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영화 소개에서 '화성인 아빠, 지구인 엄마, 수성인 아들, 금성인 딸'이라는 단어를 보았을 때, '아... 일본에서 또 괴상한 아이디어로 만든 특이한 영화가 제작된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은 가끔씩 진짜 엄청 특이한 아이디어로 띵작을 만드는 그런 나라니까.
영화를 시작되는 초반에는 가족인데도 서로를 낯설어하고 별로 친하지 않은 모습을 보며 소통없이 가족이라는 틀을 유지하고 있는 '지구인 가족'을 보았다.
가족인데도 서로에게 별로 관심이 없어보였고, 아들 카즈오는 사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알 수 없었다. 그냥 살아있으니 산다는 느낌이었다.
아빠, 아들, 딸이 각각 화성인, 수성인, 금성인으로 각성을 하는데도 엄마만 유일하게 지구인으로 남아있는 이유도 궁금했다.
'대지=어머니'라는 상징처럼 '지구별=어머니'라는 상징을 쓰고 싶었던건지 아니면 다단계이기는 하지만 나름 사업수완이 있는 사람을 가정주부라는 타이틀을 가진 어머니로만 한정짓고 싶어서였는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사실이나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각자 다른 행성에서 온 영혼이라는 것을 자각한 사람이 하는 행동때문이었는데
화성인 아빠는 본업이 기상 캐스터에 충실하지 않고 기상 소개 시간에는 '한 번 보시길 바랍니다. 이렇습니다.'로 끝내고서는 느닷없이 지구 온난화의 위기와 자연환경 파괴를 이야기하고
수성인 아들은 동생의 문제를 듣고 동생을 찾아가놓고서는 남매인데도 다른 행성 출신인 이유는 '수행해야 할 업무가 다르다.'라고 이야기 하며
금성인 딸은 걱정하는 엄마에게 '나는 달의 영향을 받지 않아. 그깟 지구의 위성 따위'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각각 상황이 정말 웃기면서도 진지해서 고민이 되었다.
너무 교육방송 느낌으로 나갔던 영화 막바지, 지구 환경에 대한 토론을 이야기 할 때 '지구/자연이 아름다운 것은 인간의 관점이다. 그리고 지구/자연에 왜 인간은 집어넣지 않는가'라는 비서의 말은 의미심장했다. 인간은 언제나 지구나 자연이 아름답다고 하고 지켜야 한다고 이야기 하면서 실제로 인간은 자연 외의 자연보다 위에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 않았는가를 되물었다.
+ 최대한 비건 지향으로 살아보려고는 하지만, 락토오보라는 불완전한 채식을 하면서 가끔씩 고민하는 문제였다.
원작 책이 있다던데 동네 도서관에서 찾아 빌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