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씨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선거권이 생기던 시점부터 박근혜씨에게 투표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2021년 12월, 박근혜씨가 크리스마스 특별사면이 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소식을 기사로 접했을 때, 당황스러우면서 씁쓸한 기분이 스멀스멀 올라왔습니다. 박근혜씨의 특별사면 소식이 기사화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박근혜씨의 옥중서신이 출간되었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다보니 SNS에 책과 관련된 소식이 자주 보이는데 하필이면 그 수많은 책과 관련된 소식 중 박근혜씨의 책도 포함되어있었습니다. 마침 어딘가에서 얻은 문화상품권이 있었고 쓸데없는 정말 쓰잘데기 없는 오기와 객기와 독기로 박근혜씨가 무슨 생각으로 감옥에 있었는지 알고 싶어서 책을 구매하였습니다. 책을 딱 5페이지 읽고나서 바로 이 책을 구매한 것을 후회하였습니다.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업로드하면 어그로와 욕을 한꺼번에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박근혜씨가 감옥에서 정말 많은 편지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 책은 박근혜씨가 받았던 편지 중에서 감명이 깊었던 편지를 추리고 추려 엮은 책이며, 중간중간 박근혜씨의 짧은 답장이 있습니다. 지은이 박근혜가 아니라 엮은이 박근혜인 책입니다. 이 세상에는 많은 사람이 있고 사람 수만큼의 다양한 생각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네이버에서 검색이 가능한 한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수는 5,162만 8,117명이니 5,162만 8,117개의 다양한 생각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 무조건 틀렸다고 할 수 없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해야합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무조건 비난하고 비판할 수는 없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어이가 없었던 부분이라면 도대체 박근혜씨에게 편지를 쓴 사람은 박근혜씨를 왜 하나의 개인으로 보지 않고 '박정희의 딸이며 나라를 대표하는 성인'으로 추앙하고 있는가 였습니다. 박근혜씨를 정치인으로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박정희의 딸'이기에 지지를 표명하는 사람의 편지를 읽을 때면, 이 사람에게 박근혜라는 존재는 '박정희의 딸' 그 이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박근혜씨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는 박근혜라는 사람이 정치인이 아닌 다른 직업으로 인생을 살았다면 박근혜씨 본인에게도 그리고 국가적으로도 더 좋은 일이 되었을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박근혜씨가 실제로 4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 외국어 능력을 살려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앞으로 제발 박근혜씨를 정치인으로 정치적으로 절대 보고싶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출판한 가로세로연구소는 지구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