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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 인생자체는 긍정적으로, 개소리에는 단호하게!
정문정 지음 / 가나출판사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그처럼 사람에 대한 기준이 너무 높은 것은, 적은 경험으로 일부의 모습에만 집중하는 바람에 편견에 사로잡혀서인 것 같다. 다소 차이는 있을지라도, 우리는 교통사고를 당하듯 누구나 1인분씩의 불운을 만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시간이 많이 지나도 흉터에만 집중해 자신을 불쌍히 여기고 남을 미워하는 데서 헤어나지 못한다. 사랑이나 이성에 대해서 과도하게 경계하는 건 혹시 다친 곳을 또 다칠까 겁나서 그러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크기 마련이다.
조울증처럼 '나 좀 괜찮은데?'와 '난 왜 이 따위일까'라는 감정이 반복됐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서 오는 불안,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는 비교와 질투, 나 자신에 대한 반복되는 실망,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 어린 날의 상처 등이 자꾸만 울컥울컥 튀어나온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서 상처 덜 받고 자존감 높게 살고 싶지만, 그게 가능했던 적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 비슷한 고민들을 하는 듯하다.
하지만 감기가 몸이 약해질 때 찾아오듯, 우울증도 마음이 약해질 때 찾아오는 감기 정도로 접근할 순 없을까? 그렇게 되면 불현듯 우울감이 찾아오더라도 곧 나아질 것이란 희망이 생길 것이다.
그러니 마음의 근육을 키울 일이다. 마음의 근육을 키운다는 건 감정의 진폭이 없는 상태가 되는 게 아니라 언젠가 우울함이 찾아오더라도 빠르게 나아질 수 있는 회복력을 얻는 일이다. 그리고 이 회복력이야말로 사람들이 그토록 가지고 싶어 하는 자존감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 책의 본문 중 내용이다. 내가 이 책의 카테고리를 심리학으로 해야 할 지, 수필로 해야 할 지 고민하다가 자기계발에 넣은 이유이다. 살면서 무례한 사람을 맞닥뜨릴때마다 불편해지는 상황에 대해 심리학이나 정신의학은 왜 특히, 하필 그 때 불편해지는지를 탐색하고, 수필은 이런 저런 단상을 늘어놓아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한다. 몇 년의 인고의 시간이 흐르고 곰곰이 생각을 하게 되면 언젠가 득도하듯 편해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도자도 아니고 심리학자나 정신과의사가 아니다. 저자의 처방대로 따라하는 게 좀 더 깔끔하고도 산뜻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일 수도 있다.
저자도 본문에서 소개하고 있는데, 정신과 의사인 하지현 교수는 "불안이란 없애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관리해야 하는 대상" 이라고 했다. 나는 이 문장이 나온 본문을 읽지 못했기에 어떤 맥락에서 이 문장이 쓰여졌는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불안이 생기면 그 근본 원인에 대해 어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정신분석적 시도와는 달리, 저자는 다이어트에 빗대어 자신의 의견을 조심스레 보인다. 방심하면 금새 살이 찌듯이, 마음도 비슷한 관점에서 보자고. 정상 체중 유지하는 사람들은 몸과 건강에 관심을 가진다. 많이 먹으면 살이 찌고 운동을 하면 근육이 생기니 약간 체중이 늘거나 과식을 하게 되면 다음 끼니는 가볍게 먹고 정기적 운동을 하는 것이다. 식이장애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날씬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굶기, 폭식, 구토를 반복한다. 그러니 평소에 마음의 근육을 잘 만들어놓아 마음의 군살을 덜어내자는 것이다.
이 책에서 든 다른 예도 비슷하다. 어떤 사람이 저에게 상처를 준 게 자꾸 생각나서 힘들다는 고민 상담에 법륜 스님은 되묻는다.길 가다 누가 쓰레기를 준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당연히 쓰레기통에 버리겠다는 대답에 스님은 누가 나한테 쓰레기를 주면 버리면 되는데 계속 가지고 다니면서 자꾸 열어본다며 깨우침을 준다. 저자는 그럴 가치가 없는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틀어쥐고 있다는 것이 불쾌했는데 이 문답을 접한 후, 너가 쓰레기를 줬지만 나는 받지 않으니 네 거지 내 것이 아니다, 라고 속으로 되새기며 업무를 함께 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휘둘리지 않으려고 마음속에 금을 그어두고 대했다고 한다. 그가 저자를 비난하든 칭찬하든 그건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자 상처를 덜 받게 되었고, 그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별다른 동요 없이 "네, 알겠습니다" 하고 돌아서서 잊었다는, 결과적으로는 그로부터 완전히 편해졌다는 이야기이다.
모든 일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 그러나 하루하루 살기 바쁜 우리에게는 저 사람은 왜 나에게 무례한지, 나는 왜 불편한지 숙고해 볼 시간도 여력도 없다. 그리고 설령 안다고 하더라도, 내 감정과 행동에 이미 상처를 깊게 남긴 후이다. 경험을 통해 터득한 저자의 방법을 습득해서 활용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라면, 이 책은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