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해 자신이 성적으로 ‘남성‘인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을때마다 여자라는 시시하고 불결하며 이해 불가능한 생물에게 욕망의 충족을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대한 남자들의 분노와 원한이 바로 여성 혐오의 내용이라는 것이다. - P18
노벨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의 작품에도 가토 슈이치가 지적하듯 어떤 부분에서는 페미니즘에 대한 경계심이 가득 담긴 야유와 동성애 혐오적 언사가 거리낌 없이 드러나 있다‘加藤 2006: 100 일일이 화를 내며 씩씩거리기보다는 사이드가 오리엔탈리즘에 관해 그랬던 것처럼 남성 작가의 작품을 ‘여성에 관한 텍스트‘가 아닌 남성의 성환상에 관한 텍스트‘로 읽는다면 여러가지로 공부가 된다. 그들은 작품 속에서 남자라는 수수께끼에 관해 대단히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 P27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성적 주체로 결코 인정하지 않는 이러한 여성의 객체화, 타자화 -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여성 멸시 - 를 ‘여성 혐오‘라고 한다. - P39
젠더가 ‘남성이 아닌 이’, 즉 남성이 되지 못한 남자와 여자를 배제함으로써 유지되는 경계이며 남자가 남성으로서 주체화되는 장치인 것처럼, 인종이란 (그것을 발명한) 백인종들이 백인이 아닌 이를 배제함으로써 ‘백인됨‘을 정의하기 위한 장치였다는 사실은 많은 백인 연구가(예를 들어 후지카와 다카오 편저의 《백인이란 무엇인가?藤川編2005)에 의해 차례차례 밝혀졌다. ‘백인됨‘이란 열등 인종을 지배해도좋다는 자격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 말하면 ‘인종‘이란개념은 제국주의의 세계 지배 이데올로기와 함께 탄생한 것이다. - P51
정형화되지 않는 대인 관계의 정점에 있는 것은 친구 관계이다. 이해관계나 역할을 수반하지 않는, 그리고 직접적인 이익을 기대하기 힘든 친구 관계만큼 유지하기 힘든 관계도 없다. 후카사와 마키가 자신을 소모시키지 않는 인간관계 유지술》深澤 2009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친구 관계란 ‘인간관계의 상급편‘이다. 친구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높은 스킬이 필요하다. 연애나 결혼보다 더. 왜냐하면 연인이나 부부관계는 일종의 역할극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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