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창.통 - 당신은 이 셋을 가졌는가?
이지훈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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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일반적이지 않은 한자 세 자를 일렬로 나열해 놓은 독특한 제목의 이 책이 100쇄를 넘기는 초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책을 읽기 시작하면 대략 짐작이 갈 정도로 장점이 분명합니다.

 

일간신문의 주말판 경제 색션인 <위클리비즈>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저자가 수 년 간 직간접적으로 만나서 인터뷰했던 세계 경제계의 유명 경제인과 경제학자들과의 대화들 중에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경영과 조직운영의 요체를 , , 이라는 세 글자로 합축적으로 요약하고, 각각의 단어들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들을 차분하게 풀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조직에 비전()을 불어넣고, 꿈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날마다 새로워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조직 내부와 외부의 소통을 통해 비전을 공유하고 전파하는 조직의 혁신을 이루어내기 위한 단계적 전략의 핵심을 짚어냅니다.

 

사실 이 책에서 말하는 비전의 제시와 그것의 실현을 위한 노력, 그리고 비전의 공유라는 핵심 테마는 물론 일반적인 회사원이나 자영업자들에게도 유용한 경영과 삶의 지혜로 작용할 수 있지만, 사실 그보다는 기업의 오너나 경영자에게 훨씬 더 절실하고 실질적으로 와닿는 테제들이고, 그것을 함축성있게 잘 정리하고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성공을 거둔 비결의 한 가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모태인 <위클리비즈> 자체가 경제의 극소수 오피니얼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색션이기 때문에, 그리고 신문의 특성 자체가 보수적인 엘리트주의를 은영 중에 깔고있는 보수주의 신문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이런 점은 근본적인 이념의 문제로 깊게 베어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기업의 오너나 경영자들이 이 책을 권하고 읽히는 이유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자신과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그 비전을 위해 노력해주기를 바라는 지극히 오너와 상사 중심적이고 이기적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물론 자기 일에 비전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는 거 자체는 나무랄 데 없이 좋은 것이지만, 그것이 스스로의 깨달음에서 비롯되고 공통의 이익을 위해 강조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구성원들을 좀 더 열심히 일을 하도록 내모는(주입식으로 정신교육을 시키는) 것으로도 보여질 수 밖에 없는 것이 결과물을 골고루 분배받지 못하고 양극화가 심화되어만 하는 현재 우리나라 경제 구조하에서는 어쩔 수 없이 현실적으로 와닿는 불편함과 꺼림직함의 원인일 것입니다.

 

 

 

일반인들에게 이 책의 보다 큰 효용은 사실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혼, , 통이라는 3개의 기본 태제를 풀이해 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경제학 서적과 경제학자들, 경영자들의 예를 드는데, 대략 1~200권에 달하는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던 경영학, 경제학 서적들의 내용을 다이제스트하여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이 책 한 권만 읽어도 기본적인 경제경영서 1~200권의 핵심 내용은 대략 파악이 가능하고, 어디가서 곧바로 써먹기에 매우 유용하다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이 책의 가장 큰 실용적인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지않나 생각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거슬렸던 부분은 저자가 경영이나 경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문화나 취미에 대해 지나치게 문외한이고, 그러한 것의 가치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껴지는 점들입니다. 한 마디로 돈 안되는 일을 왜하며 그럴 가치가 없다는 천민 자본주의적인 사상이 바탕에 깔려있는 것이 종종 보인다는 것인데, 현대와 같은 컨텐츠의 시대에 이런 단견적인 시각은 다소 한심하게까지 느껴질 정도입니다.

물론 저자는 아닌 척하지만(혹은 스스로는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모체인 보수신문의 사상에 은연 중에 깊이 물이 들어 있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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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남 2015-12-31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륭한 감상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