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4주기 모임에서 유시민 작가님이 이렇게 말했다.

아니, 괜찮아요. 이제... 괜찮으시죠?

나는... 아직도 안 괜찮다.

유시민 작가님은 노무현 대통령님을 많이 도와서, 말로만이 아니라 진짜로 정치적 비서실장으로 살았기 때문에, 대통령님이 돌아가셨을 때 상주로 그 자리를 지켰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다.

나는, 지역주의와 평생 씨름했던 그의 인생을 지지했고, 반칙이 통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던 그의 연설에 감동했고, 삼권분립과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국가 정보기관과 검찰을 부리지 않겠다던 그의 생각에 동의했다. 하지만, 나는 그를 위해 한 일이 없다. 그를 돕기 위해 한 일이 없다. 대통령이 되었으니, 이제 대통령이 되셨으니, 다 되었다고, 다 된거라고 생각했다.

김대중 국민의 정부, 노무현 참여 정부의 실현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이 땅의 두터운 기득권층은, 가진 자들은, 언론과 정치는, 국민의 투표로 당선된 대통령을 그 자리에서 쫓아낼 수도 있는 능력과 실력이 있다. 그런 나라에 살고 있다.

이제 내일이면 7주기이고 나는 아직도 괜찮지 않다.

가치를 알아주지 못했던 국민들의 대통령이었고, 퇴직 후에도 나라를 위한, 국민을 위한 꿈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채, 바퀴달린 유모차에 태워 논두렁을 함께 달리던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은 손자손녀를 뒤로 한 채, 그는 그렇게 떠났다.

아직도 괜찮지 않은 나는, 생각한다.

그의 가치를, 그의 신념을, 그의 바램을 이 땅에 이룰 수 있는 방법이,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방법이 내게 있는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가.

아무것도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작은 일이 내게 있는가.  

 

괜찮지 않은 밤에 생각한다.

아주 많이는 아니더라도, 조금 더 괜찮아질 때까지.

그 때까지라도 나는, 생각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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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2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발언 하나가 의미있는 작은 일이죠. 마음속에 넣어두고도 꺼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데, 때가 되면 기억하고 이렇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단발머리 2016-05-22 21:25   좋아요 0 | URL
네... 용기를 냈어요. 모든 정치가가 그렇겠지만 노무현 대통령님은 워낙 호불호가 갈리는 스타일이라서요.

왜 이런 때에만 이러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런 때에라도 기억하는 게 필요한 일이라 생각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는 밤이예요.
만약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 생각이라도...
생각이라도 하고 싶어요. 그게 제가 괜찮아지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전... 덜 울었나봐요...

수연 2016-05-22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마음.

단발머리 2016-05-22 21:25   좋아요 0 | URL
같은 마음.

몬스터 2016-05-22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요? 그런 선택을 하셨을때의 마음을 생각하면 , 가슴이 서늘합니다.

단발머리 2016-05-23 00:32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벌써 7년이나 지났더라구요.
7년 전이라면 아주 오래전인것 같은데, 그 날, 그 때를 생각하면 바로 어제처럼 슬픈 마음 뿐입니다.

순오기 2016-05-23 0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년 전, 그날을 생각하느라 잠이 안와요~ㅠ

단발머리 2016-05-23 08:55   좋아요 0 | URL
새벽까지 잠을 못 이루셨군요......
저도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났어요.
아침에는 <정봉주의 전국구>, <누가 어떻게 죽음으로 몰고갔는가> 듣고 있다가,
힘들어서 잠깐 멈춰 놓았어요.
어이가 없어요....

채부장 2016-05-23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분들이 뜨고 지고, 또 뜨고 지고... 이런 순환의 간격이 계속 줄어들면 언젠가~~~
잊지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려고합니다.

단발머리 2016-05-25 08:58   좋아요 0 | URL
네... 그런 희망을 갖고 싶네요.
전, 노무현 대통령님 같은 분이 우리 역사에 다시 있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지만,
적어도 그의 정신은 살아남아서 많은 정치가들을 일으켜 세울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반칙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고, 저는 믿어요.
물론 당장은 아니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