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의 철학 틈새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마이너스(Miners) 옮김 / 해밀누리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시의 빽빽한 건물 사이에서 스마트폰의 디지털 화면을 바라보면 살아가는 인간. 우리는 언제부터 햇빛, 바람 소리, 물의 차가움을 느끼지 않고 살게 되었을까? 밖으로 나갈 때는 걷고 뛰는 것보다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익숙하다. '걷기의 철학'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남긴 산문 중 정신적 해방과 사유의 실천이라고 손꼽는 걷기와 관련된 내용을 묶은 에세이다. 우리는 자연을 온전히 느끼고 삶을 뒤돌아보며 제대로 걷고있는 것일까?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게 걷는다는 행위는 자연을 온전히 느끼며 하나가 되는 과정이었다. 들판을 지나고 숲으로 스며들며, 나무잎을 사이로 일렁이는 햇살과 살랑이는 바람을 마주하며 인간이 잊고 지내던 고요함과 본성을 회복하는 시간이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묘사한 산에서 바라보는 지평선, 가을빛에 물든 들판은 단순히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가 아닌 인간이 인간 외 자연과 맺는 근본적인 관계를 재설정 하는 것이다.

시멘트와 콘크리트로 뒤덮힌 도시에서 인간은 인위적으로 꾸며진 자연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에 똑같은 개는 없다 - 유치원에 간 강아지, 인지과학을 만나다
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 지음, 강병철 옮김 / 디플롯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은 반려동물, 특히 반려견을 키울 때 견종에 의거해서 성격을 추측한다.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골든 리트리버는 '댕청'하고 온순하여 아이와 함께 키우기 좋다거나, 보더콜리는 IQ가 좋기 때문에 훈련하기 편하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견종이라는 것은 외형적인 특질만 제공할 뿐 각 개체의 성격까지 완벽하게 똑같지 않다는 것이다. 같은 부모님 밑에서 태어난 인간 형제가 각기 다른 외형과 성격을 가지고 있듯이 개 역시 개체별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물론 강아지의 생후 8-18주 기간동안 뇌가 급격하게 성장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개체 하나가 가지고 있는 다중 지능의 개별성에 대해서는 마땅히 존중해야할 부분이다.

'세상에 똑같은 개는 없다'를 읽으면서 다중 기질 및 지능을 가지고 있는 각 개체가 가진 잠재적인 특성을 고려한다는 배려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특정 강점이나 약점에 초점을 두지 않고, 각 강아지의 특별한 방식임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좋지 않을까? 좋은 반려견을 만나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이 좋은 반려인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식분증이 있는 강아지가 훌륭한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어떤 약점은 강점을 만들어내기 위한 조건일 수도 있고, 이는 모든 동물에게 동일하게 나타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은 인간 위주로 동물을 길들인다는 이기적인 시선이 아닌 각자의 다름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뉴 걸
해리엇 워커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뉴걸의 사건 전개는 크게 3명의 여성과 2개의 축으로 나뉜다. 하나는 절친한 친구 마고 존스와 위니 클로의 관계, 다른 하나는 패션에디터라는 직업으로서 마고 존스와 메기 비처의 관계이다. 마고 존스와 위니 클로는 학창시절과 아이의 어머니로서의 삶이 투영된다면, 마고 존스와 메기 비처의 경우 결혼과 출산 이후 직업을 가진 여성이 느낄 수 있는 경력단절의 두려움에 대해서 그리고 있다. 뉴걸은 나처럼 패션업계에서 종사하지 않는 사람이 디테일을 모르더라고 집중하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그 이유는 직장을 다니는 사람으로서 육아휴직을 한 마고의 불안감과 1년이라는 계약 내에서 성과를 발휘하여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 매기의 욕망에 공감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뉴걸에 나오는 세 명의 관계를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고 잘못 해석할 수 있지만, 이는 틀렸다. 우리의 적은 사회가 만들어낸 경쟁 시스템과 직장 내 갈등이다. 마고는 메기를 질투하면서도 지지하는 감정을 종종 보이는데, 이는 실제로 메기가 싫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직장을 빼앗기고 싶지 않은 두려움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마고와 메기 도무 사회의 요구와 구조 속에서 자신을 증명하고 일자리를 지속하고 싶은 한 사람일 뿐이다. 여성의 경쟁이 아닌 직장 내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하는 상황에 초점을 맞춘다면, 각각의 개인이 마주앉은 사회적 압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 여성은 출산을 할 수 있는 몸이다. 출산을 하게 되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정 기간의 출산휴가를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는 누군가에게 경력이 단절되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 끊기는 상황을 초래한다. 뉴걸은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경력을 지속하고 싶지만, 출산을 하여 아이와의 미래도 꿈꾸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압박에 대한 여성 서사를 보여주고 있다. 사회 내에서 서로 이해하고 지지하는 방법을 찾는다면 연대로서 갈등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도구라 마구라 1~2 세트 - 전2권
유메노 규사쿠 지음, 마이너스(Miners) 옮김 / 해밀누리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구라 마구라는 정신병원에서부터 시작을 한다. 한 사람이 정신병원에서 눈을 뜨고 옆방에서 들리는 흐느끼는 소시로 시작하며, 자신이 누구인지 왜 정신병워에 와있는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도구라마구라는 일반적인 추리소설이 아닌 인간의 정신을 파헤치며 과연 범죄는 무엇으로부터 시작하는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는 없으며 이성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인가라는 의학적인 질문은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불완전하고 불안정하다는 논리 위에 있는 것 같다. 인간의 광기는 과연 통제될 수 있는지, 유전으로 결정이 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과학적으로 의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며, 이는 결국 기이한 일로서만 남을수밖에 없다. 인간이 뇌를 통해 보고 느끼는 것이 현실이라고 누가 정의할 수 있겠는가? 도구라마구라는 기억상실과 정신병으로 점철되어있지만, 어찌보면 인간의 기억은 언제나 왜곡되고 진실은 영원히 알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만 남아있게되는 것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결국 비트코인 - 우리는 모두 지금 당장 비트코인이 필요하다
백훈종 지음 / 경이로움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국 비트코인'을 읽으면서 이거 하나는 제대로 알았다. 알트코인이 비트코인이 되지 못 하는 단 한가지 이유. 수 많은 알트코인의 특성상 외부에서 적극적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없다면 지속가능성이 없고, 투기성이 짖다는 것도 있다. 하지만 내가 보았을 때, '기술력 없이 코인으로 투자만 받는다'는 사실이 제일 문제라고 생각되었다. 다수의 스타트업에서 자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투자를 받아 사업을 성공시켜야 하는 상황인데, 투자를 받을 기술력이 없다보니 알트코인 발행으로 투기성 자본을 받아 기업을 유지하는 형식이 현재의 알트코인 시장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탈중앙화를 시도하고 발행이 2,100만개로 제한이 되어있는 비트코인과 태생이 다른 지점이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이유는 금처럼 추출될 수 있는 양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경제가 불황일 때, 부자의 자금이 안정적인 금 투자에 몰리는 것처럼 비트코인은 디지털 시대의 금 투자와 같은 가상화폐이다. 단기 투자목적으로 가상화폐에 투자를 한다면 알트코인을 둘러볼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 자산 축적이 목적이라면? 디지털 시대에 위기 때마다 신뢰받는 자산으로 볼 수 있는 비트코인으로 자산 축적을 해야한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자산이기 때문에 물리적 제약을 받는 금과 다르면서 유동성이 뛰어나고 레이어2 기술인 라이트닝 네트워크로 초고속 결제가 가능한 상품이 되었다. 비트코인은 투기가 아닌 투자로서 고민하고 저장해야하는 또 하나의 가치가 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