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밖에 못 하는 사람, 그게 바로 나다. 하루 결심이 하루 가는 사람, 그게 바로 나다. 작심3일도 어려운 사람, 그게 바로...
2024년 12월 31일 계약이 종료되고, 2025년 1월 1일부터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는데, 무척 바빴다. 아프기에 바빴다. 정신을 차리니 6일이었고, 7일, 그리고 8일. 정신없던 와중에 내가 잃은 것은 고요하고 우아한 독서 시간뿐 아니라, 영어 공부 시간.
작년 6월부터 <스픽>을 했다(1년 정기구독). 오전에 잠깐 시간이 날 때마다 레슨 2-3개를 마치는 거였는데, 평일에는 괜찮았는데 주말이 문제였다. 식구들 있는 데서 영어 말하는 게 너무 부끄러워 내 달력은 이런 모습이었고.

어쩔 수 없다, 하고 집에서도 스픽을 이어갔다.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 게 108일이었다. 작심 1일의 아이콘인 나로서는 참으로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었는데, 그 와중에도 여러 번 위기가 있었다. 레슨을 하나라도 하지 않은 날에는 불꽃이 없어졌는데, 그다음 날 2개의 레슨을 받으면 죽어간 불꽃을 살릴 수 있었다. 그래서 12월에는 이런 완벽한 모습이기도 했지만.

현재는 어떠한가. 나는 잃었다. 불꽃을, 흥미를, 그리고 영어를. 나는 잃었다.

대신 새롭게 시작한 활동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아침 요가 시간. 귀여운 아가(라기엔 나보다 키가 크다)가 해가 뜨기도 전에 집을 나서면 노란색 요가 매트(알라딘 사은품)를 꺼낸다. 야심 차게 시작하는 나의 요가 타임. 수련의 시간 아니고 스트레칭의 시간. 홈트 아니고 홈휴식. 최근 영상은 512다. 나는 <요가소년>을 애청하는데, 강도가 약한 여러 에피소드 중에서 바다가 보이는 에피라 512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세는 아기 자세, 발라사나(Balasana)의 응용 자세이다.

내 성격과 성향을 보여주는. 작심1일. 영어를 잃어버리고 요가를 얻지도 못한.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이런 책들이다. 오늘은 아직, 시작도 못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