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라는 홍보 내용 때문에 혼자 보기는 싫었던 영화.
- 정말 혼자 보지 않아서 다행이었던 영화.

영화 중간까지는 공포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슬픔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아마도 첫째로 예상되는) 여자 아이가 남동생의 손에 쥐어주었던 비행기(아니면 로켓) 장난감 때문에 막내(로 추정되는) 남자 아이가 죽고 그 이후까지.
여자 아이는 내내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 처럼 보였다.
남동생이 죽었던 그 다리 초입까지 가는 신까지. 귀에 인공 와우로 생각되는 기계를 끼고 두려움과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아이의 모습이 정말 괴로워보였다.
괴생명체이 등장하고 본격적인 공포물이 되었던 중반 이후보다 그 이전이 더 기억에 남았다.

영화를 보며 영상이 아름답다고 생각했고, 촬영감독과 총감독이 신경을 써서 영상을 담았다고 생각했다.
생감이나 프레임 모두.
- 그저 나의 시선일 뿐이지만 마음에 들었다.

사실 두려움의 근원은 죽음이나 괴생명체보다는 내가 알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공포 일수도 있다.
아니면 소중한 무언가를 잃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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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5년을 그린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영화를 보기 전 책을 읽어볼까 하고 집 근처 교보문고에 갔다가 3~4장 정도만 읽고 말았다.
책은 그닥 내 취향이 아니었다.
책을 읽고 난 뒤에 영화를 볼까말까 고민을 하다가 일단 보기로 하였다.

영화는 나름 재미있었지만 길었다. 굳이 이렇게 길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는데.
이미 우리의 생활에 VR.가상현실이 가까이 다가온 지금 가상현실게임을 무대로 한 판타지 소설 속 내용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고는 하는데, 레디 플레이어 원은 그 생각을 영상화 한 것이었다. 단순히 드론으로 피자를 배달하거나 집 안에서 장갑과 고글을 쓰고 밖으로 나가지 않는 세상이 머지 않았다.
영화를 보면서 얼마 전 개봉했던 월요일이 사라졌다가 생각났다. 그 영화를 보면서 소름이 끼쳤던 것과 비슷한 이유 때문에 이 영화를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정말 SF영화에 나오는 장면이 현실이 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구나. 기억을 3D나 4D로 재생할 수 있고, VR이 현실이 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중간중간 킹콩이나 쥬라기 공원의 티라노 사우르스, 그 외에도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나왔던 캐릭터가 등장할 때, 내 옆옆 자리에 앉아있던 아이가 꽤나 즐거워했었다.

머릿 속을 비우고 싶어서 봤던 영화고 재미있게는 봤는데... 암만 생각해도 너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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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그 해 여름, 손님의 영화 버전.
책은 몇 달 전에 정독도서관에서 빌려 읽어 어설픈 기억 만이 남아있다.
책을 읽고 쓴 글에서 겨울에 읽은 책인데 '뜨거웠다.'라는 느낌과 함께 Hailee Steinfeld의 Straving이 생각난다고도 썼었다.

영화는 며칠 전, M이 (이런저런 이유로) 추천해주었었다. 음악이 좋다는 이야기와 함께.

CGV라이브톡으로 개봉일보다 하루 먼저 보러 갔던 영화관에는 사람이 가득 차 있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M의 말처럼 음악과 도입부가 잘 어울렸다.
피아노 연주가 가득 차서 좋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 누구도 과격하게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서서히 들어간다는 느낌이었다. 몇몇 부분에서는 오히려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뇌를 자극할 때도 있었다.
'왜 일까? 왜 저렇게 행동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났다.
영화와 책에서 다른 부분도 비슷한 부분도 많았다. 영화를 보면서 가끔은 책이 생각날 때도 있었다.
책과 영화가 가장 다르게 느껴졌던 부분은 두 명 모두 게이일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올리버와 엘리오가 헤어졌을 때, 엘리오의 아버지가 엘리오에게 했던 말이 좋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마지막 신에서 전화를 받은 후, 벽난로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엘리오의 시선이 서글퍼 보였다.

영화를 보면서 중간에 불편했던 것은 [누군가 낚시를 하여 물고기를 잡아 왔을 때, 엘리오가 생선 앞에서 뻐끔뻐끔 거리면 물고기를 놀리는 장면]과 엘리오가 [마치 여성을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이려고 여성과 사귀는 것]이었다.
- 낚시에서 잡혀온 물고기한테 왜 장난을 치고 싶었던 걸까?
- 게이라는 정체성을 드러내기 싫었을까? 자신이 유대인인 것을 드러내기 싫었던 것처럼. 그래서 여성하고 사귀었던 걸까? 왜? 그것도 폭력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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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Paper Present, 너를 위한 선물

2017. 12. 7. ~ 2018. 5. 27.

대림미술관

 

 

전시를 보면서 나와 윤정이가 가장 자주 했던 말은 "우와~ 이거 종이 자르느라 진짜 힘들었겠다."
종이로 만든 작품인데 정말 정교했고 엄청나게 집중하면서 만들어야 했을텐데 엄청난 고통이 뒤따랐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맨 마지막 층에 있던 전시를 보고는 말미잘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림미술관은 아트샵이 엄청 잘 되어있다. 윤정이 충동구매의 욕구를 참고 나와 함께 나왔다.

 

 

익숙한 풍경에 숨은 놀라움

그 많은 것들 중 너는 왜 하필 꽃이어서,
걷던 나를 멈추게 해 너만 바라보게 만들어.

그 많은 꽃들 중 그게 왜 하필 너여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너만 쓰담듬게 만들어.

오밤 이정현. [달을 닮은 너에게]. "꽃"

 

고요한 새벽의 별 빛

너의 하늘로 내려가 깜깜한 너의 밤에
옅은 빛이라도 보태어 주고 싶어서.

오밤 이정현. [달을 닮은 너에게]. "야광별" 중 발췌

전시장 바닥에 시가 몇 편 쓰여있었다. 전시장 바닥에 쓰여져있는 시보다 종이 위에 쓰여져 있는 시가 읽고 싶어졌다.

대림미술관에는 평일인데도 사람이 많았지만, 잠깐이나마 윤정과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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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영화였다. 몰랐는데 영화관에 들어가서 보니 프랑스 영화였다.
프랑스에서 에이즈 확산에 무책임하게 대응하는 정부와 제약회사에 대항하는 액트업 활동가의 영화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내가 영화를 보니 살기위한 싸움이었다. 정말 죽기 싫어서 더 이상 고통받기 싫어서 살기위해 싸우는 투쟁.

나는 에이즈 아니 HIV바이러스 확산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무지하고 무식하다.
영화에서 나오는 약품 이름도 모르고 실제로 HIV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삶이 어떤지 모른다.

액트업의 수장으로 생각되는 남성(회의 진행을 주도하고 인터뷰를 자주하던 캐릭터)에게 한 번은 션이 화를 내며 말했다. "너는 살 수 있을 것 같아?"
살 수 있을 것 같아? 살 수 있을 것 같아? 살 수 있을 것 같아?

영화 120BPM 영화평에 들어가면 악플이 많이 달려있고 똥꼬충이라는 단어와 함께 성소수자를 욕하는 댓글이 많이 올라와있다.
근데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나도 최소한의 것은 안다. HIV바이러스는 성관계로도 감염될 수 있으나 병원에서 주사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 하는 등(주사기 재사용)의 문제로도 감염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경우는 오랜 내전으로 남성에 의한 여성 성폭력으로도 HIV바이러스가 감염되는 경우도 많다.
영화에서 고등학교에 들어가 HIV바이러스 예방 "강제" 캠페인을 할 때, 두 교사의 행동이 매우 달랐다. 한 명은 청소년에게 그런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며 막았서고 있는데 한 명은 중요한 내용이니 잘 들으라고 했다.
공포는 무지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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