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장강명 지음 / 유유히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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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래 24>에서 연재되었던 글을 묶은 것이다.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과 관련된 이상한 일들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책인데. , 나는 뭐 여러 번 가슴이 찌릿찌릿하니 마음이 참 그랬다. 소설 쓰기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의 평범한 일상은 그것이 실제의 경험인가 싶을 정도로 냉정한에피소드들이 많았다. 이건 작품 홍보를 위해 혹은 경제적인 이유에서 강연을 나가게 되었을 때 에피소드 중 하나다.




서글프게도 그런 손톱만 한 우위를 악용하는 이들이 있다. 강연료를 묻는 순간 연락이 끊기는 섭외자들이 꽤 많다. 공짜 강연을 바랐을 확률이 매우 높다. 강연장에 와서야 그 강연이 재능기부 행사였음을 알게 됐다는 작가나 번역가도 있다. 끝까지 강연료를 묻지 못했는데 나중에 입금된 금액을 보고 너무 소액이라 속앓이를 했다는 이는 부지기수. (172)



물론 취지에 공감해 강연료에 관계없이 기꺼운 마음으로 참여한 자리도 있다. 그런데 그랬다가 후회한 적도 많다. '가난한 소설가에게 우리가 좋은 기회를 줬다'고 믿고 생색을 내는 상대 앞에서 얼굴이 굳어지면 내가 소인배인 건가. 참석자들에게 냉대받고 나의 역할은 얼굴 마담이었음을 뒤늦게 깨닫는 순간엔 미소가 잘 안 지어지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 그리고 지역 독서모임 중에는 다음 기초의원 선거 출마 준비자의 사적 네트워크 같아 뵈는 곳도 있다. 작가들은 주의하시길. (175)



사람들은 작가들이 특별히 문학을 업으로 하는 작가들이 하늘 위에 둥둥’ (갑자기 생각나는 쟝쟝님, 쟝님 좋겠다!) 떠서 살 거라고 추측하고 싶어 한다. 우리가 바라는 세상 너머를 보여주기를 원하고 그런 삶을 추구하기를 원한다. 먹고 사는 것 같은 소소하고 일상적인 문제보다 그 너머를, 그 이상을 혹은 그 이하를, 인간 내면의 밑바닥을 보여주기를 원한다. 하늘과 땅, 천국과 지옥을 그려내는 그들이 밥을 먹고 빵을 사고 커피를 마시고 옷을 입고 집을 사고 차를 사는 것 같은 문제에는 왠지 모르게초연하기를 원한다. 혹은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예전에는 예술가들에게도 그런 자의식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조정래 선생님은 황홀한 글감옥같은 표현을 쓰기도 하셨다. 감옥에 갇힌 운명, 계속해서 써내야만 하는하지만, 그런 직업적 소명을 받드는 행운도 어디까지나 베스트셀러 작가에게나 가능한 일이고. 아니다, 정확히는 초 베스트셀러 작가에 방송 출연도 많이 하는 작가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미리 강연료를 알려 주지 않거나 아주 소액만을 입금하거나 혹은 재능 기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마음속에는 이 사람들(작가들, 예술가들, 소설가들, 시인들)은 이 세계를 지배하는 자본의 원리 바깥에 있다고 믿는 것 같다. 말이 안 된다. 대학 축제에 아이돌을 부르면 얼마나 많은 돈이 드는지 그 사람들은 알까? 조그마한 지역 행사에 이름을 한 번 정도 들어봄 직한가수가 초청되었을 때 얼마나 많은 돈을 내야 하는지 알까. 모를까? 모르지 않고서야 어쩜 이 예술가들에게만 땅을 밟지 말고 하늘에 둥둥떠 있으라고 말하는 걸까.



이 책 전체를 통틀어 나는 이 문단이 제일 좋았다. 좀 길지만 그대로 인용해 보겠다.



헌신할 수 있는 일인가. 어떤 직업의 귀천은 그 질문으로 대강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직업이 임금의 대가로 종사자에게 시간을, 추가 노동을, 감정을, 가끔은 건강이나 그보다 더한 것까지도 요구한다. 그런데 사모펀드 CEO가 과로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으면 우리는 혀를 끌끌 찬다. 뭣이 중한지 모른다며. 큰돈을 벌게 해주는 직업인지는 모르지만 몸을 해치면서까지 추구할 일은 아니라고 예리하게 알아차리는 것이다.



하지만 소방관의 희생을 우습게 여기는 이는 아무도 없다. 화재 현장이 아니라 훈련 중에 일어난 사고에 대해서도 그렇다. 우리는 슬퍼하면서도, 소방관이라는 직업에는 그럴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다(그 희생이 괜찮다는 소리는 당연히 아니다). 그 가치는 높은 연봉과는 다른 무엇이다. 종사자의 영혼을 충만하게 하는 것.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해주는 것. 퇴근 뒤에도, 심지어 퇴직 뒤에도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 나는 소설가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9-10)





나는 소설이, 문학이, 예술이 인간에게 선사하는 즐거움을 오래오래 누리고 싶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써야 한다. 책상 앞에 앉아서, 문장과 씨름하며, 단어를 고르고 지우는 그 지겨운 일을 반복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그 일을 하는 동안에는 당연히! 경제 활동을 할 수 없다. 돈을 벌 수 없다. 밥벌이를 할 수 없다.



인간은 일을 할 때, 행복하지 않다. (아니라고 하시는 분들에게 축복을. 재산이 100억인데 계속 일을 하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에게 축복을. 그 일이 먹고 살기 위한 일이 아니라, ‘의미 있는일임을 알아채시는 분들에게 축복을!) 인간이 일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타인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능력을 발휘(과시)하고 다른 이들에게 유익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활을 책임진다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일 중에 하기 어려운 일’, 큰 위험을 담보하는 일이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일을 하는 사람에게 그에 맞는 보상존경이 주어져야 한다. 우리네 세상이 돈이 최고인 세상이 되어, 갭투자로 어마어마한 이득을 본 사람이나 비트코인으로 수십억을 손에 넣은 사람을 부러워하는 세상이 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다른 한 편으로 우리는 간호사님을, 소방관님을 그리고 민원 폭주로 괴로워하는 일부의 착한 경찰관님을 존경한다. 특별히 보육 시설에 근무하는 분들의 경우, 해당 노동의 성격이 여성적인 일, ‘여성의 일이라고 여겨지기에 더욱 저임금으로 인해 고통받는다. CCTV 속의 포악한 보육 선생님들은 비교적 쉬운경로(적은 비용과 시간)를 통해 유치원, 어린이집의 보조 선생님으로 채용되지만, 저임금은 물론이요 고용 연장 보장 없이 육체적으로고된 보육과 영유아 케어를 도맡아야 한다. ‘다정할 수 없는 구조가 존재한다.



노동은 고되다. 고된 노동의 수행이 성스러운 것으로 해석된 건 비교적 최근이다. 중세 시대, 농민들의 실제 노동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여러 자료/책은 어마어마하다. (정확히 기억해 내지 못하는 나의 초라한 기억력을 탓한다.) 흑인 노예들이 대농장주의 횡포에 태업으로 맞섰던 일 역시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사례다. "노동은 신성하다.”, “열심히 일해야 한다.” 이러한 노동윤리는 근대의 발명품이며, 노동 윤리의 과대 포장에 앞장서 온 자본의 논리가 개신교 전통과 결합함으로써 그 쓰디쓴 열매를 맺었다. 소명과 사명. 천직을 성실함으로 대하는 것이 신의 뜻이라고 믿게 되었다.



자본가의 이익은 노동자의 시간을 착취하는 데서 비롯된다. 실제 노동 시간은 8시간이지만, 그 노동을 가능하기 위한 수면 시간, 휴식 시간 등 재생산에 필요한 시간비용을 자본가는 지급하지 않는다. 가족들이 집에 돌아와 쉴 수 있도록 해 주는 게 직업이었던 내게, 아무도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바로 그 상황이다. 설정 자체가 착취다. 일할수록 손해다. 오늘 오전에 해야 할 일 하나가 갑자기 취소되어서 자유 시간이 생겼다. (이 글을 쓸 수 있는 이유) 친정 단톡방에, 1시간 쉬게 되었다 자랑을 했다. 아빠가 답했다. “그렇게 일하고도 한달월급 받아 일좀 많이 해.” 엄마가 답했다. “내가 답했다. “너무 많이 해요 지금도 ㅋㅋㅋ 살살 해야 함 ㅋㅋ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ㅋㅋㅋㅋㅋ



개미 같은 사람들. 우리 아빠 같은 사람들. 평생을 열심히 일하고도 또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잠깐 쉬어도 미안한 사람들. 자기 먹을 것을 자기가 책임지겠다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그 부지런함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내가 나이브하다는 걸 안다. 사람마다 환경과 처지가 다르다는 걸 인정한다. 다만 나는 열심히 일한다는 게 기쁨의 한 축이 될 수는 있지만, 자긍심의 축이 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나는 카프카의 <변신>노인 문제로 읽었다. 매일 아침 5시에 기차를 타고 출근해서 돈을 벌어 오던 주인공. 그가 흉측한 벌레로 변해 버렸을 때. 외양은 흉측하고(냄새가 난다고 했던지 그건 잘 기억이 안 난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무슨 일인가를 한다 해도 도움이 되지 않을 때. 그가 사라져 주기를 혹은 죽기를 바라는 가족의 마음들. 쓸모없는 인간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이제는 쓸모없는 사람, 자기 밥값도 못하는 사람, 자기 관리도 안 되는 사람, 오히려 돈, 시간, 돌봄이 필요한 사람. 한때 가족이었던 사람. 이제 그 사람을 어쩌면좋단 말인가.



인간을 효용으로만 볼 때, 실직한 가장은 집에서 찬밥 신세다. 인간을 쓸모로만 이해했을 때, 여자가 암 걸리면 이혼당한다. 인간을 실적으로만 바라봤을 때, 자식이 공부 못 하면, 그 자식은 창피한자식이다. 이런 세태에 대해 우리는 옳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밥벌이못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격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2, 30대의 젊은이들(생각보다, 제가 나이가 많아요)이 취업을 포기하는 건, 그들이 갈 만한 좋은 직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이 배가 불러서그런 게 아니다. 소설가라면 3년 혹은 5년은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습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반드시 필요하다. 그 기간에는 돈을 벌 수 없다. 우리는 밥을 먹어야 살 수 있는데돈을 벌러 갈 시간이 없다. 그래서, 내 결론은. 다시 한번. 나이브하게. 최저임금 인상과 기본 소득이다.



돈이 필요해 급하게 아르바이트를 2개 정도 하면 적어도 당분간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었으면 좋겠다. (정치 출사표로 느껴진다는 댓글은 사양입니다. 전 이미 충분히, 매우 엄청나게 정치적입니다) 한 사람당 한 달에 50만원 (70만원이라고 적었다가 20만원 깎았다) 정도라도 기본 소득이 지급된다면 그 돈을 가지고 그다음을 도모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건 물론 집 문제, 아파트 문제, 교육 문제와 얽혀 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그래서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일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일이 주는 기쁨이 얼마나 한정되어 있는지 말하자는 것이다.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해 주자는 것이다. 나를 기쁘게 했던, 울고 웃게 했던 소설가들이 계속 소설을 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강명씨강명씨가 이 글을 읽을지 어쩔지 잘 모르겠어요. (제 친구는 분명 강명씨가 알라딘을 하고 있다고 했어요) 천상계 우리 정희진쌤도 댓글 다시더라구요. 강명씨도 댓글 달아주면 나는 좋겠지만, 안 달아줘도 상관없어요. 저번 주에 푸코 만나야 해서 좀 바빴어요. 이 페이퍼 쓰는 데도 시간이 많이 들었을 거 같죠? 이번주에 진짜, 진짜 <재수사> 들어갑니다. 기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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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7-11 1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명씨도 기다리겠지만 저 역시도 단발머리 님이 <재수사> 들어가시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면 또 이런 글이 나올 거 아녜요? 기다립니다.

제가 어제 읽은 책에 카프카에 대해 나오는데, 이 페이퍼랑은 연관이 없기 때문에 먼댓글을 달지는 않고 그러나 페이퍼는 하나 쓸게요. 오늘 이 페이퍼 읽으니 그 책에 대해 쓰고 싶어졌어요. 슝 =3

단발머리 2023-07-11 14:30   좋아요 0 | URL
혹…. 강명씨? 😍😍😍😍😍

청아 2023-07-11 15: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요즘 아르바이트 검색하면 정규직을 아르바이트라고 광고하고 있더라고요.
하루 10~12시간이 언제부터 아르바이트가 된 건지...
저는 딱 4시간만 일하고 싶어요ㅋㅋㅋㅋ
기본 소득도 필요하고 최저임금도 더 올려야 합니다. 이런 거 제일 아까워하는 정치인들이
나라 돈은 눈먼 돈이라며 자기 주머니만 채우고 있는 현실.

다락방 2023-07-11 16:16   좋아요 3 | URL
버트런트 러셀이 <게으름에 대한 찬양> 에서 바로 그 네시간 노동을 주장합니다. 우리 모두 네 시간만 일하자!! 그러면 여유시간도 생기고 빈부의 격차도 줄어들 것이다!! 저는 그런 버트 러셀을 지지합니다. 얼쑤.

단발머리 2023-07-11 16:22   좋아요 2 | URL
딱 4시간 의견 너무너무 좋은데요. 저 그럼 진작 퇴근해서는 ㅋㅋㅋㅋ

마르크스의 둘째 사위 폴 라파르그의 <게으를 권리>를 옮겨봅니다. 좋아하실 분들이라서요 ㅋㅋㅋ


사회가 요구하는 노동의 양은 제품 소비와 원자재 공급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제한된다. 상황이 이러한데 어찌하여 1년 치의 일을 6개월 만에 미친 듯이 해야 하는가? 6개월 동안 하루에 12시간이나 일하는 대신에 1년 내내 노동량을 골고루 분산시켜 모든 노동자가 하루에 대여섯 시간만 일하게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노동자들이 매일매일의 일거리를 보장받게 된다면 더 이상 서로를 시샘하지도, 서로에게서 일거리나 먹을 것을 빼앗지도 않을 것이고, 심신이 기진맥진해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게으름이라는 미덕을 실천하기 시작할 것이다. (38쪽)

달자 2023-07-11 17: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과 다락방님이 나누신 말씀이랑 비슷한 내용이 정희진 선생님의 7월호 매거진에서 나왔던 것 같아요. 북반구 기준, 여름에 모두 더운데 진 빼면서 일하면서 건강 해치고 에너지 과소비 하고 그 와중에 피서를 가니 어쩌니 할 바엔 그냥 7,8월에 모두가 노동을 중단하자! 그래도 세상은 문제없이 돌아갈 것이다!

단발머리 2023-07-15 15:57   좋아요 0 | URL
저도 그 부분 들었는데요. 너무 귀가 솔깃하더라구요. 7, 8월 모두 노동 중단, 지구 멈춤,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시간이 전부 돈인 자본가들이 그렇게 하지 않을테지만요. 휴우...

책읽는나무 2023-07-11 17: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노동에 대한 단발 님의 현학적인 글이 돋보입니다.^^
이 책은 읽어보지 못했는데 좀 가슴 아픈(?) 내용이군요?
예전에 장강명 작가의 다른 에세이를 읽었을 때, 이 작가는 ‘소설가‘라는 어떤 타이틀이 아니라 진정 직업이라고 생각하며 제 시간에 출근하듯 식탁에 앉아 글을 쓰고 집안일을 하고...재택근무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어요.
한여름엔 집 안이 너무 더워 아파트 독서실에 가서 글을 쓴다는 대목도 인상깊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작년에 전기세를 아낄겸 아파트 독서실에 가서 책을 읽어 보기도...^^;;
다른 작가들도 물론 소설가나 시인이 직업이란 생각으로 글을 쓰시겠지만 장작가님은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해 임하는 자세가 어떤 환상을 깨고 좀더 구체적이고, 솔직하게 대한다는 느낌을 받았더랬습니다. 근데 이 책은 더 구체적이고 솔직한 책이로군요?^^

전 인용문을 읽으면서 장강명이란 이름 난 작가가 이 정도의 대접을 받고 산다면, 책이 그닥 많이 팔리지 않는 작가들의 삶이란 어떤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작가들이 쓴 에세이를 종종 읽다 보면.....
암튼 그래서 한국 작가들의 책을 자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특히 서점에 갔을 때 번역 책보다는 한국 작가들의 책을 한 두 권 사곤 하는데...넘 미비해서 이게 어떤 큰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구요.
이럴 땐 내가 좀 돈이 많았더라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ㅋㅋㅋ
어디 4시간만 일 하는 곳 있음 연락 주세요^^

단발머리 2023-07-15 16:02   좋아요 0 | URL
책나무님 말씀이 딱인데요. 장강명 작가는 작가의 삶에 대한 환상을 벗겨내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솔직하게 쓰는데요. 가끔 그런 맘이 아픈 순간들이 있어요. 이를테면, 작업실이 어디냐,고 묻는다는 거에요. 그러면 아이도 없고 아내 출근하면 혼자라서 집에서 쓰는데.... 그럴 형편이 안 된다... 이런 문장 만나면 마음이 좀 그렇고요. 모든 작가가 작업실 가지는 건 어렵겠지만 창작 활동하려는 사람들에게 열린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토지 문화관> 시설 관련해서 읽을 때 아... 돈 많이 번 작가들 뿐 아니라 국가에서도 이런 시설 많이 지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도 혼자 해보고요.

4시간만 일하는 곳 찾으면 연락드릴게요^^

단발머리 2023-07-15 16:18   좋아요 0 | URL
잠깐.... 근데 혹시...... 강명씨?

공쟝쟝 2023-07-14 1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유용성을 증명(대체 누구에게?)하기 위해 너무 열심히 산 나머지 다른 사람들도 쓸모로만 생각할뻔 한 사람이 읽기에 적당히 아픈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너에게, 이 조직에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쓸모 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이유는 사랑받고 싶어서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랑과 쓸모는 애시당초 불화하는 속성을 지닌 것 도 같아요. 지금 내가 가장 사랑하는 존재는 가장 쓸데가 없이 털을 뿜고 더워죽겠는 데 피부위로 올라오거든요. 뿐만 아니라 말도 못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

강명씨, 저성장 한국 사회의 숙제... 열정 페이... 특히 창작자들에게 쏟아지..... 강명씨 같은 분이 지적해주시는 거 너무 귀합니다. 작사료 안받아도 되는데 후배들 생각해서 굳이 받는 다는 김이나 작사가도 떠올려지고요. 짝짝짝. 제가 요즘 근대적 문제설정을 탈구축하는 작업에 몰두 중인데 (ㅋㅋㅋ 아니 너무 둥둥 떠버리네) 역시나 한국은 봉건적 관습부터 타파.... 물론 이 순서를 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까지 (독서로) 알게 되었는 데... 강명씨... 일단 제가 강명씨 소설을 이해하려면 도스토옙스끼부터 깨고와야하는데 도끼 읽을 시간이 없어서 어떡하죠? 강명씨... 그래도 나는 강명씨의 <표백>의 문제의식을 (여성혐오 감안하고) 이젠 조금 다르게 이해합니다. 그리고 강명씨는 역시 소설보다 에세이를 잘쓰는 것이 당신은 당신이 좋아하는 조지 오웰. 메롱~ 강명씨~ 소설은 필립로스가 잘쓰고 조지 오웰은 소설 못쓰던데요? 강명씨 메롱~ ㅋㅋㅋ

단발머리 2023-07-15 16:10   좋아요 0 | URL
적당히 아픈 글은 어떤 글인지... 궁금하군요. 사랑과 쓸모는 애당초 불화하죠. 사랑하는 사람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되, 사랑하는 사람의 쓸모를 구하지 말자, 가 저의 모토이기는 합니다. 인간에게 기대치가 낮은 단발머리의.... 그 어떤.... 거시기...

강명씨 읽으려면 도선생 읽어야 돼요. 저 지금 <재수사> 읽는데 3장에 한 번씩 라스콜니코프 나와요. 저두 아주 예전에 읽어서 다시 읽어야 되나, 차라리 백치를 읽을까 하고 있습니다. 소설보다 에세이 잘 써요, 라는 말은 소설 뽀개고 해주시고요.
그리고.... 강명씨..... 이거는 나만 해야 돼요. 강명씨 싫어한다 했잖아요. 물론 강명씨 새책 나오는 족족 사는 사람은 쟝님이지만, 강명씨~~ 라던가 강명씨 메롱 ㅋㅋㅋ 이런 거는 나만 해야 돼요. 참고바랍니다.

2023-07-15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7-17 0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7-27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23-07-29 14: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 글 멋있어요! 통찰도 넘나 멋있고~ 변신을 노인문제로 읽었다는 말에 눈시울이 뜨거워졌어요! 저는 변신을 읽으며 잠자가 집밖으로 탈출했으면 좋겟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곧 죽음이었던 ㅎㅎㅎㅎ
노인문제에 대비해서 생각해 보니까 ... 사랑과 쓸모가 애당초 불화라는 말도 가슴 미어지는 통찰이십니다. ㅠㅠ

단발머리 2023-07-29 20:47   좋아요 0 | URL
좋게 읽어주셔서 너무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원래 icaru님 저를 좋게 봐주셔서 제 글도 좋게 읽어주시고^^
전 변신도 노인문제로 읽었지만 요즘엔 다른 책, 다른 설정도 노인 문제로 읽힐 때가 있어요. 그건 좀 자세히 살펴봐야할 거 같고요.
가슴 미어지는 통찰은 역시 사랑에 대한 것이구요 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