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링 짐 매드 픽션 클럽
크리스티안 뫼르크 지음, 유향란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옴므파탈, 나쁜남자에 이끌리는 여자들을 미끼로 살아가는 위험한 남자의 끝.
더블린의 북쪽 변두리에서 세 여자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시작된 이야기, 집은 모두 잠겨 있고 누군가 출입한 흔적이 없다. 그런데 세 구의 시체가 있다. 그들은 다름 아닌 이모와 두 여조카, 그리고 누군가 탈출한 흔적이 있지만 그는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고 그들이 어떻게 죽음에 이르렀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가 우연히 우체국 집배원인 만화가를 꿈꾸는 니알이란 청년이 죽은 여인인 '피오나의 비망록' 을 보게 됨으로 하여 사건은 수면으로 떠오르게 된다. 왜 그녀들은 수갑이 채워진 채 굶주림과 약물에 의한 내장이 상해가면서 죽음에 이르러야 했나. 그 모든것을 이모 모이라가 했단 말인가. 그들의 죽음에는 한남자, 빈센트라는 빨간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는 짐이란 남자와의 사랑이 얽혀 있다. 짐 퀵, 그를 처음 본 순간 빠져들게 된 피오나, 애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그와의 하룻밤으로 인해 그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그는 또 다른 목표물에 빠져 그녀는 안중에도 없다. 그의 뒤를 밟게 되면서 모두가 첫눈에 반하게 되는 나쁜남자 짐의 진실을 들여다 보게 되는 피오나, 그렇다면 그동안 의문의 살인사건의 배후에 그가 있었단 말인가. 그와 그녀의 싸움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렇게 피비린내 나는 사건은 몇 년에 걸친 증오가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어야 나오는 법이거든.'
하지만 무리수 이모가 있었다. 실연의 아픔으로 인해 외로움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던 이모의 집에 그가 들어가게 된 것. 초등학교 선생님 이었던 피오나는 너무 똑똑하고 현실적이었고 쌍둥이 동생 로이진은 동성연애자에 무선통신라디오에 빠져 지내는 현실과는 조금 무감각해 보이고 그녀와 쌍둥이인 아오이페는 택시를 장만하여 몰 정도로 적극적이지만 겁이 있다. 피오나가 짐의 진실을 알게 되면서 짐은 이모에게 접근하여 이모의 맘을 빼앗아 결혼하려 하기도 하지만 아오이페를 하루종일 건드려 그녀를 겁먹게 하여 움쩍달싹도 못하게 만든다. 그에 앙심을 품은 로이진이 그를 죽이려 하지만 그는 늘 한발 앞서있다. 그가 사람들 앞에서 '늑대의 전설' 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줄때 여자들은 모두 그에게 넋을 놓고 바라본다. 형과 동생 늑대의 싸움 그리고 여자가 얽힌 전설을 이야기 하면서 짐이 말하는 이야기는 세여자와의 현실과 교묘하게 맞물려 있다. 

피오나와 그의 동생들이 짐을 죽이려 머리를 맞대는 사이 이모는 짐과 결혼을 하려 온갖 추태를 보여준다. 부모가 하는 작은 신문보급소에 가스가 폭발하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이모의 그늘에 놓여지게 됐던 그녀들은 이모를 막을 수 없음을 알고 결혼식전에 짐을 죽이려 한다. 짐에게 당한 아오이페가 마음을 닫고 부터 로이진과 피오나가 짐을 없앨 결심을 하는데 그의 마지막이 되는 날, 아오이페는 아버지의 엽총을 들고 나타나 그녀들과 한패를 이루어 그를 처형한다. 짐의 죽음은 세여자가 확실하지만 그녀들의 친구인 여경찰 브로나를 비롯하여 그녀들의 범죄는 그물망을 벗어나게 되지만 그녀들은 죄의식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그런 어느날 이모의 덫에 걸려 들게 된다. 

피오나와 로이진의 비망록
니알이 보게 된 피오나의 비망록에는 그를 어떻게 만나고 사건이 어떻게 전개 되었는지 그가 마을에 들어서면서 벌이고 다닌 일들이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짐이 사람들 앞에서 들려 주었던 늑대의 전설이 보태어져 몽환적이면서 환상적인 이야기로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마지막 부분을 다룬 로이진의 비망록에는 무슨 이야기가 있고 지하실에서 탈출한 여자는 누구란 말인가? 그는 왜 수면으로 떠 오르지 않는가. 니알은 그 모든 이야기를 그의 손으로 만화를 완성할 수 있을까. 죽은 세여자의 이야기와 짐의 이야기를 캐고 다니다가 마을에서 환대를 받지 못하고 쫒겨나듯 하는 니알, 그 앞에 네번째 여자가 나타난다. 그리고 비로소 퍼즐이 완성되고 짐의 과거가 들어나고 그의 숨겨진 쌍둥이 형이 나타나면서 늑대의 전설도 세 여자가 죽음에 이른 사건도 모두 해결된다.

'왜 늑대를 절대로 믿어선 안 되는지 궁금하신 적이 있나요?'
나쁜남자에게 왜 여자들은 맥을 못추고 빠져 드는 것일까. 겉모습을 본다면 그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지만 그가 살인자라는 소문이 떠돌아도 여자들은 그에게 빠져든다. 살인자라고 하면 당연히 멀리해야 할텐데 여자들은 그러지 않는다. 나이를 불문하고. 단지 모성본능이라고 해야하나. 그가 가진 아름다운 매력 때문이라고 하기엔 위험성이 무척이나 큰데 여자들은 그와 함께 하고 싶어한다. 그의 잔인성보다는 여자를 녹이는 알수 없는 힘에 먼저 굴복을 해버리고 마는 것인지 모르겠다. 미인이 남자를 파멸에 이르게 하는 것이 아닌 매력을 지닌 남자가 여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위험한 로맨스를 즐긴 여자들은 그의 손에서 놓여나기도 하지만 죽음에 이르기도 하고 그녀들 역시나 그와의 위험한 사랑 줄다리기로 인하여 죽음에 이르게 된다. 나쁜남자의 그늘에서 벗어났더라면, 아니 이모가 좀더 현실을 직시했더라면 끔찍한 일은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을텐데 짐의 매력에 가려 모두가 앞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전설과 사건은 몽환적으로 얽혀들어간다. 

'당신도 나만큼 잘 알 텐데요. 그는 당신 동네에 편안하게 적응하고 있어요. 남의 둥지에서 주인을 내쫓고 자기 둥지로 삼는 뻐꾸기처럼 말이죠. 그 친구는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겁니다. 그는 이미 항구적인 계획을 세운 줄로 아는데..' 뻐꾸기처럼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자기집처럼 적응하면서 뿌리를 내리려던 남자 짐, 그 또한 자신이 죽인 다른 이들처럼 처첨하게 죽음에 이르지만 그가 죽은 무덤엔 아직도 그의 매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여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두 자매의 비망록과 짐이 들려주는 늑대의 전설 그리고 니알이 조각난 사건의 퍼즐을 맞추려 찾아 다니는 이야기로 그리고 그가 그려낼 새로운 이야기인 만화로 탄생할 사건은 영화와 깊은 관련이 있는 일을 했던 작가라 그런지 재미와 몽환적인 끝 없는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로 얽혀 한번 잡으면 폭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게 한다. 짐이라는 남자가 들려주는 아일랜드 전설처럼 이야기는 술술 실타래에서 풀려 나오듯 한다. 모든 여자들이 '달링 짐' 이라 불렸던 남자 짐, 하지만 그로 인해 뜻하지 않은 여자들이 죽음에 이르고 그를 사랑했던 죄로 인해 죽음에 이르게 되는 여자들의 이야기는 늑대의 전설이 더해지고 아일랜드라는 특성 때문일까 살인마와 그에 얽힌 피비린내 나는 이야기이지만 몽환적이고 매혹적이다. 그 속에 담긴 위험성을 감지하는 순간, 작가가 만든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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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과 책읽기








며칠전만 해도 커피를 마셔도 얼음을 몇 조각 넣고
찬 아이스커피를 마셨는데
날마다 비가 오듯 하여 기온이 떨어지다보니
이젠 따듯한 차가 좋다.

오늘은 아무것도 안하고 쉬는 기분으로 책을 읽으며
그저 내게 휴식을 주기로 했다.
그냥 늘어져 있음 마냥 늘어질 듯 하여
이틀동안 한페이지도 읽지 못한 <달링 짐> 을 들었다.
알서점에서 <어.나.벨>리뷰대회 참여로 받은 컵에
블루베리차를 따듯하게 하여 마셨다.
신것을 잘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는데 
몸에 좋은 것이라 생각하며 
한모금 한모금 따듯한 블루베리차를 마시다보니 어느새 다 마셨다.
빈 잔을 바라보니 담겨 있던 그 가득참 보다는
빈 그 자체가 좋을 때도 있다.
차는 마셔서 없어졌지만 그 향은 남아 입가에 맴도는 
찻잔을 바라보면 입안에 침이 고였다.

시큼한 차를 함께 하며 책을 읽다보니 
그 맛과 향 때문일까 생각이 흐트러진다. 늘 커피를 함께 하며 읽어서일까
습관이란 정말 무서운 것이다. 나도 모르는사이 습관이 되어버린 커피마시기,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린 날에는 커피향이 좋아 더욱 자주 마시는 듯 하여
블루베리차를 준비를 했는데 습관적으로 마셔온 
커피향이 갑자기 그립다. 책도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고...
책읽기의 속도가 나지 않는 것을 괜히 차에 미련을 남겨보는
비 오는 날 블루베리차와 가까와지기 연습하는 날이다.


20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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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에서 만난 가을






친구의 오빠가 광덕에 전원주택을 마련하게 되었다고 하여
구경겸 나들이를 가자고 하여 길을 나서게 되엇다.

이곳은 나하고는 인연이 깊은 곳이다.
산행사고로 인해 한동안 고생을 하게 한 곳.
아픔이 묻어 있는 곳이지만 그래도 난 이곳의 자연이 좋다.
때묻지 않은 자연의 청량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울창한 산림도 좋고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도 좋고
이십대 삼십대 사십대 추억이 드문 드문 묻어 있는 곳이다.




호두... 잘 안나왔네,,,ㅠ




풍선초

수세미

다알리아

닭의장풀

물봉선

꼬리가 참 희한하게 생겼다




이질풀

누리장나무



계요등

칡꽃



 




과꽃



 



숲길에서 만난 꽃들과 곤충,
숲에 오니 가을이 벌써 곁에 와 있다.
마음으로 가을을 밀어내고 있었던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여름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아니 여름을 좀더 열정을 다하지 못한 안타까움에 여름을 붙잡고
가을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한것은 아닌지...

하지만 숲엔, 산에는 가을이 왔다 분명히...




 

 




가는 길에 알밤이 무척 많이 떨어져 있다.
주인장이 알면 서운하겠지만 잠시 멈추어 주머니 가득 알밤을 주웠다.
밤가시에 찔려도 알밤을 줍는 것은 재밌다.
친구는 그냥 가자했지만 이렇게 재밌는 일을 포기한다는 것은...ㅋ
그렇게 주운 밤을 친구오빠네 집에 들어가 점심을 먹은 후에 까먹었다.
햇밤이라 그런지 아직 맛은 덜 들은듯 했지만 맛있었다.
무엇이든 처음이라는 것 때문에 더 기억되고 잊혀지지 않는것,
오랜 시간이 지나면 이 밤맛 또한 기억되고 추억하리라.


















그동안 비가 많이 내려 계곡의 물소리는 정말 웅장했다.
물소리를 고스란히 우리집에 담아 가고픈 생각,
계곡을 보면 여름이 아직 남아 있는 듯 했지만
물봉선도 피고 구절초도 피고 이질풀 꽃도 피고
가을은 가을인 갑다.
거기에 알밤까지 떨어져 내리니 가을은 가을이다.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여서인지 길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보냈다.
하지만 버스를 타고 시골길을 달리다보니 계절을 더 느꼈다.
벼는 고개를 깊이 숙였고 옥수수는 벌써 마른잎이 되어 버렸다.
잠자리는 저마다 마른가지위에 앉아 날개쉼을 하고 
밤송이는 입을 벌리고 잘 여문 알밤을 '투둑 투두둑' 떨어 뜨리며
숲에 가을을 알린다.

길가에 늘어선 분홍빛 물봉선 꽃이 아름답다.
사이사이에 핀 구절초며 이름모를 꽃들이 계절을 앞질러 달려가듯
저마다 빛을 발하며 여름을 쫒는다.
그 가을속을 가슴에 새기듯 천천히 걸어 
물봉선 피고 담장을 따라 봉선화가 피고 과꽃이 피고
뜰에 감이 익어 가고 밤이 익어 가고 호두가 익어가고
고추잠자리가 날며 가을을 유영하는 그 속을 걸어서일까
간단한 점심인 라면조차 황후의 오찬처럼 맛있다.
설 익은 배추김치에 라면 한 그릇 달게 먹고 
숲에서 주운 알밤을 까 먹고 그렇게 빈집을 지키다
친구와 돌아서 나오는 길,
계곡의 물소리가 나와 배웅을 한다. 잘가라고... 또오라고...
-우리 언제 다시 모일까..우리끼리 모여서 좋은 시간보내자.
우린 언제부터 '우리만의 시간을 잃어버렸다' 고 우리의 시간과
우리의 공간을 강조하고 있다. 
과연 우리가 우리의 시간과 공간을 가지며 살아오고 있었기나 한것일까.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 누구의 집...
이름도 잃어 버리고 있었다. 
정말 너무도 오랜만에 우리가 잊고 있었던 먼 기억속의 시간속으로 돌아간듯
그렇게 둘만의 우리만의 시간으롣 돌아갔던 짧은 시간이 너무도 달콤하다.
가을 마중을 나갔다 온것처럼 뿌듯하다.
알밤을 한아름 안고 와서일까...


201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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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9-10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추천은 한번만 할수 있을까요?? 님의 페이퍼를 보니 가을이 성큼 코앞이네요^^
누리장나무는 모양 잘 낸 사탕같아서 가까이만 가도 아주 달콤한 향기가 날듯 싶어요~
넵, 저 지금 배고픕니다ㅋ

서란 2010-09-10 23:04   좋아요 0 | URL
비가 자주 오니 가을이 더 성큼 다가오는듯 해요.
누리장나무는 만지면 누린내가 나서 나무이름이 그렇게 붙었답니다.
아마도 꽃으로 곤충을 유혹하겠지요.
보기엔 별처럼 이쁜데 만지면 냄새가 지독하답니다.
 
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여섯 살 때부터 카메라를 수집했고 외할아버지가 준 브라우니 카메라를 가지게 되면서 사진가가 되고 싶었던 남자 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그런 꿈을 무시하며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일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아버지의 말을 거역하고 카메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감당하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함 때문에 아버지의 말을 듣고 로펌을 나와 신탁전문변호사가 된다. 하지만 그의 삶은 결코 행복하지 못하다. 껍데기 뿐인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소설가가 꿈이었던 아내는 자신의 어머니처럼 결혼과 함께 모든것이 무너진듯 살아야 한다는 것에 심한 갈증을 느끼며 살면서 점점 그에게서 냉담하고 멀어져만 간다. 그런 아내의 냉전이 풀린줄 착각하던 그에게 이웃집에 사는 허울뿐인 사진가와 아내가 불륜관계란 것을 알게 되면서 그의 삶은 겁잡을 수 없이 추락을 한다.

’돈이 곧 자유다’ 라고 했던 아버지도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시고 그가 양아버지처럼 의지하는 잭마져 암말기임을 털어 놓고 그는 아내에게 자신들의 관계를 회복하고 잘해보자고 하지만 그가 뜻하지 않게 옆집 사진가 게리와 아내의 불륜장면을 목격하면서 그들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게리가 아내의 손가락 위애 손을 얹더니 재빨리 쓰다듬었다. 아내는 게리를 쳐다보지 않았지만, 뺨이 붉게 물들었고, 입에는 꿈꾸는 듯한 미소가 떠올랐다. 내 마음속에서 미사일 세 대가 동시에 발사되는 순간이었다.’ 아내는 처형의 집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가고 뜻하지 않게 게리의 집에 찾아갔던 그는 게리가 아내와 사귀고 있다는 발언에 우발적살인을 하게 되고 그 살인을 완전범죄로 꾸미며 아내와 이혼위기에 처한 자신을 죽이기로 결심하는데 친구의 요트를 사용한다. 잘나던 변호사가 갑자기 요트사고로 죽고 그는 그동안 꿈 꿔 왔던 사진가인 게리로 분하여 그의 또 다른 삶을 살게 된다.무명이었던 게리, 벤 또한 사진에서는 알아주지 않았는데 도망자의 신세가 되고 자신이 아닌 타인의 삶으로 사진을 찍은 것이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유명해진 사진가가 되어 있다. 자신의 유명세를 믿고 싶지 않았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그의 삶, 그마져 흔들린다. 너무 하루아침에 이름을 얻어서 모두가 질투를 했을까? 게리마져 무참한 사고로 죽었다고 보도가 되고 그는 겨우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나지만 더이상 자신의 지난 과거를 숨길 수 없게 되었다. 다시 만난 앤에게 자신의 모두를 털어 놓고 판결을 기다리듯 그녀의 처분을 기다리는 그에게 앤은 새로운 삶은 제안하고 그는 또다시 자신이 아닌 타인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 모두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어쩔 수 없는 일’ 이었다고 끝을 맺는 드라마틱한 소설.

’아내는 더 이상 서재에 들어가지 않았고, 식민지시대 미국 가구를 모으는 쪽으로 관심을 돌렸다. 그 와중에 조시가 태어났다. 조시는 잠을 자지 않으려 했고, 아내는 나와 섹스를 하지 않으려 했다. 왜 그러는지 이유도 말하지 않았다. 아내는 18세기 고가구를 사 모았고, 나는 암실 장비를 사 모았다. 우리 부부는 결혼생활이 정체되고 마비된 원인을 계속 회피했다. 그러나 우리는 굳이 대화를 나누지 않았도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결혼생활을 해 보았거나 현재진행중인 부부라면 공감을 하는 부분이다. 연애와 결혼이 다르다는 그 괴리감에서 여자도 변하고 남자도 변하고 서로가 빠질 수 있는 것에 자신을 던진다. 그러면서 서서히 틈이 생기고 그 간격을 좁히려고 대화는 커녕 회피하며 자신의 목소리만 키운다. 그러다 보면 정말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들어서고만다. 아내의 소설이 한 편이라도 성공을 거두었다면 아내가 거짓말쟁이에 불륜녀로 변할 수 있었을까. 아님 벤과 베스가 좀더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놓고 대화를 나누었다면 끔찍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벤은 지하실 자신이 운동하는 공간으로 아내는 소설을 써야 한다는 이유로 서로를 회피하지 않았다면 굴곡은 있지만 평범한 결혼생활을 했을지도 모른다. 

돈이 곧 자유일까? 아버지의 의견에 따라 신탁변호사가 되어 월스트리트의 잘나가는 중산층이 되었지만 돈 보다 귀중한 것을 그들은 잃었다. 돈으로 모든 것을 채울 했던 베스와 벤, 새로운 카메라 기종을 사들이고 아내는 고가구에 취미를 붙이고 그렇게 해서 그들이 얻은 것은 무엇인가. 자신이 원했던 비록 돈과는 멀지만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사진가의 삶은 선택했다는 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아내의 불륜으로 인해 그토록 자신이 원했던 꿈인 ’사진가’ 의 꿈을 이루게 되는 유별한 삶, 그게 온전한 그의 삶일까? 

’사진에서는 바로 그런게 중요하다. 카메라 렌즈를 아주 세련되게 현실의 중개자로 사용하면, 지금껏 본 적 없는 이미지를 얻어낼 수있다. 최고의 사진은 늘 우연을 통해 나온다.’ 그가 신탁변호사가 아닌 사진가의 삶을 뜻하지 않게 선택하여 살게 되었을때 우연하게 찍은 사진들이 그를 하루아침에 유명하게 만들었듯 그 최고의 사진들은 꾸며내거나 의도하지 않은 ’우연’ 하게 얻은 것에서 이루어졌다. 과연 사진처럼 그의 인생 또한 ’우연’ 을 통해 최고가 되었지만 그 또한 진실한 삶이 아니었고 자신의 삶이 아니었다. 게리가 죽고 자신을 찾기도 전에 다시 다른 누군가의 삶으로 돌아가야 했던 기막힌 운명의 장난에 놓인 남자 벤, 과연 그의 진실한 삶은 무엇인가.

벤과 베스 그리고 앤의 삶
벤은 뜻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지만 자신이 그토록 희망했던 사진가의 길을 걷게 되고 벤이 비록 거짓으로 요트사고로 죽었다고 했지만 베스는 자신이 원하는 남자를 만나 새 삶을 꾸려 나간다. 벤과 베스가 끝까지 결혼생활을 이어나갔다면 그들의 결혼생활은 과연 어떻게 달라졌을까. 앤은 찰리가 자신이 돌보지 않아 유아돌연사로 죽게 되고 그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벤을 만나고 그의 아이를 가지게 됨으로 하여 새로운 희망으로 벤과의 인생을 결심한다. 벤, 과연 그를 용서해야 할까? 한남자의 인생이 얽히면서 모두의 삶이 얽히고 풀리고 소설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흥미롭고 빠르게 전개되어 잠시도 손에서 놓을 수가 없게 만든다. 책을 손에 잡자마자 단숨에 읽었다. 그가 살인자이지만 어쩔 수 없이 독자 또한 벤의 새로운도전의 삶에 함께 하며 그의 모험에 동참하게 만든다. 돈이 전부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자신과 공감할 수 있는 이와 함께 하는 삶이 얼마나 행복인지 벤이 보여준다. 결혼이란 자신을 숨기며 살다가 어느 순간 목이 졸리듯 숨이 막히면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멍에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벤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잃고나니 불륜을 저질렀던 아내도 밤마다 잠을 안자고 보챘던 아들도 장난감을 사달라고 졸랐던 아들도 모두가 그립고 다시 되돌리고 싶은 과거속 행복이 된다. ’지붕을 깨끗이 치웠을 때 얻는 것? 답 ’텅 빈 지붕’ 다른 답 ’자유’ ’ 과연 자유일까? 자신을 옭아맨 ’진실’ 에서 영원히 벗어나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과거처럼 살지는 않을 것이다.  험난한 파도를 이겨내고 얻은 자유와 행복을 벤은 허투루 날려 버리진 않을 것이다. 한순간도 긴장감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벤의 삶, 돈 보다 귀중한 무언가가 우리 삶에 있다는 것을 말해주듯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것도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사는 것이라 말하고 있는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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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과 연기 냄새가 나는 소녀
셰인 존스 지음, 김영선 옮김 / 세계사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생각보다 책이 얇아 빨리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하지만 책 내용을 읽는 속도에 맞추어 이해하기란 조금 간격이 있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2월, 겨울이 아닌 2월로 명명한 겨울이 계속되고 그 마을엔 추운 날씨만큼이나 우울한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열기구도 띄울 수 없고 연도 날지 않고 새도 날지 않는다. 한마디로 '비행' 이 되지 않는 2월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사람들은 '비행' 을 시도해본다. 여러번이 착오끝에 2월이 가야만 비행이 가능함을 알아차린 사람들, 그들에게 또 한가지 불행이 다가온다. 아이들이 차례차례 없어지기도 하고 시체로 발견되기도 한다.

비앙카의 아버지 새디는 나무 수액을 채취하는 일을 하지만 열기구의 비행을 소원하며 만든다. 그런중에 딸이 갑자기 침대위에서 사라지고 꿀과 연기 냄새만 방에 남는다. 그 마을에는 비앙카만 사라진것이 아니고 많은 아이들이 사라졌다. 하늘에 태양이 있어야 하는데 두개의 구멍이 있다. 오래 지속된 2월의 탓이라면 그들은 춥지만 2월이 착각하도록 여름옷을 입는다. 여름옷을 입고 땀을 닦는 시늉을 해 보기도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2월을 없애는 방법으로 차도 끓이고 불도 지피면서 눈을 녹이고 봄이 오게 만든다. 그러다 발견된 비앙카의 시신, 하지만 그녀는 죽지 않았다.그녀의 아버지에게 마을사람들에게 유령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모두가 믿지 않는다. 비앙카를 구하려다 그녀의 엄마인 셀라도 죽고 만다. 잔인한 2월이다. 왜 이런일이 발생했을까? 춥다고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부정적인 말을 해서일까?

'2월이에요. 연이 날지 못해 미안하구나. 다시 한 번 시도해볼 수 있을 거야. 무엇 때문에요? 하늘을 나는 건 끝났어요. 2월이란 말이에요.' 왜 2월에 비행이 되지 않고 아이들은 자꾸만 사라질까?  '기분 차트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그 차트는 우리 기분이 계절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설명해 주었다. 교수가 아닌 내 눈에도 2월 중에는 우리에게 무슨 일인가가 벌어진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보였다. 슬픔 지수, 또한 정확한 이름이 무엇이든 하여간 그게 최고점에 다다랐다.' 왜 2월에만 이런 일이 발생을 할까.

'셀라는 2월로부터 집을 지키기 위해 못도랑이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셀라는 2월이 끝나기를, 끝없는 슬픔이 끝나기를, 아아들의 실종이 끝나기를 바랐다. 그리고 마을과 비행이 새롭게 태어나기를 바랐다. 그리고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뭔가 아름다운 것을 바랐다.'

참 독특한 소설이다.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 하는데 환상적이면서 상상력이 대단하다. 어떻게 짜맞추어 나가야할지 읽어나가면서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것인지 의심이 들면서 읽었다. 그래도 환타지적이라 재밌게 읽었다. 슬기롭게 2월에 대처해 나가 2월도 이겨내고 아이들도 모두 살려내고 마을에 다시 꽃이 피고 해가 뜨게 되었다는 어찌보면 환타지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참 애매모호한 소설이기도 하다.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소설은 또 영화속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무척이나 궁금한 소설이다. 시와 단편소설로 다져진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자아낸 첫소설이 환상적인 소설이면서도 독특한 것을 보면 그의 차기작이 궁금하다. 2월 혹은 겨울, 춥다고 움츠러 들고 생각마져 부정적으로 변하면 삶 또한 그렇게 변할 수 있음을 그린듯 하다. 그 암흑터널과 같은 2월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모두가 노력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서 다시금 꽃 피는 봄을 찾게 되는 어른동화라고도 할 수 있는데 환타지적인 기법을 사용하여 애매모호하게 쓴 매력적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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