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이야기
신경숙 지음 / 마음산책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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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기도 하고 당신이기도 할 겁니다.어디서나 볼 수 있고 언제나 헤어질 수도 있는 그런 존재일 겁니다.' 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은 신경숙의 '짧은 소설' 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연작소설이라고 볼 수도 있겠고 단편소설이라고 볼 수도 있는 작품들은 읽다보니 정말 작가의 이야기이거나 혹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우리'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기쁨,슬픔,애환등 간결한 글속에 삶이 묻어나는 이야기라 더 깊게 가슴을 헤집는 듯 하다.

그녀가 <풍금이 있던 자리>를 출간하기전 여기저기 썼던 글들을 모아 놓은 것이라 하는데 일반적인 작가의 소설보다는 이런 단편들을 읽다보면 작가를 좀더 깊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좀더 친근감이 느껴지는 글들이라 할 수 있다. 어쩌면 상대는 나일수도 있고 혹은 당신일수도 있고 모두가 대상이 될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일들이 담아져 있어 어떤 글은 읽다가 한참을 웃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J, 80년대를 살아온 사람이라면 J라는 글자가 익숙할 것이다.이선희의 'J에게' 라는 노래 때문에 한동안 입안에서 'J'를 외치며 유행처럼 느끼던 알파벳 'J' 는 모두의 일상을 담아내기에 충분한 글자가 되었다. 짧은 소설은 첫이야기부터 웃음과 눈물을 '빵빵' 터트리게 한다. 통화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이야기속 J는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주부의 삶이 녹아 있는 짧은 글이지만 가슴이 아리다. 시인과 거지, 동네마다 그런 사람이 예전에는 한사람씩 꼭 있었다. 정말 세상을 등진 시인처럼 그런 사람이 있어 가던 길을 붙잡던 그때 그들, 지금 어디로 갔을까. 셀로판지에 대한 추억,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아련한 추억을 떠 올리게 하는 짧은 이야기속에서 어릴적 무척이나 젊었던 나의 아버지를 본다. 하교길에 늘상 교문앞에와서 기다리며 막내를 자전거 뒤에 태어고 가는 것이 행복인양 하셨던 아버지,지금은 팔순이 다 되어 등고 굽고 큰병과 싸우고 계시니 좀더 잘 해 드려야겠다. 눈만 크게 뜨면 돼,정말 웃음이 절로 나온다. 나도 한때는 초등입학전의 조카들을 돌보는 때가 있었는데 막내조카가 아이들이 골목에서 말썽을 피우면 '이모가 대신 나가봐' 하며 이모의 힘을 빌리기도 했다. 꼬마의 말이 너무 이뻐 한참을 웃었다. 울지 마라,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해외파견으로 돈을 벌러 가던 사람들이 많던 시절이 있었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훈훈함에 가슴이 먹먹하다. 이 이쁜놈아, 괜히 울아버지 생각이 났다. 작년에 큰병을 얻으셔서 병원에 입원을 처음으로 하시게 되었는데 막내인 나의 손을 꼭 잡으시며 힘을 얻으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덧니아가씨, 순수할것만 같았던 그녀가 축구광으로 생긴 덧니라니 읽다보니 반전에 혼자 웃었다. 토끼와 거북이,교장선생님의 훈화가 정말 재밌다. 정말 예전에는 조회시간에 쓰러지는 나같은 사람들이 한둘은 있었다. 이 단편을 읽으며 얼마나 웃었는지 시원하게 속을 비웠다.전망 좋은 벽장,담장이 허물어져 부엌이 다 보이는 집이지만 그래도 남에겐 정말 혼자쓰기 큰 방에서 사는 시 쓰는 그녀가 행복해 보인다. 그녀는 예뻤다,가슴 뭉클한 이야기. 다리 한 쪽 장애를 가지고 있는 그가 좀더 자신감을 가졌더라면 이쁜 그녀와 함께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눈물 두스푼의 이야기.

4장으로 나뉘어 있는 44편의 이야기는 이렇게 가슴 따듯하기도 하고 때론 눈물샘을 마구마구 자극하기도 하면서 우리 이웃이거나 혹은 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긴 이야기로 써도 참 좋은 내용이 될 소재들이 많다. 짧은 소설 속에서 그녀의 무한한 가능성을 느껴 본다.때로 삶이 각박하다거나 버겁다고 느낄 때 한 편 씩 읽어본다면 희망과 힘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다분하다. 김치를 담고 몸이 조금 피곤할때 이 책을 잡았는데 피곤이 싹 가시면서 생기를 되찾았다. 한참을 웃고 가끔은 눈물 한번 찔끔하고 나니 감정청소가 다 된 듯 하다. <엄마를 부탁해> 나 신작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라는 작품들이 이런 짧은 소설을 발판으로 나오지 않았나싶다.짧은 소설속 이야기들을 읽고 있다보니 그녀의 이야기는 앞으로가 더 흥미진진해 질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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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나나>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새벽의 나나 - 2010 제18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박형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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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는 아직 수쿰빗 소이 식스틴의 비밀을 공유할 수 없는 이방인이었다.' 아프리카로 가던 중에 들른 태국에서 만난 전생의 아내라고 생각되는 창녀 플로이, 그녀로 인해 레오의 여행계획은 여지없이 수정되고 말았다. '예닐곱 권의 두꺼운 여행 가이드북을 뒤적여가며 공들여 작성한 것이었다. 완벽한 것처럼 여겨졌던 그 일정에는 그러나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다. 너무 철저하게 짠 나머지, 어느 한 부분이라도 잘못될 경우 모든 게 통째로 무너지고 마는 구조였던 것이다. 애초에 완벽한 여행 일정이란 존재할 수 없는 법이다.' 완벽한 여행 일정이 없듯이 급 수정된 여행 일정처럼 그의 삶 또한 변화시킨 나나, 그곳엔 창녀도 있고 그외 그녀들과 함께 하는 비루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서로의 '관계' 로 얽혀 삶을 살아 가고 있다.

오백년전 쯤에 자신의 아내였을것 같은 여자가 지금은 식스틴에서 창녀로 있다. 그녀가 쌀국수를 먹는 엿모습을 보고는 그녀의 전생을 본 듯 하여 그곳에 머무르게 되었지만 플로이는 레오에게 관심이 없다. 그들은 서로의 주변만 돌 뿐 서로에게 아무것도 아닌 관계로 몇 달을 살아간다. 레오가 왜 그곳에 머무르려 했을까?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는 창녀 플로이를 위해 닭튀김을 가져다 주려 하다가 계단에 있는 도마뱀 비슷한 것을 밟아야 하는 상황에서 동물과 대화를 하는 그, 그는 갓태어나 그 계단밖에 보지 못한 도마뱀을 죽일 수 없어 계단에서 구르고 만다. 그로인해 다리의 인대가 늘어나고 깁스를 하고 창녀들과 함께 그곳에서 오랜시간동안 머물면서 아프리카 여행을 꼭 하겠다고 다짐을 해 보지만 그의 주머니는 창녀들에 의해,아니 그가 전생의 아내였다고 생각하는 플로이에 의해 무참히 털리고 만다. 모든것을 다 잃고나서 불현듯 한국으로 돌아가리라 다짐하는 그,한국에서의 삶 또한 만만하지 않아 여섯명이 탄 버스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혼가 불구덩이 속에서 살아남고 그는 다시 나나로 향한다. 그를 기다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그가 젊은 시절 관계했던, 그의 방황하는 시절과 같은 나나의 창녀촌 생활에 다시 물들어간다. 

'수쿰빗 노천 국숫집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레오는 플로이에게 끌렸다. 거기에는 그녀 자체가 가진 아름다움 외에도 낯선 외국인에 대한 호기심과 젊음의 낭만 어린 치기, 또 무리한 일정으로 고단한 행군을 하는 배낭여행자 특유의 외로움 같은 것이 한데 섞여 있었다.'

'타이는 자유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름처럼 태국에는 온갖 자유가 넘쳐난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술을 마실 자유,아무 곳에서나 담배를 피울 자유, 온통 벌거벗고 다닐 자유,부모님 말씀 안 듣고 까불 자유, 각종 마약을 할 자유, 그러다 체포되어 감옥에 갈 자유가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자유도 지금 당장의 이 순간을 허비할 자유보다 달콤하지는 않다.' 레오 그가 누린 자유가 '순간을 누린 달콤한 자유' 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왜 그렇게 창녀들과 어울려 살고만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가 점점 자신을 잃어가면서 나약해지고 의지박약해지는 모습에 플로이에게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램이 일기도 했지만 그 거리의 사람들처럼 '오늘 하루 만족' 하는 삶도 삶이고 자유이다. 서로 관계하면서 서로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질긴 인연처럼 살아가는 잡초같은 그들,그들에게도 새벽이 있다. 

작가의 책은 처음인데 쉽지 않은 작가라 생각하던 것이 점점 그를 좀더 알고 싶다는 호기심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거리와 창녀들의 삶은 그가 깊이 있게 파고든 노력의 흔적처럼 세세하다. 마르케스의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의 전작처럼 그들과의 비루한 삶이 세밀하여 그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첫 장편이라 하는데 앞으로 그의 행보가 기대되는 젊은 작가인듯 하다. 삶은 어디에서든 어떤 방식으로든 계속되는 것이고 '지금 사는 인생이 내 몫의 최선이라 믿고 싶어.' 라는 말이 가슴에 박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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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특공대 - The A-Tea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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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괴짜들이 모인 최고의 팀과 화려한 액션 A특공대,2010



감독/ 조 카나한
출연/ 리암 니슨(한니발), 브래들리 쿠퍼(멋쟁이), 퀸튼 램페이지 잭슨(BA), 샬토 코플리(머독)...

그들이 모이면 뭔가 특별한 일이 벌어질 듯 시끄럽다...

어울릴것 같지 않은 네 명의 남자가 모인 A특공대, 그들이 모이면 정말 시끄럽다. 시가를 물고 있는 폼이 멋드러진 대장 한니발인 리암 니슨, 어디서나 여자에게 먼저 필이 확 꽂히는 멋진 남자 멋쟁이, 근육질이지만 웃음도 주고 한때는 개과천선을 하듯 바른 길로 들어서려던 남자 BA, 그리고 마지막 한 남자 그를 다른 이들은 ’미친놈’ 이라고 하기도 한다. 정말 돌끼가 가득한 ’머독’  은 일급비행기 조종사이다. 그들이 자취를 감춘지 일년만에 다시 뭉쳤다. 8년만에 80건의 사건을 해결했다고 하지만 전혀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처음 등장부터 웃긴 멋쟁이와 한니발과 BA의 만남, 그리고 마지막 한남자를 찾아 병원을 찾았을때 의사로 분한 머독은 BA의 팔에 난 상처를 번개모양으로 꿰매 놓기도 하고 그들이 머독이 있던 병원을 탈출하는데 오래된 비행기를 모는 솜씨는 그야말로 ’초보운전’ 처럼 시끌벅적 요란법석이면서도 아슬아슬 묘기에 가깝게 잘도 빠져 나간다. 한번의 비행기 탑승으로 인해 비행기 공포증을 갖게 된 BA, 그를 위해 비행기를 탈때는 매번 동료들은 그를 기절시키거나 마취제로 정신을 못차리게 하면서도 웃음을 준다.

화려한 액션 속에서도 어딘가 모르게 ’영구 없다’ 처럼 조금 덜떨어진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너무 무겁게 혹은 가볍게 보지 말라고 경고처럼 화려한 액션에 지칠때쯤이면 ’개그’ 성 웃음을 던져주시는 센스까지 곁들여진 재밌는 영화이다. 그들은 한가지 사건을 맡게 된다. 그 사건에서 위조지폐를 만드는 원본판을 가져오는 지시를 받는다. 그들의 대장격인 자한테. 하지만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지만 그들은 범법자들로 체포되고 마는데 그들에게 사건을 맡겼던 해결의 열쇠를 지고 있는 우두머리가 죽고 만다. 그들의 진실을 해명해줄 이가 아무도 없어 수감생활을 하지만 어느 인물에 의해 그들은 다시 사건을 맡게 되고 다시금 모이게 된다.그동안 정신병원에 있던 머독이나 수감생활을 중 회개중인 BA이며 여전히 여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멋쟁이등은 다시 모여 미제하건으로 남은 그들이 활약했던 사건에 다시 뛰어 들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하게 되고 내부 사람들이 얼키고 설켜 서로를 감시하고 자기의 이익을 위해 탈을 쓰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사건은 급반전을 하면서 그들의 ’맥가이버적’ 진가는 여실히 들어나면서 화려한 액션과 웃음은 ’빵빵’ 터져 주신다.

리암 니슨이 이 영화의 기둥처럼 버티고 서 있으면서 비빔밥처럼 여러가지 맛을 가진 그들이 모여 뭔가 ’특별하면서도 새로운 맛’ 으로 재탄생 한듯 하다. 비행기가 폭파되고 그들에게 탈출은 불가능할거라 생각하는 순간,그들은 낙하산이 달린 탱크를 비행기처럼 조종하면서 내려오는 센스를 발휘해 주신다. 그 속에서 비행기가 아니고 탱크가 날고 있다는 말에 안절부절 못하면서 깨어난 BA 그런 BA를 달래는 머독,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포스를 잃지 않는 멋쟁이등 그들의 액션은 시원하기도 하고 재밌고 화려하기도 하지만 웃기기도 한다. 그래서 더 재미충전이 되었을까. 리암 니슨의 액션 또한 화려하다. 주름살이 핀 그의 얼굴에서 액션은 나올것 같지 않았지만 그만의 액션으로 영화는 액션물이지만 진지함을 보여준다.

사실 이 영화는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보게 되었다. <방자전>을 볼까 하다가 액션물을 한번 선택을 했는데 실망을 주지 않는 영화였다. 액션에 보너스로 맘껏 웃을 수 있어 스트레스를 날리고 온 영화였다. 그들 네명을 보면 뭔가 이상한 부조화의 조화처럼 당채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지만 영화속에서는 찰떡처럼 잘 어울려 대장과 멋쟁이가 이론파라면 BA와 머독은 행동파처럼 멋지게 사건을 해결해 나가면서 시원하게 웃을 수 있는 기회까지 덤으로 보여주어 시원하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리암 니슨이 어떻게 변신을 했는지 궁금해 선택한 영화였는데 그의 시가 물은 모습처럼 뭔가 곧 연기가 날 것만 같은 기대감이 실망으로 기울어지지 않은 영화다.비행기 액션씬은 정말 시원하고 통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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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의 랜덤 워크 - 영화와 음악으로 쓴 이 남자의 솔직 유쾌한 다이어리
김태훈 지음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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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난장판인 방은 다이빙 장비,암벽 장비,스키 장비까지 한 자리를 차지해 카오스 이론의 현장 실습실 같은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음악평론가 영화평론가 연애상담사 라디오DJ 로 그가 끼지 않는 자리는 없는듯 하다. 자신의 방을 표현한 말처럼 걷고 싶은 곳이 있음 바로 접수해 그곳으로 방향을 틀고 행동에 들어가는 그는 그야말로 행동파이며 술과 담배를 오랫동안 함께 한 어머니의 말처럼 ’우리집 늙은 공수부대’ 정도라고 할까. 그를 무어라 단정하기엔 어렵지만 털털한듯 한면서도 어디서건 자신의 의견과 지식이 거침없이 나와 빛을 발하는 것을 보면 결코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남자임이 분명하다.

그의 삶은 디지털보다는 달달한 커피를 시켜 놓고 메모지에 청하는 음악 한 곡 시킬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다방디제이’ 를 한다면 정말 적합하게 잘 어울릴듯하다. 영화와 음악 어느면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천호동 재개봉 영화관에서 갈고 닦은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될 수 있을것 같다. 그와 같은 시대를 살아서 더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 많았을까 읽는 동안 내내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다가 어느 순간엔 크게 한방 웃어주는 센스까지 발휘하며 혼자서 읽다보니  그의 삶속으로 나도 모르게 슬쩍 깊게 파고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재개봉관을 여고때와 여고를 졸업하고 바로 한참동안 친구들과 드나들며 영화를 신나게 보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 영화관에서는 중간에 필름이 끊어졌는지 영화가 갑자기 안나오는 경우도 발생을 하고 한참 잘 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찍찍’ 하며 쥐한마리 실감나게 나타나셔서 영화관을 발칵 뒤집어 주는 센스까지 발휘해주시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그런 시대를 거친 독자라면 그의 삶을 어느정도 이해를 하며 미소를 머금고 읽을 수 있다.

추위를 싫어하는 그가 ’스키’ 를 배우는 장면에서는 또 한번 웃음이 나왔다. 나 또한 추위를 싫어하는데 탄생은 ’겨울아이’ 이다. 어린시절엔 겨울에 밖에서 오빠들과 어울려 노느라 집에 들어올 생각을 못하고 살았다. 그런시절 날 지탱해주는 것은 흑백으로 보는 ’주말의 명화’ 였는데 그가 풀어내는 구수한 얘기 속의 명화도 그런 향수를 자아내어 더 실감이 나고 좋았다. 영화와 음악사이에서 ’팝칼럼니스트’ 이지만 요즘은 어느 한부분 구분 짖지 않고 ’엔터테이먼트’ 처럼 모든 부분에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 그도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에서는 자신의 목소리가 컸지만 좀더 들어나지 않고 있다가 주목을 받고 있는 듯 하다.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서 1960년대의 유럽은 우리 세대의 첫사랑 같은 존재였다.’ 내가 살아온 시절은 영화는 보는 것으로 음악은 듣는 것으로 존재를 했는데 어느순간 음악도 보는 것으로 존재를 해버렸다. 오디오에서 비디오시대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첫사랑과 같은 ’영화와 음악에 대한 향수’ 는 지금의 것보다 예전의 것에 더 진하게 남아 있는 듯 하다. 그 많은 향수를 간직하고 기억하고 있는 남자여서일까 그의 이야기가 구수하고 내 추억을 더듬는것 같아 솔직한 이야기에 빠져 잠시 추억을 더듬어 보기도 했다.

’문화의 향유란 마약 중독과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한 자극을 원하기 때문이다.’ 영화나 음악 그리고 책은 정말 마약이나 다름없다. 빠져들면 들수록 점점 깊은 늪처럼 헤어나올수가 없고 더 강한 것을 원한다. 그래서인지 액션 영화를 보면 다른 무언가로 포장이 되어 나와도 감동은 잠깐이고 ’좀 약한데...’ 하는 소리를 하게 된다. 점점 강한 것에 길들여진 관객은 감성을 자극하는 코드엔 무감각 하기도 하다. 나 또한 그런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고 내 옆에서도 그런 소리를 듣기 때문에 가끔은 영화를 보러 갈때 혼자 가는 것은 어떤지 하고 가기도 한다. 누군가 함께 가다보면 그사람의 감정을 이입받은 것처럼 내겐 여운이 남는데 무반응의 옆사람 감정을 따라가는 경우, 영화는 재밌어 재미없어로 음악은 괜찮아 별로야로 판가름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예전의 영화나 음악은 ’추억’ 이 함께 했지만 지금의 그런 경우가 덜 해서일까 감동이 덜 한 경우가 많다. 유행, 한번 흐르고 나면 그만 인 것처럼 어느순간이 다시 되돌아 올것을 알지만 아나로그로 오랫동안 길들여진 입맛이 디지털에는 약한 것인지도 모른다. ’ 친구를 잃어간다는 것은 자신을 잃어가는 것이다. 함께 했던 시간을, 그 시간의 증인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을 잃어가는 것이다.’

’형, 기억 용량에 문제가 생겼나 봐. 잊어버리는 건 100만 개인데 머릿속에 남는 건 두세 개도 안돼.... 그건 기억력의 문제가 아니야. 네가 호기심을 잃어벼렸다는 것에 문제가 있는 거지. 늙은 꼰대들은 더 이상 세상에 대해서 신기할 것이 없거든. 그러니 무엇을 듣고 보건 간에 머릿속에 오래 남아 있지가 않는 거야.’ 그런면에서 보면 그는 혜택을 두둑히 받은 사람같다. 그가 용량은 어떨지 모르지만 기억량은 남들보다 몇 배는 더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면에서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의 기억장치에 아직 그의 반쪽이 들어오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쉬운 일이지만 그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처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로 뛰어가는 아직은 행복한 사람인듯 하다. 

영화나 음악을 장르로 구분하기 보다는 ’ 영화나 음악은 행복하고 재밌으면 되는 것이다.인생도 마찬가지다... 아 행복했었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으면 괜찮은 것처럼 말이다.’ 라는 말이 와 닿는다. 솔직하면서도 담백하게 자신의 삶을 풀어 나간 그남자의 ’랜덤워크’ , 앞으로도 그의 길은 어디든 열려 있는 것 같다. 그가 담고 있는 이야기중에 우리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이제부터인듯 하다. 얼마나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모르지만 구수하고 털털한듯 하면서도 날카롭게 파헤치는 그의 이야기가 좋다. 사람냄새 풍겨나는 그의 앞으로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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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의 책
조앤 데이비스 지음, 김수경 옮김 / 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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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매일 아침, 잠에서 개거든 뜨는 해를 향해 맹세하게. 변함없이 깃털처럼 가벼운 심장을 지니겠다고 말일세. 또 저녁 무렵이 되어서도 지는 해를 보며 다시 한 번 약속하게나. 역시 깃털처럼 가벼운 심장으로 세상을 살겠다고.'  아침처럼 저녁에도 깃털처럼 가벼운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어떤 마음으로 아니 어떤 말과 행동으로 살아야 어느 한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는 평등하면서 가벼운 하루를 사는 것일까? 책은 그런 물음표를 던져주면서 시작을 한다.

양치기 조슈아, 그는 아버지가 태어난 양중에서 제일 못난 양을 죽이려 하는 것을 강하게 밀어부쳐 자신이 엄마의 양젖을 받아다가 먹여가며 다른 양들과 똑같이 못난 양을 키워내고 그런 양을 장에 팔려는 아버지를 막고는 그 양과 함께 양치기가 되어 자신이 아직 보지 못하는 '깨달음' 을 얻기 위하여 여행중이다.그런 가운데 아버지에게 이른 아침 싱싱한 과일을 진열하지 않아 매를 맞는 소년을 구해주고 싶었지만 다가가지 못하고 구경만 하다가 쓰러져 있는 소년을 일으켜 세우고 아버지에게 쫒겨난 소년과 그 소년을 돌보는 하녀인 엘리자벳을 만나게 되면서 그들은 함께 '깨달음' 을 찾아 함께 여행을 하게 된다.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사람인 조슈아와 진실을 말하는 사람인 엘리자벳, 그리고 아버지에게 버림을 받았지만 양치기 조슈아와 그를 동생으로 돌봐줄 엘리자벳을 얻은 행운아인 소년 데이빗은 언제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모험의 길을 떠나게 된다. 엘리자벳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준 지도와 말씀을 바탕으로 길을 떠나며 가는 길에 그들이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그들은 깨달음을 얻는다. 여행중에 이야기꾼을 만나 ' 이야기를 할 때면 누구든 선택을 하게 되지요. 어떤 이는 자기 이야기에 절망이라는 외투를 덮어쒸우지만, 그와 반대로 희망의 옷을 덧입히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누군가 포도주가 벌써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할 때에도,다른 누군가는 술병이 아직 반이나 채워져 있다고 하는 것이지요.' 그의 이야기에서 긍정의 희망을 읽는 그들은 이야기꾼과 함께 자신들의 과거를 되돌아 보며 이야기를 한가지씩 해가나며 자신속에 숨은 자신을 발견해 나간다. ' 새 길을 찾기 위해선 내 안의 힘을 먼저 찾아내야 한다는 걸.... 세상을 향해 쏟아낸 내 안의 힘이 나를 구할 테니까요.

여행중에 그들은 약재상을 만나 좋은 약과 함께 마음에 약이 되는 말을 얻게 된다. ' 모르는게 당연하지. 하지만 네겐 아직 열린 마음이 있단다. 세상 모든 가능성에 도전하려는 순수함을 지니고 있지. 불가능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어른들의 부정적이 습관이, 아직 네 기대와 꿈을 시들게 하진 못했다는 말이란다.' 계속 여행을 하던 그들은 눈 먼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그는 눈이 멀었지만 대신에 귀가 열려 있어 잃어버렸던 양도 찾아내고 양이 어디가 아픈지도 알게 해준다. '누구든 자신의 길이 따로 있는 법일세... 남의 길을 가려는 사람의 발은 오직 고단하고 짓무를 뿐이라네. 그리고 어딘가에 다다르더라도 길 잃은 느낌을 떨쳐낼 수 없겠지. 자네들의 운명이 향하는 곳과는 다른 곳으로 자네들은 이끌어갈 걸세.부디 그 길을 잃지 말게나.' 눈 먼 할아버지는 동굴에 어떻게 들어가는지 하는 방법과 함께 좋은 말씀을 전해준다. ' 잊지 말아라. 세상의 그 어떤 선함도 겉만 보고 믿어선 안되는 법이란다. 양의 가죽을 쓰고 오는 자가 있기 마련이니까. 속임수로 사람을 쓰러뜨리는 자들 말이다...... 네 직감이 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또 입가로만 웃는 억지웃음들을 경계햐야 한단다.'

눈 먼 노인의 말처럼 입가로만 웃는억지웃음의 소유자를 조슈아와 엘리자벳이 물을 찾으러 떠나고 데이빗이 만났지만 그는 가시가 발에 박혔던 순간을 기억하고는 위기에서 현명하게 벗어난다. '오늘 비록 저 구름이 우리가 걷는 이 길을 온통 진흙탕으로 만들어 버린다 해도, 생명의 기운을 간직한 빗물은 이제 이곳에 곡식을 자라게 할 거란다. 더 좋은 때를 바라보며 가끔은 그리 반갑지 않은 일도 받아 들여야 하는 거야.' 라는 엘리자벳의 말을 새겨 들었던 데이빗은 자신을 해하려던 양의 탈을 쓴 늑대와 같은 사람을 물리치기도 한다. 여행중에 그는 소년에서 당당한 한사람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 먹구름이 뒤덮일 때마다 신은 빗방울을 선물한다는 걸 이지 말라고, 또 괴로움을 당하는 건 벌이 아니라 우릴 지혜롭게 하는 가르침이라고,사실 그땐, 그런 말도 가시만큼이나 아팠어요. 벌겋게 부어오른 발을 보고 어떻게 감사할 수 있었겠어요? 그런데 오늘애야 알았어요. 그 가시 하나 덕분에 오늘 난 먼지를 일으킬 꾀를 냈고, 동물들을 정신없이 흩어지게 한 덕에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걸 말이에요.' 

세상을 살다보면 불가능한 일들도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사람을 속일수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몰래 늑대속에 숨어 양의 탈을 쓰고 양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았다. '새로운 세상을 향한 힘' 을 얻기 위하여 동굴로 가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그 동굴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들은 없었다. 그만큼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동굴에서 그들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여곡절 끝에 다다른 동굴, 서로의 힘을 합하여 그 동굴 탐험에 성공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수도승들이 남긴 항아리의 양피지의 말씀을 보게 된다.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나는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상처가 깊은 곳에 용서를 가져 오는 한 사람이 되기 원합니다. 믿음이 시든 곳에 그 씨앗을 절망이 무성한 땅에 희망을 심는 한 사람이 되기 원합니다. 슬픔을 기쁨으로 어두움을 빛으로 밝히는 한 사람이 되게 해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할 때 용서받으며 자기를 던져서야 진정한 삶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바로 세상을 바꾸는 힘입니다.' 비로소 양피지를 보고 깨닫는 조슈아는 엘리자벳과 결혼을 하고 그녀의 할아버지가 살았던 집에 가서 살기로 하며 그들이 여행중에 만났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며 집으로 향한다.

'어떤 일들은 일어나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 변화란 한 움큼씩 다가올 뿐이라네. 하지만 결국은 이루어지리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되네. 또 하나가 모여 여럿이 된다는 것을. 결국은 맨 마지막 한 알의 모래가 저울을 움직이는 힘이 되지 않는가.... 누구라도 한 알의 모래가 될 수 있어.. 세상을 바꿔 놓을 특별한 한 사람을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누구든 자기에게 맡겨진 몫이 있었다. 그 몫을 다할 때마다 하나의 작은 기적이 일어났고,가장 큰 기적은 작은 기적들 뒤에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가 세상을 바꾸는 모레알들이기에 누구든 맞은편 접시의 돌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오직 내 안의 힘을 믿기만 한다면.'  그랬다. 세상을 바꾸거나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모든 개인의 자신안에 있었다. 누구든 한 알의 모래가 되어 저울의 기울기를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들이 여행을 하면서 겪은 일이나 자신들이 지금까지 걸어 온 길 속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힘' 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누구든 힘 없는 양을 인도할 양치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첫 페이지부터 눈과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멋진 사진들과 함께 짧은 이야기는 다른 어떤 책보다 값진 말들이 가득 들어 있다. 조슈아와 함께 양치기가 되어 여행을 다녀온 것처럼 읽고 나니 기분이 좋다.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책이기도 하고 '깃털처럼 가벼운 심장' 을 갖기 위하여 용서와 이해 그리고 사랑을 늘 가까이 하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책띠지에서의 파울로 코엘료의 말처럼 '이 책은 모두의 심장을 어루만져줄 강력한 우화이다.' 라는 말이 정말 맞는 느낌이다. 무언가 가벼운 깃털이 내 마음을 어루만지고 지나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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