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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 ㅣ 텔레포터
정해연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2월
평점 :
책 제목 《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 맞는 말이야. 사람한테는 여러 사람이 아닌 단 한 사람만 있어도 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알아주는 사람. 그건 남이어야 할지 자기 자신이어야 할지. 단 한 사람이 자신이기만 해도 괜찮겠지만, 난 남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이건 욕심 많은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 단 한 사람 얻기는 쉽지 않아. 살았을 때 만날지 못 만날지. 많은 사람이 만나지 못하고 살까.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내가 보기엔 한 사람이 있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아. 나만 없는. 없으면 어떤가 하면서도 여전히 바라는군. 이러면 나도 나를 구하지 못할지도 모르겠어.
여기 나오는 은아를 보니 내가 생각나기도 했어. 나도 어릴 때 친구 잘 사귀지 못했어. 다행이라면 은아처럼 아이들한테 괴롭힘 당하지는 않았어. 내가 다닌 학교 아이들은 남을 괴롭히고 즐거워하지 않았던가 봐. 정말 다행이지. 은아한테는 언니 은진이 있었어. 은진이 유튜버로 돈을 벌자 엄마 아빠가 은진이한테 더 잘해주는 것 같았지만. 그건 은아가 바라본 거였군. 은아 친구는 은진이기도 했어. 어릴 때는 함께 해도 학교에 다니게 되면 다르게 살겠지. 자기 생활을 해야 하니. 식구도 그런데 친구라고 다르지 않겠어. 친구여도 뭐든 같이 해야 하는 건 아니지.
학교에 교생 선생님이 오고 이름이 은아와 같은 이은아였어. 은아는 교생 선생님이 멋지게 보이기는 해도 그뿐이었는데, 교생 선생님은 은아한테 잘해주는 거야. 그런 거 아이들이 보면 안 좋아할 텐데. 실제 교생 선생님 때문에 은아는 다른 아이들한테 맞기도 했어. 교생 선생님은 은아한테 자신은 앞날에서 온 은아다 말해. 시간여행 같은 데서는 자신이 자신을 만나면 안 된다고도 하는데 꼭 그렇지도 않나 하면서 봤어. 교생 선생님은 은아가 자신을 좋아하고 자신을 생각하기를 바랐어.
앞날에서 온 자신이 지금보다 멋지면 기분 좋겠어. 은아는 자신을 바꾸려 해. 은아가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나타난 일도 한 몫했어. 그 친구를 만나고 은아는 다른 아이하고도 자연스럽게 말해. 그렇게 좋은 일만 이어지면 좋을 텐데 삶은 그러지 않지. 안 좋은 일이 일어나리라는 건 교생 선생님이 슬픈 얼굴일 때 알기는 했어. 은아가 슬픈 일을 겪지만 그때를 잘 견뎌. 시간이 흐르고 아주 중요한 순간에 은아는 자신을 구하고 언니 은진도 구해. 이런 이야기 진짜 일어나기도 하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데.
내가 앞에서 나도 어릴 때 친구 잘 사귀지 못했다고 했지. 그건 늘 그랬어. 아는 사람도 처음엔 모르는 사람이지만, 난 잘 모르는 사람한테는 먼저 말하지 못했어. 그건 지금도 다르지 않아. 누군가 나한테 길을 물어보면 알려주기는 하지만, 내가 길을 모를 땐 남한테 물어보지 못해. 물어보지 못하고 헤매다 시간이 걸려서 찾아내기도 하는군. 나라고 말 잘 못하는 내가 답답하지 않았겠어. 잠깐 바뀌려 한 적도 있어. 그건 잠시였고 그렇게 좋지도 않았어. 난 그냥 이대로 살래가 됐어. 사람은 꼭 바뀌어야 할까.
자신을 바꾸고 싶은 사람은 바꾸고 그대로 살고 싶은 사람은 그래도 괜찮겠지. 마음은 바꾸는 게 좋겠지. 자신을 조금 좋아하고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받아들이기.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는 것도 중요해. 난 여전히 눈치 보는 것 같기도 해. 다른 사람이 날 싫어하면 어쩌지 하거든. 내가 바로 바뀌지 않겠지만, 나도 나를 좋아하려고 해. 좀 어렵지만.
희선
☆―
“다른 사람한테 인정받겠다고 너를 힘들게 하지 마. 너를 지켜줄 가장 첫번째 사람은 너야. 네가 힘든 건 힘들다고 하고 화가 나는 건 화가 난다고 말해. 그래도 돼. 모든 걸 널 위주로 생각해. 너만 생각하라는 말이 아니야. 네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넌 뭘 하고 싶은지 늘 너한테 묻고 널 위주로 행동해. 넌 당당한 한 사람이야. 한 존재야.” (6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