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31. CAST

민준-김도빈, 윤하-한수림, 정우-유태웅, 멀티-장민철


연극 <디어 런드리> 를 마지막 공연 날인 12월 31일에 보게 되었다. Covid-19라는 악재 속에서 꾸준히 작품을 올리는 모든 사람에게 박수를 보낸다.

일을 하면서 우리는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해야만하는 일 사이에서 언제나 고민한다. 민준과 윤하는 하고 싶은 일을 쫓아서 서울로 왔지만 할 수 있는 일과 해야만 하는 일 때문에 정작 하고싶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 해 자존감이 많이 낮아져 있었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나의 편'이 되어줄 위로가 필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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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고역

출연진

윤상요 - 이동준, 조경희 - 이주영, 송민기 - 이종무, 강용복 - 우상전, 사내 - 서병철, 하규진 - 김선아, 방대한 - 김성욱

아이들 - 유서연, 이주아, 최서유, 이시율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공연을 본 주관적인 느낌을 최대한 적어보겠다.

주인공 남성은 이전에 게스트하우스 주인이었으며,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 난민에게 숙소를 내어주며 난민인권 운동을 하던 사람이다. 관련 토론회나 인터뷰도 많이 했었는데 어느날부터 활동을 접는다. 어느 날 나타난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하며 이유를 묻자 '몸이 아파서'라는 이유를 들었다. 극의 시작이었다.

극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를 하였다. '극에 따르면' 제주도에 도착한 예멘 난민 중 노인/여성/아동에 대해서는 난민인정을 받아들였지만 '성인 남성'에 대해서만 유독 부정적인 입장이 많았고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예멘 남성이 한국인 여성을 강간 등 성범죄를 할까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이 이야기에 대한 주제가 극 중간중간 튀어나오는데 보면서 실소가 튀어나왔다. '여성에 대한 성범죄'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라... 한국은 외국인 남성보다는 한국인 남성의 성범죄 비율이 훨씬 높은 한국이라는 나라이다. 이런 나라에서 '한국 남성'은 범죄자가 될 우려가 있으니 성범죄 예방 차원에서 남성은 모두 감옥에 갇혀서 지내거나 거세를 하여야만 한다. 한국인 남성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의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두려운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윤리선생과 주인공의 대화를 들을 때면 윤리선생은 어떤 면에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며, 주인공이라는 사람은 상당히 위선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어쩌면 가까운 사람은 잃은 두 명의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다르게 표현하는 방법일 수도 있었다. 한 명의 불 같이 화를 내었으며, 다른 한 명은 강과 같이 고요하게 심연으로 빠져든 것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슬픔이나 화를 표현하지 않는다고 그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내가 주인공이 '짜증이 나고 찌질한 성격'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주인공과 전 부인과의 대화때문이었다. 전 부인의 말에 따르면 주인공은 전 부인이 자신을 '구원' 해주는 존재로 여겼던 것 같다. 사실 이 부분 때문에 '화가 난 상황'인데 제애발 자신에 대한 구원은 자신이 하면 좋겠다. 주인공의 아버지 문제, 외로움, 성인군자스러움에서 벗어나고 구원을 하는 것은 자신이 해야만 하는 것이지 그거를 뭐 다른 사람한테 해달라고 땡깡을 부리는 것이냐.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구원자가 될 수 없다. 한국에서 공연이 되는 수 많은 연극/뮤지컬과 상영되는 영화에서 남성은 꼭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에게서 구원을 받거나 그 여성을 구해줌으로써 영웅이 되고 싶어하는 심리적 요인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은 집어치우면서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상 했었다. 이 연극의 주인공은 전자인데, 제애발 자기 자신에 대한 구원은 자신이 하길 바라며, 자신이 다른 사람의 삶을 구원해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버리면 좋겠다. 그 누구도 다른 사람에 대한 구원은 해 줄수가 없다. 그저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을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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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세 자매

2018. 12. 23.

Cast

임은영, 최민경, 이미정, 김영수, 김재환, 배재현, 서희락, 썸머

성북마을극장

 

 

 

 

 

12월 22일에 큐캔디 단독공연 영상찍고 뒷풀이 갔다가 새벽 3~4시에 집으로 복귀.

연극 세 자매 공연 당일, 일주일동안 지친 몸을 가지고 무척 고민을 했다.

재호형, 라나언니, 경민언니, 민경언니, 미정언니, 재현동지를 만나러 연극 세 자매를 하는 성북마을극장까지 갈 것인가, 말 것인가.

결국 몸을 이끌고 가기는 했다. 그리고 라나언니는 나를 보자마자 영상촬영을 하라며 삼각대와 핸드폰을 내 손에 쥐어주었지.

안톤 체홉의 세 자매 희곡을 읽지 않았다. 체홉의 극 중 제일 많이 본 것은 역시 갈매기이고 몇 개의 작품을 극으로 만난 적이 있다. 장애인 문화공간에서 한 세 자매는 러시아 극(아니면 안톤 체홉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대사를 많이 수정한 느낌이었다.

러시아의 한 마을이 아닌 창문이 없는 성으로 대체된 공간에 세 자매는 '갇혀' 있었다.

다분히 장애인거주시설같은 이 성에서 세 자매는 아버지과 집사에게 속고 있었다.

의아스러운 것은 바깥은 위험하다고 이야기를 하며, 없는 전쟁을 만들어내고 몸에 독한 약을 계속 먹이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장애인거주시설 특유의 폐쇄성이나 장애인 당사자를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생기는 과도한 보호를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되나 핀트가 틀어진 느낌이었다.

세 자매 모두 창문조차 없는 성 안에서 나가고 싶어하였으나, 그 끝은 실패였는지 아니면 성공이었는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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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2018.11.08 ~ 2018.12.30

Cast

조준형, 문상희, 김명애, 정래석, 박재현, 박은미, 강나영, 나준연, 조민수, 홍정연

소극장 알과핵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초연을 한 지 15년이 지난 작품이고, 거의 매년 재공연을 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한 곳에서 50여년 가량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오아시스 세탁소에서 일어난 사건을 연극화 한 내용.

사실 이제 한 자리에서 몇십년씩 하나의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한 나라가 된지라 이런 설정 자체가 연극적이 되어버렸다.

대학로도 홍대 앞 거리도 몇 십년 동안 한 자리에 있는 가게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 되었으니까.

- 심지어 대학로나 홍대 앞에 즐비한 공연장도 거의 매일 이름이 바뀌거나 없어져 버린다.

'다시 돌아온' 이라는 단어가 붙은만큼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도 개별 신이 바뀌었다.

시대가 변한 만큼 아이에게 아이스크림 먹으라고 1,000원을 주는 것도, 한 자리에서 가게를 계속 운영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까워진 나라에서 15년 동안 재공연을 하고 있는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아니, 사실 10년이 넘도록 재공연이 되고 있는 대학로 소극장의 연극 공연을 생각하며 공연을 보았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 바뀐다. 그리고 어떤 부분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대학로의 작은 연극이 그리고 한국에 있는 작은 가게가 조금씩 바뀌면서도 그 자리에 바뀌지 않고 서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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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햄릿, 아바따

2018. 12. 7. - 16.

Cast
햄릿 - 임준식, 오필리어 - 구시연, 선왕/광대장 - 이주희, 오필리어의 영혼 - 이나겸,
거트루드 - 이선, 클로디어스/광대1 - 강진휘, 폴로니어스/무덤지기/광대2 - 김충근,
무덤지기/광대3 - 이미숙, 호레이쇼/광대4 - 추헌엽, 레어티즈/광대5 - 백유진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2018년 12월 8일 오후 3시 공연 관람.
2014년 초연했던 <햄릿, 아바따>를 2018년이 되어서야 볼 수 있었다.
초연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이번 공연에서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알 수 없다.

공연 시작 5분 전. 객석으로 들어갔다.
흰 천이 내려와 스크린처럼 무대를 덮고 있었고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파괴와 창조. 질서와 혼돈.
극의 전반적인 내용은 관객이 익히 알던 햄릿과 다르지 않았다.
극중 선왕의 출연 부분은 원작보다 더 늘어난 느낌이지만 그에 대한 설명은 원작 햄릿과 견줘보았을 때, 오히려 더 적거나 약간 다르다고 느껴졌다. 선왕이 궁내 극장을 하나 지었고, 극예술을 하는 극단을 지원했다는 것과 햄릿이 그 극단장에게 연기 수업을 받았다는 것 정도.

오히려 햄릿의 감수성에 대한 표현이 더 독보였다. 햄릿은 원작보다 더 극배우 같았고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감정 표현의 밀도도 달랐다. 햄릿과 오필리어가 함께 있고, 대화를 할 때 언어로서의 대화보다 상상과 몸짓으로서의 대화를 더 많이 했다는 느낌이었다.
햄릿은 왕자로서가 아닌 아들로서의 슬픔이 더 컸고, 오필리어를 사랑할 때, '장차 국가의 왕이 될 사람'이 아닌 그저 사람으로서 사랑했던 사람이었을까?

햄릿이 미쳐버린 사람인 척 연기를 하고 오필리어와 대화를 할 때, 햄릿과 오필리어 모두 진심을 이야기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이후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하고 진심도 진실도 이야기 할 수 없었다.

햄릿이 비극인 이유는 그저 주인공인 죽었거나 극 중에 나왔던 주요 캐릭터 대부분의 삶이 비참한 죽음으로 끝나서가 아니다.
클로디어스는 잠시잠깐이라도 어떠한 형태라도 사랑을 했던 왕비에게 진실을 말 할 수 없었고, 폴로니어스+레어티즈+오필리어 가족은 서로에게 상처만을 남기고 죽었으며, 햄릿과 오필리어는 서로 사랑을 했지만 진심도 진실도 이야기하지 못 한채 끝나버렸다는 것이 비극이다.

새로운 것이 창조되려면 먼저 파괴가 일어나야 한다. 시바신이 창조의 신이자 파괴의 신인 것처럼.
모든 사람이 죽음으로 귀결되는 파괴가 아니었더라면, 다른 창조가 생길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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