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4주기 모임에서 유시민 작가님이 이렇게 말했다.
아니, 괜찮아요. 이제... 괜찮으시죠?
나는... 아직도 안 괜찮다.
유시민 작가님은 노무현 대통령님을 많이 도와서, 말로만이 아니라 진짜로 정치적 비서실장으로 살았기 때문에, 대통령님이 돌아가셨을 때 상주로 그 자리를 지켰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다.
나는, 지역주의와 평생 씨름했던 그의 인생을 지지했고, 반칙이 통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던 그의 연설에 감동했고, 삼권분립과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국가 정보기관과 검찰을 부리지 않겠다던 그의 생각에 동의했다. 하지만, 나는 그를 위해 한 일이 없다. 그를 돕기 위해 한 일이 없다. 대통령이 되었으니, 이제 대통령이 되셨으니, 다 되었다고, 다 된거라고 생각했다.
김대중 국민의 정부, 노무현 참여 정부의 실현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이 땅의 두터운 기득권층은, 가진 자들은, 언론과 정치는, 국민의 투표로 당선된 대통령을 그 자리에서 쫓아낼 수도 있는 능력과 실력이 있다. 그런 나라에 살고 있다.
이제 내일이면 7주기이고 나는 아직도 괜찮지 않다.
가치를 알아주지 못했던 국민들의 대통령이었고, 퇴직 후에도 나라를 위한, 국민을 위한 꿈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채, 바퀴달린 유모차에 태워 논두렁을 함께 달리던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은 손자손녀를 뒤로 한 채, 그는 그렇게 떠났다.
아직도 괜찮지 않은 나는, 생각한다.
그의 가치를, 그의 신념을, 그의 바램을 이 땅에 이룰 수 있는 방법이,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방법이 내게 있는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가.
아무것도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작은 일이 내게 있는가.
괜찮지 않은 밤에 생각한다.
아주 많이는 아니더라도, 조금 더 괜찮아질 때까지.
그 때까지라도 나는, 생각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