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 다치바나 식 독서론, 독서술, 서재론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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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평을 통해 알고 싶은 것은 오로지 그 책이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가에 관한 정보이다. ◎ ○ △ X 등의 기호로 등급을 표시하는 것으로써 서평을 대신한다면 그보다 좋은 방법이 없을 것 같다고까지 생각한 적이 있다. 책에 대한 평가는 읽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타나는 것이 당연하다. 책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개인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당연히 읽는 사람 스스로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나은 방법이다. 

 

서평을 하는 사람은 책을 읽는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참고 의견을 제시하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독자는 보통 책을 사기 전에 ① 서점의 앞쪽 판매대에서 책을 펼쳐 든다, ② 책을 대충 보며 책의 가치를 가늠해 본다, ③ 주머니 사정을 살펴본다 등의 단계를 보여 준다. 서평을 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할은 ①의 '서점의 앞쪽 판매대에서 책을 펼쳐 들게 되는 계기'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독자는 ②와 ③에 대해 서평을 보조적인 참고 의견으로 보는 데 그쳐야지 너무 의존하지 않는 것이 좋다. (211~212p.)

 

그 책을 직접 볼 기회만 있었다면 분명 샀을 사람과 만나 볼 여유조차 얻지 못하고 사라져 버리는 책이 너무 많다. 적어도 이처럼 책이 만나야 할 사람과 만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드는 것이 서평이 해야 할 가장 큰 역할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책을 깎아 내리는 일은 되도록 하지 않고(이렇게 말하면서도 책을 깎아 내린 일이 몇 번이나 있지만), 단지 그 책을 한번 펼쳐 보고 싶은 적절하면서 매력적인 인용을 활용하는 것이므로, 적절히 인용할 곳을 찾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213p.)

 

정보의 중심은 그 책이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가 없는가, 읽을 가치가 있다면 어떤 점에서 가치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나는 그것을 가능한 한 요약과 인용을 통해 책 자체로 말하는 스타일을 취하고 있다. 개인적인 비평적 코멘트(다른 사람의 서평에서 내가 쓸데 없다고 생각하는 부분)는 될 수 있는 한 비중을 줄이고 있다. 따라서 나는 서평을 쓸 때 글을 써 내려가는 것의 몇 배나 되는 노력을, 소개하려는 책을 고르고 요약하고 인용하는 과정에 쏟아 부었다.

 

이렇게 글을 쓰는 목표는 책을 읽는 사람에게 그 책을 읽고 싶다는 기분이 들게 하여, 서점의 판매대에서 그 책을 발견하였을 때 펼쳐 보도록 하는 데 있다. 또한 그 책을 사야겠다는 기분까지는 들게 하지 못하더라도 그 책이 어떤 책인가를 알려 주어, 그 안에 실려 있는 정보를 통해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작은 지식의 세계를 경험하게 하고, 책을 읽지 않은 사람에게도 지적 우주를 확대해 가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책을 읽는 즐거움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오호라' 하며 마음속에서 놀라움과 탄성을 지를 수 있게 하는 한 구절을 만났을 때의 기쁨이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 서평에는 그런 작은 탄성이 몇 백 권 분량 이상으로 담겨 있으며, 정보량도 상당히 많은 편이라고 자부한다.(216~217p.)

 

 

최근에 서평이벤트 응모에 재미를 붙여서 정신없이 읽고 서평 쓸 책이 쌓여가고 있다. 시간에 쫓기게 된 이유다. 시간에 쫓기는게 기분 좋을 리는 없지만 좋은 점도 있는데 그건 책을 읽는 것도 읽는 거지만 읽은 책에 대해서 뭔가를 써낸다는 사실이다. 그 '뭔가'가 비록 책에서 어떤 부분을 골라 옮겨 적는 것에 불과하다 해도 상관없다. 실제로 책을 읽고 어떤 부분을 옮겨 적는 그 과정에서 이미 나는 읽는 것에 버금가는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옮겨 적는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책을 다 옮겨적는 것은 아니므로, 읽으면서 감동을 느끼거나 새롭게 느낀 부분을 옮겨 적다보면 감동은 배가 되고 새로운 것을 알아는 즐거움은 더욱 확실해진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를 읽으며 작가가 정말 개성이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개성이 강한 사람을 좋아한다. 그 개성이 나와 맞지 않을 때라도 어떤 사람이 자신의 개성을 오랫동안 지켜가는 것을 알게되면 기분이 좋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를 읽으며 처음 만난 다치바나 다카시. 알고보니 꽤 유명한 사람이다. 일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다치바나 다카시는 책 좀 본다는 사람들 사이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사람인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다가 반쯤 읽고 바로 인터넷으로 주문을 할 정도로 한 눈에 반하고 말았다. 주문한 책이 내일 도착할 예정이므로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은 이제 그만 덮어두기로 한다. 내일이면 내 책을 받아 마음껏 밑줄 치고 메모해가며 읽을 수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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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1-06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벤트로 받는 책도 나쁘지 않지만,
서평 쓰기를 하라고 보내 주는 책을
받는 데에 자꾸 길들여지면
서평 글이 늘 똑같아질 수 있어요.

'뭔가'를 쓰게 될 수 있다 해도
자칫
나 아닌 내 글이 되거든요.

그래도 즐거이 이런저런 이야기 펼쳐 보셔요~

잘잘라 2012-01-06 14:41   좋아요 0 | URL
명심!하겠습니다^^

책 도착하면 즐겁고 읽으면 즐겁고 리뷰 쓰면 즐겁고,
또 이렇게 댓글 받으면 즐겁지요^^

차트랑 2012-01-06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터넷으로 도서를 검색하고 구입할 수 있게되면서
상당수의 책을 온라인으로 주문하여 읽어왔습니다.
주문한 책의 상당수가 또한 잘못 선택한 도서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되더라구요.
좋은 리뷰가 절실한 순간인 것이죠 ㅠ.ㅠ
물론 책마다 모두 그만한 가치를 가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문제는 제스스로가 원하던 내용을 담고있는 책이냐인 것이었죠.
원하던 책이 아닐 때 실망을 좀 하게되는데요
이는 순전히 저의 책임인 것이죠.

정답은 위에서 지적해주신대로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가 바로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재밋게 읽는 그 뿌듯함"이 정답입니다 ㅠ.ㅠ
좋은 글입니다 메리포핀스님~

잘잘라 2012-01-06 14:44   좋아요 0 | URL
차트랑공님은 무엇을 물어봐도 항상 정답을 알려주실것만 같아요.
든든합니다. 차트랑공님^^

숲노래 2012-01-06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안 식구들이랑 다 같이 도서관 나들이 자주 즐겨 보셔요~
저희 시골집 가까이엔 도서관도 없지만,
그냥 시골길을 같이 걷기만 하지만.... ^^;;;

잘잘라 2012-01-07 16:10   좋아요 0 | URL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고마운 일입니다^^

차트랑 2012-01-06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답은 메리포핀스님께서 내주신 거랍니다 ㅠ.ㅠ

잘잘라 2012-01-07 16:11   좋아요 0 | URL
^^

수수꽃다리 2012-01-06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경우,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지금 띄엄띄엄 읽고 있는 책이 있는데, 그 책에서 지금 메리포핀스님께서 읽고 리뷰한 책을 소개하고 있답니다. 그러게요, 다치바나 다카시는 그렇게 유명한 다큐멘터리 작가라네요. 저는 처음 듣는 이름인데..쩝.
올해도 멋진 글, 맛있는 글 읽을 수 있겠지요? 타인의 서재에 가긴 해도 글을 남기는 일이 아직도 어색해서, 혼자서 약간 얼굴을 붉히고 있습니다.^^

잘잘라 2012-01-07 16:21   좋아요 0 | URL
수수꽃다리님^^
'혼자서 약간 얼굴을 붉히고 있'는 모습이 저 화사한 프로필 사진 꽃처럼 아름다워요. 유난히 꽃 닮은 이웃들이 많은 알라딘 서재, 올해도 서재 생활을 많이 기대하게 해주시네요.

저도 다치바나 다카시라는 사람은 이 책으로 처음 알았어요. 책을 읽어보면 공감 되는 부분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아요.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변하지 않는 무엇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는게 좋았어요. 저는^^

쉽싸리 2012-01-06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분 서재가 고양이 빌딩이라죠. 고양이 그림이 건물전면에 있는, 삼,사층짜리 건물이 통째 서재라고 하더군요.어딘가에 사진도 있을거에요. 그런기반위에서하는 글쓰기란!
새해 좋은일 많이 생기시길!

잘잘라 2012-01-07 16:24   좋아요 0 | URL
쉽싸리님^^

이 책에 고양이 빌딩 이야기 나와요. 사진이랑 층별 일러스트두 나오구요.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그런 건물이 동네에 있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솔직히 그 안에서 지내고 싶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긴 합니다만^^;;;

cyrus 2012-01-06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생 때 이 책을 여러번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자가 다독가라는 점이 매력적이었고
특히 저가가 살았던 고양이 빌딩이 무척 매력적이었거든요. 한 때 저도 고양이 빌딩 같은
건물을 가진게 꿈이었어요 ^^

잘잘라 2012-01-07 16:25   좋아요 0 | URL
음~ 한 때! 그럼 지금은 아니란 말씀이군요. 음~
 
1억 버는 공부방의 비밀 - 연봉 1억 김보미 원장의 공부방 창업 차별화 전략
김보미 지음 / 서울문화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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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 창업으로 얼마나 벌 수 있을까요?"

 

공부방을 창업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수입일 것이다. 그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재미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해서 공부방을 운영하려고 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맞지,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공부방 사업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

 

나도 공부방 창업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노력한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 수입이었다. 그럼 공부방을 창업하여 운영해 나가면 얼마나 벌 수 있는가를 살펴보도록 하자.

 

"나는 부업으로 한 달에 100만 원 정도를 벌고 싶어요.", "회사를 다닐 때보다 더 많은 수입을 원해요. 한 달에 200만 원 이상 벌 수 있나요?", "학원을 경영할 때보다 더 크게 성공하고 싶어요. 한 달에 1,000만 원도 벌 수가 있나요?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요?"

 

공부방 사업으로 얻고 싶은 수입의 유형은 이렇게나 많다. 이 질문들 중 현실적으로 가능한 질문은 몇 개일까? 정답은 "모두 가능하다."이다. 분명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는 "말이 돼? 그냥 뻥 치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현재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가능하지. 나도 그 정도는 벌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더 벌 수 있을까 해서 이 책을 보는 것이니까." 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내 주변에서 조언을 구하는 많은 분들이 200~400만 원 사이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와~ 생각보다 많이 번다."라고 부러운 마음이 생기는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여러분도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분들은 "더 이상 학생들을 관리할 수 없는데 어떻게 이 이상을 벌죠?"라는 질문을 한다. 즉 200~400만 원 사이의 금액은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누구나 노력하면 벌 수 있다.

 

공부방은 일정 금액의 월급을 받는 것이 아니다. 선생님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만큼, 즉 노력하는 것에 비례해서 돈을 벌 수가 있다. 이 부분이 내가 생각하는 공부방 창업의 매력 중 하나이다. 내가 노려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면 힘들어도 그 이상의 뿌듯함이 있고 내 자신의 가치가 자꾸만 높아진다는 생각, 내 또래의 다른 친구들에 비해 앞서 나간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충분히 상상하라.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게끔 공부방을 창업하여 운영해 나가도록 하자.(37p.)

 

무슨 다단계 사업설명회도 아니고 한달에 얼마 벌 수 있는지부터 얘기하는 리뷰라니, 쓰는 나도 참 민망하다. 그런데 굳이 이 부분을 옮겨 쓰면서 리뷰를 시작하는 이유는, 사실 이 책을 읽는 독자의 가장 큰 관심사가 바로 이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1억 버는 공부방의 비밀』이라는 제목을 보고 '정말인가? 공부방 해서 1억을 번다고?' 하면서 의심 반 호기심 반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다 읽고 느낀 것은 공부방에 관심있는 분들이거나 혹은 현재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더라도 저 위에 나온 사람처럼 "더 이상 학생들을 관리할 수 없는데 어떻게 이 이상을 벌죠?" 라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이 책은 반드시 한 권 사서 읽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나는 학원 선생님은 커녕 학습지 선생님도 한 번 안해봤을 뿐만 아니라 공부방이랑 교습소의 차이 교습소와 학원의 차이 조차 몰랐던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은근히 "나도 할 수 있겠는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공부방을 시작해서 부터 학생들 모집, 학부모 상담, 운영 방안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고 정리해 둔 책이라는 뜻이다. 음식점으로 치자면 맛의 비결, 특별한 양념이나 조리법 등에 이르기까지 뭐 하나 에둘러 설명하는 법 없이 꼬치 꼬치 솔직하게 알려준다고 할 수 있다. 노하우를 다 공개해도 어차피 이것을 다 이루기까지는 각자 결코 만만찮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뜻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겠지만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공부방에 관심 있는 분들이거나 공부방을 운영 노하우가 필요하신 분들이라면 이 책은 필독서다. 더 이상 리뷰 읽느라 시간 낭비 하지 마시고 그냥 책을 사서 읽으시길 바란다.

 

물론 이 얘기는, 우리 나라 학생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마자 그 누구와도 대체될 수 없는 한 인격체로서 대우받지 못하고 오로지 '성적'으로 평가받기 시작하며 종국에는 입시경쟁으로 내몰리는 슬픈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 따위는 고려할 이유가 없는 얘기라는 것을 확실히 해두자. 이 부분만 딱 눈감는다면 이 책은 책을 쓴 사람의 목적이나 책을 읽는 사람의 목적이 잘 맞아떨어질 훌륭한 책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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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12-01-06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숨쉬기 운동하러 밖을 잠시 다녀왔는데
공기가 싸~ 하게 볼따구를 스치는 것이...
겨울 맛이 이런 것이구나 싶습니다.
상쾌환 아침입니다~

이 책읽을 읽으신 분들께서 모두 공부방하신다고 나서시면 어쩌죠?^^
공부방과 관련있는 분들께서는 많은 도움이 될 듯 싶습니다.
그런데 교육으로 돈을 너무 많이 벌어도 안되어요 ㅠ.ㅠ

잘잘라 2012-01-06 14:55   좋아요 0 | URL
흐흐흣.. 맞아요. 이 책 읽으면 왠지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래서 정말 솔깃해요. 그러나 하룻밤 자고 난 지금은..? 정신 차렸지요. 학생때 생각을 해보니 도저히 찔려서 말이죠. 흐흐흣. 그런데 교육으로 돈을 너무 많이 벌어도 안되는 이유는 뭘까요? 아무래도 돈이란게 많이 벌면 벌수록 더 벌고 싶어지는게 돈이기 때문일까요? 마셔도 마셔도 갈증을 해소하기는 커녕 더 목이 타게 한다는 바닷물 같은 것이 돈이기 때문일까요? 돈이란 정말 마음의 눈을 멀게 하는 걸까요? 너무 돈 돈 하다가는 돈도 잃고 사람도 잃기 쉽상이기 때문일까요? 으음..;;

차트랑 2012-01-07 0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메리포핀스님,
'학문'이라는 글자를 자신을 위해 사용해야하는 사람은 '돈'이라는 글자를 만나게되면
충돌을 일으키게 됩니다.
특히 학생을 가르치는 분들이 이에 해당하는데요
'돈'이라는 글자는 '학문'이라는 글자를 손상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그리되면 자신을 이롭게하는 글자가 손상을 입게되고
이는 결국 스스로를 손상시키는 결과를 낳게됩니다.

그러므로 돈을 많이 벌면서 건강상의 문제나 기타의 문제가 전혀 없으신 분이라면
기운이 변하였거나 '학문'을 용신으로 하지 않는 분이라는 것을 알수가 있는 것 입니다.
학문을 용신으로하지 않는다는 말씀은 그 학문이 큰 학문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결국 학문과 돈은 함께하기 어렵습니다.
진정한 학자들이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답니다 ㅠ.ㅠ

죄송합니다 이런말씀을 드려서 ㅠ,ㅠ
 
만점 받는 수학 문장제 5학년 - 수학시험 마지막 문제까지 막힘없이 술술~ 초등수학 별거 아니야 시리즈
김남준 지음, 이한울 그림 / 동아엠앤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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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초등학교 5학년? 만만하게 봤다. 6학년도 아니고 5학년인데 뭘~ 이러면서.

초등학교 5학년 수학? 더욱 만만하게 봤다. 국어도 아니고 수학인데 뭘~ 이러면서.

 

어? 문장제? 문장제가 뭐냐?

그리구.. 수학? 초등학교부터 무슨 수학이야?

우리땐 중학생이나 되야 '수학'이 나왔는데?

 

하긴 나는 초등학교 아니고 국민학교 다녔지.

국민학교 5학년때 기억을 더듬으려면 무려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해.

 

30년!

그래. 삼십 년!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도 요즘은 옛말이다.

1년만 지나도 훅- 훅- 변해가는 세상이니까.

 

그러니까 어렵사리 30년 세월 거슬러갈 생각일랑 접어두고

그냥 지금 내 나이로, 지금 내 이해력으로 책을 본다.

 

 

 

수학 문장제가 뭐예요?

 

시장에서 어제는 토끼 세 마리를 팔았고, 오늘은 토끼 네 마리를 팔았소.

나는 어제, 오늘 토끼를 모두 몇 마리 팔았겠소? (10p.)

 

이것이 바로 문장제!

문장제는 ‘문장으로 된 문제’라는 뜻이라고 한다.

즉, 문장으로 된 '수학 문제'

 

아 그런데 문제를 왜 이리 복잡하게 만들지?

수학 문제, 그냥 ‘3 + 4’ 라고 하면 될 것을?

간단하게 할 수 있는데 왜 이리 길게 문제를 내냐고?

 

수학은 생활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생겨났습니다. 물건의 개수를 세거나 계산을 할 때, 땅의 넓이를 잴 때, 친구와 약속 시간을 정할 때 수학이 필요하지요. 단지 시험을 잘 보기 위해 수학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수학을 배우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말로 설명할 수 있겠지요. 그 설명은 다시 문장이 될 수 있습니다.(10p.)

 

‘3 + 4’ 라는 문제만 주어졌다면 무엇을 더한 것인지 알 수 없어요. 따라서 문장제의 특성과 식의 해결 방법 모두를 잘 알고 있어야 수학을 실생활에서 편리하게 잘 활용할 수 있답니다.(11p.)

 

음 좋아. 책 제목이 『만점 받는 수학 문장제』니까 이 책만 이해하면 어떤 수학 문제도 문제없다 이거렸다? 하하

 

열심히 문제만 푼다고 수학 문장제를 잘 할 수는 없어요. 잘 계획하고 실천하는 태도가 필요하지요.(16p.)

 

오 이런~ 그렇다면 내가 뭐부터 해야하는지 얼른 알려줘 봐바바바요.

 

자, 그럼 이제 수학 문장제를 잘 풀 수 있는 7가지 습관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습관 1. 평소에 책을 많이 읽자!

 

수학 문장제를 잘 풀려면 국어 실력이 중요합니다. 수학이 국어와 무슨 상관이냐고요? 수학 문장제는 수학적인 내용을 문장으로 나타낸 것이에요. 문장을 읽고 문장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어야 식을 세우고 풀이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식을 푸는 실력이 좋아도 문장제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면 식을 세울 수 없고 그렇게 되면 문제를 풀 수 없는 것이지요.

 

예제 1 어떤 일을 모두 끝내는데 기계를 사용하면 6일, 사람이 직접 하면 30일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 일을 기계와 사람이 함께 한다면 며칠 만에 끝낼 수 있는지 구하시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면 이 문제는 쉽게 읽을 수 있을 거예요. 그렇다고 문제를 풀 수도 있을까요? 문제를 읽을 수 있는 것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힐요한 것은 ‘이해’입니다. 문장을 읽었으니 내용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어야겠지요. 문장을 이해했으면 그것을 바탕으로 식을 세우면 됩니다. 식만 잘 세울 수 있다면 문제를 푸는 건 아주 쉽답니다.(17p.)

 

 

습관 2. 구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찾아보자!

 

수학 문제를 푼다는 것은 답을 구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문제를 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구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 내는 것이지요. ...(17p.)

 

 

습관 3. 긴 문장은 끊어서 읽자!

 

 

습관 4. 수학 용어를 알고 있자!

 

 

습관 5. 문장제를 직접 만들어 보자!

 

 

습관 6. 다양한 문제 해결 전략을 활용하자!

 

 

습관 7. 문제 해결 4단계를 떠올리자!

         

         [1단계: 문제 이해하기] ⇒ [2단계: 계획 세우기] ⇒ [3단계: 문제 해결하기] ⇒ [4단계: 확인하기]

 

중요한 얘기로군.

그래. 이렇게 딱 딱 정리해주니까 이해도 잘 되고 다음에 내가 뭘 해야 할지 알게되니까 자신감도 생겨서 좋구나.

습관 4. 수학 용어를 잘 알아야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은 특히 와 닿는다.

그림이 곁들여서 옮겨쓰기는 곤란하니 사진으로 대체~

 

 

 

 

 

 

『만점 받는 수학 문장제 - 5학년』 책의 장점.

 

1. 요란하지 않은 그림, 이해를 돕는 그림, 재미있는 그림이 알맞게 들어있어 충분히 즐거운 책읽기를 할 수 있다. 

2. 군더더기 없는 설명. 그렇다고 삭막하다는 뜻은 아니고. (매우 친절한 설명^^)

3. 하루에 한 장씩 공부한다면 열 흘 만에 5학년 수학의 커다란 그림을 그릴 수 있다.(책은 총 9장으로 되어 있다. 아래는 각 장 시작을 알리는 타이틀 사진)

 

 

1장. 약수와 배수

 

 

 

 

 

2장 약분과 통분, 분수의 덧셈과 뺄셈

 

 

 

 

3장. 자료의 표현과 해석

 

 

 

 

4장. 도형의 활용

 

 

 

5장. 분수의 곱셈, 소수의 곱셈

 

 

 

6장. 분수와 소수

 

 

 

7장. 분수의 나눗셈, 소수의 나눗셈

 

 

 

8장. 비와 비율

 

 

 

9장. 문제 해결 방법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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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12-31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림도 이쁘네요.
수학 싫어해서 이 책은 구입하지 않았어요.
우리 아들한테 리뷰 쓰라고 꼬셔도 답을 안해서 안 샀어요.
우린 모두 타고난 문과생이라 수학은 머리 아파족!ㅋㅋ

잘잘라 2011-12-31 14:28   좋아요 0 | URL
저는 이과생인데도 수학 머리 아파족! ㅋㅋ
그래도 5학년 수학 정도는 이제 가뿐해요^^ 흐흐흐

마녀고양이 2011-12-31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수학. ㅡㅡ;;;;

잘잘라 2011-12-31 14:29   좋아요 0 | URL
엥? 마고님이 왜요? 왜 으아??? ^^

마녀고양이 2012-01-02 14:37   좋아요 0 | URL
으아............ 수학2. ㅡㅡ;; 끙끙~

노이에자이트 2011-12-31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년 전에 국민학교 5학년...음...나이 계산이 금방 나오는군요 하하하...

잘잘라 2012-01-01 13:36   좋아요 0 | URL
흐흐흐흑- 오늘로써 31년 전,이 되었습니다요. ㅋㅋ

2012-01-01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1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ra 2012-01-01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윽 산수 너무 싫어요, 전 직육면체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 ㅎㅎ 어릴때는 면, 구 ,삼각형의 값을 구하시오가 너무나 어렵고 싫어서 미술시간에 구,삼각형,육면체까지 그리기를 싫어했더래죠ㅎㅎ . 전자계산기보다 머리를 써야 하는데 때론 5더하기 6도 계산기로 하니 머리를 좀더 써야겠어요.

잘잘라 2012-01-02 08:25   좋아요 0 | URL
오늘부로 mira-da님 별명을 오더륙으로 부를까요?
뭐 아무리 그래도 포바이텐에는 못미치지만요.ㅎㅎㅎ

숲노래 2012-01-02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학이든 국어이든
만점 안 받아도 좋으니
왜 이러한 것을 배워야 하는가를
곱게 풀어 주는 책이
하나라도 있으면 좋겠어요..

잘잘라 2012-01-02 08:34   좋아요 0 | URL
저는 만점을 받아본적이 없어서 그런가 만점 받는 기분은 어떤가 궁금하기도 한데요^^;;
뭘 배우든 왜 배우는지, 배워서 뭘 하려는건지 생각해보는건 중요한것 같아요.^^

된장님, 새해 떡국 드셨어요?^^ 사름벼리가 빵 써는 사진 올려주신거 보고 왔어요.
산들보라 사름벼리 엄마 아빠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 - 어느 젊은 시인의 야구 관람기
서효인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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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김응룡 감독이 승승장구에 나왔다. 여러가지 재미난 이야기를 해줬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거다.

 

"투수는 선동렬,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

 

오호라~ 몰래온 손님으로 나온 이종범 선수, 이 얘기 처음 들었을때 정말 감격했다며 가슴에 손을 대는 모습도 봤다. 얼마나 좋았을까. "야구 하면 이종범!" 이라는데. 그것도 칭찬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김응룡 감독님 입에서 나온 얘기니! (내 가슴이 다 설렌다.)

 

나는 여기에 하나 덧붙여야겠다.

 

"야구 이야기, 하면 서효인!"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 읽기 전엔 몰랐다. 내가 이 책에 이렇게 푹 빠져들줄이야(띄어쓰기 어렵다. 빠져 들 줄이야? 빠져들 줄이야?  빠져 들 줄 이야..ㅡ.ㅡ;;).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앞으로 야구 얘기 하면 서효인! 이다. 서효인과 다른 스타일로 쓸 사람은 있을 수 있을지 몰라도 서효인 보다 잘 쓸 사람은 보기 어렵다고 본다. 서효인 최고!

 

 

야구란

 

말랑말랑한 테니스공으로 야구를 했다. 야구는 죽지 않아야 하는 게임이다. 타석에서 죽지 않고 살아나가, 날것 그대로의 심장으로 다이아몬드를 모두 돌아야 한다. 그리고 오디세우스처럼 당당하게 귀환해야한다. 그렇게 살아와야 겨우 1점이다. 1점으로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으니, 야구는 생명을 중시하는 게임인 동시에 생명을 겁박하는 게임이다.(39p.)

 

 

 

 

파울이란

 

도대체 언제 끝날 것인가? 언제까지 칠 것인가?

 

두 번까지는 스트라이크 카운트라는 벌칙을 받고, 세 번부터는 무한대로 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 이상한 규칙, 야구에서의 파울은 기회의 영속성을 의미한다. 대부분 방망이에 제대로 맞히지 못한 타구이지만, 그것이 규격 바깥으로 나가버렸으므로, 타자는 한 번만 더, 다시 한 번 기회를 갖는다. 당신이 살거나, 죽을 떄까지.

 

살면서 결정적 기회는 단 세 번 온다고 했던가. 아님 사나이는 딱 세 번 울어야 한다고 했던가. 재수는 해도 삼수는 하지 말라고 했던가. 가위바위보는 삼세판이라고 했던가. 무엇이든 세 번은 너무 적다. 우리는 분명히 훈련 받은 대로, 혹은 본능적으로 그것을 쳤고, 운이 좋지 않았는지 아님 신이 외면했는지 제대로 치지는 못했다. 하지만 잡히지도 않았잖아? 너무 빡빡하게 굴지 말자.

 

저번 달 당신의 이력서는 종이 쓰레기로 버려졌다.

오랫동안 준비한 시험에 몇 문제 차이로 떨어졌다.

밤을 새고 코피를 쏟았건만 학점이 나오지 않았다.

내 모든 걸 다 줬는데 그녀가 냉정하게 떠나갔다.

 

타석에서 잠깐 벗어나 심호흡을 하자. 어깨도 펴고, 발로 방망이를 툭툭 치자. 타석의 흙도 다시 한번 고르자. 아직까진 파울이니까 괜찮아. 자포자기로 허리를 숙여 스리번트 대지 말고.

 

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은 끝내 가만두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갖자. 파울은 그 마음가짐이 만들어낸 또 다른 기회다. 우리의 시간은 아직 마지막이라는 글러브에 들어가지 않았다.

 

"당신도 나도 아직 죽지 않았어. 그러니까 힘내"

이런 말을 줄여서 '파울'이라고 부르기로 한다.(56~58p.)

 

 

 

야구장에서는

 

야구장에서는 하늘을 자주 봐야 한다. 야구 경기의 백미인 홈런은 아름답고 늠름한 포물선을 그리며 하늘 저 멀리 날아간다. 그런 이유로 관중들은 공이 높게 뜨기만 해도 곧잘 소리를 지르곤 한다. 그것이 평범한 우익수 플라이라 해도, 함성 뒤의 아쉬운 탄식까지 하늘 위로 함께 날아가는 것이다. 낮경기의 파란 하늘과 밤경기의 까만 하늘, 그 사이를 날아가는 하얀 공의 율동과 함성과 탄식이 뒤섞인 약간은 쓸쓸한 장관. 야구장만이 선사할 수 있는 그림이다. (95p.)

 

 

 

 

본헤드bonehead

 

본헤드는 '얼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반복된 훈련 속에 기량이 완성형에 이른 선수들이 펼치는 게임이 프로야구다. 그들은 플레이에 따라 돈을 받는 직업선수다. 지금도 우리나라 곳곳에서 운동신경 좀 있다는 어린이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던지고 받고 때리고 달리는 연습을 거듭한다. 그들 중에서 고르고 골라서 고른 후에 또 고른 남자들이 이 경기장의 남자들이다.

그런 남자들이 벌이는 어처구니없는 플레이, 이를 본헤드 플레이라고 한다.

본헤드 플레이어는 평소 그가 얼마나 스마트한 사람이었든지 말든지 아랑곳 없이, 그 순간 가장 멍청한 사내로 만든다. 재앙 같은 분위기를 팀에게 남긴다. 그는 사건의 현장에 서서 방금 자기가 왜 그래는지, 누구도 답해주지 않을 의문을 던진다.

'내가 왜 그랬지......' (108p.)

 

 

 

드래프트 되는 청춘들

 

드래프트draft는 ‘원고의 초안’, ‘은행이 발행한 수표’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신인선수를 선발하는 호텔에서의 장면을 먼저 떠올린다. 스포츠에서 드래프트는 프로 구단이 신인선수를 뽑는 절차이다. (124p.)

 

 

E

 

지방 고등학교 3학년인 E는 전국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같은 지역의 라이벌에게 이상하게 한두 점 차로 지는 바람에 지역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대회가 많았다. 전국구 대회에서는 초반에 예선 탈락했다. E는 소식을 기다린다. 그의 이름이 불릴까. 부모님은 모두 일을 나가셨고, 집에는 E 혼자다. 최소한 부모에게 E는 야구천재다. E는 결국 혼자다.

 

E는 대체로 그렇다. 그는 발도 빠르고 어깨도 좋다. 직구는 누구보다 잘 때린다. 장타력은 없지만 짧은 안타는 잘 만들어낸다. 도루 능력도 있고, 번트도 잘 댄다. 부모님의 기대가 크다. 그런데, 그런 선수는, 프로에 너무나 많고, 게다가 그는 체격이 왜소하다. 감독님은 어느 팀의 스카우터가 잘 아는 후배라고 했다. 한번 부탁해보겠노라고 내려 앉은 표정으로 말했다. 경기가 끝난 후, E의 유니폼은 항상 더럽다. E는 프로 유니폼을 입고, 흙이 묻은 벨트를 터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E와 비슷한 능력의 사람은 세상에 너무나 많다고들 한다.

 

드래프트에서 선발되지 못한 선수들은 쓸쓸하게

집으로, 학교로, 훈련장으로 돌아간다.

매년 7,8백 명이 쏟아져 나오는 드래프트에서,

직업선수가 되는 젊은이는 7,8십 명에 불과하다.

그중 절반 이상은 몇 시즌 못 버티고 방출된다.

국내 야구시장은 프로야구 외에 실업야구 등의 구제책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해도 무방하다.

 

수많은 청춘들이

삶의 드래프트, 그 현장에서

묵묵하고 뜨거운 이닝을 함께 버티고 있따.

 

그 이닝의 끝에 있을

'역전만루홈런'을 기대한다.(131~133p.)

 

 

 

 

런다운

 

편의점에서 우스꽝스러운 유니폼을 입고 담배나 음료수 따위를 팔면서, 컵라면 용기를 치우고 남은 국물을 비우면서, 야구장 조명등보다 밝은 조명 아래서 밤샘 근무를 했다. 날짜 지난 삼각김밥을 먹고, 화장실 갈 때는 문을 걸어 잠그고, 그때마다 기다리던 손님의 볼멘소리를 들었다. 그들은 술에 취해 있을 때가 많았고, 꼭 편의점 앞에서 싸우거나 나에게 시비를 걸었다. 나는 최선을 다했으나, 그저 그런 사람이라는 건 별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저 그런 인간성의 사장은 최저임금보다 못한 시급을 주었고, 최저임금을 제대로 받는 아르바이트생이 거의 업다는 이유에서 사장의 입장을 수용해야만 했다. 그도 특별한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저 그런 새벽의 시간은 밤과 아침 사이에 나를 가둬놓고 내 몸을 공격해왔다. 피곤에 지친 나는 '런다운'에 걸린 채고 어디 도망도 가지 못하고, 베이스라인의 중간쯤에서, 선 채고 졸곤 했다.

 

밤에서 아침으로 슬라이딩하면서 나는 꼭 아웃당하는 기분이었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그저 그런 일로는 그저 그런 대학의 등록금 내기도 빠듯했다. 더러워진, 내가 입은 유니폼이 나를 결정했다. 하지만 그 얼룩들은 이상하게도 반짝반짝 빛이 났다.

어쨌거나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때 누가 내 이름을 불러줬던가. 내 이름을 부르고, 또 불러서 끝내 응원할 사람은 나 자신 밖에 없었다. 나는 죽지 않고 태그를 피해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었다.

 

최선을 다해 움직이는 동작은 반짝이게 마련이다. 유니폼은 더러워지겠지만, 뭐 어떤가.

 

그런 반짝반짝한 더러움을 '런다운'이라고 한다.(225~22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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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2015-11-04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분의 글을 읽고 이책을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님 글 읽고 확신. 이 책 꼭 읽어야겠습니다.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 - 어느 젊은 시인의 야구 관람기
서효인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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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 빨려든다. 소설처럼. 김응룡감독이 승승장구에 나와서 ˝투수는 선동렬,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이라고 했다. 여기에 ˝야구이야기는 서효인˝이라고 덧붙이고 싶을만큼 훌륭하다. 아름다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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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1-01 0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분, 시인으로 알고 있었는데 야구 관련 책을 냈군요. 야구를 무척 좋아한다고 했던 기억이 나긴 해요.

잘잘라 2012-01-01 14:01   좋아요 0 | URL
어린시절 야구를 처음 알게된 이야기부터 시인이 되어서 자주 만나는 시인들과 함께 야구장에 야구 보러 가서 생긴 이야기까지.. 길고 긴 시처럼, 길어도 지루하지 않은 옛날 이야기처럼, 옛날 이야기든 야구 이야기든 사람 이야기든 사랑 이야기든 아무튼 이 사람이 계속 글을 쓰면서 살아가길 바라게 되었어요. 이 책을 읽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