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한마리
양 두마리
양 세마리
……
양 천마리
눈을 감고 양을 세어도
정신은 말똥말똥
잠은 어디로 가 버린 걸까
돌아와 잠아
양들이 머릿속에서 뛰어다녀
양을 잡을 수 없어
양도 한마리 두마리 어디론가 사라져 가
잠을 따라갔나 봐
*잠이 자꾸 와서 반대로 썼다. 막상 자려고 하면 잠이 안 오는구나.
희선
좀 더 빨리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다시 생각하면 그건 그리
늦은 건 아닐지도 몰라
더 늦을 수도 있었잖아
시간이 흐르고 생각하면
어떤 건 일어날 일이었던 것 같아
아무도 피할 수 없는 건
죽음뿐이겠지만
정해진 일도 있겠지
죽음은 누구한테나 찾아와
그때까지 자신한테 다가오는 일
잘 만나
언제나 널 생각해
──글
잡고 싶지만
잡히지 않는 너
그저 머릿속을 맴돌뿐
뚜렷하지 않은 너
언제나 널 생각하면
보여줄지
어디 가지 말고
거기 있어
내가 그리 크지 않았을 때
한 아이가 나를 찾아오고
아이는 언제나 나와 놀았어
어느 날부터 아이는 오지 않았어
하루 이틀 사흘 시간은 자꾸 흐르고
내 키는 조금씩 자랐어
내가 자라는 것처럼
아이도 자라서
그곳을 떠났을까
언젠가 아이가
다시 돌아올 것 같았어
그리움이 커지듯
내 키는 쑥쑥 자랐어
이제 난 멀리까지 볼 수 있어
만약 아이가 내게 다가온다면
난 바로 알아볼거야
아이는 아이가 아니겠지
그래도
다시 만나고 싶어
보고 또 봐도
보고 싶고
네가 곁에 있어도
언제나 그리워
이런 마음은
뭘까
보고 또 보고 싶어도
넌 내 곁에 없지
멀리 있는 게
더 나아
어디에 있든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