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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걸
해리엇 워커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5년 8월
평점 :
뉴걸의 사건 전개는 크게 3명의 여성과 2개의 축으로 나뉜다. 하나는 절친한 친구 마고 존스와 위니 클로의 관계, 다른 하나는 패션에디터라는 직업으로서 마고 존스와 메기 비처의 관계이다. 마고 존스와 위니 클로는 학창시절과 아이의 어머니로서의 삶이 투영된다면, 마고 존스와 메기 비처의 경우 결혼과 출산 이후 직업을 가진 여성이 느낄 수 있는 경력단절의 두려움에 대해서 그리고 있다. 뉴걸은 나처럼 패션업계에서 종사하지 않는 사람이 디테일을 모르더라고 집중하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그 이유는 직장을 다니는 사람으로서 육아휴직을 한 마고의 불안감과 1년이라는 계약 내에서 성과를 발휘하여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 매기의 욕망에 공감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뉴걸에 나오는 세 명의 관계를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고 잘못 해석할 수 있지만, 이는 틀렸다. 우리의 적은 사회가 만들어낸 경쟁 시스템과 직장 내 갈등이다. 마고는 메기를 질투하면서도 지지하는 감정을 종종 보이는데, 이는 실제로 메기가 싫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직장을 빼앗기고 싶지 않은 두려움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마고와 메기 도무 사회의 요구와 구조 속에서 자신을 증명하고 일자리를 지속하고 싶은 한 사람일 뿐이다. 여성의 경쟁이 아닌 직장 내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하는 상황에 초점을 맞춘다면, 각각의 개인이 마주앉은 사회적 압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 여성은 출산을 할 수 있는 몸이다. 출산을 하게 되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정 기간의 출산휴가를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는 누군가에게 경력이 단절되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 끊기는 상황을 초래한다. 뉴걸은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경력을 지속하고 싶지만, 출산을 하여 아이와의 미래도 꿈꾸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압박에 대한 여성 서사를 보여주고 있다. 사회 내에서 서로 이해하고 지지하는 방법을 찾는다면 연대로서 갈등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