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지 않았지만 반쪽으로 나뉘는 특별한 역사를 가지게 된 나라, 한 쪽의 미사일 발사로 다른 한 쪽이 들끊는 나라. 그런 나라에서 태어나 한민족 단일언어, 서로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 틈에서, 다른 나라 심지어 다른 지역에서도 살아보지 못한 내가.
그런 내가, 로맹 가리를 생각한다.
소설보다 더 소설적인 삶을 살았던, 그런 삶으로 살아졌던 그의 삶을 생각한다.
그를 생각한다.
그의 소설을 읽기도 전에 나는 자꾸 가슴이 뜨거워진다.
나는 아마도 그를...
아마도...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하늘의 뿌리], [유럽의 교육]
그래서 어머니를 만나려고 니스로 갔습니다. 메르몽 호텔에 도착하고 나서야 나는 지금까지도 친구로 지내는 르네 아지드 교수와 그의 부인 실비아, 그리고 그의 형제 로제 아지드로부터 어머니가 이미 3년 전에 세상을 뜨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2백여 통의 편지를 써서 스위스에 있는 폴란드 친구분에게 맡겨두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죠. 어머니는 그런 식으로, 말하자면 탯줄이 계속 작동하게 해두었던 겁니다. (55쪽)
이 책(『하늘의 뿌리』)으로 내가 거리낌 없이 요구하고 싶은 것, 그것은 바로 자연보호와 환경보호에 관한 중요한 소설을 쓴 최초의 작가라는 지위입니다. 소설의 관점에서 볼 때 나는 프랑스 최초의 생태주의자였습니다. 제 자랑처럼 보여도 어쩔 수 없습니다만, 나는 내가 그런 자격을 주장할 만하다고 생각하며, 또 자긍심을 느낍니다. (61쪽)
이 대담 초반부에서 나는 우리가 삶을 살아가기보다는 삶에 의해 살아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내 삶에 의해 살아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내가 삶을 선택했다기보다는 삶의 대상이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분명 우리는 삶에 조종당합니다. (109쪽)
나와 여성들의 관계는 무엇보다 나를 위해 희생한 내 어머니에 대한 존경과 숭배였고, 물론 성을 포함한 모든 차원에서 여성에 대한 사랑이었다고 말입니다. 만약 내 책들이 무엇보다 사랑에 관한 책이라는 사실, 거의 언제나 여성성을 향한 사랑을 얘기하는 책이라는 이 단순한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내 작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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