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은 단순하다. 여성들의 성매매 참여를 만들어내는 경제적 요인의 구체적 형식은 무엇이며, 이것은 성매매 산업에서 어떻게 구성되어 작동하는가? (34쪽) 






한편 성매매에 존재하는 구조적 강제‘를 강조하는 입장은 여성들의 경제적 기대는 성매매를 통해 충족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는 현장에서 여성들을 만나 상담 및 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양적 데이터가 제시된다. 이들에 따르면 성산업에서 여성들에게 제공되는 돈은 곧 ‘부채다. 업소 여성들에게 불리하게 계산되는 임금 시스템, 선불금이라는 족쇄, 물품 강매 등 다양한 종류의 불공정 거래가 여성들의 빚을 만들어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 P28

여기서 성매매 여성들의 낡은 경제적 태도는 ‘자활이라는 명목 아래 신용 교육이나금융 기법에 대한 교육을 통해 교정된다. 하지만 그런 교육은 성매매 여성이기 때문에 오히려 신용이 부여되고 있는 현재의 자본주의적 계산, 대출 양식을 간과하고 있다. 성매매 경제와 시장경제가착종, 공모, 절합articulation, 혹은 통합되어 있는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성매매 경제에서의 부채를 해결하고 ‘합법적 경제에서 신용을 달성하려는 불완전한 자활 시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동시에 성노동론자 또한 여성들이 ‘아가씨‘이기 때문에 업소를 순환하는 다양한 종류의 부채에 잠식되는 현실을 고려하지 못하고있다. - P33

질문은 단순하다. 여성들의 성매매 참여를 만들어내는 경제적 요인의 구체적 형식은 무엇이며, 이것은 성매매 산업에서 어떻게 구성되어 작동하는가? - P34

예를 들어 드워킨(Dworkin, 1988: 229)은 ‘수탈하다’, ‘점령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rapere‘에서 유래한 ‘강간ape‘과 성매매를 연결하면서, 성매매는 여성으로부터 "수탈한 것을 파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이러한 연구들은 성매매 산업에서의 돈을 여성들의 수입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에 기여한다. - P40

이러한 빈약한 문제 설정은 성매매 문제를 여성주의 정치학이 그토록 결별하고자 했던 도덕의 문제로 다시금 귀결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성매매 문제는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 인권의 문제‘라는 슬로건은 1980년대 이래 여성주의의 ‘진보성’을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명제였다. - P43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최초의 기계는 증기기관이나 시계가 아니라 바로 인간의 신체인데(Federici, 2011[2004]: 218), 클라우디아 폰 베를호프의연구 이래 최초의 기계인 신체는 성별을 갖게 되었다. 그에 따르면 원시적 자본축적에서 여성의 신체와 섹슈얼리티 역시 토지와 함께 수탈되었다(von Werlhof, 1985; 2000에서 재인용), 페미니스트 학자들에 의해 "축적 전략으로서의 신체"(Harvey, 2001[2000)가 노동 분업, 성역할 분리를 통해 만들어진 ‘성별화된 신체’임이 드러난 것이다. - P59

앞서 언급한 페미니스트들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 노동의 비노동화, 여성의 가정주부화, 나아가 매춘화는 ‘자본주의적 가부장제 사회‘를 조직하는 원리다. 여성은 주부 또는 매춘부로, 이들의 노동이 교환되는 비자본주의적 외양이야말로 자본주의를 위해 기능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이다(Fortunati, 1997[19951: 69), 현재 글로벌 자본주의 아래 친밀성의 상품화가 강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돌봄, 섹스, 가사 노동의 연속선에 자리하는 친밀한 노동 intimatelabors"이 고용 문제가 될 때 이들의 노동은 노동으로서의 지위를 얻을 수 없으며 누구나 할 수 있는 미숙련 노동으로 간주된다(Borisand Parreñas, 2010). - P6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