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책방>을 초반부터 들었다. 다른 사람 눈치를 보지 않고 책 이야기만 마음껏 떠드는 프로그램이 반가웠다. 소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면, 사회자 역할을 하는 이동진씨나 김중혁 작가는 이런 말을 자주 했다. “주인공 **씨를 꼭 한 번 만나고 싶어요.” 지어낸 이야기, 만들어진 이야기에 대해 말하면서 “**를 만나고 싶어요.”라는 말이 가당키나 할까. 소설 속으로 빠져든 사람. 소설과 현실을 혼동하는 사람. 소설 속 캐릭터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만 할 수 있는 말 아닐까.
잭 리처 컬렉션 중 4번째 책을 마치며 드는 생각이 딱 그랬다. 잭 리처가 어딘가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 그 잭 리처를,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는 잭 리처를 꼭 한 번 만나봤으면 좋겠다는 생각.
잭 가운데이름없고 리처. 10월 28일 출생. 군인 가족 출신. 대를 이어 복무하지는 않음. 그의 부친은 해군이었고 모친은 프랑스인. 웨스트포인트 졸업. 이후 13년 간 육군에서 복무. 복무 중 여러차례 문제를 일으켜 대위로 강등. 소령으로 진급. 110특수부대의 지휘관. 최정예 대원들로만 이루어진 제110특수부대의 초대 지휘관. 실질적인 부대 창설자. 은성훈장, 공로훈장, 특별공로훈장, 군인훈장, 상이군인훈장, 동성훈장이 수여됨. (319쪽)
잭 리처가 상대하는 사람들은 살인자이거나 살인을 공모한 사람들이다. 적을 제압하지 않으면 본인의 생명이 위험해지기에 실전에서 잭 리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상대의 급소를 공격한다. 최소한 기절, 최악 사망이다. 잭 리처. 우수한 두뇌와 그에 조응하는 가공할만한 파워.
리처는 모든 종류의 소형화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알았다. 육해공군이 공동으로 개최한 1,000미터 소총사격대회에서는 최고점을 기록했다. 적성 보고서에서는 그가 교실에서 평균 이상의 성취도를 보였고 전장에서는 매우 우수하며 영어와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고 스페인어 실력 또한 무난하며 모든 휴대용 무기에 능통하고 맨손 격투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빼어나다고 적혀 있었다. (320쪽)
잭 가운데이름없고 리처. 이런 사람이 있다고 한다.
만나고 싶은 사람. 같이 있으면 든든해 항상 같이 있고 싶은 사람. 그런 남자.
쓰고 보니 별로다. 이런 사람, 이런 남자를 만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하는 밋밋한 글이다.
잭 리처는 매력덩어리가 분명한데…
날씨 탓이다.
아니면 복숭아 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