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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미래 - 10년 후, 나는 어디서 누구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린다 그래튼 지음, 조성숙 옮김 / 생각연구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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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계 경제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른 고속 성장을 거듭해 온 우리나라의 발전 속도를 가장 극명하게 알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시대 별 대학교의 인기 학과입니다.

 

의대와 법대, 경영학과 같은 전통적인 인기학과를 제외한 공대의 인기 학과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1950년대에는 화공과가 최고 인기였고, 60년대에는 섬유공학과가, 70년대는 건축과와 기계과가, 80년대에는 전자와 전기과가, 90년대에는 항공우주공학과가, 2000년대에는 생명공학과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취업 1순위가 보장되던 유망 학과로 손꼽했었습니다.

그런데 3~40년 터울도 아니라 불과 10년 터울로 인기 유망학과가 이렇게 큰 폭으로 바뀌어 온 것을 되돌이켜 보고, 입학할 때는 최고 인기 학과였지만 군대를 다녀오고 졸업을 할 때에는 이미 비인기학과가 되어버렸던 주변의 경험들을 보면 대학 입학 당시에 취업에 유리한 유망 인기 학과를 고른다는 것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것인가를 새삼 실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불과 5~60년 밖에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에도 이렇게 10년 단위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의 요구를 보면 거의 대부분 대학 졸업 후 3~40년 동안 한 가지 직종에 종사해야 하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일하는 동안은 커녕 불과 10년도 채 안되어 자신의 직종이 비인기 업종이 되거나 심한 경우는 소멸 직종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을 만큼 급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상이 극심한 불안감을 안겨주게 됩니다. 한 직업에 필요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 기간보다도 더 짧은 직업의 변동 주기는 인생의 절반 가량을 직업에 종사해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생존의 위협마저 느끼게 할 만큼 중대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불과 지난 50년 동안의 변화도 이처럼 급격하고 예측불가능한데, 그렇다면 앞으로의 직업의 전망은 어떠할까 하는 궁금증을 제시한 것이 바로 이 린다 그래튼의 <일의 미래>입니다.

 

런던 경영 대학원 교수로 기업 문화와 조직 관리, 인적 자원 관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린다 그래튼은 어느 날 아침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두 아들이 꺼낸 장래 희망에 대한 말이 계기가 되어 2009년부터 세계 각지의 21개 기업에서 근무하는 200명 이상의 사람들과 함께 연구 그룹을 조직하여 2025년의 직업의 미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는데, 이듬 해에는 참여 기업이 더욱 늘어나 총 60개 이상의 기업들이 이 연구에 동참했습니다.

 

린다 그래튼과 런던 경영 대학원의 연구팀은 일과 직업의 미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다섯 가지의 힘인 기술과 세계화, 인구 통계와 수명, 사회, 천연자원을 토대로 2025년의 미래상에 대한 시나리오를 그려내었는데, 그 시나리오는 다섯 가지 힘에 대한 인식과 대응 방식의 여부와 방향에 따라 부정적인 시나리오인 스크램블 Scramble’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시나리오인 블루프린트 Blueprint’로 크게 나눠져 상반되는 미래상을 그려냅니다.

 

 

스크램블 시나리오에서는 다섯 가지 힘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고립과 파편화, 소외, 자아도취 등의 현상이 만연된 수동적인 미래를 그리며 연중무휴로 일하지만 그로 인해 일상이 산산조각난 개인과 인터넷과 정보통신의 발달의 악영향으로 각자가 고립되어 활동하고, 극단화된 경쟁으로 인해 경쟁에서 밀려나 승자 독식의 사회에서 빈곤과 불평등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 보여줍니다.

블루프린트 시나리오에서는 그와는 대조적으로 능동적으로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선택과 지혜로 협연하는 만들어가는 미래를 그려 보여주며, 지능을 공유하고 봉사와 참여가 보편화되고 정년없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는 직업 공간을 제시합니다.

 

린다 그래튼과 연구 그룹은 이러한 상반된 미래는 평범한 제너럴리스트와 유연한 전문가, 불행한 싸움꾼과 현명한 해결사, 탐욕스러운 소비자와 열정적인 생산자라는 대비되는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하고, 이러한 미래로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각 직업군이나 경제 주체들의 구체적인 미래상에 대한 관심이 더 컸었습니다. 하지만 린다 그래튼은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각론보다는 큰 원칙적인 총론에 더 집중해서 설명을 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각론에 해당되는 부분은 거의 없기 때문에 15년도 채 남지 않은 비교적 근접한 미래에 대한 전망임에도 불구하고 다분히 막연하고 모호한 느낌을 주는데에서만 그치고 맙니다. 총론적인 전제와 분석 자체는 충분히 타당하지만, 구체적인 예시가 너무나 적어서 결국은 불분명한 예측에 불과하다는 느낌만 남네요.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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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정의로운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시장은 정의로운가 - 서울대 이정전 교수의 경제 정의론 강의
이정전 지음 / 김영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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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인문학 불모의 시대에 하나의 시간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던 데에는 하버드 대학교 최고 인기 강의라는 카피 문구의 역할도 물론 컸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정의라는 명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3~40대 지식인층에게 특히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소위 386 혹은 486이라고 지칭되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에 위치한 우리 사회의 중추 세력들은 바로 대학 시절에 군사 독재 정권의 불의에 온몸으로 맞서 싸워서 정의를 쟁취하고 역사의 큰 줄기를 바꿔놓았던 경험이 생생하기 때문에, IMF 이후 10년 동안 제대로 진행되어 온 시민 민주주의가 하루아침에 시대를 역행하는 부도덕하고 비민주적인 정권으로 추락한 현실을 누구보다도 더 뼈저리게 개탄하며 바라보고, ‘정의의 부재를 한탄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로 <정의란 무엇인가>의 판매 분석을 보면 3~40대의 구매가 압도적이고, 20대와 50대 이상의 구매는 매우 미미한 데에서도 이러한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가 단순한 당의적 정의론을 설파한 것이라면 아마도 그렇게까지 화제가 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서로 대립되는 주장을 공평하게 받아들여 충분한 논거를 탐색한 후, 객관적인 입장에서 실질적이고 공평한 정의란 어ᄄᅠᆫ 것인가를 깊이있는 논쟁과 숙고의 과정을 거친 후에야 주장을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진보 세력에 못지않게 자기들만의 논리로 똘똘 뭉친 우리나라의 보수 세력들과의 논쟁을 시뮬레이션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보다 사실적이고 실질적인 주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샌델 교수의 정의론이 미국에서도 가장 많은 하버드 대학생들이 귀를 기울일 정도로 화제가 되었던 것은 미국 역시 부시 정권이라는 반역사적인 극우보수주의 정권 아래에서 시민들의 정의와 평등이 신음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보편적이고 당연해야 할 정의조차도 탐욕과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궤변에 의해 왜곡되고 있었기 때문에 샌델 교수는 그러한 수많은 궤변과 아전인수적인 주장들에 맞서 실체적 정의의 개념을 세우고자 강의를 하고 책을 썼던 것입니다.

그리고 부시 정권의 극단적인 탐욕은 마침내 2008년에 1929년 대공황 이후 최대 규모인 금융대공황을 불러일으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를 일거에 침체의 늪으로 밀어넣고 말았죠.

 

 

서울대학교 교수이자 환경대학원장이고, 경실련 환경개발센터 대표, 환경정의시민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한 이정전 교수가 쓴 <시장은 정의로운가>는 부시 정부가 금과옥조처럼 떠받들던 신주유주의 경제가 과연 그들의 주장처럼 자본주의의 이상에 충실한 것인지를 지적하고,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자본주의 국가들에 만연되어 있는 자분주의적인 폐해들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부시 정권 하의 미국과 MB 정권 아래의 현재 우리나라에서 마치 자본주의의 대원칙이고 세계 경제의 추세인 것처럼 주입되고 있는 자유 경쟁 시장이 과연 자본주의 경제학의 원칙에서 볼 때 바람직한 것이고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가를 원론적으로 조목조목 고찰해 나갑니다.

이익과 분배, 효율성과 공평성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의견들을 거쳐 실업과 빈부격차를 바라보는 진보와 보수 진영의 상반된 시각, 그리고 자본주의 경제 체계 아래에서 공정한 경쟁과 정당한 분배가 가능할까를 논의한 후 샌델 교수처럼 고전적인 의미에서 공리주의자들과 칸트가 자본주의에서의 행복을 어떻게 정의하는가를 살펴봅니다.

자유 경쟁 시장의 주장이 수정 자본주의가 등장하기 전의 자본주의 초창기의 불완전하고 위험성을 내포한 주장에 불과함을 지적한 후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적인 대안을 살펴본 후 어떻게 하면 정의와 신뢰가 꽃피는 시장이 가능할까에 대한 의견을 내놓습니다.

 

매우 모범적이고 논리적이며 공정한 추론 과정이지만, 아쉽게도 저자는 자신에 제시한 결론에 희망적인 낙관이나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앞에서의 논의들은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이 서로 상대 진영의 논리를 검토하고 옳은 것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전제로 하고 있는데, 불행히도 경국 금융대공황을 불러 일으켰던 미국 부시 정권이 그러했듯이 매국 매판 자본이라고까지 불리는 현재의 MB 정권은 자신들의 욕심을 채울 생각만 있을 뿐, 그 이외의 어떤 논의나 주장에는 관심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그 아래에서 떡고물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소위 보수 세력들도 정의로운 것에는 하등 관심조차 없고 오직 자신들의 이익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니까요.

모처럼만에 잘 씌여진 책이지만, 우리나라의 현 상황에서는 거의 아무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바로 현재 우리나라가 처해있는 불행한 현실일 뿐이라는 점이 가장 안타까운 사실입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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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치]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니치 Niche - 왜 사람들은 더 이상 주류를 좋아하지 않는가
제임스 하킨 지음, 고동홍 옮김 / 더숲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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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자주 접하게 되는 단어가 바로 니치 마케팅이라는 용어입니다. 얼핏 리치 마케팅처럼 들리기도 하는 이 낯선 니치라는 당어는 현재 마케팅와 홍보, 광고 분야에서 가장 화제와 붐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Hot한 트렌드입니다.

 

사실 틈새를 의미하는 니치의 개념은 비교적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고전적인 타겟 세그먼트의 변형이라고 볼 수도 있고, ‘롱테일과도 일부 개념을 공유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트렌드와 문화 등 동시대의 변화와 리스크에 주목해 온 주요 경제전문지들의 인기 저널리스트인 제임스 하킨이 정의하는 니치의 개념은 과거의 도식적인 틈새 시장에 관한 것이 아니라, 니치 시장을 잡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니치 시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됩니다.

 

하킨은 니치를 잡아야만 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로 과거와 같이 포괄적인 대중이나 광범위한 중간 계층을 대상으로 한 막연한 마케팅이나 광고가 이제는 아무런 효과를 얻을 수 없고, 그러한 넓고 풍부한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사업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이제는 그러한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획일적인 대중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소수 무리의 잡식성 대중들로 변모한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논거로 대중 사회의 변모된 형태를 여러 사례들을 들어 설득력있게 논증합니다.

 

 

1차 대전이 끝나고 최초의 베이비 붐이 일어났으며 경제가 급성장하기 시작하던 1930년대에 처음으로 대중을 대상으로 한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모든 세대와 계층을 관객으로 삼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저렴한 가격에 대량 인쇄된 팽귄 클래식 페이퍼백판, 광점위한 대중을 대상으로 한 <리더스 다이제스트>, 염가 균일가의 잡화점 불워스, 소비자의 수익을 기준으로 구분된 여러 가격대의 라인업을 구축한 제너럴 모터스(GM), 그리고 거대 대중 정당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그 수가 급격하게 불어나던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대중 상품과 문화들이 새롭게 태동하고, 그것들을 금방 광범위한 대중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거대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세대와 모든 계층을 두루 포괄하던 백화점식 거대 기업들은 새로운 세대를 격동시킨 60년대 후반을 지나 70년대에 이르자 순식간에 분괴되기 시작합니다. 각각의 새대가 독립적인 목소리로 각자의 정체성을 주장하기 시작하면서, 그것이 곧바로 차별화된 소비로 이어지게 됩니다. 시비의 중심도 전통적인 가장과 주부에서 젊은 계층과 10대로 급변하게 되고, 성별, 인종별, 연령별, 취향별로 다양한 소집단들도 계층이 분화되기 시작합니다.

 

기존의 대기업을은 새로운 소비자층을 잡기 위해 기존의 전략을 전면 수정해 새로운 고객을 유도하기 위한 상품들을 내놓지만, 이미 기존의 백화점식 혹은 잡화점식 대기업의 이미지에 싫증을 느낀 계층을 포섭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오히려 변화된 모습에 실망한 기존 고객층들마저 등을 돌리는 최악의 결과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밸류 엔지니어링이나 배지 엔지니어링이라는 명목으로 퀄러티를 낮춘 제품들을 출시한 업체들은 업체 자체나 나아가서는 업계 전체의 신뢰를 잃음으로써 몰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더 이상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획일화된 대중이라는 거대한 소비자 집단을 존재하지 않게 되었고, 그 자리에는 수많은 세분화된 계층별 취향별 소비자 소집단들로 나뉘어졌는데, 이런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과거처럼 모든 계층을 겨냥한기획이나 광고는 필연적으로 아무도 잡지 못하는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귀결됩니다.

 

이렇게 소비자 생태계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게되자, 그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거대 기업들은 기존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얼터너티브나 언더그라운드, 혹은 아방가르드 문화들을 자신들의 세계에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그것은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그리고 과거와 같은 블록버스터 전략은 제한된 계층에서의 대박을 추구하는 니치버스터전략으로 수정되었습니다.

 

대중들 역시 광범위한 정보들이 체계적으로 분류되어 있는 인터넷을 매게체로 하여 같은 관심 분야에 결깁하는 현상이 발생하였지만, 이러한 현상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만 열중하여 자신들의 구역에 보호막을 치고 그 속에만 칩거하는 부작용도 낳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성공할 수 있는 비법을 저자는 소수이지만 열광적인 관심과 호응을 공유하는 집단으로부터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우선 품질을 높여 제품에 대한 권위를 쌓아야 하고, 그러한 제품의 품질에 대한 권위를 발판으로 소집단 내에서 감식안을 지니고 추종자들을 거느린 리더를 포섭하여 그의 입소문을 통해 열렬한 추종자들을 제품에 대한 숭배자로 변화시키는 전략을 구상하라고 권유합니다. 바로 현재 인터넷에서 붐을 이루고 있는 카페나 블로그를 통한 동호인 마케팅인 셈이지요.

 

비록 결론인 마케팅 방향에 대한 조언은 다소 평범하지만, 책 전반부의 대중 소비 사회의 태동과 몰락, 그리고 소규모 소비자 집단의 탄생까지 20세기 소비자 문화의 발달사를 개괄한 부분의 분석력과 통찰력, 그리고 상세한 실제 사례의 제시들은 통찰력이 탁월하고 설득력이 잇습니다. 소비자 경제학이나 마케팅, 문화산업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흥미진진한 주제와 내용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는 이유인 직역투의 번역은 다소 아쉬운 감을 남깁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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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정치경제학 - 하버드 케네디스쿨 및 경제학과 수업 지상중계
천진 지음, 이재훈 옮김 / 에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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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우리나라에서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폭발적인 판매고를 기록했던 데에는 정의에 목마른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한 반영 이외에도 하버드대 20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라는 책 상단에 큰 글씨로 적혀있는 선전 문구과 표지와 뒷면 가득히 적혀있는 하버드대 강의라는 문구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 가장 분명한 예가 <정의란 무엇인가>에 이어서 출간된 샌델 교수의 <왜 도덕인가?><정의란 무엇인가>와 내용상 별 차이가 없는 이슈들을 동일한 방식으로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의란 무엇인가>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미미한 반응밖에 받지 못했는데, 그 까닭은 하버드대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세간의 대체적인 분석인 데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이처럼 대한민국 사회에서 하버드대 인기 강의라는 타이틀은 과거의 서울대생 필독서와 같은 만큼, 혹은 그 이상의 절대적인 브랜드 선호도를 지니고 있음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2010년에 발간된 천진<하버드 경제학>이 하버드대 교수가 아닌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연구원인 데다가, 중국인이 쓴 책임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높은 판매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제목에 들어간 하버드의 위상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음은 누구나 금방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확연합니다. <하버드 경제학>의 성공에 힘입어 천진은 자매편 격인 <하버드 정치경제학>을 이어서 내놓았습니다.

 

<하버드 경제학>이 저자가 2008~9년에 하버드대 경제학과 수업을 청취한 것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것과 마찬가지로 <하버드 정치경제학>2009년 봄부터 2010년 가을까지 하버드 캐네디 행정대학원(캐네디 스쿨)과 경제학과에서 들은 수업들을 정리해 놓은 것입니다.

하버드대의 강의를 정리해서 책으로 엮어 출간한 것이라는 형태는 동일하지만, 책의 내용은 상당히 다릅니다. 그것은 경제학과 정치경제학의 근본적인 차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정치경제학은 사실 경제학보다는 경제사 혹은 경제사상사에 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와 정치의 상관 관계를 함께 연관시켜 논의하는 학문입니다. 그리고 거시경제학으로 두루뭉술하게 다루는 자본주의 경제학보다는 사회주의 경제학 쪽에서 보다 중점을 두어 다루는 것으로, 마르크스 경제학에서는 이를 사적 유물론이라고 말하죠.

 

 

이 책은 크게 5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개방경제학은 정치경제학의 기본 개념이라고 할 수 잇는 거시경제학적인 이론들을 국제 금융과 정부의 조절, 통화와 환률, 자본시장과 개방 등의 논제들과 주요 변수들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다루고, 이를 토대로 2010년 봄 그리스를 중심으로 발생한 유럽의 통화 위기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2의료 체계와 관련한 정치와 경제에서는 최선진국 미국의 가장 취약한 부분인 의료 체계의 현실에 대해 논한 총 10개의 글들을 통해 의료 체계 전반에 대한 미국 사회의 정치적 선택과 집단적 가치관을 개략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정통 자본주의 경제학과는 가장 거리가 멀면서도 정치경제학만의 본령을 보여주는 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경제학의 탄생과 변화에서는 경제학의 탄생과 200년 간의 발전 과정을 개괄하면서, 과거의 선배 경제학자들은 현재의 젊은 경제학자들이 금과옥조처럼 사용하는 수학적 추리나 도구들을 사용하기 이전에 먼저 경제 문제의 방향에 대해서 심사숙고했다는 시사할 만한 점을 강조합니다.

4문화경제학은 경제학의 주제들 중에서는 매우 새로운 분야이자 아직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전통 경제학의 연구 범위를 확장한 분야로, 문화와 경제가 서로 주고받는 영향과 그 효과를 개량경제학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5미국사회의 동향에서는 시장과 도덕, 정치 체계, 행복 추구, 공공 정책 같은 현대 미국 사회의 여러 동향들에 대한 마이클 샌델 교수와 조지 소로스의 대화, 하버드대 전 총장 데릭 복의 강연 등을 옮겨 놓았습니다.

 

사실 수정자본주의의 등장 이후 엄밀한 의미의 순수한 자본주의는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에서는 왜곡되고 편향된 자본주의적 탐욕을 고전 자본주의나 순수 자본주의로의 복귀라고 오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국가들은 수정 자본주의가 시장의 자유나 정부의 개임 등에서 원래적인 의미의 자본주의의 이념과 대립되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제대로 논의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거시경제학이라는 정책과 경제의 문제와 섞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경제가 정치와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문제에 있어서는 자본주의의 거시경제학보다는 사회주의의 정치경제학이 훨씬 더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분석틀을 갖고 잇는데, 저자인 천진은 중국 출신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 부분에서 미국의 주류 경제학자들보다는 좀 더 자유롭게 사고하고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5개의 장이 서로 분리되어 있고, 전체를 하나로 관통하는 일관된 경제적 사고나 논리가 없다는 데에서 현재의 미국 사회를 정치경제학적으로 분석하는 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고 이론도 정립되어 있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앞으로 보다 더 많이 다뤄지고 연구되어야 할 부분일 것입니다.

2008년 금융대공황을 겪고 난 후의 미국 사회 분위기에서는 이 분야에 대한 논의와 접근이 훨씬 더 쉽고 필요해졌기도 하고, 미국식 자본주의 경제학에만 익숙한 최근의 학생들이라면 요즘은 잊혀진 분야인 정치경제학의 효용을 새롭게 배울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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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님이 보고계셔 34 - 리틀 호러즈
콘노 오유키 지음, 윤영의 옮김 / 서울문화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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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역시 한참이나 늦어진 포스팅이긴 한데,

그래도 안올리기는 좀 그래서 늦게나마 올려봅니다.

 

 

<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 > 34권이 발간된 것은

지난 1월 30일이었습니다.

 

 

33권 <헬로, 굿바이>가 발매된 것이 작년 9월 초니

4개월 여 만의 발간이 되는 셈이죠.

 

 

사실 개인적으로 마리미테 시리즈 중에서 외전들은

본 편의 등장 인물들이 나오는 단편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재미있게 읽지는 않은 편입니다.

 

 

본편에 잠깐이라도 등장하는 캐릭터가 아닌 이상은

캐릭터 자체에 별다른 관심이 안생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33권으로 일단 본편의 이야기가 마무리지어진 다음인 만큼

앞으로 남은 것은 현재로써는 외전들 뿐이니

새로운 시즌이 시작될 때까지는

한동안 외전만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하는 상황이지요.

 

 

 

 

그래도 34권 '리틀 호러즈'가 관심이 가는 것은

주인공이 아리마 나나이기 때문입니다.

 

 

쟁쟁한 맴버들 속에 새롭게 포함된 아리마 나나는

똘똘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특별히 호감이 가는 개성은 적은 편인데,

 

 

이번 외전은 나나가 고등부에 막 입학한 직후의 이야기를

뼈대로 삼고 있습니다.

 

 

시기적으로는 33권의 마지막에서 조금 지난 시점이지요.

 

외전들이 늘 그래왔듯이

 

이번 책 역시 5편의 외전 단편들을

나나와 산백합회 맴버들이 등장하는 막간 이야기를 통해 연결하고 있는데,

 

역시나 본편보다 이 막간 이야기 쪽이 훨씬 더 재미있습니다.

 

 

나나가 언니의 행방을 찾아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는 이야기 구조는

역시 외전이었던 '인 라이브러리'와 유사하지만,

 

 

외전 자체가 독자적으로 재미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외전의 막간 이야기는 기존 외전들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다음에 나올 순서는

연재 종결 후 두 번째로 발간되었던 외전인 '나의 둥지'입니다.

 

 

일본판은 37권에 해당되고

2009년 12월 25일에 나왔었죠.

 

 

 

그 다음 편은 1년 뒤인

2010년 12월 28일에 발간된 39권 '스텝'인데,

 

 

일단 본편의 외전은 현재 여기까지 나와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는 현재 <석가님이 보고 계셔>와 <꿈의 궁> 쪽에 열심이어서

새로운 시즌이나 외전은 한참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네요.

 

 

 

코믹스판은 새로 시작한 2부의 9권이 발간되어 있네요.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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