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색 혹은 쥐색
불- 무당집, 죽은 할머니가 지저분한 손으로 자꾸만 권하는 약과
꽃- 타오르는 이마, 할머니가 준 약과를 먹고 항문에 수북이 난 털
새- 싫증난 애인의 입술, 처음 하는 질문의 얼룩
구름- 불거진 문장(文章), 한판 굿을 마치고 벗어던진 겹버선
집- 색색의 지붕들, 죄다 팔레트에 넣고 섞으면 무슨 색일까, 똥색 혹은 쥐색
자동차- 괴물들의 난교, 끝에 참 못 만든 핏덩이
그리고 겨울, 나랑 똑같이 생긴 조카의 책가방 속에는 귀를 찢는 클랙슨 소리가 티격태격 얽혀 있었다.
뭐 하니, 무덤 만들어, 무덤은 왜, 삼촌 묻어주려고, 추울 텐데, 그럼 따듯할 줄 알았어!
키스- 척척해, 척척해-56-5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