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초
썩어 문드러진 나무뿌리에서는 버섯들이 생겨난다. 썩은 나무뿌리의 냄새는 훗훗한 땅속에 묻히어 붉은 흙을 거멓게 살지워 놓는다. 버섯은 밤내어 이상한 빛깔을 내었다. 어두운 밤을 독한 색채는 성좌를 향하여 쏘아오른다. 혼란한 삿갓을 뒤집어쓴 가냘픈 버섯은 한자리에 무성히 솟아올라서 사념을 모르는 들쥐의 식욕을 쏘을게 한다. 진한 병균의 독기를 빨아들이어 자줏빛 빳빳하게 싸늘해지는 소동물들의 인광! 밤내어 밤내어 안개가 끼이고 찬이슬 내려올 때면, 독한 풀에서는 요기의 광채가 피직, 피직 다 타버리려는 기름불처럼 튀어나오고. 어둠 속에 시신만이 겅충 서 있는 썩은 나무는 이상한 내음새를 몹시는 풍기며, 딱다구리는, 딱다구리는, 불길한 까마귀처럼 밤눈을 밝혀가지고 병든 나무의 뇌수를 쪼읏고 있다. 쪼우고 있다. -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