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산 이유는 「게으를 권리」라는 글을 읽기 위해서였는데, 목차를 보고는 「여성문제」를 먼저 읽었다. 마르크스주의자가 보는 여성주의에 대해서. 그 이해와 선견지명. 그리고 현재까지 계속되는 불평등과 거짓말에 대해 생각한다.
맘껏 게을러지려 하다가 급부지런해지는 어떤 아침.
철학자와 도덕가들은 신성한 가정의 이익을 들이대면 여성운동을 막을 수 있다고 믿을 정도로 단순했다. 그들은 여성이 셔츠에 단추를 달고 헤진 양말을 꿰매는 등의 가사노동에 전념하지 않으면 신성한 가족의 이익이 보호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여성의 의무는 이렇듯 눈에 잘 띄지 않고 보상도 없는 노동에 몸을 바침으로써 남성이 명민하고 우월한 능력을 충분히 발취하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그들은 주장했다. 그런데 반항적인 여성들에게 가정숭배를 가르치려고 했던 철학자들은 같은 입으로 여성들에게 벽난로와 아이의 요람 곁을 떠나 공장에서 노동을 하도록 강요했고, 노동계급의 가정을 파괴하는 자본주의 산업을 찬양했다. (1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