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사랑』을 읽고 좋아서 다른 책도 읽으려고 주문했다.

마침 알라디너TV에서 '이슬아X이연실(편집자)' 저자 만남을 진행하고 영상을 올렸길래 가게에서 틈틈이 틀어보았다. 이슬아 작가는 '헤엄 출판사' 대표이기도 한데 혼자 글쓰고 책 만드는 작업을 해보니 너무 벅차서 이번 책은 문학동네에서 냈다고.. 문학동네에서 낸 첫 책,『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도 이연실 편집자와 함께 했다고 하는데 두 사람이 함께 진행하는 내내 끊이지 않는 웃음과 밝은 분위기 덕에 나도 어느새 웃는 얼굴이다. 고맙다.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는 말은 매우 인상적이어서 어떤 사람이 우는 모습(나를 포함하여)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문장이었는데 그렇다고 내가 거기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나는 울지 않을 때도 엄마 얼굴을 닮지 않았다. 얼굴만 닮지 않은 것이 아니라 성격도 별나다며 "너는 아마 병원에서 바뀐 모양이다."라는 말을 하던 엄마 표정에서 진심을 느끼고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일은 오래된 기억이고, 지난 주에 나는 아주 유쾌하고 신선한 사진을 한 장 얻었다.

 

엄마가 새로 이사한 집을 보고 싶다며 언니네, 동생네 합해서 일곱 명를 이끌고 집에 왔다가 온 김에 김장을 해주고 가겠다고 하셔서 언니네, 동생네는 먼저 돌아가고 엄마랑 나랑 그이랑 셋이서 김장을 했다. 김장을 하고 다음날 경주 나들이를 갔다가 갑자기 날씨가 추워서 얼마 구경도 못하고 집에 오는 길에 보문단지 벗나무 길에 낙엽이 우수수.. 하도 멋져 사진을 찍자 하고 차를 세운 것이다. 추워서 떨었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셋 다 이렇게 환하게 웃고 있다. 그리고 셋 다 웃는 얼굴이 닮았다.

 

엄마가 환하게 웃는 모습이 이렇게 좋구나.

엄마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는 게 행복이구나.

나는 웃을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되고 싶다.

나는 웃을 때마다 엄마를 닮는다, 라고,

혼자 생각하고 한 번 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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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1-10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하게 웃는 엄마 미소를 쏙 빼닮으셨을것 같아요. 잘잘라님!경주나들이 가족 모두 행복한 시간 보내셨을것 같네요 ^.^

잘잘라 2020-11-10 21:53   좋아요 1 | URL
scott님^^ 경주, 1년 내내 걷기 좋은 곳인것 같아요. 닮았다고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파이버 2020-11-10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웃는 모습이 정말 닮으셨네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사진입니다~ 앞으로도 웃으실 일이 많이자주 생기길 바랍니다*^^*

잘잘라 2020-11-10 21:55   좋아요 1 | URL
파이버님 댓글 덕분에 한번 더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____^

비연 2020-11-10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선한 웃음들이세요!

잘잘라 2020-11-10 21:55   좋아요 0 | URL
비연님! ^________^

바람돌이 2020-11-10 2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맘이 행복해지는 글이고 표정들이네요. 요즘 너무 바빠서 살짝 지쳐있는데 이 글과 사진으로 잠시 힐링합니다. 이번 주말엔 저도 엄마랑 바람쐬러 가야지 하네요.

잘잘라 2020-11-10 22:03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댓글 읽고 저도 또 한번 사진을 쳐다보고 웃습니다. 행복한 바람이 불어오네요. 감사합니다. ^^

라로 2020-11-11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 인상도 좋으시지만, 피부미인!! 잘잘라 님 어머님처럼 곱게 나이들고 싶어요. ^^ 행복이 묻어나는 부러운 모녀이십니다!!💖💖💖

잘잘라 2020-11-11 06:57   좋아요 0 | URL
라로님! 역시나 섬세하십니다! 맞아요. 백옥같은 피부라고 자부심도 상당하시지요. ^^ 라로님 자세히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수요일 출발~~~~!!!

han22598 2020-11-17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책 읽고선, 종종 거울 보면서 웃으면 엄마 얼굴이 되나? 아빠 얼굴이 되나? 확인했던 기억이 나요 ^^
 

질렀다.

책이 아니라 가방을!

알라딘에서 가방을!

양말도 아니고 가방을!

 

미쳤다.

오늘 담배 두 갑 팔았는데 가방을!

커피도 한 잔 못 팔았으면서 가방을!

배째라야 뭐야?

 

아무튼 기분 째진다.

쿠하하.

 

본투리드 코듀라 백팩

정가 58,000원!

 

오 만 팔 천.. 오-만-팔-처-넌!

미치고 팔짝 뛰는 너는 나!

기분 좋으믄 됐지 뭐.

 

가방을 샀으니

넣고 다닐 책도 사야지?

아무렴.

 

 

 

 

 

 

 

 

 

 

 

 

 

 

 

 

 

 

 

이렇게 질러대는데 뭐 하나 걸리는 게 없다.

나에게 족하다.

나로서 족하다.

그걸로 됐다.

무얼 더 바라리.

 

뭐를 마이 멕여야지 뭐.

 

뭐를 마이,

오늘은 코코아를 마이 멕여야겠다.

쓸쓸한 겨울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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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11-06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깜냥 너무 귀여워요!

잘잘라 2020-11-06 14:06   좋아요 1 | URL
게다가 치명적 눈빛, 저돌적 미소.. 도저히 안 살 수가 없어요. ㅎㅎ

레삭매냐 2020-11-06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일다가 정말 알라딘이 아마존처럼
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네요.

배추도 팔고 무도 팔고... ㅇㅇ 종합 온라
인몰에 대한 강렬한 야망?

잘잘라 2020-11-06 14:12   좋아요 0 | URL
그렇죠? 알라딘, 만약에 주식시장에 상장한다면 딱 100 주만 사볼까봐요. ㅎㅎ

카알벨루치 2020-11-06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셨습니다 가방^^ㅋㅋ

잘잘라 2020-11-06 21:11   좋아요 2 | URL
올해 제일 잘한 일입니다. 가방! ^____^
 
부지런한 사랑 - 몸과 마음을 탐구하는 이슬아 글방
이슬아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평점 :
품절


상반되는 여러 감정 대폭발! 단 한 권의 책을 읽고 이렇게 기쁘고 슬프고, 즐겁고 외롭고, 뿌듯하고 쓸쓸하고, 감탄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동시에 자책하는, 그 모든 걸 느끼다니! 감정 폭발에 당황하며 허우적대는 내 손을 ‘부지런한 사랑‘ 제목이 꽉, 아주 꽉 잡아준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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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는 서평 모음집이다. 머리말에, 「이 책은 '정희진의 글쓰기' 시리즈 다섯 권의 첫 책임을 밝혀 둔다.(18쪽)」는 말이 반갑다. 내가 온갖 서재 글과 책소개를 읽는 이유는 사실, 내 자신이 어떤 책을 읽고 싶은 지 알고 싶기 때문인데,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를 펼쳐 들 때마다 읽고 싶은 책이 생기니 나로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삶은 본질적으로 비극이다. 이 사실처럼 우리가 자주 잊는 현실도 없다. 기억하기엔 너무 벅찬 숨소리인가. 슬픔과 우울은 소비의 적이다. (43p.)」


'슬픔과 우울은 소비의 적이다.' 이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는 '과연 그렇네!' 했다가, 그 사이 장례식장에 다녀올 일이 생겨서(두 번이나) 돌아보니 '과연 그럴까?' 싶다. 지금은 이미 소비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세상이다. 슬퍼도 소비하고 우울해도 소비한다. 죽어없어지지 않는 한, 도시에 살면서, 소비하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소비만 하면서 살다가 죽을 순 없지. 삶이 비극이라 해도 소비하면서 버텨내고, 그리하여 마지막 순간, 아니 삶의 어떤 순간만이라도 희극을 만들어 내자고, 그럴려고 산다고! 





ㅡ 이어지는 책,


『노년은 아름다워』 품절.















"저들을 용서하소서!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알지 못하옵니다."(루가복음 23장 34절) - P79

이 문장의 위대함은 특정 종교를 넘어선다. 나는 이 구절이 역사와 인간의 본질을 요약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사를 평정하는 압도적인 언어다. - P80

대부분의 인간은 자기가 하는 일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산다. 내 행동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 가해든 자폭이든 갖가지 결과, 그 여파...... 하긴, 생각할 시간도 없다. 모든 사유는 (뒤늦게) 아픔이 찾아올 때, 피해를 당하고 적을 응시할 때 시작된다.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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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p.)물론 감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다음에 해야 하는 말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한다면 그건 사고의 태만이다.


*
‘말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한다면 그건 사고의 태만이다‘ 이런 말에 자극 받는다. ‘노력‘, ‘성실‘, ‘최선‘ 같은 말에서 죄책감을 느낀다. ‘정말 노력했나? 정말 최선을 다 했냐고?‘ 자책으로 이어진다. 어떤 노력을 했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왜 포기했는지, 그런 것을 말하자니 자괴감이 들었고 그런 나와 마주하기 싫었다. 맞다. 생각하기 싫어서 도망친 거, 외면한 거.

그렇다고 멀리 도망치지도 못했다. 이렇게 화창한 가을날, 이런 책을 들고 집에서 뒹굴뒹굴, 에혀, 고만하고 자리 잡고 앉아야지. 정식으로 ‘나‘에게 만나자고 약속을 잡았다. 시간은 내일 오후 2시, 장소는 우리집 작은 방. 논의할 건 한 가지 뿐, 오래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


(103p.)˝논의할 여지가 없다니 말도 안 된다. 세상에는 논의할 여지뿐이다.˝ 수험생 시절, 학원 선생님에게 배운 말이다. 당시 아이돌의 수영복 화보를 볼 때 가슴에 눈이 먼저 가는지 엉덩이에 눈이 먼저 가는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었다. 물론 이 논의가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논의할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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