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닝 Winning - 생존과 진화에 성공한 이기는 조직들
해미시 맥레이 지음, 안종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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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반의 제트 여행시대의 개막과 인공 위성을 통한 실시간 중계에 이어 20세기 마지막 10년 동안 눈부신 속도로 구축된 인터넷을 통한 전세계의 사이버 통합 공간화를 통해 이제 세계의 모든 정보와 자본은 물론 물류와 인력까지도 실시간대에 동시적인 파악과 이동, 교환과 공유가 가능해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되자 그동안은 같은 권역 내에서만, 최대한 넓어져봐야 같은 국가 내에서만 경쟁하면 되었던 기업과 산업들이 이제는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인터넷을 매개로 하여 전세계의 기업들과 시간과 거리를 넘어 경쟁을 벌여야 하고, 그 범위와 대상도 단순히 동종 기업이나 산업 뿐만이 아니라 정부나 도시, 지자체, 단체, NGO 등 이전까지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을 만큼 넓은 범위의 조직들을 광범위하게 상대하고 경쟁해야만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바야흐러 지구상의 모든 조직체들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동시다발적으로 경쟁의 장으로 내몰렸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와 지식이 폭넓게 공유됨에 따라 경쟁의 수준과 차원도 훨씬 더 높은 수준에서 치열하게 치루어지게 된 것입니다.

 

삼성의 경쟁 상대가 LG나 대우가 아니라 SONY와 애플이 되어 대한민국이 아닌 유럽과 미국은 물론 중동과 아프리카, 남미에서도 전면적인 경쟁을 벌여야 되고, 서울대학교는 하버드나 옥스포드, 베이징 대학과 우수한 학생과 교수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며, 서울시는 뉴욕이나 런던, 도쿄, 두바이와 물가나 치안은 물론이고 시민들의 만족도 등의 분야에서도 도시 경쟁력을 다투어야 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인디펜던트>지의 부주필이자 경제 평론가이며 <2020년의 세계 : 권력, 문화, 번영> 등의 미래 관련 저작으로 호평을 받은 해미시 맥레이가 쓴 <위닝>은 바로 이러한 전지구적인 무한 경쟁이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고 진화한 국가와 도시, 기업, 단체들을 지구 전체를 대상으로 파악하여 그 실태와 비결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위닝>에서는 핀란드의 이케아, 캐나다의 휘슬러 같은 제조업과 시티 오브 런던의 금융 서비스 같은 자본산업, 홍콩의 자키 클럽 같은 관광과 서비스업, 영국의 에딘버러 페스티벌 같은 문화 산업 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하버드 대학교 같은 지식 산업을 비롯하여 두바이의 부동산 개발, 코펜하겐의 교통 관리, 상하이의 금융 중심지로써의 비전, 도쿄의 공공 안전 같은 도시 경쟁력을 강화시킨 성공 사례들, 뉴욕의 자선 사업, 취리히의 마약 중독자 재활 사업 같은 사회 보장 장치의 개선 등 폭넓은 분야에서의 성공 사례들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둠으로써 높은 경쟁력을 획득하고 진화한 기업과 도시들의 비결을 실제 사례들을 통해 설득력있게 드러내 보여줍니다.

 

그것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해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성공적인 조직은 깊은 사명감을 가지고 있으며, 거기에서 비전과 추진력, 헌신이 나온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성공적인 조직은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시장의 원리와 시장이 요구하는 것에 민첩하고 솔직하게 적응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매튜 스튜어트가 <위험한 경영학>에서 폭로했듯이 20세기의 거의 모든 경영과 컨설팅 이론들은 실제 사례에서 과학적으로 도출된 엄밀한 이론이나 학문적으로 정립된 원칙이 아니라, 경영학파나 컨설팅 회사들에tj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유행처럼 유포된 것들이 대부분인 만큼 시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신뢰하기 힘들고 조작 의혹이 강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인 해미시 맥레이는 특정한 경영학이나 컨설팅 이론을 정립하기보다는 본문에서 열거된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독자들이 스스로 원칙과 비결을 발견하기는 바라고 있습니다.

 

물론 이중에는 두바이나 상하이처럼 유효성이 의심스러운 사례들도 없지 않지만, 대부분의 사례들은 시사하는 바가 크며, 실패한 사례들도 그 자체로 적지않은 자각은 안겨줍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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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애플]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인사이드 애플 Inside Apple - 비밀 제국 애플 내부를 파헤치다
애덤 라신스키 지음, 임정욱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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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스티브 잡스와 그의 회사 애플은 단순한 하나의 성공적인 사업가나 기업,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하나의 현상이자 좀 더 나아가서는 신화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전세계의 PC들의 거의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는 세상에서 독점금지법을 피하기 위해 남겨놓은 일부의 상이한 운영 체계라는 소수자의 위치에서 불과 20년도 채 되지않아 단숨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성을 위협하고 미국 내 기업 가치 총액 1위의 자리에 오름으로써 수치상으로는 이미 뛰어넘은 IT 세계의 최강자의 자리에 올라섰고, PCIT가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세계 첨단 산업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강력한 파워와 브랜드 네임을 지닌 기업으로 자리를 굳혔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애플의 힘은 단순히 그런 경제적인 성과나 성공보다도 오히려 아이팟과 아이폰, 맥북에어, 아이패드 등 내놓는 신제품마다 기존의 어떤 제품과도 닮지않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제시함으로써 애플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대량 생산된 공산품을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고 제공하며 영위하는 것이며, 지구상 수 십억명의 생활과 일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이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어떤 기업들보다도 IT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와 이미지로 전세계인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입니다. 아마 이런 것은 아이팟이나 아이폰, 아이패드를 써보신 분이라면 누구나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성공 신화에 대해서는 수없이 많은 책들이 그동안 발간되었고, 수많은 정보들을 서적과 인터넷상에서 볼 수 있지만, 정작 그중에서 스티브 잡스나 애플의 위인전이나 기업 성공담이나 문화 현상이 아닌, 잡스와 애플을 경영학적인 측면에서 관찰하고 분석한 책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경제전문지 <포츈>의 선임 기자인 애덤 라신스키가 쓴 이 <인사이드 애플>잡스와 애플을 경영학적인 관점에서 고찰한 거의 최초의 책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수많은 잡스와 애플에 관한 책이나 정보들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경영학적인 분석을 시도한 책이 그동안 없었는가라는 기본적이고 평범한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겠지요. 기업이나 경영 컨설팅 회사의 입장에서 볼 때 잡스와 애플은 가장 훌륭한 모델이자 벤치마킹의 대상임이 너무나도 분명한데 말이지요. 바로 거기에 대한 답이 바로 이 책의 내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단 두 마디로 요약해 말하자면, 잡스와 애플에 대해 경영학적인 분석을 시도하기에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사실이 거의 없으며, 공개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나 풍문들은 현대 경영학의 조류를 정반대로 거슬르는 내용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경영학적인 모델로 분석하고 벤치마킹하기에는 완전히 부적절하다는 말이지요. 하기는 사실 미국 내에서 시가 총액 단독 1위인 거대 기업의 전체 생산품목이 단 5종류에 불과하며, 공식적으로 공개된 회사 조직표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잡스나 애플이 일반적인 상식의 범주를 훨씬 벗어난 특이하고 독특한 기업임을 금방 알 수 있지요.

 

애덤 라신스키가 광범위한 리서치와 실리콘벨리의 넓은 인맥을 총동원해 장기간에 걸쳐 저술한 이 책에서도 잡스나 애플의 특징은 분석보다는 나열에 가까운 방식으로만 서술되어 있습니다. 잡스와 애플이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그러한 독특한 특성들이 비난을 받지 않는 것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조직과 경영 방식 모두에서 강력한 비판을 면치 못했을 정도로 잡스와 그가 이끄는 애플의 경영과 운용 방식은 현대 경영학의 핵심 테제들과 흐름에 정면으로 거슬르는 이단적인 방식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잡스와 애플의 경영과 조직, 운용의 특징들로 극도로 엄격한 비밀주의와 디자인과 디테일에 집착하는 투철한 집중력, CEO인 잡스가 회사의 작은 세부적인 요소들도 직접 꼼꼼하게 챙기는 영원한 벤처마인드 등의 특징들을 소개한 후, 잡스와 함께 애플을 움직이는 주요 인사들에 대한 소개, 잡스의 유명한 키노트의 특징인 단순함과 간결함, 집요함의 비밀, 애플의 소비자들과 경쟁자들에 대한 자세와 태도를 소개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잡스와 애플의 고유한 방식들을 구글, 디즈니 등과 비교해 살펴보고, 애플의 고유한 특징들을 다른 기업들이 모방하거나 벤치마킹하는 것이 가능한지와 그러한 따라하기에 숨겨져있는 함정들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잡스가 창조하고 회사 곳곳과 사원들의 마음 속에 심어놓은 애플의 독특한 고유 문화가 잡스가 사망한 후에도 고스란히 이어져서, 그의 후계자들이 잡스라면 어떻게 했을까?’하고 사고하게 될지, 아니면 잡스의 유산을 버리고 경영학의 주류적인 흐름에 맞춰 회사의 특성을 버리게 될 지를 진지하게 고찰하며, 애플의 미래를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블루오션 전략>이나 <디퍼런스>에서 거듭해 이야기하는 남들이 다 하는 방식을 좀 더 잘하는 것남들이 비난할 지라도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하는 것의 근본적인 차이를 새삼 느낄 수 있습니다. 말로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이러한 고유의 독창성을 조직 전체로 확장시키는 것을 성공했기 때문에 잡스와 그의 분신인 애플은 정상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이고요.

 

리더의 확고한 신념과 집요하다고 할 만큼의 집중력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은 경지로 끌어올리고, 그러한 사고와 행동 방식을 뼛속 깊이 받아들인 애플의 조직원들이 잡스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을 잊지 않는 한 잡스가 거두었던 성공은 여전히 유효하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고찰과 결론은 잡스와 애플 신화의 이면에 감춰져 있던 CEO의 굳건한 철학과 조직과의 일체감의 힘과 중요함을 진중하게 느끼게 해줍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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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1 1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29 14: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진 2012-08-04 09:2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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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 MIT 경제학자들이 밝혀낸 빈곤의 비밀
아비지트 배너지.에스테르 뒤플로 지음, 이순희 옮김 / 생각연구소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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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원제인 <Poor Economics>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뜻으로, 요즘 유행하는 단정적인 문장으로 새로 단 번역본의 책 제목이 상당히 논쟁적이죠?

사실 어지간히 박애주의적이고 경제 정의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더라도, 과연 가난하다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더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기 마련이죠. 그리고 어느 정도 사회 경험이 있으신 분이라면, 실제 사회에서 접하게 되는 현실의 모습은 앞의 명제와는 오히려 정반대에 가깝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느끼셨을 확률이 더 높을 테고, 대부분은 이런 명제에 이 아닌 거짓이라는 판정 쪽으로 많이 기울어지실 것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이상적인 사회나 아주 오래 전의 농경 사회가 아니라, 현재와 같이 자본의 획득과 축적이 개인의 사회적 신분과 가치를 대변하는 고도 자본주의 산업화 사회에서는 가난하다는 것은 합리적인 것과는 정반대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쉽습니다. 18세기에서 20세기 초반까지의 고전적인 노동 가치설이 통용되던 초기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가난은 근면하지 않기 떄문에 주어진 결과물이고,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은 절대로 이성적이거나 논리적,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상식이었습니다. 20세기 중반 이후의 자본주의는 과거와 같은 노동가치설이 아니라 잉여가치설 또는 자본가치설에 의해 자본이 스스로 가치를 증식해 나가는 구조로 진화하였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근면한 노동만으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부를 축적하기 힘들고, 부의 증식의 기본 형태가 투자나 재테크같은 합리적인 증식으로 변화했기 때문에 고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한다면 결코 가난할 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실적인 사실들도 가난과 합리적이라는 명제는 동의어보다는 반대말에 더 가까운 것이 솔직한 현실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경제나 돈에 대한 관념이나 실태는 합리적인 축적이나 소비와는 거리가 먼, 충동적이고 쾌락주의적인 측면이 매우 강한 것을 흔하게 목격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MIT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이자 MIT의 빈곤퇴치 연구소를 설립해 운용하고 있는 아비지트 배너지와 에스테르 뒤플로 두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하고자 하는 주장은 무엇일까요?

저자들은 제3세계의 빈민국가와 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한 엄밀한 리서치와 비교 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차근차근 논리를 펼쳐나갑니다.

 

3세계나 빈민국의 가난한 사람들은 노동은 커녕 기본적인 체력을 유지하기에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열량만을 섭취하고 있으며, 그러한 영양의 불균형과 질병이 노동에 필요한 의욕과 체력을 결정적으로 꺾는다고 말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구 전체에 걸쳐 극심하게 양극화된 영양 과다와 빈곤의 불균형을 균형으로 맞취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원조와 같은 거시적인 방법 이외에 결핍된 필수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한 영양제 공급과 같은 구체적인 방법론도 효과적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문제는 가난한 사람들이 의식주에 필요한 절대적인 수준이 충족된 이후의 잉여 자본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얼마되지 않는 잉여 자본을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사치품이나 허례허식에 탕진함으로써 예금이나 자산을 축적하지 못하고, 그 결과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지적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은 자녀를 낳는 다산의 문제도 빈곤의 악순환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교육의 부재를 더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빈곤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방법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지닌 적은 잉여 자본이나 자산을 낭비성 지출로부터 막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선택인 넛지에 의한 선택이 필요하고, 그러한 선택을 위해 필요한 것은 역시 근본적으로 교육이라고 말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보험이나 소액금융, 자본의 운용 등의 방법론이나 정부의 정책적인 방향 제시도 역시 언급되지만 사실 이런 것들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과 5~60년 전에는 이 책에서 언급되고 있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국가들과 아무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가난했으며, 현재도 이들 대부분의 국가들보다 자원이 훨씬 부족한 대한민국이 심지어는 유래 드문 내란이라는 폐허를 딛고 불과 반세기 만에 세계 굴지의 경제 대국으로 우쭉 설 수 있었던 것은 다름아닌 교육 덕분이었음은 굳이 말할 필요조차 없는 명백한 사실입니다. 우리 민족 특유의 열정적인 교육열의 결과가 합리적인 사고와 노력, 그리고 자본과 기술의 축적의 근본적인 토대가 되었기에 현재와 같은 기적적인 경제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이지요.

 

사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 책의 논지는 우리에게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야 말로 지구촌의 극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가장 명백하고 확실한 본보기이고, 그 비결도 분명하게 밝혀져 있으니까요. 이제는 우리가 그 경험을 아직 가난한 국가들에게 나누어줄 때입니다. 이런 책이 우리나라가 아니라 최선진국인 미국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바로 아직 우리가 나아갈 길이 멀다는 증거라고나 할까요?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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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1 10: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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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이븐 : 에드거 앨런 포의 그림자
에드거 앨런 포 지음, 마이클 코넬리 엮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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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했던 역사상의 유명 인사들이 픽션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색다른 히어로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나 영화들이 최근들어 유행처럼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탐정으로 활동하는 제드 러벤펠드의 <살인의 해부>와 어린 소년 시절의 에드거 앨런 포가 살인 사건의 비밀을 쥔 존재로 등장하는 앤드루 테일러의 <아메리칸 보이>를 비롯하여 곧 개봉할 <에이브라함 링컨 뱀파이어 헌터>는 대통령이 되기 전 젊은 시절에 링컨이 뱀파이어 사냥꾼으로 활동했다는 어처구니없는 창작까지도 헐리우드에서 블록버스터급 액션 영화로 제작되었을 정도이니까요.

 

이달 초에 개봉한 존 쿠삭 주연의 영화 <더 레이븐>도 애드가 앨런 포가 연쇄 살인 사건을 쫓는 탐정으로 활약한다는 내용으로 담고 있습니다. <다빈치 코드> 이후 붐을 이뤘던 <단테 클럽> 류의 히스토리 팩션인 이 영화는 팩션 붐이 지나간 지도 한참이 된 지금의 관점에서 보기에는 신선함이나 기발함도 부족하고 영화적인 완성도나 재미도 그저그런 범작 수준이지만, 애드거 앨런 포가 쓴 소설 속의 사건들을 고스란히 모방한 범죄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그 범인이 포의 열렬한 팬이라는 착상은 다분히 흥미로왔습니다. 영화 속에는 포의 추리 소설 4편이 고스란히 살인의 원형으로 등장하고, 포의 대표작인 <까마귀(레이븐)> 2편의 시가 중요하게 낭송됩니다.

 

 

애드거 앨런 포의 작품들을 모아놓은 작품 선집인 <애드거 앨런 포의 그림자 더 레이븐 In the Shadow of the Master>는 다분히 영화 <더 레이븐>의 개봉에 맞춰 기획, 출간된 느낌이 짙은 책입니다. 이 책에는 포의 대표적인 단편과 중편 소설 15편과 장편 <낸터킷의 아서 고든 핌 이야기>의 발췌까지 16편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국내에는 기존에 포의 유일한 전집이 <우울과 몽상>이라는 제목으로 발간되어 있지만, 이 책은 국내 번역 도서들 중에서도 손꼽힐 만큼 번역이 문제가 많아 포의 팬들 사이에서는 악명이 높았는데, 새로 출간된 책을 <우울과 몽상>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니 두 책의 문장이 구조와 내용이 너무 다른 경우가 많아 원어와 일일이 대조해 보지 않고는 제대로 된 판별이 어려울 정도이지만, 이번 책의 번역 쪽이 좀 더 쉽게 읽히는 느낌입니다.

 

 

이 책의 장점은 단순히 포의 대표작들을 모아놓았다는 것이 아니라, 미국 미스터리 작가 협회의 회원들이 이 책의 구성과 편집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 미스터리 작가 협회는 1945년에 뉴욕에서 조작되었는데, 추리 소설계의 대표적인 상인 에드거상을 1954년부터 선정해 수여하고 있을 만큼 미국에서는 최고의 권위를 지니고 있는 협회입니다.

 

이번 책은 2003년과 2004년에 미국 미스터리 작가 협회의 회장을 맡았던 마이클 코넬리가 에드거 앨런 포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현존하는 미국 최고의 추리와 미스테리 작가 20명에게 포에 관한 글을 부탁해, 포의 수록된 작품들마다에 포의 작품이 자신의 사람을 어떻게 바꾸어 놓고 자신의 작품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진솔하게 밝힌 헌사들을 각 작품들의 뒤에 수록한 점이 가장 돋보이고 주목됩니다. 포의 작품들에 헌서를 쓴 작가들은 마이클 코넬리를 비롯하여 스티븐 킹, 제프리 디버, 넬슨 드밀, 테스 게리첸 등 명실상부하게 현대 미국의 추리와 미스터리 소설계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거장들인데, 이들이 말하는 포와 자신의 인상과 작품과의 이야기는 솔직히 포의 본편보다도 더 이 책을 구입하고 읽을 목적과 이유가 될 정도입니다.

책 앞에 실려있는 에드거 앨런 포와 삽화가, 에드거상 수상 미스터리 작가들에 대한 소개와 마이클 코넬리의 인사말도 눈길을 끌고요.

 

책 자체도 매우 공들여 만들어졌는데, 붉은색 하드커버도 고급스럽지만, 검은숲사의 엘러리 퀸 콜렉션처럼 각 페이지의 위와 아래, 옆을 모두 검회색으로 칠해서, 옆에서 보면 책의 위와 아래, 옆면이 모두 검회색으로 보이도록 디자인되어 있는 점이 특히 돋보입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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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면 48
미우치 스즈에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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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가면 > 48권6월 11일에 발간되었습니다.

 

47권이 작년 11월 중반에 나온 것을 생각하면

6개월 만의 발간이지만,

이정도 속도만 되어도 솔직히 감지덕지죠?

 

지난 호에 이어 이번 호도 부제가 '해후하는 영혼 2'로

마침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맺어진 마야와 마스미의 이야기가

이번 호에도 중심이 되어 계속 이어집니다.

 

결국 마스미가 마야에 대한 시오리의 모함을 알아차리고

시오리에게 파혼 통보를 하는데,

 

다이토 프로덕션보다 훨씬 더 큰 재계의 천황가의 압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분위기입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시련이 마야에게 집중되었고

그걸 마스미가 뒤에서 막아주는 형식이었는데,

처음으로 마스미와 다이토 프로덕션에 위기 상황이 펼쳐질 것 같습니다.

 

홍천녀 스토리는 이번에도 역시 지지부진한데,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마유미가 초인적인 특훈을 거친 후

마침내 시어터 X에서 마야와 조우하는 장면 까지가 이번 호의 전개입니다.

 

 

< 바쿠만 > 17권은 5월 17일에 발간되었습니다.

 

부제는 '단발 승부와 1화 완결'인데,

지난 호에서 시작된 원로 작가들에 대한 콘티 제공의 배후가

역시나 나나미네 토오루의 막후 공작에 의한 것이고,

 

아시로기를 비롯한 점프와 작가들에게 원한이 있는 나나미네가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대자본을 투입해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대규모 콘티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며

그것을 토대로 자신이 직접 단편을 그리게 되는데,

 

편집부를 무시하고 만화 창작 행위를 단순공장화하는

나나미네 식의 만화 그리기에 대해

후쿠다파의 모든 맴버들이 전력을 기울여서 맞서게 되고

 

특히 아시로기 콤비가

'1화 완결이 아닌 1화 완결'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터득하여 시도하는 내용이 그려집니다.

 

이번 호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사사키 편집장이 점프를 떠나게 되면서

카와구치 타로와의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목이

타로의 어시스턴트였던 아즈마 선생의 회고와 함께

모리타카에게 세대를 뛰어넘어 전해지는 대목이 가장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이번 호의 표지에는 미호와 카야가 메인이지만,

실제로 본편에는 이 둘이 거의 나오지 않는 점이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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