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이탈리아 편에 이은 스페인 여행 편이라고 한다.
문제는 내가 영국 편이랑 이탈리아 편을 보지 않았다는 것.
이런 시리즈물. 특히 친한/아는 사람끼리 떠난 여행을 시리즈로 만들었을 때, 그 전편을 보지 않으면 이 2명이 어떤 사이인지 왜 저런 말이 튀어나오는지 알 수 없어 재미가 없는데 내가 딱 그짝이었다.

이 영화를 보려고 했던 이유는 내가 스페인을 좋아하고 여행을 많이 갔기 때문인데, 내가 아는 지역이 나오고 익숙한 풍경이 나와서 좋았지만 정말 친해 보이는 아저씨 2명과 중간에 나오는 디렉터로 추정되는 여성 2명의 수다는 정말 귀찮았다.
외국 감독이 찍은 알쓸신잡 스페인 편이라는 소개 글도 읽었지만, 내가 몰랐다가 알게 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아니고 거의 다 아는 내용이라서...
요리와 미식여행이라는 영화 소개도 있던데 밥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딱히 요리와 미식에 초점을 맞췄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인상에 깊었던 것은 스티브의 20살 아들이 애인이 임신을 했으니 아버지와 여행을 떠날 수 없다, 어떤 선택을 하던지 일단은 애인의 곁에 있겠다 선포했을 때였다.
한국이었다면 남자가 도망부터 갔을 것 같은데, 20살이라지만 애인한테 '난 너를 책임질 수 없다. 낙태를 해라.'라는 말보다는 '네가 힘들 테니 어떤 선택을 하던지 지금은 같이 있자.'가 더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아버지라는 스티브가 더 나빴었다. 직접 '낙태'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네가 어리고 책임질 수 없으니 낙태를 하지 않겠냐고 권하듯 말하는 모습이 불편했다. - 그게 거의 50살 다 된 사람이 20살짜리 아들에게 할 소리요? 아들은 어떤 방식으로 책임지겠다 말하는 판에.
물론 아들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말을 할 수 있지만 그럼 그 19살 된 여자의 미래는? 물론 아이를 가졌으니 무조건 낳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른이 할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계속해서 봤던 사람이라면 정말 재미있겠지만... 나는 앞으로 이 시리즈는 보지 않을 것 같다.
스티브의 아무 말 때문은 아니고 그냥 내 취향이 아닌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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