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은 하 수상하고, 정권 말기마다 등장하는 귀염둥이 철새 레임덕은 이미나 찾아와 자리잡고 앉아, ‘대통령 탈당’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이 때에, ‘나꼼수’를 그냥 두어서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이 어려울 거라는 누구나 다 아는 뻔한 관측에, 정봉주 전 의원의 대법원 판결이 났는 바, 판결은 ‘허위사실 유포로 징역 1년, 피선거권 10년 박탈’.

허위 사실인지, 허위 사실이 아닌지, 즉 BBK가 MB의 소유인지 아닌지를 증명할 책임이 검찰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정봉주 의원은 법의 심판 앞에 묵묵히 교도소로 향한다.

깔대기 봉도사는 교도소로 향하는 그 순간에도 희망의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고, 미권스, 나꼼수 팬들, 민주당원들과 함께 빨간 장미꽃으로 전송받는 신기한 모습을 연출했는데, 수감되는 날 여러 장의 사진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아내와의 키스 장면이다. 무척이나 감동적이다.

 

 

 

 

 

 

 

열심히 하려 해도 결국은 과거에 맺어진 관계, 운동권 시절에 형성된 서열 관계 이런 것들이 조직 구성의 우선순위인 것 같았다. 내 딴에는 그것이 계보정치라고 생각하고 나름대로 그 계보에 들어가려고 열심히 했는데 돌아오는 것은 그냥 한순간 잠깐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란 인식밖에는 없었던 것 같다. (134p)

우리 나라 어느 조직, 어느 사회에서나 학력으로 연결되는 계보, 연줄은 끈끈하고도 강력하다. 운동권 내에서도 그럴진대, 하물며 정당이랴. 열심히 노력하고, 애썼지만, 선거 때에만 잠깐 ‘이용’ 당하고, 결국에는 ‘팽’당하는 심정은 암담했으리라. 시작이 아웃사이더였던 사람은 중요한 결정을 하는 자리, 주류의 자리에는 낄 수 없는 ‘태생’인 것이다.

아, 갑자기 노무현 대통령님 모습이 겹쳐진다. 국민 경선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후보를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로, 정확히는 자기네 계파가 아니기에, 아니 계파를 짐작할 수 없기에 흔들어대던 사람들. 그 사람들이 바로 정봉주 의원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던 그 사람들이란 말이지.

현실 정치에서 보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들이 보수 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그곳에서 자신들의 현실적 욕구가 충족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극빈층, 소외 계층, 그리고 서민층에서 자신들의 이해와 배치되는 정책을 가진 보수 정당에 지지를 보내는 이유 역시 자신들이 닮고 싶어 하는, 자신들의 현실적 욕구의 롤 모델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닮고 싶어 하는 '워너비'를 보수 진영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173p)

작년, 지역 강연회에 오신 조국 교수님 말씀이 생각난다.

“저를 비꼬는 의미에서 ‘강남좌파’라고 하시는거 같은데요, 사실 저는 ‘강북우파’가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ㅋㅋ

우리동네는 강북이고, 우리 지역은 대대로, 대~~대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강북좌파’라고 할까. 내 생각으로는, 서울에서도 강남, 서초, 송파를 제외하고는 ‘좌파’적 성향이 ‘꼴통보수’보다는 강하다고 여겨진다. 다만, 지난 대선에서는 ‘아파트와 재건축’에 대한 기대가 MB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어쩔지.

아, 이번엔 조국 교수님 절친 진중권이 트윗에서 한 말이 생각나네. (진중권씨에게 미안하네. 조국 교수님은 교수님이고, 진중권은 진중권? 진중권님이라 정정합니다.) 

“사람들은 다 잊어버립니다. 지금은 이렇게 이명박 욕해도 나중엔 또 삼명박 찍을겁니다.” 크헉.

진보를 대표한 패널이 TV 토론에서 더 깔끔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토론에 임하면서 사회적 가치와 정의를 역설하는 모습을 본다면 국민은 진보의 새로운 매력을 느끼고 열광하게 될 것이다. 때문에 정봉주나 조국, 문재인처럼 잘생기고 말 잘하는 패널들의 참여가 더욱 활성화되어야 국민의 의식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176p)

바야흐로, 상기는 ‘외모’ 깔대기이다. 물론 이외에도 엄청 많다. ‘진보 간지’, ‘간지나는 진보’의 모델이 본인이라는 둥, 조국 교수를 실제로 만나 악수해 보았더니, 외모나 포스나 자기 상대가 안 된다는 둥. 기타 등등이다.

안 그래도 봉도사 웃음소리 듣고 싶다. 크하하하하. 김문수 도지사와의 가상 통화 이후 웃음 소리를 통 못 들었더니, 더 듣고 싶네. 아이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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