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파이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5-4 존 코리 시리즈 4
넬슨 드밀 지음, 김홍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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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넬슨 드밀은 우리에게는 이름 자체로는 그다지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존 트라볼타 주연의 영화로 유명한 <장군의 딸>의 원작자라고 하면 대부분 아! 하고 아실 것입니다. <장군의 딸>은 넬슨 드밀의 폴 브레너시리즈 중의 한 권인데, 넬슨 드밀의 대표작은 바로 존 코리시리즈입니다.

 

 

존 코리는 전직 NYPD로 현재는 대테러 특별 기동대 요원으로 활동하는 존 코리를 주인공으로 하는 액션 스릴러 시리즈로, 1997년에 1편인 <플럼 아일랜드>가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콜럼비아 영화사에 판권이 팔리는 대성공을 거둔 후, 2<라이언스 게임>에 이어 발간된 3<나이트 폴>1,700만부나 판매되는 초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국내에도 <플럼 아일랜드><라이언스 게임>이 각각 랜덤하우스 코리아(최근에 RHK 코리아로 사명이 바뀌었죠)를 통해 발간되었고, 이번에 발간된 <와일드 파이어 Wild Fire>는 시리즈 제4편에 해당됩니다.

 

 

시리즈 3편인 <나이트 폴>보다 4편이 먼저 나온 것은 번역 때문인데, 3편과 4편의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존 코리 시리즈는 뒷 권에서 앞 권의 이야기들을 반복해서 언급하기 때문에 시리즈 순서대로 발간되지 않은 점은 다소 간의 아쉬움을 줍니다. 특히 3편에서는 9.11을 다루면서 그 날 노스 타워에서 모임이 있었던 관계로 존 코리의 직장 상사와 동료들이 한꺼번에 몰살을 당하고, 아내인 케이트 메이필드마저 생사가 불명인 상태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뉴요커들에게 9.11이 미쳤던 엄청난 정신적 상처가 4권 내내 언급되고, 당시에 상사와 동료들이 전부 사망해서 존 코리의 직장인 대태러 특별 기동대의 인력 구성마저 완전히 새로운 얼굴들로 교체되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3권이 나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1권에서는 치명적인 전염병 바이러스의 유출 의혹에 관한 수사를 하고, 2편에서는 미국에서 연속적으로 대규모 살인을 저지르며 전직 대통령의 암살을 시도하는 이슬람 전사를 저지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존 코리는 4권에서는 마침내 미국 뿐만이 아니라 지구 전체의 운명을 좌우할 중대한 지구 규모의 범죄자를 저지해야 하는 거대한 스케일의 음모 속으로 뛰어듭니다.

 

 

 

 

 

 

앞에서 지구 전체의 운명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을 감안한다면 절대로 과장이 아닌데, 그 핵심적인 키워드는 바로 제목인 와일드 파이어입니다.

 

 

미소냉전 시대에 미국과 소련은 서로 상대방으로부터 핵미사일 공격을 받으면 아무런 논의도 없이 곧바로 자동적으로 대대적인 대응 핵공격을 하게끔 핵미사일 발사 시스템을 프로그램 해놓은 상호확증파괴 (MAD)’로 인해 강제적인 핵억지력이 효과를 발휘한 바 있습니다.

 

와일드 파이어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입니다. ‘와일드 파이어미국 내에서 이슬람에 의해 핵이나 생물학, 화학 공격으로 대대적인 피해가 발생할 경우, 자동적으로 중동의 주요 도시들을 향해 수 십에서 수 백기의 핵미사일이 자동으로 발사되도록 프로그램 해놓은 것을 말합니다. 그 규모는 생물학이나 화학 공격을 받았을 경우 A 목록에 있는 50여개의 대도시를 향해 핵미사일이 발사되며, 핵공격의 경우는 A 목록에 B 목록을 포함한 총 122개의 대도시를 향해 핵미사일이 자동 발사되도록 해놓았습니다. 122개의 대도시에 핵미사일이 쏟아질 경우 1차 사망자는 2억명에 달하고, 6개월 이내의 추가 사망자 역시 1억명 이상으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레이건 시절에 이 와일드 파이어계획을 입안한 사람들은 이 계획의 발동에 대통령이나 행정부의 선택을 일절 배제하여, 공격을 받으면 자동적으로 핵미사일이 발사되고, 일단 입력시킨 계획이나 목표는 대통령이라고 할 지라도 차후에 변경할 수 없도록 만들어 놓음으로써 통제불가능한 절대적인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미국은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할 때마다 이 와일드 파이어의 존재를 중동 국가의 대통령이나 왕에게 통보해 왔는데, 중동 국가들이 자국 내의 테러리스트들을 색출하거나 축출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던 데에는 바로 이 와일드 파이어의 위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와일드 파이어계획이 위험한 것은 일단 미국 내에 대규모 핵이나 생물학, 화학 공격이 발생하면, 그 범인이 누구이고 주모자나 배후가 누구인지 색출할 시간적 여유조차 없이 무조건적으로 중동의 122개 도시를 향해 수 백기의 핵미사일들이 발사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목록의 목표물들은 점점 더 늘어나서, 최근에는 비중동 국가들인 파키스탄이나 아프카니스탄, 인도네시아까지 포함되었고, 쿠바와 북한도 중요한 목표물로 추가될 확률이 높습니다.

 

 

자신들이 공격받을 경우 확실한 근거나 증거도 없이 수 억명이 살고있는 중동을 비롯한 미국 외의 수 백개의 도시들에 무차별적으로 핵미사일을 자동적으로 발사하도록 해놓은 이러한 야만적이고 비문명적인 프로그램의 존재에 대해 저자 넬슨 드밀은 자신이 입수한 정보에 근거한 것이며, 실제로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들이 존재한다고 믿는다고 이례적으로 책 앞머리에 쓴 서문을 통해 밝히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근본적인 설정은 바로 이 와일드 파이어계획에 근거한 것이며, 여기에 막대한 자산을 토대로 구 소련으로부터 4개의 핵가방을 구입한 일단의 극우주의자들의 집단이 등장합니다. 이렇게 되면 이야기의 전개는 간단하게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직접 구입한 4개의 핵가방을 미국 내 주요 도시에 설치해서 폭파시키면 자동적으로 와일드 파이어가 발동해 중동 국가들을 향해 수 백기의 핵미사일이 발사되어 중동 국가를 초토화시키고, 미국은 강력한 힘을 뽐내며 전세계 위에 군림할 수 있다는 극도로 이기적인 과대망상이 실제로 추진됩니다.

 

극우파들이 미국 내에서 핵폭발을 일으켜서 중동에 대한 대규모 핵보복을 획책한다는 이야기 자체는 <24>류의 드라마나 영화에서 종종 접할 수 있는 설정입니다. 이 소설의 가장 돋보이는 점은 그런 설정을 구체적인 내용으로 실체화시켜놓고 진행시킨다는 점이죠.

 

 

여기에서 주인공 존 코리는 처음부터 사건의 중심으로 뛰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존 코리의 직장 동료인 해리 멀러가 우연히 존 코리 대신에 감시 임무에 투입되었는데, 사실 그 부분은 존 코리의 라이벌인 CIA의 테드 내시가 존 코리에 대한 개인적인 보복을 위해 설치한 덫이었습니다(이 작품에서 테드 내시는 다른 중요한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CIA의 전설로 급상승하게 되는데, 이 부분이 솔직히 전혀 와닿지 않습니다 ^^). 동료의 행방을 찾기 위해 문제의 극우주의자들의 집회 장소를 찾아간 존 코리와 아내 케이트가 특유의 능글능글한 유머를 곁들인 본능적인 추리력을 발휘해 차츰차츰 사건의 진상에 접근해 마침내 대부분의 내막을 파악하고, 핵폭발까지 24시간도 채 남지 않은 장면에서 소설은 갑자기 끝이 납니다.

 

 

제가 처음 받았던 이 책의 초판은 591쪽에서 끝이 났습니다.

이렇게 어중간하게 끝난 이유에 대해 독자들 사이에서는 이야기가 후속 편으로 이어지고, 2권에 나왔던 이슬람 전사인 라이언이 다시 등장한다는 이야기까지 퍼졌었죠. 그런데 한 독자가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여겨서 아마존에서 원서를 e-book으로 구입해서 비교를 해보니 원서는 국내판이 끝난 대목의 뒤에 60쪽 분량이나 더 있고, 사건이 완결된 형태로 마무리지어 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런 내용이 출판사 카페에 올려지고 얼마 후에 편집부에서 번역 과정에서의 누락 사실이 있었다고 밝히고 누락된 부분을 추가한 제대로 된 책을 새로 인쇄해 재배포하고, 기존 출판분은 전량 교환 처리하겠다는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사실 일반적으로는 거의 발생하기가 힘든 사태인데, 이 시리즈는 원서가 워낙 두껍다보니 편집부에서도 미처 끝까지 다 읽지를 못한 상태에서 필자에게 번역 의뢰를 했고, 그 과정에서 뒷부분이 누락된 상태로 인쇄까지 되어버린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던 것 같습니다.

 

공지 이후에 출판사에서 새로 보내준 책을 받아서 살펴보니, 새 책은 총 683쪽으로 기존판보다 92쪽 분량이 더 늘어났습니다. 결말은 결국 존 코리와 케이트가 커스트 힐 클럽으로 가서 매독스와 그의 부하들과 일전을 벌인 끝에 핵폭발을 아슬아슬하게 저지하는 것으로 끝나는데, 007 영화를 방불케 할 만큼 거대한 스케일의 음모에 비해 피날레의 규모는 다소 아기자기한 편이 아닌가도 싶지만, 이 시리즈는 처음부터 존 코리의 원 맨 히어로물이지 군대가 동원되는 대규모 블록버스터는 아니니까요.

 

그리고 이 책이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와일드 파이어라는 대중동 말살 프로그램의 존재 자체이고 말입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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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만 BAKUMAN 16 - 신인과 베테랑
오바 츠구미 지음, 오바타 다케시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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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쿠만 ] 16권2월 17일에 발간되었습니다.

15권이 작년 12월 19일에 나왔으니 딱 3달 만이네요.

 

 

사실 한동안 스토리가 약간 사이드에서 헤매는 느낌도 있었는데,

마침내 이번 권에서 중요한 복선 하나가 해결됩니다.

 

 

바로 니즈마가 처음 점프에 연재를 시작할 때 조건으로 내걸었던

'1위를 하면 싫어하는 만화 하나를 끝낼 수 있는 권한을 달라'

마침내 편집장에게 요구하고 조건부로 받아낸 것입니다.

 

 

다소 뜻밖인 것은

니즈마가 선택한 '싫어하는 끝내는 만화'가

바로 자신의 히트작 < CROW >라는 사실인데,

 

 

자신의 작품이 장기 연재에 들어가면서 매너리즘에 빠져서 싫어지자

마지막 20주를 연속으로 앙케이트 1위를 차지하여

인기의 최정상에서 과감하게 끝냄으로써

 

 

자신의 작품을 스스로 원하는 시기에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종결짓고

그것도 화려한 인기의 정상에서 연재를 끝내고 싶다는

모든 만화가들의 꿈을 실현해 보여줍니다.

 

 

니즈마의 장기 1위를 막기 위해

한층 분발하는 아시로기를 비롯한 다른 만화가들의 선의의 경쟁도

'열혈 소년 만화'답게 멋지게 그려집니다.

 

 

 

 

 

이번 권의 부제인 < 신인과 베테랑 >

 

 

사실은 니즈마의 종결 이후 새롭게 시작되는

한 물 간 만화가들에게 멋진 작품을 대신 써줌으로써

점프의 작가 선정과 연재 결정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려는

배후에 가려져 있는 모종의 인물의 음모를 다룬

후반부에 새롭게 시작되는 이야기에 해당하는 제목인데,

 

 

아마 다음 권에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는 17권3월 2일에 나왔는데,

문제의 배후 인물이 드디어 표지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동안 등장이 없었던 아즈키와 미요시가

손을 꼽 잡고있는 모습도 궁금증을 자아내네요.

 

 

 

 

[ 어제 뭐 먹었어? ] 라는 독특한 제목의 이 만화는

요시나가 후미의 '요리 + 게이' 만화죠.

 

 

요시나가 후미 특유의 가볍고 유쾌한 게이 캐릭터들 이야기에

작가의 취미인 요리 이야기를 덧붙인 독특한 구성인데,

(작가의 식도락 기행은

단편인 <사랑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에 잘 그려져 잇습니다)

 

 

의외로 게이 부분은 가볍고 무난하게 묘사되면서

요리 부분은 실제로 금방 따라할 수 있을 만큼

쉽고 간단해서 상당히 실용적입니다.

 

 

4권이 작년 1월 말에 나오고

5권이 2월 11일에 나왔으니

무려 1년이 넘게 걸려서 나온 신간인 셈입니다.

 

 

그동안 <오오쿠> 6권과 7권을 그리느라

연재가 밀렸었나 봅니다.

 

 

맨 뒤 쪽을 보면 다음 권에서 소개할 음식들이 쭉 나오는데,

이걸 미리 정해놓고 연재를 하나 보내요?

 

 

 

 

[ 시마사장 ] 10권2월 22일에 나왔습니다.

 

9권이 작년 12월 중순에 나왔으니 대략 3개월 만의 출간이네요.

 

 

실시간으로 전개되는 작품인 까닭에

이번 권에서 마침내 후쿠시마 대지진이 다뤄집니다.

 

 

일본과 중국의 영토 분쟁과 산업 스파이 문제를 다루면서

중국과의 예정된 충돌을 이야기하려는 찰라에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하는 바람에

중국 문제는 일단 중단된 느낌입니다.

 

 

<일본침몰>에도 나오는 것처럼

일본이 아시아 모든 나라들로부터 배척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대규모 지진이 나서 일본 열도의 절반이 침몰할 경우

아마 아시아 국가들의 대부분은 일본 난민들을 절대로 받아주지 않을 겁니다.

 

 

과연 그런 상황을 생각이나 하고

작가는 극우적인 사상을 고수하고 있는 것일까요?

 

 

대지진 문제에서도

한국과 중국 기업들이 대지진 현자에 구호물자를 보냄으로써

신제품 광고와 테스트를 한다는 점만을 노골적으로 부가시킬 뿐,

 

 

시마가 후쿠시마 현장을

아무런 방호복이나 예방조처도 없이 가서 머무르는 장면이나

도호쿠 지방의 생산물들을 소비하자는 말에서

후쿠시마의 방사능 오염 문제는

애써 무시하는 '눈가리고 아웅'의 위험함과 후안무치함이 엿보입니다.

 

 

한국 기업들에 대항하기 위해

일본 대기업들이 업계 재편을 하는 대목 정도가 눈여겨 볼 부분인 것 같습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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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만 BAKUMAN 15 - 격려와 진심
오바 츠구미 지음, 오바타 다케시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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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쿠만 ] 15권이 나온 것은 12월 19일입니다.

 

 

14권이 11월 18일에 나왔으니 정확하게 2달 만이네요.

보통 2달 반~3달 정도의 간격으로 나오던 출시 일자가 2달로 줄어든 것은

팬의 입장에서는 반가울 따름이지요.

 

 

일본판은 아직 16권이 안나왔으니

(1월 4일에 발간될 예정입니다)

 

이제는 국내판이 일본판을 거진 따라잡은 셈이지요.

 

 

 

 

 

이번 권의 부제는 <격려와 진심>입니다.

 

 

이번 권에서는 14권에서 시작된 나나미네 사건이 일단락 지어지고,

막간으로 나카이 문제의 해결과

 

동창회에 간 사이코가 만화에 대한 애정을 새삼 불태우는 내용이 그려진 후

 

 

PCP의 내용을 고스란히 모방한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

타카기가 모방 범죄의 위험성에 대한 부담을 느끼게 되면서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내용을 스스로 자율 규제하는 바람에

PCP의 내용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내용을 후반부에 그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PCP가 모방범에게 일갈을 하는 내용을 그리고

그 편이 순위 3위로 올라서는 해피 엔딩으로 끝맺어지지만,

이 모방범 문제는 다음 호로도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지 만화의 소재로 쓰기 위해 이용하기에는 좀 부담이 큰 문제니까요.

 

 

 

 

 

 

[ 시마 사장 ] 9권은 12월 16일에 나왔습니다.

 

 

8권이 8월 24일에 나왔으니 대략 3달 20일 정도 만이네요.

 

 

사실은 이 시리즈는 다음 권이 나오고 나서야

이전에 사두었던 그 전 권을 읽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작가의 우리나라에 대한 적대 의식이 갈수록 심해지는 내용 때문입니다.

 

 

이번 권에서도 지난 권에서 문제가 되었던 '조어도 사건'이 결국 국제 분쟁으로 확산되자

'조어도는 일본이 1900년대 이후 실효적으로 지배해 온 섬'이라고 주장하며

조어도가 일본 영토라고 강변을 늘어 놓습니다.

 

 

같은 논리라면 작가는 1000년 전부터 실효적으로 지배해 온 독도는

왜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일본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인

정치인들과 관료들의 신속하지 못하고 권위주의 일변도인 규제를

사사건건 우리나라와 비교하면서 비판하는데,

 

 

그것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문제는 이명박이 경제 개념이 있는 대통령이라든가

대한민국은 온 국민이 똘똘 뭉쳐서 삼성을 밀어 준다는 등

사실과는 거리가 먼 아전인수격인 해석들을 남발해 상당히 거슬립니다.

 

 

해외 기업들의 '탈 중국' 분위기라든가

중국 정부가 자국 내의 불만을 해외 기업들에게로 전가시키는 문제 같은 것은

곰곰히 생각해 볼 만 하지만,

지나치게 국수적으로 되어가는 작가의 어투는 갈 수록 마음에 안듭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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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배반 -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안 보이는 것이다
존 캐서디 지음, 이경남 옮김 / 민음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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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미국 금융 대공황의 직접적인 원인은 부실 모기지 채권의 붕괴에서 비롯되었지만, 그 근원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실물 경제를 가상의 머니 게임으로 왜곡시킨 퀀트들의 오만함과 비양심적인 행위였고, 퀀트들로 하여금 이렇게 행동하도록 만든 가장 근본적인 토대는 바로 밀턴 프리드먼과 시카고 학파의 신자유주의적 경제 이론임은 이제 기정 사실화되었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근 40년 이상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전세계 경제를 지배해 온 가장 강력한 이 이론에 대해 그동안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무수한 비판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 경제이론은 여전히 보수 우파들의 핵심적인 이데올로기로 남아있으며, 그 영향은 우리나라에도 강력하게 미치고 있습니다.

 

 

<뉴요커>의 경제 전문 기자인 존 캐서디가 쓴 <시장의 배반>은 바로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이론과 주장들을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며 통사적으로 조목조목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책입니다.

 

 

캐서디가 자본주의의 중심인 미국을 세계 최강국으로 끌어올리고 움직여 온 미국식 자본주의의 이념과 매커니즘에 근본적인 의구심과 회의를 품게된 것은 1987년 주가가 대폭락했던 블랙 먼데이 때 취재차 월스트리트에 갔을 때 직접 목격한 현실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기록적인 주가 폭락으로 폐허처럼 되었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월스트리트는 예상과는 정반대로 축제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대폭락에 겁을 먹고 역사상 최대 물량의 매도 주문이 쏟아졌지만, 정작 거래 수수료를 때먹는 중계인들의 입장에서는 사장은 대폭락을 하더라도 수수료는 두둑하게 챙길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의 증권 시장 전체가 기록적인 대폭락을 하고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파산과 자살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작 그 한 복판에 있고 가장 큰 책임을 느껴야 할 증권가의 화이트컬러들은 엄청난 피해를 보고있는 대규모 매도에서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로 오히려 엄청난 이익을 보고 희희낙락하고 있는 이러한 모순된 형상을 보면서 캐서디는 미국의 자본주의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때부터 경제사를 새롭게 검토해 나갔습니다.

 

 

캐서디는 프리더먼과 시카고 학파들이 모든 규제의 완전한 철폐와 완벽한 시장 자율의 보장을 주장하는 근거로 내세우는 시장의 일반균형이론의 토대인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과 자유시장 경제학의 근간이 되는 이기심의 합리적 추구가 실제 현재의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지를 밝힘으로써 자유 시장 만능주의자들의 주장을 토대에서부터 허물어 갑니다.

 

 

 

 

 

이 책의 1부는 애덤 스미스에서 밀턴 프리드먼을 거쳐 앨런 그린스펀까지 이어지는 소위 일반 균형 이론시장의 무한 자유에 근거한 유토피아 경제학의 실체를 규명해 나가면서, 일반균형이론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만큼 과학적이고 수학적이기보다는 단순히 시장의 안정성위에 근거한 환상에 다름 아님을 지적합니다. 특히 버블이 시작되면 자유 시장은 더 이상 자원을 효율적으로 할당하지 못하고 모두가 욕심과 광기에 휩싸이며, 거기에 왜곡된 인센티브라는 탐욕이 더해지면 경제는 필연적으로 폭락과 붕괴로 이어진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2부에서 이러한 유토피아 경제학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유토피아 경제학 만큼 단순하고 명쾌하지는 않지만, 다양하고 복잡한 이론으로 실제 시장의 모습을 현실 그대로 바라보는 현실 기반 경제학을 내세웁니다. ‘보이지 않는 손만큼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각각의 특정한 시장 실패에 적용할 수 있는 이러한 이론들은 실제 시장을 분석하고 전망하는데 훨씬 더 효용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시장 기반 경제학은 경제학자가 아닌 심리학자들로부터 처음 시작되었는데, 시장의 수치와는 별개로 작동하는 인간의 탐욕과 광기, 두려움 같은 심리적인 요인들이 이상적인 합리성보다 훨씬 더 실제 시장에 영향을 미치며, 아는 사람만 아는 복잡한 내용, 불확실성, 숨겨진 정보, 맹복적인 추세 추종, 과잉 공급된 풍부한 신용 등이 맞물리면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전개 과정을 그 단적인 예로 듭니다. 인간의 심리와 경제를 결합시킨 이러한 흐름은 행동 경제학과 게임 이론 등으로 정리되어 맹목적인 일반균형이론보다 현실 경제의 불합리성을 훨씬 더 설득력있고 타당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3부에서는 신용주도적인 경제가 어떻게 호황과 불황을 주기적으로 야기하는지를 과거의 사례들을 통해 살펴보고, 그 근원에 있는 것은 유토피아 경제학이 말하는 예측가능성이 착오를 일으키기 때문이고, 실제로 위기가 시작되었을 때 시장은 참가자들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반응을 하였다고 지적합니다.

 

 

 

2008년 대공황이 과거의 공황과 분명하게 구분되는 것은 그것이 실물 경제가 아닌 허구적으로 창출되고 왜곡되게 조작된 금융 상품에 의해 야기된 필연적이었던 재앙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조장한 퀀트들의 금과옥조적인 기반이 바로 프리드먼과 시카고 학파가 주장했던 무제한의 시장 자유이고, 그 토대가 된 것이 일반균형이론입니다. 하지만 언뜻 매우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며 일반론적인 진리처럼 여겨졌던 이 이론이 실제로는 시장에 참가한 인간들의 탐욕이나 공포 같은 심리를 일절 배제한 불완전한 이상론에 불과하며, 그로 인해 야기된 에측가능성의 착오가 바로 공황의 원인이 되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유시장 이데올로기는 단순한 경제 이론이나 의견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정교하고 총체적인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모순되고 왜곡된 정치와 경제, 사회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의 핵심을 이루는 일반균형이론을 뿌리부터 파헤쳐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머리 속으로 짜맞춘 한 두 가지 이론으로 세상을 설명하고 조정할 수 있다고 단언하는 오만함이 바로 시카고 학파와 퀀트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문제점인데, 말끝마다 하나님의 섬리를 내세우는 레이건과 부시 같은 보수주의자들이 인간의 오만함에 기반한 이 이론들을 토대로 신자유주의 경제 체계를 구축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그들이 얼마나 무식하거나 기만적인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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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퍼즐 - 비즈니스 스쿨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제이 B. 바니 & 트리시 고먼 클리포드 지음, 홍지수 옮김 / 부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90년대 미국에서 유행처럼 일었던 열풍에 이어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MBA 열풍이 거세게 불었지만, 정작 MBA 학위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주변에서 실제로 본 예만 하더라도 크리에이티브한 직장에 MBA 상사가 와서 한 일이 책상을 테일러 시스템에 따라 재배치시킨 일이라든가 회사를 제대로 운영할 생각은 없고 M&A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든가 등등 말이지요. 그래서 요즈음은 대기업에서는 MBA를 그냥 갖추고 있어야 될 자격증 정도로만 여기는 분위기입니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자체적으로 MBA 과정을 설립해 자사 관리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도높게 운영하고 있기도 하고요.

 

 

미국의 메이저 대학원에서 엄청난 돈과 시간을 들여서 딴 MBA 학위가 왜 이렇게 별다른 효용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을까요? 그것은 MBA 교육 과정에서 이론적으로 배운 것들을 실제 사업 현장에서 거의 제대로 적용하고 효과적으로 써먹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고도로 전문화된 현대 사회에서는 어느 분야든 그 분야의 특성과 시스템,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는데, 그 분야의 특수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외부인이 MBA 학위 하나만 달랑 들고 와서 자기가 배운 이론에 기계적으로 짜맞춰 넣을 경우에 제대로 적용될 분야가 과연 얼마나 될까도 싶습니다.

 

 

사실 경영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경제학보다도 훨씬 더 엄밀하고 체계적인 학문적인 타당성이 떨어지고, 현대 경영학 자체가 전혀 합리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은 이론들을 단지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만들어내고, 그것을 현장의 상황에 아전인수식으로 들이대어 기계적인 결론을 억지로 만들어 낸다는 지적은 매튜 스튜어트<위험한 경영학>에서 일찌감치 지적되었죠.

 

 

한 걸음 더 양보해서 경영학의 잣대와 도구들이 비록 실용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업을 직접 운용해보지 않고 단지 이론으로만 배운 MBA 출신자들이 학교에서 배운 이론들을 실제 사업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하기는 매우 힘듭니다. MBA 과정에서 아무리 많은 케이스 스터디를 한다고 하더라도, 현실의 기업은 수많은 특성과 예외성,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MBA 이론을 현실에 적용시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고 까다로운 일입니다. MBA의 이론과 개별 기업의 성공 사례의 중간에 위치한 것이 바로 경영전략 소설입니다. 우리나라에 나와있는 대표적인 경영 전략 소설 중 하나가 사에구사 다다시< CEO 켄지 >인데, 이 책은 MBA 출신인 저자가 실제로 여러 회사들을 회생시킨 경험을 토대로 집필한 것이어서 현실적인 설득력이 강한 내용들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최초의 경영 전략 소설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나온 제이 B. 바니트리시 고먼 클리포드<전략퍼즐><CEO 켄지>보다 훨씬 더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CEO 켄지>가 중간 관리자가 새로 회사의 대표를 맡게 되면서 겪게 되는 업무상의 문제점들을 경영 전략적인 방식을 도입해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내용이라면, <전략퍼즐>MBA 과정에서 배운 이론들을 실제로 기업 컨설팅에 적용할 때 발생하는 이론과 현실 사이의 격차를 샅샅이 보여주는 보다 발전된 케이스 스터디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은 갓 MBA를 따고 컨설팅 전문 회사에 취직한 저스틴 캠벨이 처음으로 컨설팅 의뢰를 받고 회사 동료들과 함께 HGS라는 석유 화학 전문 회사에서 새롭게 발명한 신소재인 플라스티웨어의 생산에 관한 컨설팅을 수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스틴은 처음에는 NBA에서 배운 바대로 새로운 신상품이 시장에 런칭되는 것만을 전제로 하여 대상 시장과 그 시장에서의 수익성만을 제시하면 될 간단한 또 하나의 케이스 스터디(사례 뽀개기)’일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했지만, 실제 기업에서의 현실은 그보다 훨씬 더 복합적임을 깨달게 됩니다. 저스틴이 MBA 과정에서 배운 사례 뽀개기는 단순하게 상품과 시장사이의 전략만을 분석하고 고민하면 되는 것이지만, 실제 현실의 기업에서는 서로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경영진들이 각자의 관점과 주장을 내세우고, MBA 과정에서 배운 분석 틀들조차 그러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익과 편의에 맞춰 극단적으로 왜곡되거나 변형될 수 있음을 깨달으면서 MBA 이론과 현실 경영, 그리고 시장의 실제 상황 사이에 존재하는 커다란 간극을 직면하게 됩니다.

 

그리고 동료들과 팀을 이뤄 같이 일하는 과정에서 저스틴은 컨설팅 전문가들인 동료들의 일하는 방식을 통해 컨설팅 팀이 어떤 식으로 역할을 분담해 효율적으로 일하는지를 배우게 되고, 컨설턴트들은 해당 기업의 임직원들보다 그 업계나 회사의 동태와 기술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임직원들이 매일매일의 일과에 쫓기는 것과는 달리 오직 컨설팅에만 집중해서 객관적이고 기술적인 조언과 제안을 효과적으로 내놓을 수 있다는 데에 자신들의 작업의 의의가 있다는 것을 깨닳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이 기업의 핵심 역량으로써의 가능성이 있을 때 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상부 공정과 하부 공정, 각 상황 별 권고 전략과 그 근거들 등을 기초로 치밀하게 조사하고 준비하여 최종적인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하고 실행을 함으로써 실전 경험의 마무리를 짓습니다.

마지막에는 다소 예기치 못했던 결말도 지어지지만, 그런 것들도 컨설팅 현장에서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기에 오히려 신선한 느낌조차 줄 정도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MBA 과정에서 배운 많은 이론과 분석 틀, 전략들이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그대로 써먹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고, 그나마도 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 간의 복잡한 이해 관계나 시장의 방대하고 유동적인 상황에서는 그다지 효율적이거나 효용성있는 도구가 아니라는 점을 전반부 내내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살아있는 기업과 사람, 시장의 특성을 간파한 후에야 비로소 MBA의 분석틀과 이론, 전략들이 유연성있게 가동할 수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본격적인 컨설팅 현장의 상황들을 생생하게 담고있는 이 책은 MBA 소지자에 못지않게 MBA에 대해 막연하게 환상을 갖고있는 다수의 직장인들이 반드시 일독을 해야 할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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