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클리닉 - 목적을 달성하는 결정적 한 방
임승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내가 볼 땐 잘 쓴 것 같은데 남들은 아니라네요.

뭐가 문제죠?

 

당연히 당신이 쓴 글이 문제다. 당장 수정하거나 새로 쓸 준비를 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 좋은 글이란 ‘목적을 달성하는 글’이다. 대개 글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데, 그런 의미에서 글의 ‘목적’은 어떤 형태로든 ‘다른 사람’과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어 기획서를 쓸 때는 기획서를 검토할 직장 상사,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기업 면접관, 대학에서 리포트를 쓸 때는 교수나 조교 그리고 연애편지를 쓸 때는 그것을 읽을 이성과 연관되어 있다.

자신이 볼 때 아무리 기막히게 잘 쓴 기획서도 직장 상사가 못 썼다고 하면 못 쓴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최고의 자기소개서일지라도 면접관이 코웃음을 치면 그것으로 아웃이다. 내가 소설을 쓰면서 감동에 북받쳐 원고지에 눈물 바람을 흩날렸어도 편집자가 하품을 하면 출간은 물 건너 간 것이다. 왜냐고? 글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26~27p.)

 

그렇다. 백 번 옳은 말씀! 문제는 그 사실을 너무 자주, 너무 잘 잊어버린다는 것. 

그래서 리뷰를 쓰면서 일기처럼 또는 독서기록장 처럼 쓸 때가 많다. 반성!

 

리뷰를 써서 나 혼자 보는 거라면야 일기처럼 쓰든 독서기록장처럼 쓰든 상관없겠지. 그러나 리뷰를 써서 인터넷에 공개하려면 그렇게 쓰면 안되겠다. 한 사람이 됐든 열 사람이 됐든 나 아닌 누군가 그 리뷰를 읽어본다는게 중요하다. 설령 지금 당장은 단 한사람도 읽지 않는다해도, 인터넷에 올려둔 이상 언젠가 누군가 그걸 읽어볼 가능성은 항상 있는 것이니까. 

 

내가 인터넷에 올린 리뷰를 읽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왜 읽을까? 답은 아주 금방 나온다. 리뷰만 놓고 본다면 나는 그 책을 읽은 사람이고, 리뷰를 읽는 사람은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나는 어떤 경우에 다른 사람이 쓴 리뷰를 읽었던가? 그것만 생각하면 간단한데!

 

예전(알라딘서재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는 내가 대개 어떤 책(아직 읽지 않은 책)이 읽을 만한 가치가 있을지 없을지 궁금할 때 다른 사람의 리뷰를 읽었다. 특히 출판사 책소개 글이라던지 온라인 서점 책소개, 작가 소개, 목차, 미리보기, 밑줄 등을 다 살펴본 뒤에도 읽을지 말지 결정하기 어려울 때 다른 사람이 쓴 리뷰를 읽어보는 것이다. 지금은 반대 경우도 많다. 서재 이웃의 새글이 올라오면 그것을 읽다가 관련 책에 관심이 생겨서 그 책을 읽는 경우를 말한다. 어떤 경우든 리뷰는 누군가가 그 책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끼친다고 봐야한다.

 

 

역지사지! 다른이가 쓴 리뷰를 읽을때를 생각해본다.

 

반갑지 않은 리뷰.

첫째, 온라인 서점 책 소개 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는 책 정보가 반복되는 리뷰는 반갑지 않다. 그러니까 나도 그렇게 쓰지 말아야지!  둘째, 자기 자랑, 지식 자랑하는 리뷰는 반갑지 않다. 그러니까 나도 그렇게 쓰지 말아아지! (물론 자랑할 만한 지식도 뭣도 없지만서두..) 셋째, 의무감에 쓰는 리뷰, 숙제처럼 쓰는 리뷰, 대충 줄거리 정리하고 끝나는 리뷰는 반갑지 않다. 그러니까 나도 그렇게 쓰지 말아야지! (가끔 급할땐 그러기도 하지만서두..) 

 

고마운 리뷰.

첫째, 알려지지 않은 출간 배경 얘기해주는 리뷰 고맙다. 나도 그렇게 쓰고 싶지만 이건 도저히 불가능하다. 둘째, 인용(밑줄긋기) 많이 해주거나 사진 많이 올려주는 리뷰 고맙다. 분위기 파악이 되니까. 그래서 나도 그러려고 노력한다. 셋째, 책을 읽고 어떤 점이 좋았는지(또는 어떤 점은 좋지 않았는지) 이유와 근거, 생각을 밝혀준 리뷰 고맙다. 물론 나도 그러려고 노력한다. 아직 잘 되진 않지만.. 말이 나온 김에,『글쓰기 클리닉』을 읽고 가장 고마운 점이 바로 이거다. 리뷰를 쓰면서 너무 자주 잊어버리를 사실, ‘리뷰를 읽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해 준 점!

 

 

글은 곧 삶이다. 테크닉은 그 다음이다.

내가 썩으면 글도 썩고, 내가 익으면 글도 익는다.

좋은 글을 원한다면 좋은 삶, 가치 있는 삶을 살지어다.(52p.)

 

시나 소설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

자기소개서, 업무 이메일, 기획서ㆍ제안서, 프레젠테이션, 독후감ㆍ서평, 칼럼, 인터넷 글쓰기, 연애편지, 책 쓰기.. 등에 대해 얘기한다. 요리책이나 DIY 실용서를 읽는 기분이다.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자기소개서를 솔직하게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간혹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자신의 단점을 얘기해보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 ‘늦잠을 자는 편입니다’, ‘남에게 잘 속습니다’, ‘약속시간을 잘 지키지 않스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면접관은 절대로 ‘이 사람은 솔직하다’ 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그저 ‘늦잠을 잠’, ‘잘 속음’, ‘약속시간을 잘 지키지 않음’이라고 기록할 뿐이다.(59p.)

 

업무용 이메일 누구나 이메일로도 존중받고 싶어 한다. 이메일에서 영업용 미소가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당신은 분명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이메일을 보낼 것이다. 하지만 이메일을 받는 상대방의 기분이 나빠진다면 당신의 의도대로 움직일 확률은 낮아진다. 상대방의 기분이 좋아야 당신의 말에 수긍할 것이 아닌가. (77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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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2-02-23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나 말이에요,
남한테 보여주면서 잘 쓴 글과 못 쓴 글을 나눈다면
글을 쓸 때마다 너무 괴롭겠지요.
남이 들을 때에 잘 부른 노래와 못 부른 노래로 나눈다면
노래를 부를 때에 얼마나 괴로울까요.

글이든 노래이든
스스로 즐기면서 아름다운 꿈을 누리려고 할 때에
비로소 내 마음에 가장 흐뭇하고 넉넉하게 젖어들면서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고 느껴요.

잘잘라 2012-02-23 21:49   좋아요 0 | URL
옳소!!!

그러나 말이지요, 노래방에서 노래 못부르는 사람이 마이크 너무 오래 잡고 있으면 그것도 괴로운 일이거든요. 히힛 하긴 뭐 저도 노래 못하면서 노래부르기 즐기는 사람 중에 하나이긴 합니다요.

차트랑 2012-02-23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당연히 당신이 쓴 글이 문제다'
이거 제 이야기 입니다요 ㅠ.ㅠ

잘 써보려고 하는데 정말 그게 잘 안되더라구요.
물론 저는 자기만적족인 측면을 가지고 있는 글이기도 합니다만,
주로 독서 노트를 긁어다가 페이퍼에 올리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려가지고...ㅠ.ㅠ

문제는 역시 역지사지를 못했다는 결론으로 귀결이 되고 마는군요.
저의 딜레마입니다만 개선이 쉽지 않아보여 좀 마음이 무겁습니다.

또 생각해보니
제 글에 대한 스스로의 아이디어 부재가 큰 문제이기도 하네요 ㅠ.ㅠ

잘잘라 2012-02-24 19:27   좋아요 0 | URL
저는 시작은 잘(자주) 하는데 끝내기가 안되요.
정말 정말 오래되고 심각한 문제지요. ㅠㅠ

재는재로 2012-02-23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는 말이네요 광고성 리뷰는 솔직히 별로 책을 읽고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리뷰를 남기는데 나는 재미있게 읽었지만
다른사람은 다른게 느낄수 있으니 내가 느낀 감정을 이야기하는데 솔직히 표현하기 힘드네요 쓰고 나면 무슨 내용을
말하고 싶은지 잘 이야기하지못한 글뿐 요새책을 못읽어 좀 읽어야하는데 일이 빠빠 ㅠㅠ 좀 쉬고 싶다

잘잘라 2012-02-24 19:31   좋아요 0 | URL
저는 제가 재미있게 읽었거나 기발하다고 느낀 내용 또는 감동받은 책은 기꺼이 '광고성' 리뷰를 씁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라면 재미없겠지만 자발적으로 그렇게 하고 싶은 맘이 생길땐 남들 보기에 오바도 많이 하고, 또 전체를 100이라고 했을때, 1이나 2만큼만 심하게 꽂혀도 그걸 가지고 난리법석을 떨기 때문에 저번에 한번은 출판사 직원이냐는 소리도 들어봤다는...ㅋㅋㅋ

구름고래논술토론 2012-02-23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에 쏙쏙 박히는 말들만... ㅠㅠ

잘잘라 2012-02-24 19:35   좋아요 0 | URL
제가 쓴 글이 문제.. 맞습니다요. ㅎㅎ

꼬마요정 2012-02-24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글 잘 쓰고 싶어라..ㅠㅠ
이런 책들은 방향을 제시해주긴 하지만 글을 잘 쓰게 해주지는 못하는 듯해요.
글재주는 타고나는 걸까요?ㅜㅜ

잘잘라 2012-02-24 19:45   좋아요 0 | URL
꼬마요정님^^ 반갑습니다.

제가 요즘 수영을 배우면서 느끼는건데요,(이제 겨우 2주 되었습니다만^^;;) 날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매일 매일은 못느끼는데 첫날(2월14일)하고 오늘(2월24일)하고는 정말 눈부신 발전을 했다는거 아닙니까!! 하하하. 재주를 타고 나는것보다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 성실하게 연습하는게 더 중요한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 좋은 수영 선생님을 만났어요. 매일 느끼고 감사합니다. 글쓰기도 선생님을 만나야 늘 것 같아요. 물론 서재 이웃님들이 모두 훌륭한 선생님들이시지만요^^

cyrus 2012-02-24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책 속의 중요한 포인트를 리뷰 덕분에 알 수 있었습니다.
저도 요즘 글을 짧게 쓰려고 나름 고민해 본 적이 있었거든요. 한 때 저는 책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쓴다고 생각했었는데 계속 쓰다보니 읽는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느꼈거든요. 서재 이웃분들이 함께 보는 글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글을 쓰면서 종종 망각하고 있었어요. 결국에는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온전히 제 자신을 위한 글이
되어버리는거죠. 글쓰기 일곱계명은 안 잊어버리도록 새겨들어야겠는데요.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잘잘라 2012-02-24 23:36   좋아요 0 | URL
cyrus님이 쓰신 리뷰를 읽고 나면 유식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항상 다른 책과 연계해서 얘기해주시기 때문이 아닐까하며 고마운 마음으로 읽습니다. 단순한 리뷰라기보다는 짧은 논문같은 느낌이랄까요.^^ 장학금 받는 분 리뷰라 그럴까요? ㅎㅎ 님도 즐겁고 편안한 주말, 또는 완전 신나고 화끈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중간걸치기 없기예요!!

순오기 2012-02-25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개성있는 리뷰는 이달의 당선작으로 추천합니다!
역지사지~~ 아주 좋은데요.^^

2012-02-25 0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25 1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재는재로 2012-02-25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솔직히 광고성 글이라도 책을 매력을 잘 이야기하는 글은 좋은데 내용은 없고 단순한 광고글은 별로
이르테면 저는 무라카미의 최고의 책은 노르웨이의 숲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다른사람들은 다른책이 더좋을수 있죠 하지만 제가 다른분들이 쓴 글을 읽고 그책을 읽고 싶어서 책을 읽을수도 있죠 하지만 내용도 없이 그냥이 이책이 좋다
라는 글은 공감하기 어렵죠 제가 좋아하는 장르는 추리 미스테리 쪽이고 그런위주의 책을 주로 읽는데 단순한 소개글
보다는 책이 어떤다는 내용이 좋아요 하지만 네타성 이런 사건이 전개된다는 것은 별로 간단한 내용은 좋지만 그리고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책의 성격 하드보일이나 가벼운 개그성 아니면 진지한 이야기인지등으로 요약해서 그리고 자신이
읽고 느낀 점등이 적혀있으면 더 좋겠네요

잘잘라 2012-02-25 13:22   좋아요 0 | URL
물론입니다. 재는재로님^^ 단순히 줄거리만 요약한다거나, 좋았다 안좋았다 하는 식으로 짧게 얘기하는 리뷰를 읽으면 맥이 빠지다 못해 허탈한 기분이 들죠. 성의없는 리뷰는 어차피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니까 자신이 쓴 글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영향을 끼치길 원한다면 결국 문제를 인식하고 고치려고 노력하는 수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항상 저의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재는재로님께 감사드립니다.

페크pek0501 2012-02-25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동은 세부적인 묘사에서 나온다. - 그렇군요.
완벽주의는 독이다. - 이건 위안을 주는데...
글은 곧 삶이다. - 이건 부담 백배...

어쨌든 유익한 리뷰입니다. ㅋ

잘잘라 2012-02-25 19:16   좋아요 0 | URL
오오오오오~~~~~
감동은 세부적인 묘사에서 나온다. -끄덕 끄덕!
완벽주의는 독이다. -다행이다.. 흣.
글은 곧 삶이다. -땀 삐질ㅡ.ㅡ;;

페크님이랑 완벽 공감!!! 행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