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과 연기 냄새가 나는 소녀
셰인 존스 지음, 김영선 옮김 / 세계사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생각보다 책이 얇아 빨리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하지만 책 내용을 읽는 속도에 맞추어 이해하기란 조금 간격이 있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2월, 겨울이 아닌 2월로 명명한 겨울이 계속되고 그 마을엔 추운 날씨만큼이나 우울한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열기구도 띄울 수 없고 연도 날지 않고 새도 날지 않는다. 한마디로 '비행' 이 되지 않는 2월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사람들은 '비행' 을 시도해본다. 여러번이 착오끝에 2월이 가야만 비행이 가능함을 알아차린 사람들, 그들에게 또 한가지 불행이 다가온다. 아이들이 차례차례 없어지기도 하고 시체로 발견되기도 한다.

비앙카의 아버지 새디는 나무 수액을 채취하는 일을 하지만 열기구의 비행을 소원하며 만든다. 그런중에 딸이 갑자기 침대위에서 사라지고 꿀과 연기 냄새만 방에 남는다. 그 마을에는 비앙카만 사라진것이 아니고 많은 아이들이 사라졌다. 하늘에 태양이 있어야 하는데 두개의 구멍이 있다. 오래 지속된 2월의 탓이라면 그들은 춥지만 2월이 착각하도록 여름옷을 입는다. 여름옷을 입고 땀을 닦는 시늉을 해 보기도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2월을 없애는 방법으로 차도 끓이고 불도 지피면서 눈을 녹이고 봄이 오게 만든다. 그러다 발견된 비앙카의 시신, 하지만 그녀는 죽지 않았다.그녀의 아버지에게 마을사람들에게 유령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모두가 믿지 않는다. 비앙카를 구하려다 그녀의 엄마인 셀라도 죽고 만다. 잔인한 2월이다. 왜 이런일이 발생했을까? 춥다고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부정적인 말을 해서일까?

'2월이에요. 연이 날지 못해 미안하구나. 다시 한 번 시도해볼 수 있을 거야. 무엇 때문에요? 하늘을 나는 건 끝났어요. 2월이란 말이에요.' 왜 2월에 비행이 되지 않고 아이들은 자꾸만 사라질까?  '기분 차트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그 차트는 우리 기분이 계절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설명해 주었다. 교수가 아닌 내 눈에도 2월 중에는 우리에게 무슨 일인가가 벌어진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보였다. 슬픔 지수, 또한 정확한 이름이 무엇이든 하여간 그게 최고점에 다다랐다.' 왜 2월에만 이런 일이 발생을 할까.

'셀라는 2월로부터 집을 지키기 위해 못도랑이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셀라는 2월이 끝나기를, 끝없는 슬픔이 끝나기를, 아아들의 실종이 끝나기를 바랐다. 그리고 마을과 비행이 새롭게 태어나기를 바랐다. 그리고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뭔가 아름다운 것을 바랐다.'

참 독특한 소설이다.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 하는데 환상적이면서 상상력이 대단하다. 어떻게 짜맞추어 나가야할지 읽어나가면서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것인지 의심이 들면서 읽었다. 그래도 환타지적이라 재밌게 읽었다. 슬기롭게 2월에 대처해 나가 2월도 이겨내고 아이들도 모두 살려내고 마을에 다시 꽃이 피고 해가 뜨게 되었다는 어찌보면 환타지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참 애매모호한 소설이기도 하다.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소설은 또 영화속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무척이나 궁금한 소설이다. 시와 단편소설로 다져진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자아낸 첫소설이 환상적인 소설이면서도 독특한 것을 보면 그의 차기작이 궁금하다. 2월 혹은 겨울, 춥다고 움츠러 들고 생각마져 부정적으로 변하면 삶 또한 그렇게 변할 수 있음을 그린듯 하다. 그 암흑터널과 같은 2월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모두가 노력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서 다시금 꽃 피는 봄을 찾게 되는 어른동화라고도 할 수 있는데 환타지적인 기법을 사용하여 애매모호하게 쓴 매력적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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