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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코르크 마개가 열릴 때까지 - 진수미 시집 문학동네 시집 79
진수미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8월
구판절판


........................

낭떠러지에는 비명이 살고
비명을 삼키려고 그들은
벌린 입아귀에
주먹 대신 나무 둥치를 쑤셔넣는다.
비명을 받아먹으며
낭떠러지에서 사유고디는 나무들의
유일한 취미는
추락하는 자의 옷자락을 거머쥐는 것이다.

놓아줄까 말까 그들이
낄낄대는 동안 절벽의 여행자는
눈을 감지도 뜨지도 못한다.

달의 코르크 마개가 열릴 때까지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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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남자 시코쿠 랜덤 시선 4
황병승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6월
구판절판


똥색 혹은 쥐색

불- 무당집, 죽은 할머니가 지저분한 손으로 자꾸만 권하는 약과

꽃- 타오르는 이마, 할머니가 준 약과를 먹고 항문에 수북이 난 털

새- 싫증난 애인의 입술, 처음 하는 질문의 얼룩

구름- 불거진 문장(文章), 한판 굿을 마치고 벗어던진 겹버선

집- 색색의 지붕들, 죄다 팔레트에 넣고 섞으면 무슨 색일까, 똥색 혹은 쥐색

자동차- 괴물들의 난교, 끝에 참 못 만든 핏덩이

그리고 겨울, 나랑 똑같이 생긴 조카의 책가방 속에는 귀를 찢는 클랙슨 소리가 티격태격 얽혀 있었다.
뭐 하니, 무덤 만들어, 무덤은 왜, 삼촌 묻어주려고, 추울 텐데, 그럼 따듯할 줄 알았어!

키스- 척척해, 척척해-56-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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