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라고 명명된 영화 장르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트루스 오어 데어는 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 영화가 개봉하는 시기에 보고 싶었던 다른 영화가 개봉하는 것도 아니었다.

공포영화의 장르에 포함되고 원령(아니면 악마)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이 영화가 공포영화인 이유는 모든 사람의 가지는 공포의 근원인 진실 그 자체에 두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제일 먼저 죽었던 로니는 두 번의 트루스 오어 데어에서 두 번 다 데어, 도전을 선택했다.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 차라리 죽을 위험이나 쪽팔림을 감수하는 것이 덜 두려워서였을까?

우리는 진실을 보기 두려워한다. 진실을 말하기 두려워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악마는 진실을 마주보기 싫어하는, 진실 때문에 상처받기 싫어하는 인간의 마음을 이용한 것이다. 두려움은 악마에게서 오는 것이 아닌 사람의 머리와 심장 속에 있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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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이탈리아 편에 이은 스페인 여행 편이라고 한다.
문제는 내가 영국 편이랑 이탈리아 편을 보지 않았다는 것.
이런 시리즈물. 특히 친한/아는 사람끼리 떠난 여행을 시리즈로 만들었을 때, 그 전편을 보지 않으면 이 2명이 어떤 사이인지 왜 저런 말이 튀어나오는지 알 수 없어 재미가 없는데 내가 딱 그짝이었다.

이 영화를 보려고 했던 이유는 내가 스페인을 좋아하고 여행을 많이 갔기 때문인데, 내가 아는 지역이 나오고 익숙한 풍경이 나와서 좋았지만 정말 친해 보이는 아저씨 2명과 중간에 나오는 디렉터로 추정되는 여성 2명의 수다는 정말 귀찮았다.
외국 감독이 찍은 알쓸신잡 스페인 편이라는 소개 글도 읽었지만, 내가 몰랐다가 알게 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아니고 거의 다 아는 내용이라서...
요리와 미식여행이라는 영화 소개도 있던데 밥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딱히 요리와 미식에 초점을 맞췄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인상에 깊었던 것은 스티브의 20살 아들이 애인이 임신을 했으니 아버지와 여행을 떠날 수 없다, 어떤 선택을 하던지 일단은 애인의 곁에 있겠다 선포했을 때였다.
한국이었다면 남자가 도망부터 갔을 것 같은데, 20살이라지만 애인한테 '난 너를 책임질 수 없다. 낙태를 해라.'라는 말보다는 '네가 힘들 테니 어떤 선택을 하던지 지금은 같이 있자.'가 더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아버지라는 스티브가 더 나빴었다. 직접 '낙태'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네가 어리고 책임질 수 없으니 낙태를 하지 않겠냐고 권하듯 말하는 모습이 불편했다. - 그게 거의 50살 다 된 사람이 20살짜리 아들에게 할 소리요? 아들은 어떤 방식으로 책임지겠다 말하는 판에.
물론 아들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말을 할 수 있지만 그럼 그 19살 된 여자의 미래는? 물론 아이를 가졌으니 무조건 낳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른이 할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계속해서 봤던 사람이라면 정말 재미있겠지만... 나는 앞으로 이 시리즈는 보지 않을 것 같다.
스티브의 아무 말 때문은 아니고 그냥 내 취향이 아닌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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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홈페이지에서 강서홈플러스에 중고서점이 생겼다는 소식을 보았다.
집하고 가까운 곳이라 쉬는 날, 카메라를 들고 편의시설 조사를 하러 갔다.
- 어차피 내가 하는 편의시설 조사는 아주 간단한, 휠체어 사용자 입장에서의 편의시설 조사 밖에 안 되지만.

 

 

 

 

9호선 가양역하고 가까이에 있는 강서 홈플러스 외관. 나는 집에서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었다.

 

 

 

 

거의 모든 백화점이난 홈플러스, 이마트 같은 곳이 그렇듯 1층에 계단이 없고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진입이 가능하다.

 

 

 

 

강서홈플러스 4층에 알라딘 중고서점이 있었다.
엘레베이터나 경사로식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면 이동이 가능하고 계단이 없기에 집입도 가능하다.

 

 

 

 

 

 

모든 알라딘 중고서점과 마찬가지로 외곽에 굿즈 판매.

 

 

 

 

계산대의 경우 서있는 사람의 기준에 맞추어져 있다.
하나 정도는 휠체어사용자, 어린이, 키가 작은 사람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알라딘 중고서점이 새로 생길때마다 '새로 만들어지는 곳의 편의시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여태까지 알라단 중고서점의 편의시설이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라딘 중고서점의 휠체어 사용 장애인 접급 취약성에 관한 글
알라딘 중고서점 대학로 - http://blog.aladin.co.kr/NayunofPhoto/6368835 : 화장실에 장애인 접근 불가, 건물밖에 계단이 있고 경사로가 없어 건물 접근 불가
알라딘 중고서점 부천점 - http://blog.aladin.co.kr/NayunofPhoto/6973197 : 내부가 복층 구조로 되어있어 제대로 된 이용이 어려움
알라딘 중고서점 노원점 - http://blog.aladin.co.kr/NayunofPhoto/7070015 : 내부 접근 불가
알라딘 중고서점 잠실신첨전 - http://blog.aladin.co.kr/NayunofPhoto/7659882 : 내부 접근 불가
※ 알라딘 중고서점 합정점은 좀 나은 편이었다.

알라딘 중고서점 강서홈플러스점의 경우 홈플러스 내에 위치한 것 때문인지 내부의 편의시설은 홈플러스의 것을 사용하게 되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에 대한 편의시설은 거의 다 되어있는 편이었다.
- 시청각 장애인 등 감각장애에 대한 부분은 모르겠다.

단지, 이렇게 편의시설에 마련된 공간에만 중고서점을 만들 수 없을텐데 앞으로 중고서점 위치 선정이나편의시설 부분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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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몇 년만에 인도영화를 개봉하러 보러갔다.
- 인도영화를 굳이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해서 보지는 않지만 극장개봉하면 최대한 보러가는 1人.

레슬링 선수였던 아버지가 두 딸을 레슬링 선수로 키운다는 내용이고,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했다.
국가주의적인 내용이 들어있고, 아버지의 힘으로 두 딸을 키워내며, 부모의 가르침을 토대로 스스로 자립하는 법을 배운다는 참교훈을 주려는 영화가 마음에 안 들었고
+ 여성차별이 심한 인도에서 여성권리향상을 이야기하는 내용의 영화가 나오니 아이러니했지만
'여성권리를 이야기하고' +영화가 즐거웠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 인도 영화의 꽃은 즐거음과 노래와 춤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 입으로 이야기하고, 인도에서 나오는 이야기라 모순적이기는 하지만 딸 2명을 레슬링 훈력을 시키기 직전 엄마가 아빠(아미르 칸)에게 '아이들이 놀리면 어떻하냐?', '다치면 어떻하냐?', '결혼을 못 하면 어떻하냐?', '여자가 레슬링 한다고 욕 먹으면 어떻하냐?' 이런 이야기를 하니 나왔던 대답이 마음에 들기는 했다.
다치면 고쳐주면 되고, 레슬링을 하고 금메달을 따오는데 성별이 어디에 있으며, 내 딸은 능력있는 여자가 될거라서 남편을 직접 고르게 될 거라는 당당한 자신감.
- 초반 애들이 원하던 삶도 아니었고, 강압적이 교육이었다는 것은 여전히 마음에 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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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영화라서 판타스틱 우먼을 보러 갔다.
판타스틱 우먼의 상영관은 많지 않았고, 나는 굳이 거의 찾아가지 않는 압구정 CGV를 올해 들어 두 번째로 갈 수밖에 없었다.

간간이 귀에 스페인어 문장이나 단어가 들려오면 '아, 내가 이 정도의 스페인어는 들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영화에 집중하기는 힘들었다.
집중하기 힘들었던 이유가 영화가 지루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집중하기 싫을 만큼 영화 도처에 주인공 마리나에 대한 혐오와 폭력이 깔려있어 그것을 보기 싫었는지 알 수 없었다.
성폭력 전담 수사관이라는 (여성) 경찰이 마리나를 폭력을 당한 흔적이 없는지 조사를 하겠다며 (남성) 조사관에게 데려가 강제로 옷을 모두 탈의하게 만든 다음 사진을 찍는다거나, 이미 죽은 애인의 X아내가 마리나를 '남성'이름으로 부르는 행동도 기억에 남았다.
클럽에서 마리나가 반짝이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환상 신은 아름다웠지만 애처로워 보였다.

더 화가 났던 일은 영화가 끝난 다음 상영관을 나오는데 내 앞에 있던 중년의 여성 두 명이 마리나의 얼굴이 역겹고, 불쾌하다고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었을 때였다.
혐오와 폭력은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 앞에서 일어나는 일이었다.
내가 앞에 가던 여성을 붙잡고 화를 냈어야 했던 걸까? 아니면 최소한 쏘아붙이기라도 해야 되었던 걸까?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화가 나서 머릿속이 뒤엉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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