤벼들었다가 책 내용의 반도 이해하지 못하고 나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고, 또 하나는 시골의사 박경철이 말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말을 어렵게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받아들일 수도 있고, 이런저런 중국철학의 사상가들을 끌어들여 인용하고 비유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로 책 읽기에 대한 기본적인 수준이 갖춰진 사람들은 후자에 대한 어려움은 없을 것이고, 전자에 대해 어려움을 갖게 될 것이며, 재테크에 대한 지식은 있지만 후자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이 때문에 책이 제대로 읽히지 않을 것이다. 둘 다 갖춰지지 않았다면 더더욱 어려울 것임은 당연하다.

  이 책은 절대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 부자는 흔히 돈 좀 벌어보려고 재테크 서적들을 뒤적거리는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부자의 개념이 아니다. "부자란 바로 부를 늘리는데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더 이상의 부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 비로소 부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자란 기본적으로 자신의 부를 지키고 이전하는데 관심이 있을 뿐 더 이상 부를 부를 늘려야 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일단 박경철의 부자관은 우리가 흔히 인식하고 있는 그것과는 너무나 다르다. '부를 늘리는데 관심이 없는 사람'을 부자라고 칭한다니. 재테크 관련 서적이지만 이 책은 인생철학서로 분류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저자의 오랜 고민과 삶의 철학이 묻어나는 책이다. 단순히 재테크 실용서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저자는 부자와 부에 대한 관점부터 다르게 짚고 넘어가며 자신의 돈에 대한 철학을 풀어낸다. 투자하고 돈을 버는 방법을 이야기하지 않고, 부자와 빈자의 논리와 철학을 이야기한다. 흔히 재테크 서적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어리벙벙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재테크/실용서를 인문/사회과학 책보다 저급하다고 취급했던 '편견'을 가진 사람들의 인식을 단단히 깨부숴준다. 놀랐다. 재테크 서적이 이럴 수 있다는 것을.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실용서에 대한 편견은 <아침형 인간>이 만들어냈고,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이 깨어주었다. 괜한 찬사와 칭찬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다. 나는 아닌 책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별 하나와 혹평을 가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정말 두고두고 읽고픈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오랫동안 준비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두꺼워 질 수 있음에도 - 지금도 충분히 두껍지만 - 그러지 않은 것은, 중국철학을 곁들인 이야기들로 인해 책이 어려워질까봐 로 요약된다. 써놓은 것이 있고, 버릴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인 만큼 출판사와 협의를 한 끝에 이 책에 딸린 소 책자 <투자와 인생>으로 탄생된 듯 싶다. 개인적으로 본 책도 좋지만, <투자와 인생>이라는 소책자도 매우 마음에 든다. 본 책이 재테크에 대해 더 다가섰다면, <투자와 인생>은 돈에 대한 철학과 인생관에 집중하고 있다. 부록이라 하여 무시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저자는 <투자와 인생>만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소책자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나 역시 동의한다.

  ** 중요 **

  이 책은 어렵게 쓰여졌다. 고로 인기있는 책이라 하여 함부로 구입하고 첫 장 넘길 것이 아니라, 일단 오프라인 서점에서 개인적으로 들여다 본 이후에 구입을 결정하길 바란다. 초짜들은 이 책에 손 대기 보다는 일단 재테크 개념을 파악하고 오는 것이 더 시급하다. 투자와 인생철학이 담겨있다고는 하나, 자연스럽게 구사하고 있는 언어들이 재테크에 관한 것이기에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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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7-01-16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어려운 것 같았어요.
경제상식도 전무한 상태라... 어디부터 시작 해야 될지 모르겠네요..-_-;

마늘빵 2007-01-16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그늘사초님 이 책 보셨나요? 저도 만만하게 봤는데 재테크 서적도 접해보지 않으니 선택이 어렵더군요. 이 책은 나중에 다시 봐야겠어요. 50%도 이해 못했을 거에요.

별빛속에 2007-01-25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아프님~~ 이 주의 리뷰 당선 축하드려용~~~ ^ 0^)//

마늘빵 2007-01-25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이주의 리뷰 당선됐나요???? 몰랐는데 가봐야겠군요. 감사해요. ^^

mind0735 2007-01-26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말이 당돌(?)하군요. ;; 아프락님께서 어렵다고 하시니 전 일찌감치 접어야겠습니다. 흐흐흐 원래 관심분야도 아니지만..

마늘빵 2007-01-26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신문 등을 통해 기본개념들에 익숙해진 다음 보면 좋을 듯 싶습니다.

울보 2007-01-26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paviana 2007-01-26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이매지 2007-01-26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축하드려요! ^^

마늘빵 2007-01-26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아. ^^

marine 2007-01-27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오늘의 리뷰 당선 축하~~ ^^

기인 2007-01-27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리뷰 당선 축하축하 :)

마늘빵 2007-01-28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린님 감사합니다. ^^
기인님 감사합니다. 올해는 이걸로 끝이려나 싶어요. ㅎㅎ 일년에 한번씩.

비연 2007-01-30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마늘빵 2007-01-30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감사합니다. ^^

구름의무게 2007-01-30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주의 리뷰 당선. 축하드려요. ^^

마늘빵 2007-01-30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름의 무게님 감사합니다. 알라딘서 매년 한번씩 당선됐지만 매번 생각없이 쓰는 리뷰들이 되는군요. -_-

얼음장수 2007-01-31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자기 개발/실용서에 대한 저의 편견도 깨어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마늘빵 2007-01-31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많이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모조건 재테크/실용서에 분류되었다고 다 같은 취급할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구나. 벽이 허물어졌답니다.

프레이야 2007-01-31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당선부터 축하드립니다.
이 책, 전에 무슨 도용리뷰^^ 사고 났던 책이군요.
재태크라면 젬병인데 경제용어가 제법 전문적으로 어렵게 나오나 봐요.
경제 관련 도서는 언제나 거리감이 좀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이 책은 좀 달라
보입니다..

마늘빵 2007-01-31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감사합니다. 전에 도용사건 났나요? 다른 분.
이거 좀 어려워요. 입문이라면 입문용으로는 친절하지 않습니다.
저도 읽긴 읽었는데 입문자인지라 마인드만 배우고 말았습니다. 뒤에 나오는 경제용어들 그리고 당연히 안다고 여기고 넘어가는 설명들, 힘들더군요.
 
100만원으로 시작하는 20대 파워 재테크
양찬일 지음 / 팜파스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다음 학기 등록금 내면 또 통장잔고는 또 0에 가까워 갈테지만, 그래도 매달 꼬박꼬박 월급 들어오는 봉급생활자로서 어떻게든 돈을 모아보고 아껴볼까 하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나야 어느 분의 말씀처럼 M&A로 대박날 직업도 아니고, 로또에 당첨될 거란 희망은 애초부터 가지고 있지 않고 - 로또는 몇 번 해봤는데 아무래도 돈 붓는 짓 같아서 안하고 있다. 가끔 심심할 때 한다 - 부모님이 가진 돈이 있는 것도 아닌지라 물려받을 재산도 없고 되려 부모님을 모시지 않으려고 애쓰는 불효자인데, 그러다보니 오로지 내가 돈을 모아서 뭔가를 할 수 있는 방법이란 내 봉급 어떻게든 많이 남겨 저축하는 방법 뿐이다.

  <100만원으로 시작하는 20대 파워재테크>(이하 '20대 파워재테크'로 줄임)는 나같은 이들을 위한 책이다. 사회생활 시작한지 얼마 안됐고, 돈 벌어본지 얼마 안됐으니 대학생활 하는 동안 굶어가며 데이트 비용 만들어내고 책사고 씨디샀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아 이제 나도 내가 사고픈 것 좀 사고,  쓸 데 좀 써보며 살자 라고 마음먹고 매달 받는 족족 하나씩 질러대고 다음달에 카드값 갚느라 휘청대는 그런 이들을 위한 책이다. 나도 그랬다. 큰 돈 아니지만 처음 돈 들어오던 그 날부터 아 이제 나도 돈 버는구나 하는 마음에 엠피쓰리도 사고, 좋아하는 음반도 사고, 책도 사고, 악기도 사고, 옷도 사고 그러다보니 매달 100만원 가량을 써버리고, 연애를 하던 때에는 그보다 더 심하게 쓴 적도 있다.

  이제 나는 안다.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남아나는거 하나도 없다는 걸. 그래서 마인드를 좀 바꿔보기로 했다. 그래 2년 동안 쓸 만큼 - 아직 사고픈 것 많이 남았지만 - 썼으니 그만하고 이제 모아보자라고. 누누히 말하지만 지난 학기 학자금 대출 빌려놓은 것이 아직 한 가득이고, 다음 학기 학비를 또 대려면 통장에 남아있는 거 없지만, 그래도. 그래도 습관은 들여놓자는 생각에서 재테크 서적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20대 파워재테크>는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들을 해준다. 학창시절엔 돈이 없었으니 돈을 모을 생각을 안했고, 사회초년병으로서 매달 월급은 받는데 이상하게 남는 것이 없는 이들을 위해, 어떻게 돈을 모아야 할지 잘 모르겠는 이들을 위해 쓰여진 책이다. 그래서 기존에 나와있는 주식, 복리 어쩌고 하는 어려운 재테크 서적과는 차원이 다르다. 순수하게 재테크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100% 초짜도 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이쪽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다. 단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뒤 기자생활을 거쳐서 현재 재테크 전문서를 내놓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행정학과 신문방송학이 재테크와 전혀 관련이 없지만, 직업생활을 통해서 공부하고 주변인들을 만나며 쌓아온 경험들을 가지고 썰을 풀고 있다. 사실 나는 재테크에 관심은 없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재테크 관련된 지침들은 내가 기존에 실천에 옮기고 있던 것들이 대부분이다. 나의 생활습관이 일단 재테크였던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돈을 모으지 못한 건 크게 한꺼번에 지르는 습성과 대학원 학자금 때문이었다.

   주변의 인맥들을 활용하라, 재테크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라, 부지런하라, 장사보다는 투자를 하라, 희소가치가 있는 투자대상을 찾아라, 돈 쓰는 버릇을 들여선 안된다, 푼돈을 아껴라, 물건 구입시 품질보다 가격이 우선이다, 대차대조표와 현금흐름표를 만들어라, 계획적인 소비만 해라, 새것을 구입하지 말고 중고품을 활용하라, 현금영수증을 꼭 받고 가급적 체크카드로 결제하라, 신용카드를 만들되 포인트만 활용하라, 핸폰비 인터넷사용료를 아껴라, 은행수수료를 지급하지 말고 미리미리 뽑아놓거나 인터넷 뱅킹 등을 활용하라, 마이너스 통장은 사용하지 말라, 청약통장은 지금 당장 만들어라, 여윳돈은 CMA에 맡겨라 등등등 하나하나 읽으면 읽을수록 다 부모님 말씀같은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저자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스타벅스나 커피빈에서 커피를 사먹기보다는 자판기 커피를 이용해야 하고, 옷을 살 때 멋드러지고 좋은 원단의 브랜드 옷을 사기보다는 동대문 쇼핑몰을 이용해야 한다. 한창 젊은 그 나이에 좋은 옷도 좀 입어보고, 좋은 물건도 좀 사보고 하고픈 것이 누구나의 마음일진대 이런거 하지 말라니. 너무 가혹하다. 우리는 구두쇠가 되어야한다. 친구를 만나 술 한잔 사서도 안되고(인맥활용에 있어 도움이 되는 이에게 투자하는건 나쁘지 않다 한다. 그러나 나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너무하잖아), 여럿이 모여 영화를 보는 등 돈을 지출할 구석이 생기면 더치페이를 해야한다. 아 삭막하다. 나도 더치 좋아하지만 재테크를 하기 위해 그렇게까지 하라는건 너무 쪼잔해보인다.

  "끊기가 힘들다면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 4,000원 짜리 테이크아웃 커피를 1주일에 세 번 마신다면 한 번으로 줄여보자. 안 마시는 날은 회사에서 커피 믹스로 대신하거나 자판기 커피를 뽑아 마시면 된다. 자판기 커피가 영 싫다면 패스트푸드 점포나 편의점 등에서 파는 커피를 이용하자. 이곳에서 판매하는 커피는 평균 1,000원대로 테이크 아웃 커피보다 훨씬 싼 데다가 자판기 커피보다 품질도 좋다."

 응. 그래. 나도 알아. 자판기 커피 안마셔 본 사람 없고, 편의점에서 악마의 유혹 안마셔 본 사람도 없고, 테이크 아웃 커피 안 마셔 본 사람도 없을거야. 그런데. 문제는 다 맞는데 맛이 다르잖아. -_- 맛이 다른걸 어째. 비싸면 비싼 만큼의 값을 하는데. 이렇게 말하는건 그다지 효과가 없고 - 한참 이런거 즐길 20대들한테 하는 말이잖아 그러니까 더더욱 - 횟수를 좀 줄여봐라 라고 말해야지 그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매일매일 마시는 사람이라면 하루 건너 한번씩을 권장하거나 말이야. 습관에 길들여진 사람들을 습관에서 벗어나게 해줘야지 그걸 싸구려 다른 커피로 대체하라고 하면 워쪄.

  이러한 좀 어거지성 발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에 나와있는 재테크 관련 서적 중에서 나같은 쌩초짜가 볼 수 있는 책은 몇 안되기에 이 책이 초짜에겐 적절하다 싶다. 지난번에 읽었던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는 이 책보다는 한단계 위에 있고, 더 구체적으로 말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생초짜는 이 책을 보고 그 책을 본다면 재테크에 대한 이해가 빠를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렇게 재테크하고 있다. 월급은 CMA에 넣는다. 그리고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 뱅킹으로 다른 계좌로 빼내어 쓴다. 매우 귀찮은 방법이다. 게다가 인터넷 뱅킹이 익숙치 않으면 스트레스 만땅이다. 주변 몇몇 인들에게 방법을 알려줬더니 손사레친다. 그러나 습관들이면 괜찮다. 그리고 매일매일 지출내역에 대해서는 가계부를 쓴다. 그리하면 한달에 내가 얼마나 썼는지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고, 지난달보다 지출이 컸다면 어디서 차이가 났는지 알아낼 수 있다. 좀 더 세심히 하고픈 사람은 계획 외의 지출 - 예를 들자면 오디로를 샀다거나 컴퓨터를 샀다거나 옷을 샀다거나 하는 - 의 경우에는 빨간펜으로 지출내역을 적어두면 나중에 예상외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지출은 가급적 체크카드로 하고, 현금은 2-3만원 정도만 가지고 다닌다. 신용카드는 만들되 사용하지 않는다. 주 거래 은행에서 만들면 연회비는 공짜다. 그렇담 체크카드에도 돈이 없고, 갑자기 크게 질러야 할 때 - 결국 이건 충동구매가 되겠지만 - 신용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 또 사용하더라도 할부로 끊지 않고 일시불로 해버린다. 할부 이거 매달 돈 나갈 때마다 눈에 거슬린다. 그냥 한번에 지르고 담달에 한번에 타격받자.

  나의 소비규칙에서 재테크에 반하는 하나는, 필요한 것이 있다면 비싸도 사고보자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내가 안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인데, 책이나 영화, 음반에 투자하는 비용이 갈수록 늘고 있어 자제 중이다. 집에 안읽은 책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소개해주는 책들, 신간들에 눈이 갈 때면 또 질러버리고 만다. 절대로 절대로 지르기 금지. 논문관련 서적 빼고. 재테크 마인드는 그리 어렵지 않다. 나는 가진 돈 얼마 없지만 습관만은 미리 들여놓자는 생각이다. 그래야 나중에 돈이 생겨도 재테크를 할 수가 있지 않겠는가. 연봉이 4-5000 정도만 되도 내가 이러지는 않겠는데 말이지. 하긴 그때 가면 또 소비행태가 더 고급화되고 커져서 또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자기가 처해있는 환경에서 시작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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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1-16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에 대해 이렇게 모를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지한 저같은 사람의 입문서로도 좋을까요? 도통 뭘 봐야할지 알 수가 없어요. 아는 게 있어야 궁금한 것도 있다고, 아는 게 없으니 궁금한 것도 없고, 아는 것은 더더욱 줄어드는 악순환입니다. 경제와돈에 대해서는요.

마늘빵 2007-01-16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초짜가 보기에 괜찮은 책입니다. 좀 아는 사람이 보기엔 별로고요. 이상하게 저는 '초짜'와 '좀 아는'의 중간에 있나봅니다. 지난번 본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가 더 좋았거든요. 이걸로 개념 정리하시고 <대한민국...> 보시면 될 듯 합니다.

기인 2007-01-16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효. 저도 읽어보든지, 애인한테 사주던지 해야겠네요. 흠..

마늘빵 2007-01-16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기인님도 투자할 종잣돈 마련도 힘드시잖아요. 저랑 비슷한 위치에 있느니 만큼 투자하고 벌어들이겠다는 개념보다 마인드를 바꾸고, 습관들 들이는 쪽으로 관심을 가지시면 될 듯 합니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마인드과 습관에 관해서 이야기합니다. 혹여 이 책을 힐끗 보시고 실망하신다면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를 추천해드립니다. 이 책은 조금 아쉽고, 방금 언급한 책이 더 알찹니다.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6년 6월
구판절판


부자란 정말 어떤 사람들일까? 부자란 바로 부를 늘리는데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더 이상의 부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 비로소 부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자란 기본적으로 자신의 부를 지키고 이전하는데 관심이 있을 뿐 더 이상 부를 늘려야 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20쪽

재테크란 애써 벌어들인 자산이 시간이 흐르면서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막으려 애쓰는 행위이고, 때로는 자산을 늘리기는커녕 보험처럼 예기치 못한 위험을 방어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며, 그 중에서 일부는 자산을 지키는 것 이상의 수익을 내기도 한다. 재테크란 노동의 가치와 달라서 중간에서 새어나가는 비용들이 자산가치 증가분을 잠식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금리 이상의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 몇 년 째 수입 퍼센트의 수익을 내더라도 이후 서너 번만 마이너스 수익률이 되면 다시 본전이 되는 것이 투자다. 재테크에 성공하려면 연체동물처럼 유연하게 수익을 낼 때는 투자하고 상황이 나쁘면 빠질 줄 알아야 한다. -2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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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5 21: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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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8 14: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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