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날을 떠올리면 진짜 있었던 일일까 해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지나간 일은 꿈 같아
꿈은 깨면 바로 사라지지만,
지나간 시간은 꿈보다 오래 남아
그건 몸과 마음에 새겨진 기억이야
희선
오랜만에 꿈없이 잠을 잤지
아니 그것도 꿈이었을까
꿈없이 잠자는 꿈
현실과 꿈이 뒤섞이고
벗어나지 못하고
자꾸 빠져드네
잠을 자도
자꾸 잠이 와
바다가 흘린 눈물은
다시 바다가 되고
네가 흘린 눈물은
구름이 되지
구름이 된 네 눈물은
비가 되어 땅을 적셔
돌고도는 자연
네 눈물도 돌고돌아
내게 닿을까
네가 울지 않았으면 해
잘못을 저지르기 전에
그게 잘못인 걸 알면
얼마나 좋을까
깨달음은
언제나 늦다
그래도
그게 끝은 아니야
잘못을 깨달은 다음이 더 중요해
따스한 봄볕에 취해
스르르 잠이 들었지
끝없이 펼쳐진 꽃밭에 서 있으니
나비와 벌이 날아다니고
작은 동물이 모여 차를 마셨네
조용히 다가가
자리에 앉았더니
흰 토끼가 내게도 차를 주었지
차에 비친 내 모습은 줄무늬 고양이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