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막내의 졸업식

 

 

오늘은 울집 막내딸의 고3 졸업식 날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고 그렇게 고등3년을 보내더니

그래도 이렇게 졸업식이라는 마침표까지 오게되니 시원섭섭하다. 녀석도 지난 시간에는 모든게

싫다고 하더니 슬슬 졸업식날이 가까워오니 아쉬워하는 표정,모든 것은 지나고나면 아쉽고

그리워 지는 법이라 해도 아직 어려서 잘 모르는듯 하더니 이제 그 시간이 닥쳐오니 아쉬운가보다.

친구들과 좀더 함께 있고 싶어하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 대학이라는 것이 불안하기도 하고...

 

큰딸은 제 동생 졸업식이기도 하고 은사님들 뵈러 좀더 일찍 가겠다고 어제는 그렇게 난리는

치더니만 오늘 아침 피곤한 중에도 일어나 녀석을 깨워 서둘러 준비하고 가라고 했더니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날도 춥고 피곤하기도 하고...나도 날이 추우니 맘이 움직이질 않는다. 날은 정말

왜이리 추운지.. 그곳에 가면 더 추운데.. 그래도 기숙사 짐을 빼야하니 식구가 총출동해야 하는데.

졸업식날에 짜장면은 기본으로 먹어줘야 하고... 옆지기도 바쁜 와중에 잠깐 외출을 나와야 하고.

암튼 막내가 고등학교 졸업이라니 만감이 교차한다.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하고.

 

올해는 두녀석이 함께 대학에 들어가니 정말 정신이 없다. 쌍둥이를 키웠다면 어떠했을까?

연년생이라 쌍둥일처럼 키웠는데 대학은 큰놈이 한발짝 물러나 동생과 함께 가게 되었으니

이제 시작은 함께 하게 되었으니 쌍둥이 아닌 쌍둥이가 되었다. 덕분에 명절은 포기해야할 상태,

아무 생각이 없다. 녀석들 등록금 넣고 이제 기숙사를 또 기다리고 있으니 정말 앞날이...

하지만 모두가 거치는 통과의례처럼 그렇게 삶은 이어지는가보다.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살아가게 되어 있다. 아침을 먹고 있는 큰놈에게 '엄만 이번 명절 패스야..명절이 다 뭐라니

너희들 학교 보내는 것 때문에 엄만 정신없다.세배돈은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 했더니 저흰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꼭 챙겨야 한다나. 엄마 주머니에서 나갈 돈이 없는데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아야 서로가 편하지.이럴 대는 명절도 다 싫다.거기에 난 팔도 제대로 쓰지 못해 미안하기만 하다.

집에서도 겨우 겨우 움직이고 있는데 괜히 모두가 모이는 시간에는 덤만 될 뿐이니.

 

암튼 날도 추운데 얼른 준비하고 꽃다발 사들고 졸업식에 가야하는데 정말 발이 안떨어진다.

왜 이리 추운거지.졸업식이라 추운것인지 명절이라 추운 것인지.명절이란 생각은 하나도 안들고

그저 녀석들 졸업과 입학만 내 앞에 있는 것 같다. 생각 같아서 혼자 집에서 조용히 쉬고 싶다.

아픈 팔은 치료를 다녀도 집에서 자꾸 사용하게 되니 진전이 없다.샘 또한 그런 내 팔을 보고

고개를 갸웃뚱, 이젠 통증에도 담담해지고 익숙해져서인지 그런가보다 하고 진통제 한 알로

버티는데 익숙해졌다. 내가 아픈 것은 괜찮지만 친정엄마께는 아픈 모습 보이고 싶지 않고

가족이 모두 함께 모이는데 괜히 집중의 대상이 되고 싶지도 않다.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닌 명절인데

괜히 기분이 묘해지는게 명절이다. 거기에 딸들은 다시 객지로 내보내야 하는 준비도 거쳐야 하는데

맘이 싱숭생숭이다. 새로운 출발이라는 것은 좋은데 그 시간에 나이가 들수록 익숙해지기 보다는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나 나이를 먹고 있긴 있나보다.건강한 명절 행복한 명절이 되길...

그리고 졸업을 하는 막내야,축하하고 고생이 많았다. 지금까지의 고생은 앞으로 네가 가려는 길의

디딤돌이 되어 너에게 희망으로 분명 다가올 것이야. 새로운 출발 축하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네 꿈을 꼭 이루길 바란다. 축하해 그리고 사랑해.

 

20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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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3-02-08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조카도 오늘 졸업식인데,,중학교 졸업식을 대학교 강당을 빌려 성대하게 하는지 동생은 졸업식에 가고 엄마 가게를 못가는것이 좀 불안하고 엄마도 가게 문 못닫고 손주 졸업식에 못가는게 마음에 쓰이는 모양입니다 날이 정말 추운데,,정말 올 명절은 명절이란 기분이 저도 들지 않네요, 1월에 타격이 좀 커서,,그래서 든든한 두아드님 보시면서 힘내세요, 모두 엄마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거랍니다, 아드님 졸업 축하드려요,,감기 걸리지 않게 옷 따스하게 입으세요,,

서란 2013-02-08 22:08   좋아요 0 | URL
오늘 졸업식 많이들 했나봐요.저희집 막내딸은 저희들이 늦게 가서 투덜..ㅋㅋ 그래도 자장면도 사주고 먹고 싶다는 탕슉도 사주고.. 이런것은 가족행사인데 말이죠.모두가 함께 했다면 좋았을텐데.. ㅋㅋ 저희집 두 딸이에요..명절 잘 보내세요~
 

얼큰얼큰 쫄깃쫄깃 빨간 국물의 얼큰닭칼국수

 

 

하얀색의 담백한 국물의 닭칼국수를 먹었더니 이젠 얼큰한 빨간 국물의 얼큰한 닭칼국수가

먹고 싶기도 하고 옆지기가 먹지 못하여 얼큰닭칼국수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날이 너무 추어져서

밖에 나가기가 싫다는 것,하지만 어쩌랴 배고픈 자,아니 밥을 해야하는 내가 갈 수 밖에.

그런데 날도 정말 춥지만 길이 무척이나 미끄럽다. 눈이 내렸을 때는 모두 녹을 것만 같더니

갑자기 닥친 한파에 꽁꽁 얼어 무척 미끄러워 조심조심 살살 걸어가야 했다.

 

 

*준비물/ 닭 한마리,칼국수,감자,무우,양파,대파,편다시마,고추가루,통마늘,다지마늘,팽이버섯...

 

*시작/

1.닭에 물을 넉넉하게 붓고 편다시마 소주 후추 생강가루 다진마늘 통마늘 등을 넣어 한소끔

먼저 끓여준다.

2.한소끔 익혀 낸 닭에 감자 팽이버섯 고추가루 고추장야념 등을 넣고 끓여준다.

3.먹기 전에 칼국수를 넣고 끓여준다. 

 

 

닭은 집앞 포00에서 사고 슈퍼에 칼국수를 사러 갔는데 아저씨가 추운 날에 뭘 맛있는 것을

해 먹으려고 사러 왔냐고 물어 본다. '얼큰한 닭칼국수 해먹으려고요..' 말하고 나니 정말 맛있을까?

추운 날에 정말 내가 사러 나와야 했나.춥다고 먹지 않은 것은 아니니 무언가는 해 먹어야 하는데

한번 생각하면 실행에 옮겨야 하는 성격이라 얼른 해먹기로 결정한 것이다.혹시나 해서 밥을

안쳐 놓고 나왔는데 옆지기가 일이 밀려 늦는다고 해서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하기로 했다.

 

 

얼큰하게 하기 위하여 청양고추도 듬뿍 넣고 고추가루에 고추장을 듬뿍 넣었다.

그런데 날이 추워서인지 맵지 않다는 느낌.. 추운날에는 얼큰한 것이 먹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 일이 밀려서 늦게 온다는 옆지기,춥기도 하고 낼은 막내 졸업식이라

일찍 왔단다. 막 끓이고 있는데 말이다.

 

 

 

요거 한가지 해 놓고 식탁 가운데에 놓으면 다른 반찬은 없어도 된다.아니 김장김치 한가지만

꺼내 놓고 먹어도 충분하다. 막내가 없어서 아쉽지만 칼국수가 남았으니 한번더 해먹어야 할 듯.

암튼 식구들이 모두 먹느라 조용하다. '맛이 어떠요? 왜 이리 조용하데요..?' 했더니 맛있어서

먹느라 정신이 없단다. 칼국수는 쫄깃쫄깃하고 닭고기를 폭 물러서 잘 발라지고 국물은 얼큰하면서도

맛있다. 무와 양념해 놓고 먹는 고추장을 넣었더니 달짝하다.  큰딸이 이것을 보더니 '엄마,이거

닭볶음탕 아냐?' 뭐 비슷 아니 똑같지.거기에 물을 더 붓고 칼국수를 넣었다 뿐이지.ㅋㅋ

암튼 칼국수를 넣어 먹으니 더 맛있다. 밥은 그냥 남고 칼국수를 먹느라 모두 바쁘다.

한접시 비우고 났더니 배가 부르다. 어묵탕 해먹고 남은 무도 조금 넣고 김장김치도 쫑쫑 잘라서

조금 넣어 주었더니 더 맛있다.암튼 저녁에 '얼큰닭칼국수' 덕에 행복한 저녁이 되었다.

 

20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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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구혜영 옮김 / 창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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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다른 책들을 그래도 나름 읽었는데 왜 이 책은 구매를 해 놓은지가 한참 되었는데 왜 읽지 않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그러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은 후에 다시 그의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에 우연하게 집어 들게 되었다. 에도가와 란포상 수장작이며 오늘날의 히가시노 게이고가 있게 만든 데뷔작인 <방과 후> 이 작품에서도 그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함께 추리소설의 단골 메뉴인 '밀실트릭'을 교묘하게 한번 더 비틀어 줌으로 인해 재미를 더했다. 그런가하면 여고생들이 심리묘사와 양궁을 교묘하게 엮어 재밌는 추리소설로 거듭나게 함으로 인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하였다.

 

최근에 읽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엔 좀 뭐한 한편의 동화와도 같다고 해야하나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는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교묘하게 얽혀 정말 읽으면서도 따뜻한 기적을 만나는 것과 같은 작은 감동을 주는 소설을 만들어 냈는가 하면 <매스커레이트 호텔>에서는 손님처럼 머무르다 가는 '호텔' 모두가 가면을 쓰고 이곳에서 와 자신을 감춘 가면뒤의 삶을 이어나가듯 하는 이야기를 풀어내 지금까지의 그의 소설과는 조금 다르다 생각하며 읽었는데 그런 소설들을 만나다보니 처음엔 그의 글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며 안읽은 작품을 골라서 읽어보게 된 것이 <방과 후>이다. 그는 대학교때 양궁을 한 경험을 살려 이 작품에서도 양궁부 고문을 맡는 여고 수학교사의 삶을 그린다. 이공계를 나온 그의 저력을 나타내듯 철두철미하게 이야기들은 서로 교묘하게 얽혀 있으면서 이 소설은 처음에 '밀실트릭'을 던져 놓고 모두가 밀실트릭에 집중하는 사이 또 다른 밀실트릭의 반전을 꾀한다.

 

밀실트릭과 알리바이,완전한 밀실트릭이란 있을 수 없다. 그것 또한 범인들이 교묘하게 만든 트릭일 뿐이다.그렇다면 누가 '밀실트릭'을 만든 것일까? 세번이나 죽을 뻔한 위기를 맞게 되었던 마에시마, 왜 누가 그를 죽이려고 하는 것일까? 무슨 이유로 자기를 죽이려 하는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럴만한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 그는 죽을뻔한 것일까? 자신이 원해서 교사가 된 것도 아니고 집을 떠나 멀리 갈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교사가 되었고 결혼 또한 사랑보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처럼 하게 된 마에시마, 아이들에게 수학이 결코 재미있는 학문이 아니란 것을 알면서도 '기계'처럼 수업을 이어나간다.그런 그의 학교는 방과 후 '동아리'활동에 적극적이다. 양궁부며 육상부며 학교는 무엇으라도 지명도를 알리기 위하여 노력하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적이 없다. 그런 가운데 마에시마가 죽음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교장에게 말해도 교장은 귓등으로 듣기만 하면서 자신의 아들 결혼 문제만 논의하는 가운데 생각지도 못한 학생지도부 선생이 청산가리가 든 음료수를 마시고 죽게 되는데 밀실에서 죽음을 맞게 되고 그에 연관이 된 사람을 찾게 되는 경찰과 마에시마,그의 눈에 들어 온 사람들을 하나씩 캐보지만 딱히 알리바이가 드러나게 되고 난관에 부딪히는 가운데 가장행렬에서 두번째 살인자가 나오게 된다.

 

정말 '마에시마선생'을 노리고 누군가 살인을 저지른 것일까? 밀실트릭이라 여겼던 '첫번째 살인'에 의문점들이 드러나게 되고 오점 투성이의 여학생들의 생활이 속속들이 드러나게 되면서 정말 '살인'을 저지를만한 타당한 '이유'가 될까 하는 문제들이 거론된다. 여학생들은 어떤 이유로 남을 죽이고 싶다고 느낄까? 자신의 무엇을 침해 당했을 때 그런 생각을 하게 될까? 아직 어른이 아닌 '어른아이'라 할 수 있는 사춘기 소녀들, 그녀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지며 먼 여고시절의 생각도 더듬게 만들면서 이야기 속으로 깊게 침잠하게 만든다. 그런가하면 여고의 두 살인사건과 함께 마에시마의 결혼생활 또한 순탄지 못함이 그려진다. 마에시마는 아내가 첫 아기를 가졌을 때 '아직'이라는 이유로 아내가 간절히 원하는 아기를 지우게 만들어 그녀 앞에서 아기이야기는 금기어나 마찬가지다. 그런 그녀가 이제 겨우 안정을 찾고 마트에 일을 나가는데 그녀의 아내가 요즘 뭔가가 변했다. 아주 미묘하게 변한 차이를 느끼는 마에시마,그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부평초와 같은 나날을 이어간다.

 

마에시마를 노렸던 살인에 왜 다른 선생이 죽게 된 것이고 용의자로 올랐던 요코나 아소선생은 이 살인과는 어떤 관계가 있으며 밀실트릭을 풀어낸 그녀는 왜? 교묘하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복선을 따라가다 보면 범인을 알아낼 수 있는데 그 마지막이 또한 인상에 남는다. 범인을 만인 앞에 세우는 것도 아니고 경찰이 풀어내는 것도 아니고 선생이 두 살인사건에 대한 모든 것을 풀어내면서 그 또한 일대일로 풀어낸다. 어른에게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것들이 여고생들에게는 '살인'까지 가게 만든다.정말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죽음가지 이르다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나이라고 본다. 나 또한 그 나이의 딸들을 둘이나 두고 있다보니 별거 아닌 문제에서도 크게 싸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아이들은 그냥 넘길 수도 있는 문제에 걸려 넘어지는 나이가 또한 그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데 여고생들의 심리묘사와 학창시절을 잘 그려내며 추리소설속에 양궁을 또한 재밌게 잘 풀어내어 읽는 재미를 주는 추리소설인듯 하다. 저자의 추리소설에 대한 저력이 보인다. 너무 다작을 내는것 아닌가 하는데 그의 어디에서 그런 많은 이야기들이 샘솟아 나는지 궁금하다. 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저자 또한 한 권의 책이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는 이야기를 읽으니 더욱 올해는 책과 친하게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보며 읽지 않고 쌓아 두었던 책들의 먼지를 털어내야겠다는 생각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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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정목 지음 / 공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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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베란다는 모두가 화분으로 가득 들어차 있다.갯수를 셀 수도 없이 많은 화분들,처음엔 그렇게 많은 식물을 키우려고 한 것이 아니라 하나 둘 키우다보니 새끼가 번지고 삽목을 하고 남이 키우다 버린 것을 주워 오기도 하고 기억하고 싶은 날을 기념하며 나무를 싶고 은행나무 밑에서 은행알이 떨어져 싹이 난 것을 뽑아다 심은 것들이 지금은 울창한 숲처럼 자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늘 필요한 것이 화분과 분갈이용토이다. 화원에서 분갈이용토를 사다가 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어느 날은 뒷산에서 흙을 퍼다가 분갈이를 했더니 민달팽이도 있고 달팽이도 있고 언젠가는 청개구리 한마리가 봄에 핀 군자란 위에 있는 것이다. 겨울잠을 자고 있는 녀석을 퍼왔던 모양이다. 다른 것은 다 괜찮은데 '민달팽이'가 문제다.처음 한마리는 귀엽다고 그냥 두었더니 녀석이 새끼를 퍼뜨려 그야말로 민달팽이 천국과 같은 날이 오기도 하여 몇 날 며칠은 늦은 시간만 되면 베란다에 나가 민달팽이를 잡는 것이 일이었다.녀석은 해충이다. 식물을 갏아 먹기도 하고 식물위를 기어다녀 그야말로 끈끈이 액을 모두 묻혀 놓고 하여 모두 잡겠다고 했지만 낮에는 숨어 버리는 녀석을 모두 잡는다는 것은 아직도 안되고 있다.

 

달팽이는 정말 느리다.그것이 달팽이를 기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잣대로 녀석들을 보기에 그런 것이다. 녀석들의 눈으로 본다면 자신들의 움직임은 우주의 시계에 맞추어 잘 돌아가고 있는 것인데 인간의 눈으로 달팽이를 보면서 이야기를 한다.'느려도 너무 느려..' 하지만 그런 녀석들은 느리지만 제 나름의 할 일은 모두 한다. 식물을 갏아 먹고 흔적을 남기고 새끼를 번식하고.꼭 한국인의 입버릇처럼 '빨리빨리'를 외친다고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천 리 길도 한걸음부터 시작되고 우물 곁에 가서 숭늉을 찾는다고 찾아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스마트'시대에 살고 있어서일까 모든 것은 '스피드'로 결정하듯 '빨리빨리'를 밥먹듯 외치고 있다. 빨리빨리 한다면 마침표를 찍는 순간도 빨리빨리 오게 된다는 것을 왜 모르는 것일까? 연애인들처럼 정상에 빨리 올라가고 싶어하는 요즘 아이들,정상에 빨리 등극을 하면 그만큼 빨리 하산을 하게 된다는 것을 모르기에 자신의 실패를 위기를 받아 들이는 능력이 부족하여 그에 따르는 부작용도 많다. 스마트한 시대가 결코 좋다고 보지는 않는다. 정크푸드 보다는 아날로그인 거칠고 손이 많이 가는 슬로푸드가 다시 건강을 위하여 각광을 받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하나씩 손에 들고 스마트폰에 빠져 살고 있지만 나와 같은 경우 그런 것이 싫어 아날로그와 같은 것을 쓰는 사람도 분명 있다.

 

사람은 태어날 때 주먹을 쥐고 세상에 나오지만 마지막 마침표는 찍는 순간에는 모든 것 다 내려 놓고 주먹 쥔 손을 펴고 간다고 한다. 친정아버지의 마지막을 느낀 것은 함께 주무시던 친정엄마였는데 주먹 쥐고 자던 손을 슬며시 풀면서 손끝이 차가워져서 아버지가 가신다는 느꼈다고 한다. '내려놓음'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욕심을 쥐고 살고 있는가? 내려놓음을 하지 못해 늘 불안과 걱정,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안달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내려 놓고 한걸음 물러나 자신의 삶을 바라보게 된다면 정말 편안하고 좀더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을 남이 가진것은 모두 가지고픈 욕망에 하루라도 '내려놓기'를 실천하기 보다는 99가지를 가지고 1가지를 더 가지려는 사람들처럼 바쁘게 뛰며 무언가 성취하려 한다.그게 과연 행복일까? 그렇게 얻어서 '100'을 채운다고 행복일까? 정목스님의 글을 읽으며 '내려놓기'와 내 마음 통장에 귀한 말씀을 하나 하나 저축하듯이 그렇게 놓치고 싶지 않은 말씀이 너무 많아 밑줄 긋고 책 모서리를 접어 표시하느라 바빴다. 나 또한 참 많이 욕심을 부리며 살고 있고 지금까지 내려놓기 보다는 곳간에 쌓아 두려고만 했다. 모든 것을 쥐고 있는것이 행복인줄 알았는데 그것이 행복이 아니란 것을 말해준다.

 

' 제 친구 스님이 새벽안개가 자욱한 길에 쌀 배달을 가다가 사고가 나서 그만 한쪽 눈을 실명했어요. 같은 동네에 사시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쌀을 배달하다가 그렇게 되었으니 참 안타까운 일이지요. 그 스님 1년간 마음고생 하더니 어느 날 제게 '나 이제 안 울어.내겐 아직 눈 하나가 남아있고, 손도 발도 있잖아. 없어진 것보다 남아 있는 게 더 많아.' 이렇게 말하더군요. 정말 감동 먹었어요.이런 감동, 밥 먹듯이 먹었으면 좋겠군요. 남아있는 게 더 많은데도 늘 잃어버린 것만 생각하며 눈물 흘리는 우리에게 이 스님 말씀은 눈물이 쏙 들어가도록 합니다.' 물이 컵에 남아 있는 양을 보고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것과 같은 말처럼 '마음'이 문제였다. 잃은 것에 대한 아픔보다 남아 있는 것에 대한 감사가 오래도록 내 발길을 붙잡는다. 나 또한 여러번 사고로 병원신세를 지면서 깨닫게 된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삶은 '덤'이고 '감사'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요즘도 역시나 병원신세를 지고 있고 지난해에는 정말 위험한 순간까지 가기도 했지만 오늘 내가 숨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고 더 아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인지.요즘 많이 아파서 가까이 있는 식구들에게 투정을 많이 부렸다. 하지만 내 현재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런가하면 사람을 미워하고 증오하는 것이 얼마나 사진에게 큰 해를 입히는지 말해준다. 분명 나 또한 지금까지 짧으면 짧은 생을 살면서 미워하고 증오하는 대상이 분명 있었다.그런 시간으로 인해 몹시도 내가 힘들었던 시간, 하지만 그런 모든 것들을 마음에서 놓아 버리면 정말 홀가분하다. 상대를 미워하며 가르키는 손가락 하나는 상대에게 가지만 나머지 손가락은 날 향해있다. 그것은 날 향한 화살처럼 더 많은 아픔으로 상처를 준다.하지만 미움이라는 것을 놓아 버리면 마음이 편해지고 내가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분명 상대 또한 괴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역자사지' 상대가 되어 본다면 느낄 수 있는 마음을 내 자신만 생각하며 살다보니 나와 다르다는 인정하기 보다는 내가 다른 것을 인정해 달라고 하며 살아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가져보게 한다. '고통은 나의 스승 - 지금의 삶이 힘들수록 낯선 땅에 이방인으로 온 듯이 살아가 보십시오. 구절양장을 굽이쳐 지나듯 고통을 벗어나는 비결은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참을성 있게 여행자가 되어 관찰하는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 연습 - 그런 일이 내게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것은 필요 없는 말입니다.그때 그 일을 경험함으로써 지금은 다른 방향을 볼 수 있는 기회와 선택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닌 가까운 사람에게 받는 배신이나 미움이 제일 큰 화가 되는듯 한데 이 또한 백지 한 장 차이로 내려놓고 받아 들이게 된다면 상대가 아니라 자신이 편하게 살 수 있다.

 

살면서 무의미한 것을 얼마나 많이 좇으며 그리고 가지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은가.욕심을 내려 놓고 미움을 내려 놓고 감사하고 고통을 감내할 줄 알며 내 모든 것을 겸허히 받아 들이며 산다면,'세상에 꽃이 필 때 - 아무도 돌아보지 않고 보살펴주지 않아도 섭섭해하지도 않고 투정 부리지도 않고 저 자체로 아름답게 피었다가 소리 없이 지는 꽃들에게서 겸손과 침묵의 아름다움을 배우게 됩니다.' 나보다 낮은 곳에서 피고 지는 꽃에게서 겸손과 침묵을 배우는 것처럼 삶 또한 그렇게 흘러가리라. 달팽이에게는 달팽이만의 시계가 있고 내겐 나만의 시계가 있는데 남의 것을 내것인양 가지려 한다면 헛된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남이 알아주기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족하는 삶이어야 한다. 혜민 스님의 '멈추면,비로소 보이는 것들'처럼 달려갈 때는 분명 내가 보고 싶어도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다.그것이 삶인듯 하다.하지만 멈추어서면 내가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무언가가 정말 많다는 알게 된다. 우보천리라고 했던가 빨리 달리거나 걷는다면 금방 지치게 될 것이지만 소의 걸음처럼 혹은 달팽이의 느린 걸음으로 걷는다면 지치기 보다는 그동안 느끼지 못한 것을 더 많이 느끼고 보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지나쳐 온 것들을 하나 하나 보여주듯 그동안 마음에 쌓인 찌꺼기를 모두 비질해서 쓸어 버린 후에 귀한 말씀으로 채워 넣어야 할 것처럼 참 좋다. 요즘 정말 마음이 힘들었는데 그런 마음을 놓아 버리게 한다. 그리고 감사하며 살게 한다. 모든 것이 감사며 고통없이 값진 결과를 얻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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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저녁을 따뜻하게 달래줄 담백한 닭칼국수

 

 

오전에 병원에 다녀오던 길에 집앞 포00에 잠간 들러 계란을 하면서 반찬거리가 없어서

무얼 살까 하다가 닭한마리를 샀다. 반찬도 없고 담백한 국물이 생각나 '닭칼국수'나 해 먹어야지

하면서 계란 한 판과 닭 한마리를 사들고 왔더니 옆지기는 저녁에 회식이 있다고 하고

큰딸은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서 나가야 하는데 저녁은 먹고 들어올 듯한 상황이다. 이거 뭐야..

모처럼 내가 가족이 함께 먹으려고 닭칼국수를 하려고 했더니... 나 혼자라도 해 먹지뭐.

 

 

*준비물/ 닭 한마리,감자,편다시마,통마늘,다진마늘,칼국수,청양고추,양파,대파...

 

*시작/

1.닭은 소주,생강가루,후추,편다시마 등을 넣고 먼저 물을 넉넉하게 넣고 한소끔 익혀준다.

2.한소끔 닭이 익으면 감자,양파,대파,청양고추 등을 넣고 끓여준다.

3.먹기 직전에 칼국수를 넣고 부글부글 끓여준다.

 

*소스/ 간장+겨자를 넣은 간장소스를 해서 먹었다.지난번에는 고추가루+매실액+다진마늘을

넣은 달콤새콤한 소스를 했는데 간장소스를 해도 맛있다.

 

 

 

 

지난번에 닭칼국수를 해 먹고 '칼국수'가 한뭉치 남았는데 냉장고에서 너무 오래 되는 것 같아

한번 더 닭칼국수를 해먹어야지 했는데 오늘이 그날 이었고 오늘따라 식구들이 모두 저녁약속이

있다는 것.하지만 어쩌랴 닭은 이미 사왔고 칼국수는 더 놔두면 안될 듯 하고 오늘 저녁에

닭칼국수를 해서 나 혼자라도 먹어야지.그렇게 시작을 했다. 감자도 새로 사다 놓은 것이 없고

지난 여름에 엄마가 보내주신 쪼글탱이 감자만 있다.어쩔까. 큰딸에게 들어올 때 두어개 사오라고

했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없을 듯 하여 쪼글탱이 감자 몇 개 까서 넣고 고구마도 하나 까보는데

작고 말라서 팔이 아픈 내가 껍질을 까기에 팔이 아프다.간신히 하나 까서 썩은 부분 발라 내고

그냥 넣었는데 요 감자와 고구마다 달고 맛있다.

 

닭을 먼저 한소끔 끍인 후에 감자와 칼국수를 넣고 막 끓이고 있는데 큰딸의 전화, '엄마 나 친구들과

피자 먹어서 저녁은 못 먹을것 같은데. 감가 사가야돼?' '엄마 지금 닭칼국수 끓이고 있고 감자도

집에 있는 것 그냥 넣었어.엄마 혼자 먹지 뭐.' 했더니 바로 집 앞이란다. 친구들과 헤어져 버스를

타고 집 앞에 와서 전화를 한 것이다. 식탁 차려서 먹으려고 하는데 녀석이 들어와 '엄마가 맛있는것

했으니 조금만 먹어야지.' 하며 식탁에 앉더니 맛있다며 자꾸 먹는다. 다이어트를 하는데 맛있는것

했다며 피자 먹어서 배가 부른데 자꾸 먹게 된다고 하는 녀석,그렇게 둘이서 맛있게 달칼국수를

먹었다. 간장에 겨자를 넣은 간장소스를 만들어서 칼국수와 닭고기를 찍어 멋었는데 맛있다.

국물이 담백하니 따뜻하고 참 맛있다.옆지기가 있었다면 맛있다며 잘 먹었을텐데.큰딸은 막내를

생각하며 막내가 꼭 요거 하면 없다고,녀석 잘 먹을텐데 하며 아쉬워한다. 한번 더 해서 먹으면 되지.

올 겨울은 왜 이리 담백한 닭칼국수가 자꾸 땡기지. 암튼 담백한 국물이 정말 좋다.겨울철 보양식으로

딱인 듯 하다. 올 겨울이 유난히 추워서인가.

 

20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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