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만큼 소중한 목 디스크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엮음 / 느낌이있는책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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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을 읽을 일이 없다면 제일 좋겠지만, 더 심각해지기 전에 문제를 자각하고 고치려 노력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책에 나온대로 바른 자세로 생활하고 조심해서 병원 갈 일 없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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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와 행복한 하루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항재 옮김 / 에디터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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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집을 좋아한다. 나도 이런 나만의 명언집을 만들고 싶다. 『톨스토이와 행복한 하루』도 좋다. 그래도 별평점은 하나 뺐다. 아무리 톨스토이라도 그의 선택이 나의 선택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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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클리닉 - 목적을 달성하는 결정적 한 방
임승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내가 볼 땐 잘 쓴 것 같은데 남들은 아니라네요.

뭐가 문제죠?

 

당연히 당신이 쓴 글이 문제다. 당장 수정하거나 새로 쓸 준비를 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 좋은 글이란 ‘목적을 달성하는 글’이다. 대개 글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데, 그런 의미에서 글의 ‘목적’은 어떤 형태로든 ‘다른 사람’과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어 기획서를 쓸 때는 기획서를 검토할 직장 상사,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기업 면접관, 대학에서 리포트를 쓸 때는 교수나 조교 그리고 연애편지를 쓸 때는 그것을 읽을 이성과 연관되어 있다.

자신이 볼 때 아무리 기막히게 잘 쓴 기획서도 직장 상사가 못 썼다고 하면 못 쓴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최고의 자기소개서일지라도 면접관이 코웃음을 치면 그것으로 아웃이다. 내가 소설을 쓰면서 감동에 북받쳐 원고지에 눈물 바람을 흩날렸어도 편집자가 하품을 하면 출간은 물 건너 간 것이다. 왜냐고? 글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26~27p.)

 

그렇다. 백 번 옳은 말씀! 문제는 그 사실을 너무 자주, 너무 잘 잊어버린다는 것. 

그래서 리뷰를 쓰면서 일기처럼 또는 독서기록장 처럼 쓸 때가 많다. 반성!

 

리뷰를 써서 나 혼자 보는 거라면야 일기처럼 쓰든 독서기록장처럼 쓰든 상관없겠지. 그러나 리뷰를 써서 인터넷에 공개하려면 그렇게 쓰면 안되겠다. 한 사람이 됐든 열 사람이 됐든 나 아닌 누군가 그 리뷰를 읽어본다는게 중요하다. 설령 지금 당장은 단 한사람도 읽지 않는다해도, 인터넷에 올려둔 이상 언젠가 누군가 그걸 읽어볼 가능성은 항상 있는 것이니까. 

 

내가 인터넷에 올린 리뷰를 읽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왜 읽을까? 답은 아주 금방 나온다. 리뷰만 놓고 본다면 나는 그 책을 읽은 사람이고, 리뷰를 읽는 사람은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나는 어떤 경우에 다른 사람이 쓴 리뷰를 읽었던가? 그것만 생각하면 간단한데!

 

예전(알라딘서재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는 내가 대개 어떤 책(아직 읽지 않은 책)이 읽을 만한 가치가 있을지 없을지 궁금할 때 다른 사람의 리뷰를 읽었다. 특히 출판사 책소개 글이라던지 온라인 서점 책소개, 작가 소개, 목차, 미리보기, 밑줄 등을 다 살펴본 뒤에도 읽을지 말지 결정하기 어려울 때 다른 사람이 쓴 리뷰를 읽어보는 것이다. 지금은 반대 경우도 많다. 서재 이웃의 새글이 올라오면 그것을 읽다가 관련 책에 관심이 생겨서 그 책을 읽는 경우를 말한다. 어떤 경우든 리뷰는 누군가가 그 책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끼친다고 봐야한다.

 

 

역지사지! 다른이가 쓴 리뷰를 읽을때를 생각해본다.

 

반갑지 않은 리뷰.

첫째, 온라인 서점 책 소개 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는 책 정보가 반복되는 리뷰는 반갑지 않다. 그러니까 나도 그렇게 쓰지 말아야지!  둘째, 자기 자랑, 지식 자랑하는 리뷰는 반갑지 않다. 그러니까 나도 그렇게 쓰지 말아아지! (물론 자랑할 만한 지식도 뭣도 없지만서두..) 셋째, 의무감에 쓰는 리뷰, 숙제처럼 쓰는 리뷰, 대충 줄거리 정리하고 끝나는 리뷰는 반갑지 않다. 그러니까 나도 그렇게 쓰지 말아야지! (가끔 급할땐 그러기도 하지만서두..) 

 

고마운 리뷰.

첫째, 알려지지 않은 출간 배경 얘기해주는 리뷰 고맙다. 나도 그렇게 쓰고 싶지만 이건 도저히 불가능하다. 둘째, 인용(밑줄긋기) 많이 해주거나 사진 많이 올려주는 리뷰 고맙다. 분위기 파악이 되니까. 그래서 나도 그러려고 노력한다. 셋째, 책을 읽고 어떤 점이 좋았는지(또는 어떤 점은 좋지 않았는지) 이유와 근거, 생각을 밝혀준 리뷰 고맙다. 물론 나도 그러려고 노력한다. 아직 잘 되진 않지만.. 말이 나온 김에,『글쓰기 클리닉』을 읽고 가장 고마운 점이 바로 이거다. 리뷰를 쓰면서 너무 자주 잊어버리를 사실, ‘리뷰를 읽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해 준 점!

 

 

글은 곧 삶이다. 테크닉은 그 다음이다.

내가 썩으면 글도 썩고, 내가 익으면 글도 익는다.

좋은 글을 원한다면 좋은 삶, 가치 있는 삶을 살지어다.(52p.)

 

시나 소설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

자기소개서, 업무 이메일, 기획서ㆍ제안서, 프레젠테이션, 독후감ㆍ서평, 칼럼, 인터넷 글쓰기, 연애편지, 책 쓰기.. 등에 대해 얘기한다. 요리책이나 DIY 실용서를 읽는 기분이다.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자기소개서를 솔직하게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간혹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자신의 단점을 얘기해보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 ‘늦잠을 자는 편입니다’, ‘남에게 잘 속습니다’, ‘약속시간을 잘 지키지 않스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면접관은 절대로 ‘이 사람은 솔직하다’ 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그저 ‘늦잠을 잠’, ‘잘 속음’, ‘약속시간을 잘 지키지 않음’이라고 기록할 뿐이다.(59p.)

 

업무용 이메일 누구나 이메일로도 존중받고 싶어 한다. 이메일에서 영업용 미소가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당신은 분명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이메일을 보낼 것이다. 하지만 이메일을 받는 상대방의 기분이 나빠진다면 당신의 의도대로 움직일 확률은 낮아진다. 상대방의 기분이 좋아야 당신의 말에 수긍할 것이 아닌가. (77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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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2-23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나 말이에요,
남한테 보여주면서 잘 쓴 글과 못 쓴 글을 나눈다면
글을 쓸 때마다 너무 괴롭겠지요.
남이 들을 때에 잘 부른 노래와 못 부른 노래로 나눈다면
노래를 부를 때에 얼마나 괴로울까요.

글이든 노래이든
스스로 즐기면서 아름다운 꿈을 누리려고 할 때에
비로소 내 마음에 가장 흐뭇하고 넉넉하게 젖어들면서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고 느껴요.

잘잘라 2012-02-23 21:49   좋아요 0 | URL
옳소!!!

그러나 말이지요, 노래방에서 노래 못부르는 사람이 마이크 너무 오래 잡고 있으면 그것도 괴로운 일이거든요. 히힛 하긴 뭐 저도 노래 못하면서 노래부르기 즐기는 사람 중에 하나이긴 합니다요.

차트랑 2012-02-23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당연히 당신이 쓴 글이 문제다'
이거 제 이야기 입니다요 ㅠ.ㅠ

잘 써보려고 하는데 정말 그게 잘 안되더라구요.
물론 저는 자기만적족인 측면을 가지고 있는 글이기도 합니다만,
주로 독서 노트를 긁어다가 페이퍼에 올리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려가지고...ㅠ.ㅠ

문제는 역시 역지사지를 못했다는 결론으로 귀결이 되고 마는군요.
저의 딜레마입니다만 개선이 쉽지 않아보여 좀 마음이 무겁습니다.

또 생각해보니
제 글에 대한 스스로의 아이디어 부재가 큰 문제이기도 하네요 ㅠ.ㅠ

잘잘라 2012-02-24 19:27   좋아요 0 | URL
저는 시작은 잘(자주) 하는데 끝내기가 안되요.
정말 정말 오래되고 심각한 문제지요. ㅠㅠ

재는재로 2012-02-23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는 말이네요 광고성 리뷰는 솔직히 별로 책을 읽고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리뷰를 남기는데 나는 재미있게 읽었지만
다른사람은 다른게 느낄수 있으니 내가 느낀 감정을 이야기하는데 솔직히 표현하기 힘드네요 쓰고 나면 무슨 내용을
말하고 싶은지 잘 이야기하지못한 글뿐 요새책을 못읽어 좀 읽어야하는데 일이 빠빠 ㅠㅠ 좀 쉬고 싶다

잘잘라 2012-02-24 19:31   좋아요 0 | URL
저는 제가 재미있게 읽었거나 기발하다고 느낀 내용 또는 감동받은 책은 기꺼이 '광고성' 리뷰를 씁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라면 재미없겠지만 자발적으로 그렇게 하고 싶은 맘이 생길땐 남들 보기에 오바도 많이 하고, 또 전체를 100이라고 했을때, 1이나 2만큼만 심하게 꽂혀도 그걸 가지고 난리법석을 떨기 때문에 저번에 한번은 출판사 직원이냐는 소리도 들어봤다는...ㅋㅋㅋ

구름고래논술토론 2012-02-23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에 쏙쏙 박히는 말들만... ㅠㅠ

잘잘라 2012-02-24 19:35   좋아요 0 | URL
제가 쓴 글이 문제.. 맞습니다요. ㅎㅎ

꼬마요정 2012-02-24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글 잘 쓰고 싶어라..ㅠㅠ
이런 책들은 방향을 제시해주긴 하지만 글을 잘 쓰게 해주지는 못하는 듯해요.
글재주는 타고나는 걸까요?ㅜㅜ

잘잘라 2012-02-24 19:45   좋아요 0 | URL
꼬마요정님^^ 반갑습니다.

제가 요즘 수영을 배우면서 느끼는건데요,(이제 겨우 2주 되었습니다만^^;;) 날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매일 매일은 못느끼는데 첫날(2월14일)하고 오늘(2월24일)하고는 정말 눈부신 발전을 했다는거 아닙니까!! 하하하. 재주를 타고 나는것보다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 성실하게 연습하는게 더 중요한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 좋은 수영 선생님을 만났어요. 매일 느끼고 감사합니다. 글쓰기도 선생님을 만나야 늘 것 같아요. 물론 서재 이웃님들이 모두 훌륭한 선생님들이시지만요^^

cyrus 2012-02-24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책 속의 중요한 포인트를 리뷰 덕분에 알 수 있었습니다.
저도 요즘 글을 짧게 쓰려고 나름 고민해 본 적이 있었거든요. 한 때 저는 책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쓴다고 생각했었는데 계속 쓰다보니 읽는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느꼈거든요. 서재 이웃분들이 함께 보는 글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글을 쓰면서 종종 망각하고 있었어요. 결국에는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온전히 제 자신을 위한 글이
되어버리는거죠. 글쓰기 일곱계명은 안 잊어버리도록 새겨들어야겠는데요.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잘잘라 2012-02-24 23:36   좋아요 0 | URL
cyrus님이 쓰신 리뷰를 읽고 나면 유식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항상 다른 책과 연계해서 얘기해주시기 때문이 아닐까하며 고마운 마음으로 읽습니다. 단순한 리뷰라기보다는 짧은 논문같은 느낌이랄까요.^^ 장학금 받는 분 리뷰라 그럴까요? ㅎㅎ 님도 즐겁고 편안한 주말, 또는 완전 신나고 화끈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중간걸치기 없기예요!!

순오기 2012-02-25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개성있는 리뷰는 이달의 당선작으로 추천합니다!
역지사지~~ 아주 좋은데요.^^

2012-02-25 0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25 1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재는재로 2012-02-25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솔직히 광고성 글이라도 책을 매력을 잘 이야기하는 글은 좋은데 내용은 없고 단순한 광고글은 별로
이르테면 저는 무라카미의 최고의 책은 노르웨이의 숲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다른사람들은 다른책이 더좋을수 있죠 하지만 제가 다른분들이 쓴 글을 읽고 그책을 읽고 싶어서 책을 읽을수도 있죠 하지만 내용도 없이 그냥이 이책이 좋다
라는 글은 공감하기 어렵죠 제가 좋아하는 장르는 추리 미스테리 쪽이고 그런위주의 책을 주로 읽는데 단순한 소개글
보다는 책이 어떤다는 내용이 좋아요 하지만 네타성 이런 사건이 전개된다는 것은 별로 간단한 내용은 좋지만 그리고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책의 성격 하드보일이나 가벼운 개그성 아니면 진지한 이야기인지등으로 요약해서 그리고 자신이
읽고 느낀 점등이 적혀있으면 더 좋겠네요

잘잘라 2012-02-25 13:22   좋아요 0 | URL
물론입니다. 재는재로님^^ 단순히 줄거리만 요약한다거나, 좋았다 안좋았다 하는 식으로 짧게 얘기하는 리뷰를 읽으면 맥이 빠지다 못해 허탈한 기분이 들죠. 성의없는 리뷰는 어차피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니까 자신이 쓴 글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영향을 끼치길 원한다면 결국 문제를 인식하고 고치려고 노력하는 수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항상 저의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재는재로님께 감사드립니다.

페크pek0501 2012-02-25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동은 세부적인 묘사에서 나온다. - 그렇군요.
완벽주의는 독이다. - 이건 위안을 주는데...
글은 곧 삶이다. - 이건 부담 백배...

어쨌든 유익한 리뷰입니다. ㅋ

잘잘라 2012-02-25 19:16   좋아요 0 | URL
오오오오오~~~~~
감동은 세부적인 묘사에서 나온다. -끄덕 끄덕!
완벽주의는 독이다. -다행이다.. 흣.
글은 곧 삶이다. -땀 삐질ㅡ.ㅡ;;

페크님이랑 완벽 공감!!! 행복해요^^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 개정판
슈테판 볼만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월
품절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를 두 번 읽는다.
그림(또는 사진)만 감상하며 한 번,
그림(또는 사진)에 곁들인 글을 읽으며 한 번.

마치 그림(또는 사진) 전시회장에 들어온 기분이다.
작품과 멀찍이 거리를 두고 전시회장을 한 바퀴 돈다.
분위기 파악 또는 적응을 위해.
관심을 끄는 작품 앞으로 다가서서 본다.
제목 또는 작가이름을 보기 위해.

작품을 감상한다. 굳이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안내원이 다가와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에서 그림 또는 사진에 대해 써놓은 글이 딱 그만큼, 미술전시장의 안내원 설명 수준이다.

본문에는 그림 53장, 사진 4장이 나오고 각각 안내글이 붙는다. 본문 앞에 30쪽 이상 되는 길다면 긴 '저자의 말'이 나오는데 본문에 없는 그림 7장과 사진 1장이 곁들여진다. 본문 뒤에는 엘케 하이덴라이히라는 사람이 쓴 '추천의 말'이 18쪽 분량으로 이어진다. 여기도 본문에 없는 그림 한 장이 나온다.

정리하면『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에서 우리는 그림 61장과 사진 5장을 통해 70명 이상의 책 읽는 여자를 만날 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책을 읽거나 책을 들고 있는 여자'라고 해야겠지만..

줄거리는 없다. 주제는 '책 읽는 여자'. '위험하다'까지는 안붙여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책을 다 읽어봐도 위험하다는 의미가 모호해서 그렇다. 책 읽는 여자가 위험하다는데 책 읽는 여자 입장에서 위험하다는 건지, 책 읽는 여자 주변 사람 입장에서 위험하다는 건지, 책 읽는 여자가 속한 가정, 사회, 시대가 위험하다는 건지 모르겠다. 상관없다. 내 관심은 책 읽는 여자가 위험하냐 마냐가 아니라 그냥 '책 읽는 여자' 자체에 있으니까.

『침대와 책』으로 유명한 라디오PD 정혜윤은 추천사에「책은 기본적으로 전복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책에선 술타의 생애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술탄의 사랑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여인의 사람도 그만큼 혹은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 빅토리아 여왕만 중요한 게 아니라 빅토리아 여왕의 마부가 더 중요할 수 있다.(10p.)」고 썼다.

덧붙이자면 책에선 주인공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내가 더 중요하고, 결말만 궁금한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난 나의 시작, 무엇을 어떻게 새로 시작할 것인가에 더 관심이 많다. 나에게 책은 빛이고 물이다. 햇빛과 물만으로 씨앗은 싹이 트고 자라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를 읽는 나를 상상해본다.(누가 있다면 사진이라도 찍어달라고 했을텐데..) 그림처럼 책에서 빛이 나온다. 그 빛을 쬐며 고개를 내민다. 손을 뻗는다. 나는 오늘도 이만큼 자란 것이다. 어떤 책을 읽는 순간 내 허리춤 어디깨에서 또는 어깨나 목덜미, 팔꿈치 어디깨에서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힐지, 아니 거꾸로, 꽃이 피고 열매 맺는 그 순간 나는 어떤 책을 읽고 있을것인지 궁금하다.


*
이 책은 서재이웃 I님의 선물이다.
꽃 피고 열매 맺는 계절에 내가 어떤 책을 읽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책 읽는 여자' 70여 명을 선물해준 I님을 잊지는 못할 것이다.
결코.




독서하는 처녀 1850년. 프란츠 아이블Franz Eybl(1806-1880)
벨베데레 박물관의 오스트리아 회랑, 오스트리아 빈


(120p.)
아름다운 책을 읽는 것은,
책이 말을 걸어오고 우리의 영혼이
그것에 대답하는 끊임없는 대화다.
앙드레 모로아





책 읽는 여자 1880/90년경. 장 자크 에네르Jean Jacpues Henner(1829-1905)
오르세 미술관, 프랑스 파리


(145p.)
가끔씩 나에게 의미가 있는 대목,
어쩌면 한 구절만이라도 우연히 발견하면
책은 나의 일부가 된다.
서머셋 모옴





편지 1720년. 장 라우Jean Raoux(1677-1734)
루브르 박물관, 프랑스 파리





독서하는 처녀 1888년. 로비스 코린트Lovis Corith(1858-1925)
개인 소장





책과 나 사이에
당신이 들어올 자리는 없다


(183p.)20세기에 들어와 책은 이제 대량 생산품이 되었다. 이처럼 많은 책이 이렇게 싸게 제공된 적은 결코 없었다. 이런 조건이라면 지금이야말로 독서의 황금기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책이 신문이나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 그리고 컴퓨터나 인터넷과 비교해서 점점 더 의미를 잃어간다는 냉정한 결론은 결과적으로 남자에게는 들어맞는 말이다. 하지만 여자는 책을 더 많이 읽을 뿐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읽기도 한다. 여자는 책에서 삶의 중요한 질문에 답을 찾는다. 커다란 열정에서 짧은 도피가 만들어졌다.


커다란 열정에서 짧은 도피가 만들어졌다?
뭔 소린지..

(238p.)
때때로 독서는 생각하지 않기 위한 기발한 수단이다.
아서 헬프스


(208p.)
독서란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타인의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다.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1905년경. 하인리히 포겔러Heinrich Vogeler(1872-?)
오르세 미술관, 프랑스 파리


(186p.)
사람은 죽어도 책은 결코 죽지 않는다.
벤자민 프랭클린





독서하는 카린 1904년. 카를 라르손Carl Larsson(1853-1919)
소른삼린가르나(소른 컬렉션)


(188p.)
어떤 책은 그 맛을 음미하며,
어떤 책은 그대로 삼키고,
그리고 몇몇은 잘 씹어서 소화해야 한다.
프랜시스 베이컨





책 읽는 여자들 1909년. 로베르트 브라이어Robert Breyer(1866-1941)
롤프 다이레 수집품, 슈투트가르트


(202p.)
사귀는 친구만큼 읽는 책에도 주의하라.
습관과 성격은 전자만큼이나 후자에게서도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팩스튼 후드





책 읽는 여인 1668/70년. 피터 얀센스 엘링가Pieter Janssens Elinga(1626-1682)
알테 피나코테크, 독일 뮌헨





책을 읽고 있는 노파 1631년. 렘브란트 반 라인Rembrandt van Rijn(1606-1669)
레이크스뮈세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앙드레 케르테츠 사진집《독서에 관하여》수록
본 지방의 병원, 1929년


(44p.)「케르테츠의 사진에서는 책을 읽는 것은 실존의 몸짓이고, 곧 닥칠 죽음을 앞에 두고도 여전히 지속되는 행위로 보인다. 이는 곧 단순한 자극이나 시간 보내기가 아니라, 자체 내에 진리를 담고 있는 행위인 것이다.」




아키텐 출신의 엘레오노르의 묘비 1204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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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2-02-18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에 관한 글귀가 좋네요^^
저는 새책 펼쳐놓고 사진 못 찍겠던데 (자꾸 넘어와서 짜증;;) 짱이에요!
맨 마지막 저 여자는 미라 같은데;; 꿈에 나올 것 같은데;;

잘잘라 2012-02-19 17:52   좋아요 0 | URL
맨 마지막 저 여자는 엘레오노르 왕비의 모습을 새긴 조각이래요. 용도는 그녀의 무덤 석관 덮개..;;

(옮긴이 주석, *엘레오노르: 1122년경 프랑스 남서부의 아키텐을 지배했던 기욤 10세의 맏딸로 태어났다. 기욤10세에게 남자 후계자가 없었던 관계로 1137년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아키텐 백작령을 통치. 루이7세와 한 첫 결혼은 아들를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무효가 되었으며, 나중에 잉글랜드의 왕 헨리 2세가 되는 양주 백작과 다시 결혼해서 5남 3녀를 낳음. '사자왕 윌리엄'이 그 아들 중 하나. 말련에 그녀는 아버지에게 반기를 든 아들들을 지원했기 때문에 남편 헨리에게 포로처럼 대우받았다. 죽기 직전 자신이 세운 프랑스의 수도원으로 가서 1204년 82세로 생을 마감했다. 그녀는 중세에 가장 영향력이 컸던 여자 군주 중 하나였다. 그녀가 루이 7세와 이혼한 사건은 나중에 후계자 문제를 불러일으켰으며, 그 분쟁에서 '백년 전쟁'이 시작되었다.)

cyrus 2012-02-18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그림이 많아서 너무 좋아요,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이에요 ^^

잘잘라 2012-02-19 17:53   좋아요 0 | URL
동감입니다. ^^

순오기 2012-02-19 0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책이었어요?
호기심 상승~ ^^

잘잘라 2012-02-19 17:58   좋아요 0 | URL
일곱번째, <독서하는 카린> 보자마자 순오기님 생각났어요.
설명은.. 생략합니다. 호기심 더 급상승하시라고.. 히힛^^

순오기 2012-02-23 01:29   좋아요 0 | URL
이 책 중고샵에 나왔길래 당장 건졌어요~ 장정일 독서일기에도 이게 나왔더라고요.^^
사실 예전에 볼때는 무심히 지나쳤는데, 포핀스님 리뷰 때문에 눈에 확 들어왔어요.ㅋㅋ

잘잘라 2012-02-23 10:03   좋아요 0 | URL
저도 중고샵에서 많이 건지고싶은데 늘 신간도서에 집중하고 있어서 그런지 중고샵에 잘 뜨지도 않고 떠도 거의 알라딘 판매가랑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싼책도 있어요. 어찌된 일인지.. 그래도 꼭 중고샵 확인해보구 주문하는 기특한 메리포핀스! 이게 다 순오기님 덕분이지요^^

차트랑 2012-02-21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는 여자가 위험하면,
그럼 저는 위험한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이되겠습니다요 ㅠ.ㅠ

잘잘라 2012-02-22 09:04   좋아요 0 | URL
위험한 여자를 좋아하는 위험한 차트랑공님.. 흐흣
 
스케치업 8 완전정복 - 실전 예제로 배우는 건축.인테리어
신명철 지음 / 대가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34,200원, 학원 가는셈 치고 지불. 728쪽, 엄청 두껍다. 그만큼 화면 설정하는 방법부터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책 사길 잘했다. 언제든 궁금한거 찾아볼 수 있고 단계별로 건물 유형 다르게 한 점도 아주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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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고래논술토론 2012-02-17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저희집 꼬마가 스케치업 가지고 노는데 이 책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쪼만한 손으로 마우스 잡고 쪼물딱거리면서 집이라고 그려내면 되게 웃겨요~

그런데, 가격이 후덜덜...

잘잘라 2012-02-17 17:24   좋아요 0 | URL
아.. 일하느라 배우는 스케치업 말고, 놀면서 익히는 스케치업!!! 부러워요^^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게임이든 뭐든 매뉴얼 안보고도 즉각적으로 프로그램을 익히고 사용하던데요, 굳이 책 사주실 필요 있을까요? ^^;; (저도 가격이 후덜덜하여 망설이다가, 후배한테 자꾸 물어보기도 뭐하고, 놀면서 배우자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학원 가는 셈 치고 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