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게 - 제144회 나오키상 수상작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작가의 다른 책 <섀도우> 가 있는데 늘 읽는다 하고는 미루고 있다가 올해 나오키상을 수상했다고 하여 궁금함에 얼른 읽게 되었다. 책은 생각보다 진도가 더디게 나갔다. 미스터리라거나 추리소설이라면 진도가 빨리 나갔을터인데 미스터리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순수문학이라고 하기에도 그런 작품을 만난것 같다. 어찌되었건 내겐 작가의 첫 작품이라 좀더 집중하면서 읽게 되었다. 소라게는 서해에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는 게이다. 바닷가에 가면 아이들이 으례히 작은 소라게를 잡아 장난을 많이 한다. 그러면 소라게는 작은 소라껍질 속에 숨어 나오질 않는다. 그 속에서 끄집어 내기 위하여 아이들은 라이터 불로 지지는 놀이를 하면서 자신들만의 의식을 한다.소원을 빌면서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소라검님이 소원을 들어준다고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소라검님에게 무슨 소원을 빌까. 

어른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이라고 하기에도 그런 나이 초등 5학년이 신이치는 아빠를 암으로 잃었다. 암은 우리 몸속에서 게의 형상으로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암과 소라게의 공통점이라도 있다는 것일까. 암으로 아빠를 잃어 할아버지인 쇼조와 함께 살기 위하여 이사를 오게 된 신이치는 학교에서 친구가 없다. 그와 비슷한 친구 하루야 또한 간사이에서 이사를 와서 친구가 없었는데 다행히 둘은 친구가 된다. 그렇다고 각별한 사이도 아니다. 그들은 그들만이 가는 바닷가에 블랙홀에서 패트병을 이용하여 고기나 게를 잡아 놀이를 한다. 그리고 또 한 명 나루미, 그녀는 쇼조의 할아버지가 몰던 배에서 사고를 당해 엄마가 죽게 된다. 엄마를 죽게 한 배의 주인인 쇼조가 신이치의 할아버지니 신이치와 나루미는 친구가 될 수 없는 사이인데 그들은 우연히 친구가 된다. 하루야는 자신의 가족에 대하여 말은 안하지만 무언가 아버지에게서 폭력을 당하고 있는 것 같은데 숨기고 있다. 하루야와 신이치는 블랙홀에서 잡은 게를 가지고 놀다가 할아버지 쇼조의 말을 듣고 산에 올라갔다가 자신들만의 보금자리를 찾게 된다. 한참 사춘기가 오고 무언가 자신들만이 아는 그런 비밀스런 장소를 가지고 싶어하는 나이인 그들에게 딱 어울리는 바위를 찾아내고 그곳에 블랙홀에서 잡은 소라게와 그외 고기를 키우기로 한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신이치의 엄마 스미에의 행동이 약간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신이치, 아빠가 암으로 돌아가시게 되고 일을 나가는 그녀가 다른남자의 차를 타고 다정하게 가는 모습을 본 것이다. 엄마에게 남자가 생긴것일까.아님 일을 하면서 우연하게 만난 남자일까. 궁금증을 가지게 된 신이치, 하루야와 우연하게 바위를 찾고 그곳에 소라게를 키우기로 하고 소라게를 잡아 불로 지지면서 소원을 비는 의식을 취하던 중, 우연하게 그들이 빈 소원이 이루어진것 처럼 정말 돈을 줍기도 하고 나쁜 친구가 다치기도 하자 점점 소원은 겁잘을 수 없이 끝을 향해 치닫게 된다. 그렇다면 제일 무서운 소원이 무엇일까. 엄마에게는 정말 애인이 생긴 것일까. 하루야는 왜 아빠에게 얻어 맞기도 하고 밥을 굶기도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나루미는 왜 갑자기 신이치의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싶다고 하는지.

소설은 서서히 소라게처럼 두 소년과 소녀가 겪고 있거나 가지고 있는 비밀을 잠깐씩 들어내어 보여준다. 겉으로는 아무런 이상도 없는듯 보이는 그들속에는 소라게처럼 숨어야 할 감추고 싶은 아픔이 있었던 것. 그렇다면 어른들은 아픔이 없이 잘 살고 있는 것일까.할아버지 쇼조는 사고를 당해 왼쪽 다리를 무릎밑으로 절단하게 되었고 신이치의 엄마는 암으로 남편을 잃었으며 나루미의 아빠는 사고로 아내를 잃었다. 그 사고는 물론 신이치네와 연관이 있기도 하지만.그렇다고 하루야의 부모는 온전할까,무언가 하루야가 털어놓지 않지만 무거운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리고 월급날마다 술을 마시고 들어와 자신의 아들을 두들겨 패는 아빠, 문제는 무엇일까.

세 아이의 아픔은 점점 극에 달하듯 한 점을 향하여 달려간다. 그것은 어른들이 죽는 것, 신이치에게 엄마가 없다면 그가 존재할 수 있을까. 그들은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현재 보이는 현상 속에서 어른들이 잘못을 저지르고 보고 있다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결단을 내려고 한다. 신이치의 엄마는 우연하게 나루미의 아빠와 사귀고 있었던것,그것을 미리 알고 있던 나루미 또한 고민 끝에 신이치에게 다가왔는지 모른다. 적인 신이치엄마와 아빠가 만나야 옳을까, 아이들의 생각으로는 용납할 수 없는 일들은 어른들은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들은 걱정할 것이 없다. 소라검님에게 소원을 빌면 모든 소원을 들어주니 말이다. 늘 새로운 소라게로 바위웅덩이를 채워 넣으며 소라게를 잡아 의식을 치르는 그들이지만 그들 사이에도 알게 모르게 금이 가고 있다. 하루야는 친구인 신이치에게 협박성 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나루미와 하루야가 자신보다 더 친한듯 하여 질투를 느끼는 신이치, 처음엔 미스터리물이 아니던 것이 점점 미스터리 속으로 빠져 드는 느낌이 든다.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의식은 점점 전진을 하여 '살인' 을 의식화 하기도 하고 그 속으로 뛰어 들기도 한다. 

'확실하게 엄마는 예전과는 달라졌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눈앞에 있는 스미에가 갑자기 모르는 여자로 보였다. 자기 엄마도 아니거니와 죽은 아빠와 결혼한 사람도 아니다. 우연히 지금 이 집에서 집안일을 하고 있을 뿐인 여자로 보였다. 집안일이 끝나면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돌아가서 다른 남자와 지낸다.' 아빠를 암으로 잃었기에 더이상 잃고 싶지 않은데 엄마가 달라졌다. 그 이유만으로 엄마를 냉대하는 소년, 그래서일까 더욱 나루미를 하루야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은데 자신보다 하루야와 더 친해져가고 있는것 같다. 그리고 엄마의 애인이 다름아닌 나루미의 아빠란 것이 믿어지지 않고 있을수도 없는 일이다. 자신의 아버지는 게와 같은 종양에 빠먹혀 들어가며 죽어갔는데 어떻게 나루미의 아빠와 사귈 수 있단 말인가. 

그런 신이치에게 친구가 생긴 것이다. '친구는 신기하게도 질리지가 않아. 어른이 되어 이틀이고 사흘이고 계속해서 만나면 바로 싫어지지만, 어릴 적에 만나는 친구는 그렇지 않아. 그건 도대체 뭐가 다른 걸까?' 쇼조의 말처럼 신이치의 친구인 하루야와는 얼마 가지 않을듯 했는데 그들 사이에 비밀과 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들은 친구로 진행되어간다. 날마다. 자신보다 생각이 늘 앞서가는 하루야, 그의 아픔의 깊이를 전해 듣고는 신이치는 그에게도 소원을 이룰 기회를 만들어 준다. 하루야의 소원은 무엇일까.그 역시나 아빠의 폭력에서 벗어나려면 폭력을 휘두르는 상대가 없어지거나 폭력이 없어져야 할 것이다. 그가 늘 쓰는 글자 '네' 는 '죽음' 을 뜻한다는 것을 읽고는 그 글자 속에 그의 아픔이 함축되어 있음을 본다. 어른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휘두를 수 있을것 같았는데 하루야 또한 아버지에게 칼을 휘둘렀다가 어른 또한 '나약한 존재' 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이들만 성장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 또한 그들만의 '아픔 혹은 성장통' 있음을 그들도 소라게처럼 숨을 장소가 필요하고 때론 그렇게 나약한 자신을 숨길 수 있는 엄포물이 필요함을 느끼는 소년들, 그 소년들이 그려나가는 이 소설은 어쩌면 아픈 성장통을 그린 소설이다. 그 아픔이 어른들이 죽어야 끝나는 것으로 알기에 조금 섬짓함을 전해주는 그런 미스터리물이 물이 되었지만 어찌보면 사춘기의 소년과 소녀들이 겪을 수 있는 성장통을 아름답게 그린 한 편의 동화같다.

자신들의 아픔을 대변하고 그 아픔을 정당화 시키기 위하여 무언가 필요했는데 자신들이 늘 가지고 노는 '소라게' 가 딱이었던 것. 적으로부터 자신을 숨기기도 할 수 있지만 라이터불처럼 막다른 골목에 부딪히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소라게, 어른이건 아이건 우린 가끔 그런 그늘을 원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늘 그늘속에 숨어 있을  수만은 없다. 늘 그늘속에서 숨어 지내다보면 점점 나약해져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나약함을 벗어나 직접 행동에 옮기는 소년들, 자신에게서 소라껍데기를 벗어 던지려 했지만 어릴때 가지지 않았던 소라껍대기가 왜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필요하게 되는지, 바위 웅덩이에 소라게를 키우며 그들의 성장기를 보면서 자신들의 일생을 보듯 그리고 나약하고 실수투성이인 어른들을 보면서 어른의 모습을 미리 답습하듯 하는 소년들이 막다른 길에서 그래도 희망을 향하여 달려 가기에 소설을 아름답게 기억하고 덮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본성' 이란 무엇일까. 소라게가 소년들에 의해 바다가 아닌 산의 바위웅덩이로 옮겨지고 그 게들은 바닷물이 없이는 살 수 없다. 본성은 짠물에서 사는 것이기에 소금물이 없다면 살 수 없는데 소년들이 날마다 바닷물을 가져다 물을 바꾸어 주기에 그곳에서 소라게가 새끼를 낳을 수도 있었고 좀더 자라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떨까. 신이치가 혹은 하루야가 혹은 나루미가 아빠나 엄마를 잃는다면 자신들의 손으로 결단을 내어 자신들의 기본 바탕을 없애버린다면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었을까. 소설은 그런 질문 또한 던지는 듯 하다. 요즘은 아니 일본 소설을 보다보면 이런 패륜의 소설도 많고 점점 엽기적이고 패륜을 저지르는 살인과 사고도 많다.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고 그저 의식으로만 끝났다는 것 또한 이 소설은 많은 절제를 하고 있는 듯 하다. 두 소년과 나루미의 미묘한 심리묘사가 잘 묘사되고 전달되어 더욱 소설의 맛을 살려냈으며 그들의 의식속에 자리한 살인을 현실화 하지 않았기에 아픈 성장통으로 끝나버린 시간들, 그 나이는 누군가 밉다며 죽이고 싶고 해를 가하고 싶기도 한 나이다. 그것이 모두 현실이 될 수는 없다. 생각속에서 선을 갏아 먹고 악을 자라게 하는 게와 같은 종양을 키우지 않게 하기 위해 사춘기 딸들에게 좀더 잘해 주어야 할 듯,좀더 관심을 가져 주어야겠다고 느끼며 읽은 소설이다. 소설을 덮고 나니 <섀도우>가 더 읽고 싶어졌다. 다른 책들에서 펼쳐지는 미스터리를 빨리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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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에 불이 났어요..군자란 꽃불























사랑초


무늬조팝

 
브론페시아(쟈스민)과 게발선인장도 꽃이 피려고 준비중..


이름을 까먹었다는..다육이도 꽃이 피려고 꽃대가 나오고 있고..


도라지싹인지 더덕 새싹인지..암튼 작년에 열매 맺힌 것을 화분에 그냥 두었더니 싹이 나왔다


더덕과 도라지 새순이 나오고 있다..


대파는 요즘 잘먹고 있다..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심고 가신것...ㅜ





화단에 하루만 들어가지 않아도 정말 몰라보게 달라져 있다.
군자란이 하루가 다르게 활짝 피고 있어 그야말로 울집 화단은 불이 난것처럼 화사하다.
주황빛 군자란이 너도나도 다투어 피고 있어 베란다 화단이 화안하다.

이녀석들은 나의 결혼생활과 맞먹는다. 처음 두개로 시작한 군자란, 근 20여년이 다 되어가니
그 꽃대로 세월을 판가름하고 있다.해마다 나오는 꽃대의 수가 다르다.
분갈이를 할때마다 친정엄마도 언니도 친구도 이웃집 언니들도 나누어 주었는데
화분마다 분갈이 해주어야할 새끼들이 가득하다. 그래서그런지 여기저기서 꽃대들이 삐죽삐죽,
올핸 34개의 꽃대가 올라왔다. 언니도 두서너개 심어 주었는데 가게가 바빠서 관리를 못했는지 
보이지 않고 친정 엄마는 작년에 이쁘게 피었다 하고 친구도 이쁘게 핀 듯 하다.
봄을 정말 잘 알려주는 친구다. 나와 늘 함께 하기도 하고 봄이면 늘 어김없이 화려한 꽃을 보여주니
이름값을 하는 녀석이기도 하다. 정말 멋쟁이다.

화무십일홍이라고 이쁜 꽃이라 해도 시간이 지나면 지고 만다. 먼저 피었던 녀석이 서서히 지고 있다.
지금 한창 이쁘게 피고 있는것이 있는가 하면 꽃이 후두둑 떨어져 내리는 것도 있다.
이것은 꽃이 지고나면 씨가 맺힌다. 그 씨를 심어도 나긴 하지만 크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지금이 절정인지 오늘 화단은 그야말로 불 불 불 꽃불이다.

사랑초 뿌리나누기를 하여 다시 심은것도 새로 잎이 나오고 꽃대가 나오고 있다.
양지녁에 있는 것이 더 먼저 잎과 꽃대가 나오고 있고 그늘에 있는 것은 감감무소식이다.
그런가 하면 무늬조팝도 활짝 폈고 목베고니아도 활짝 피고 브론페시아도 피려고 봉오리가 부풀고 있다.
꽃치자와 브론페시아가 피면 집안에 향기가 진동할 듯 하다.
올해는 브론페시아 꽃망우리 많다. 그만큼 쟈스민 향에 한동안 취할 듯 하다.

새로 돋아난 은행잎도 많이 나오고 게발선인장에서는 꽃망울이 살짝 보인다.
시클라멘도 아직도 왕성하게 꽃을 피우고 있고 씨를 심어 키운 녀석들도 꽃대를 하나 둘 올리고 있다.
다육이에서는 언제 꽃대가 올라왔는지 모르게 훌쩍 올라 와 있다.

실외기 베란다에는 라일락이 꽃망울이 올리고 있고 친정엄마가 주신 대파도 씩씩하게 크고 있어
요즘 요긴하게 먹고 있다. 그런가 하면 더덕화분에는 싹이 보이지 않아 돈나물을 뽑았더니만
더덕싹이 보인다. 도라지싹과 함게 올라오고 있는데 작년에 맺힌 도라지와 더덕열매를 화분흙 위에
그냥 올려 놓았더니만 모두 발아를 했는지 온통 새싹이다. 화분이 크다고 해도 도라지가
더부살이를 하고 있고 새싹이 많이 올라온다면 올해는 비좁아서 이사를 해주어야 할 듯한데
뿌리가 있는 녀석들이라 걱정이다. 집안밖 화단에 봄이 가득이다.
무릇 잎은 보이는데 상사화잎은 아직 보이지 않아 화분을 한번 뒤집어 엎을까도 생각중인데
화분이 많다보니 하나를 손대면 여기저기 손이 가야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그냥 보고만 있다.
그래도 어김없이 봄을 보여주는 녀석들, 내겐 이쁜 녀석들이다.
한동안 군자란을 보는 재미에 그리고 그녀석과 노는 재미에 봄이 바쁠듯 하다.


20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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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동산에 할미꽃 꼬부라진 할미꽃



할미꽃



날이 넘 좋다. 사월이 되고나니 봄빛이 완연하다.
날이 좋으니 아침부터 싱숭생숭, 마음이 뒷산으로 달려간다.
아침에 잠깐 볼일을 정리하고는 산에 갈 준비를 하는데 여시는 내가 모자만 써도
벌써 외출할것을 눈치채고는 깽깽 거린다. 저도 데리고 나가 달라고..
하지만 심장이 좋지 않다고 하니 산행은 무리다. 밖에 외출도 녀석에겐 추울 수 있으니 삼가.
혼자 가기로 하고는 물병을 챙겨 들고 베란다 문을 열어 놓고 나갔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산에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더니 한 둘 겨우 점심시간을 이용한 산행객들이 보인다.
사무실이 가까이 있는지 양복입은 신사들도 구두차림에 산을 찾는다. 낮은 뒷산이니 그리 무리는 없을듯..
그런 모습을 산에서 만나면 참 이상하지만 그래도 자주보니 이상하지도 않다.
혼자 쉬엄쉬엄 오르는데 양복아저씨들이 서너명 뒤에서 두런두런,
오라막이라 숨이 가빠 난 천천히 올랐다. 벌써 나무의 새순을 뜯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제 겨우 새의 부리만큼 나왔을래나 정말 세상구경 이제 겨우 며칠 한 것들 모두 뜯어 봉지에 담는
부부가 괜히 미워진다. 좀더 파릇한 봄을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새순또한 더 많은 시간을 
세상구경하게 놔두지 이제 겨우 삐죽 나온것들을 모두 뜯을께 뭐람...

오늘은 어제보다 더 많은 새 잎이 나왔나보다. 약간 연연두빛 숲이 보인다.
마른가지만 있던 겨울숲하고는 색이 완연히 다르다. 오르다 잠시 멈추어 서서 바라보니
정말 작은 잎들이 보인다. 삐죽 세상에 나와 세상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지.
양지꽃도 제법 보인다. 처음 양지꽃을 찾을 때는 잘 보이지 않던 것이
이제 여기저기 그래도 노랗게 눈에 띈다. 
정상에 올라 크게 숨을 들이 마시고는 묘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은 나의 아지트처럼 할미꽃이 지천으로 있는 곳이다. 사람들은 묘지라 잘 내려가지 않는다.
위에서 그냥 바라보고 만다. 하지만 내겐 그곳은 보물이나 마찬가지,제비꽃도 양지꽃도
그리고 할미꽃 봄구슬붕이 등 꽃이 참 많다. 개나리도 피려고 노랗게 물들었다.

할미꽃이 오늘은 활짝 피었다. 꽃이 피고나니 더 많아 보인다.
작년에 핀 꽃의 홀씨가 날려서 새로 돋아난 것들인지 아주 작은 것들도 많다. 
땅에서 손가락 한마디 두마디 정도 올라온 것들이 그래도 할미꽃이라고 꽃대를 올렸다. 귀엽다.
할미꽃을 여기저기 찾아 벌처럼 자리를 옮겨 다니며 조우를 했다. 
꽃이 활짝 피고 나니 더 이쁘다. 자주빛 속에 노란 얼굴이 숨어 있다. 
겉표면의 보송보송한 하얀 솜털은 정말 이쁘다. 
꽃이 피면 벌과 나비들은 어떻게 알고 찾아 오는지...

할미꽃을 만나고 생강나무 꽃의 향을 맡고는 하산길로 접어 들어 콧노래를 부르며
혼자 숲을 온통 다 차지하고 걷는다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진달래는 이제 며칠 있으면 필 듯이 봉오리가 한참 부풀었다.
생강나무의 노란 꽃과 산수유 때문에 여기저기 노랗게 콕콕 점 찍어 놓은듯 물들어 
산은 서서히 잠에서 깨어난 듯 보인다. 

오솔길을 걸어 끝까지 갔다가 다시 온 길을 뒤돌아 나오는데 오르막이다.
양지녁에는 양지꽃이 노랗게 피어 있고 쑥도 제법 많이 나와 있다.
앉아서 쑥이라도 뜯어야 할 것만 같은데 제법 덥다. 오늘은 속에 얇은 티를 입은것이 다행이다.
모자속은 땀이 줄줄 흘러 내려 머리가 덥다. 조금 늑장을 부린 것이 이렇게 땀으로 보답을 한다.
내일은 미루지 말고 아침에 일찍 와야 할 것만 같다. 
하산길에 제비꽃을 한 번더 보고는 녀석을 담았다. 그리곤 시원한 물한모금 마시고 산을 벗어났다.
산에서 땅을 일굴 수 있는 곳은 벌써 사람들이 농작물을 심을 준비를 한다. 
봄은 모두를 바쁘게 한다. 꽃이 피니 벌과 나비도 바쁘고 사람 또한 바쁘다.
나 또한 날이 따듯하니 산을 찾기가 수월하다. 아니 날마다 산에 오고 싶어 싱숭생숭이다.
진달래가 피고 산벚꽃이 피면 더 이쁜 풍경일텐데 아직은 준비하는 봄이 싱그럽기만 하다.


2011.4.4










 

 

 

 
할미꽃


양지꽃



 








꽃잔디


생강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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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에서 만난 봄꽃들,제비꽃 할미꽃 양지꽃






오늘도 날이 너무 좋다. 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니 뿌연 안개, 날이 좋을것 같아
먼저 뒷산을 보고 저 멀리 저수지를 보니 나가고 싶다.
베란다를 돌며 한바퀴 초록이들 물을 주고 녀석들과 눈데이트를 마치고 
잠시 오늘의 모습을 담아 준 후에 나가려고 챙기는데 벌써 마음이 싱숭생숭,
그렇게 물 한병에 디카를 챙겨 들고 서둘러 나갔다.

한번 시작하고나니 이제 시작은 어렵지 않은데 날이 더워지고 있다.
어제와 다르게 오늘은 더 더운듯 하다.어제와 똑같은 복장인데..
팔을 걷어 올리고 웃옷의 지퍼도 내리고 그래도 모자속에서 땀은 줄줄..
오르막을 조금 오르고 쉬고 잠시 바람을 느끼다 다시 오르고 그렇게 몇 번을 쉬다가
정상에 도착, 내가 사는 곳을 한바퀴 둘러 보니 좋다. 
봄빛이 가득한 것이 느껴지는 동네...

그렇게 정상에서 잠시 멈추다 할미꽃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그 부분에서 계시던 아저씨가 묘지로 향하니 자꾸 쳐다본다. 그래도 기분이 좋다. 할미꽃을 만나러 가니..
벌써 눈은 할미꽃을 찾고 있다. 그런데 어머나 어머나 지난날보다 더 많은 꽃들이 올라오고 
그리고 활짝 핀 것도 있다. 지난날엔 보이지 않던 녀석들도 언제 삐죽 올라와 있는지..
작은 것들이 땅 속에서 꾸물꾸물 무슨 꿈을 꾸고 있었길래 이렇게 수수하니 이쁠까..
녀석들과 조우하여 그 모습을 담는데 땀이 뚝 뚝 흘러 내린다. 
바람에 마른잎들이 스치는 소리가 누군가 뒤에서 덮쳐 오는것 같아 몇 번을 뒤돌아 보다가 포기,
혼자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계속 할미꽃을 담았다. 이 할미꽃을 보니 동강할미꽃을 보고 싶다는 생각..
그래도 이렇게 산에서 할미꽃을 만난다는 것이 어디인가... 정말 보물찾기다.

할미꽃을 만나고 생강나무가 있는 곳으로 갔다.
향이 좋아 그 향을 쫒아 온 벌들이 벌써 윙 윙 거리며 이 꽃 저 꽃 바쁘다.
노란 생강나무 꽃이 활짝 피었다. 앙증맞은 보슬보슬한 꽃이 노랗게 점점이 있어 
누군가 콕 콕 한 점 한 점 찍어 놓고 간 듯 하다.
거기에 벌들이 있으니 더욱 생기가 넘쳐난다. 꽃에는 역시 벌이 있어야...

생강나무 노란꽃도 만나고 오솔길을 따라 하산길을 접어 드니 괜히 콧노래가 나온다.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내리막을 지나 오솔길로 접어 들어 소나무숲이 있는 곳으로 갔다.
가슴 깊이 피톤치드를 들이마시듯 소나무향을 맡으며 오솔길을 걷고
길이 끝나는 곳에서 시원한 물을 마시고는 다시 턴, 그렇게 왔던 길을 따라 오는데
멀리 밭에는 봄나물을 뜯는 모습도 보이고 봄이라 그런지 흑염소 한 마리 길을 잃고 헤매인다.
녀석의 '음메...음메....' 하는 소리가 봄바람을 타고 멀리 멀리 흩어진다.

흑염소 소리를 듣다가 하산길을 살펴보니 어머나 오마나 '제비꽃이다'
마른 풀잎 속에 숨어서 그 소박한 보랏빛 꽃을 앙증맞게 피우고 햇살 속에 웃고 있다.
올해 처음 만난 제비꽃이라 더욱 마음이 설레인다. 오늘은 노란나비도 몇 마리 보고
정말 행운이다. 제비꽃을 찍고 보니 양지꽃도 있다. 양지에서 피는 양지꽃,
봄은 이렇게 겨울을 이겨낸 단단한 땅의 저 밑바닥부터 오는가 보다.
몸을 낮추고 눈을 낮추어야만 봄을 찾을 수 있다. 
좀더 낮은 자세로 한 해를 맞고 낮은 자세로 삶에 임하라는 자연의 가르침처럼 
오늘은 할미꽃 양지꽃 제비꽃을 따라 몸을 낮추고 눈을 낮추고 마음을 낮추어 봄을 맞는다.
아니 봄을 찾는다. 그렇게 찾은 봄이 정말 값진 보물처럼 내 안에 자리한다.
하나를 찾으니 두번째 찾는 것은 더 쉽다. 아니 더 많이 보인다.
무엇이든 처음 시작이 어렵고 처음 찾기가 어렵다. 찾고 나면 쉬워진다.

봄꽃들을 만나고 나니 정말 몸이 가볍다. 마음도 가벼워 집안에서는 느끼지 못하던
그 무언가가 가득 찬 느낌이다. 햇살도 좋고 바람도 좋고 새소리도 좋고
그리고 봄꽃인 생강나무꽃 할미꽃 양지꽃 제비꽃 만나고 가는 길이 정말 즐겁다.
산을 벗어나 아파트 담장에서 노란 민들레도 만나고 활짝 핀 산수유도 만났다.
아파트 화단 오솔길에서는 새 한마리다 날아가지도 않고 쫑알쫑알,
녀석도 몹시 바쁜가보다 봄맞이로..
오늘은 그렇게 봄맞이로 바쁜 노란나비며 벌이며 흑염소며 산새며
그리고 봄꽃들로 그야말로 봄을 가득 충전했다.


2011.4.1





 

 

 




할미꽃




 


양지꽃



 
제비꽃







생강나무에 꽃이 피었다. 벌이 무척이나 바쁘다

 
나무도 사람도 서로 의지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지난 겨울의 흔적


진달래는 요만큼~~~


노란 민들레도 피었어요




노란 산수유도 피었어요

 
새들도 바쁜 봄날~~


봄은 무슨 색일까요.. 봄은 무슨 색으로 먼저 시작될까요..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노란색 보라색 분홍색...
오늘 찾은 색은 노란색과 보라색인데 또 어떤색으로 피어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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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란이 활짝 피었습니다













오전에 찍은 꽃







 


오후에 찍은 꽃



울집 화단에 불이 난것 같다. 군자란 꽃이 활짝 피어 그야말로 주홍빛으로 물들었다.
봄이면 화려함을 내게 선사는 녀석들...
올봄에도 내게 믿음을 군자란 때문에 행복하다.

오전에 잠깐 들어가보니 몇 개 안피고 모두 핀 듯 한데
오후에 햇살이 좋을때 들어가니 더욱 화려한다.
며칠동안은 녀석들 보는 재미에 살 듯..
삼월 그리고 사월 녀석들이 있어 행복 그리고 환희...

내일도 녀석들은 오늘보다 조금 더 활짝 핀 모습으로 반겨줄 것이다.
그리고 어떤 것은 마무리를 준비할 것이다.
삶도 인생도 그런 것이다. 피는 날이 있으면 지는 날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활짝 핀 모습으로 사월이 밝았다. 
군자란이 활짝 핀 것처럼...


20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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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4-01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화사하고 좋습니다..멀리있는 꽃도 아니고 그야말로 코앞 베란다에서 이 생생함을 느끼시니 서란님 행복하시죠? ^^

서란 2011-04-01 14:59   좋아요 0 | URL
요즘은 날마다 녀석들 보는 재미에 산답니다.
군자란이 활짝 피어 그야말로 환해요..,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