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에게는 비밀이 있다 - 누구도 말하지 않았던 의학의 진실
데이비드 뉴먼 지음, 김성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동양과 서양이 모두 공통적으로 수 백년 이상 촉진과 경험, 그리고 약초와 간단한 외과 수술 정도에만 주로 의존하던 고대에서 중세까지의 의학 기술이 근대에 접어들어 종두법으로 대표되는 예방 주사와 페니실린으로 대표되는 항생제의 발명, 그리고 무엇보다도 청진기와 엑스레이의 개발로 인해 과학을 토대로 한 근대 의학으로 급진보하면서 서양 의학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하게 높아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환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발명품인 엑스레이와 독감과 폐렴, 매독처럼 수 천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생명을 앗아갔던 세균성 질환들을 깜쪽같이 낫게 한 항생제의 개발, 그리고 수많은 생명들을 앗아간 콜레라와 장티푸스, 천연두 같은 질병들에 대한 예방 접종의 시행 등은 분명한 의학 기술의 커다란 진보이고, 이러한 흐름은 이후 1세기 동안 CTMRI 같은 첨단 투영 장비들과 다양한 의약품들로 발전되었지만, 이상하게도 그에 반비례하여 서양식 현대 의학과 의료인들에 대한 신뢰감은 오히려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데, 이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의료 관련 소송들을 통해 단적으로 드러납니다.

 

이라크 참전 군의관이자 현재 컬럼비아 대학과 루즈벨트 종합병원의 응급의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뉴먼이 쓴 <의사들에게는 비밀이 있다>는 현대인들이 막연하게 느끼고 있던 현대 의학의 기술과 발전이 일반인들이 상식적으로 알고있는 것처럼 결코 우수하지도 전지전능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수많은 문제점과 비밀을 지니고 있음에도 의사와 환자, 제약회사 간의 올바르지 못한 관계로 인해 감춰지고 있다는 충격적인 내막과 그 자세한 실태들을 명확한 근거들을 들며 논리적으로 제시합니다.

 

 

저자는 일반인들에게는 상식처럼 되어있는 의학적 사실들이 실제로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임을 먼저 하나씩 들려줍니다. 현대의학은 다발성경화증 같은 병 뿐만 아니라 요통이나 두통같은 일반적인 병들조차도 아직까지 그 원인이나 치료법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데, 일반적으로 알려져있는 것과는 달리 추간판탈출증, 즉 디스크가 허리 통증의 원인은 아니며, 디스크는 건강한 사람의 MRI에서도 흔히 보이며, 척추 수술의 실제적인 효과는 거의 없다는 뜻밖의 말을 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보는 심폐소생술은 실제로는 성공률이 1%도 채 되지 않고 오히려 이미 죽은 사람의 사체를 엉망으로 만들 뿐이며, 항생제는 바이러스성 감기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불필요한 합병증만 일으킬 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상식처럼 되어있는 유방 엑스레이도 실제로는 아무런 효과가 검증된 바 없다는 충격적인 증언을 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충격적일 만큼 파격적인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오랫동안 다양한 기관이나 하게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비교하고 검증한 자료들을 차례로 들어보이며, 이러한 상식처럼 여겨지고 시행되고 있는 의료 행위들이 실제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거나 실질적으로 비사용군과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결과를 보임을 객관적인 수치와 자료들을 제시하며 증명합니다.

 

 

 

저자는 또한 의사들 사이에서 심전도 판독은 물론이고 간단한 청진기 판독에서 조차도 의견이 분분하기 일쑤이며, 이런 정도로 현대 의학은 실제로는 병의 원인과 증상에 대해 막연한 추측과 통계에만 의존할 뿐, 실제로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기에는 많은 부분에서 역부족임을 솔직하게 시인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들이 환자에게 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검사나 치료법을 남발하는 이유는 우선 의사가 환자에게 모른다는 말을 하면 안되고 전지전능한 해결사처럼 보여야 한다는 잘못된 권위 의식과 강박 관념을 가지고 있으며, 환자와의 솔직한 대화나 직접적이고 심층적인 진단보다는 무조건적인 기계적 검사만을 앞세우는 잘못된 풍토가 만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의사가 그렇게 방어적이게 된 이유로 환자들의 의사에 대한 불신과 이로 인한 의료 소송에의 두려움 때문이라는 점도 지적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짐작하다시피 이처럼 아무런 효과도 없으면서 오히려 부작용과 환자 봄에의 과중한 무리, 그리고 과다한 의료비를 발생시키는 검사와 치료를 기계적이고 반복적으로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 과정에서 가장 큰 이익을 얻는 제약회사의 여론 조작과 홍보, 로비 때문임을 폭로합니다.

 

 

 

저자는 미국이 전체 국가 예산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의료비에 투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 서비스의 수준은 후진국보다 조금 나은 정도이고, 그나마도 5,000만명 이상의 국민들은 아예 의료보험에서 배제되어 아무런 의료 해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극도로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 미국의 의료 정책 전체가 근본적인 문제를 지니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폭로하는 우리가 상식처럼 알고있던 수많은 의료 검사와 치료의 허구성과 부정확성은 저자가 제시하는 상세한 자료들로 인해 강력한 근거를 확보함으로써 우리를 아찔하게 만듭니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이 환자에게 의사의 한계를 보이지 않으려는 의사들의 불필요한 과잉된 권위주의와 아무런 효과도 없고 불필요한 약품과 검사들로 막대한 이익을 거둬들이는 제약업체들, 그리고 그 제약업체의 꼭뚜각시가 되어 제약업체들이 요구하는 근거들을 조작해 주는 임상 의학자들의 합작품이라는 사실은 읽는 이를 분노케 합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암울한 것은 미국 경제와 사회를 뿌리부터 뒤흔들고 있는 이러한 비효율적인 의료 정책이 우리나라에서도 머지않아 시행될 것이라는 비참한 전망입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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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모털리티 - 나이가 사라진 시대의 등장
캐서린 메이어 지음, 황덕창 옮김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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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자왕 리처드가 42세에 사망한 것과 모차르트가 35세에 사망한 것을 두고 역사책이나 전기들에서는 흔히 이른 나이의 죽음혹은 요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하지만, 실제로는 십자군 전쟁과 흑사병이 창궐했던 시기인 12세기에 42세는 비교적 장수한 것이고, 모차르트의 시대인 18세기 후반에도 35세는 당시 유럽의 평균 연령보다 오히려 약간 높은 편입니다. 이러한 착각은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종두법으로 대표되는 예방 주사와 페니실린으로 대표되는 항생제, 그리고 엑스레이의 발명 같은 근대 의학 덕분에 평균 연령이 급격하게 높아졌기 때문에 생긴 상대적인 착각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20세기보다도 훨씬 더 발달한 각종 의약품과 의료 기술, 그리고 CTMRI 같은 첨단 장비와 훨씬 더 풍요로와진 의식주, 상대적으로 급격하게 줄어든 전쟁으로 인한 사망 위험 등으로 인해 인간의 생존 환경이 급격하게 향상된 21세기의 평균 연령은 20세기에 비해서 얼마나 더 높아졌을까요? 불과 20년 전인 1990년에 비해 현재의 평균연령은 5~6년에서 10년 가까이 늘어나서 상당수의 선진국과 중진국가들의 평균연령은 남자 75, 여자 80세를 훌쩍 넘긴 것이 일반적입니다.

한 세대 전인 우리 부모님 세대와 비교하면 장수한 축에 드는 75~80세가 평균 연령이 되었다는 사실은 사고와 질병 등을 감안한다면 실제로는 상당 수의 사람들이 90세 이상까지 생존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20세기 초에 비하면 거의 2배 가까이 늘어난 숫자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이렇게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의 의식과 제도는 여전히 근대화가 정립된 20세기 초반의 관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의 국가들의 직업 정년이 여전히 56~60세에 머무르고 있다는 한 가지 사실만 보아도 분명합니다.

신체적인 연령이 과거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각 연령별 구성원들을 대하는 태도와 선입견은 한 세기 전에 고정된 것과 큰 차이가 없는데, 여기에서 현대에 실존하는 젊은 노령층과의 정서적, 현실적 괴리감이 존재합니다.

 

<타임>지의 유럽 총괄 편집장인 캐서린 메이어가 쓴 <어모털러티 Amortality>는 그녀가 직접 만든 조어로, 2010<타임>지에 썼던 세상을 당장 바꿀 아이디어중 하나로 선정되면서 전세계적인 화제가 된 개념입니다.

어모털러티는 기본적으로 기존 사회의 나이에 대한 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나이와 무관하게 언제나 젊은 생활과 행동을 유지하는 것을 말하고, 이런 사람들을 어모털러티족이라고 지칭한다. 이들의 특징은 단순히 나이보다 젊은 생활과 태도를 지닌 것만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나이 자체를 의식하지 않고, 사회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기준으로 영원히 젊은 관념을 보유하고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또한 10대 후반부터 죽을 때까지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수준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거의 대체로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은 소비를 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창조한 어모털러티와 어모털러티족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조망하고, 그 등장의 사회적 배경을 분석한다. 의학과 영양보조제들, 그리고 성형 수술의 발전으로 나이를 혼란시키는 이들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의 가족 구성이 근본적으로 큰 변혁을 맞거나 대대적인 변화가 이루어지는데, 이는 특히 출산 연령의 변화에서 가장 크게 드러납니다. 이들에게 섹스는 이미 자손을 낳기 위한 생물학적인 역할보다 개인적인 만족을 위한 행위가 되었고, 영원한 삶을 터부시하는 기존 종교와는 적대적인 입장과 태도를 취하게 되며, 그 대안으로 힐링 문화가 등장합니다.

어모털러티족에게 일과 직업은 죽기 직전까지 평생 동안 집중하고 몰두하는 삶의 원동력이고, 소비 역시 기존의 은퇴 노년들의 생활 풍경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어모탈한 삶을 위한 과학의 발전과 그 혜택, 그리고 부작용도 빼놓지않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런 어모털러티족의 등장과 확대는 필연적으로 기존 재화의 생산과 소비, 마케팅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뒤바꿔놓고 있는데, ‘베이비붐’, ‘X-세대’, ‘실버산업같이 기존에 각 세대별로 타겟 세그먼트를 했던 마케팅 전략에 이제는 어모털러티족이라는 새롭지만 소비력이 크고 지속적인 새로운 현상과 세대를 포함시켜야 할 때입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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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5 10: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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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 - 성장이 멈춘 세계, 나와 내 아이는 어떤 하루를 살고 있을까
요르겐 랜더스 지음, 김태훈 옮김 / 생각연구소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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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무엇보다도 이윤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 자본주의의 몰가치적이고 기계적인 특성은 필연적으로 공황과 몰락이 예견되어 있다는 마르크스의 예언은 현재로써는 절반의 정확성만을 담보했을 뿐입니다. 분명히 자본주의의 지나친 이윤 추구를 취한 탐욕은 전쟁과 대공황으로 이어졌지만, 자본주의는 그 대공황으로 몰락하지 않고, 자본주의의 틀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치고 재정비하는 수정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감으로써 (현재까지는) 오히려 더 왕성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1929년의 대공황이 케인즈 학파의 수정 자본주의를 나았고, 1987년대 블랙 먼데이가 IT 중심의 신경제라는 돌파구를 찾아낸 것과는 대조적으로, 2008년의 금융대공황은 아직까지도 그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속에 하이퍼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까닭에 아직까지 새로운 돌파구에 대한 전망은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지구상의 자원을 시간에 비례하여 급속하게 빨라지는 가속도로 소모하고 있는 자본주의 체계에 중국이라는 거대한 국가가 본격적으로 동참함으로써 지구 전체의 자원 총량의 소모 속도가 현격하게 빨라진 상황에서, 향후 자원의 고갈 시 생산과 소비를 두 축으로 하는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생존 가능성과 더 나아가 지구 자체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급격하게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업과 정치, 과학 등 각 분야의 저명 인사들이 참여해 인류와 지구의 미래에 대해 연구하는 글로벌 비영리 연구기관인 로마클럽의 핵심 맴버이자 미래학 분야의 권위자인 노르웨이 출신의 요르겐 랜더스1970년대에 <성장의 한계>라는 책자를 통해 1970년부터 2100년까지 약 130년에 걸친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함으로써 큰 충격과 반향을 던진 바 있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2052년까지 향후 40년간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일들을 전망하여 이 책 <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를 발표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경제성장의 정지와 민주주의의 느린 변신, 자본주의의 종말 가능성, 지속가능한 혁명의 여부, 지구온난화 등 2052년을 바꿀 5가지 힘들을 차례로 열거합니다. 그리고 근미래를 예측하는 방법과 방향성에 대한 다양한 논리 전개 방법론들을 제시한 후, 50년 후인 2052년에 인류가 맞닥뜨리게 될 위기들인 인구와 소비변동,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식량, 비물질적인 미래의 변화, 변화할 시대정신 등에 대한 다양한 예측과 전망, 그리고 대안 제시를 서술합니다.

 

그리고 미래에 예상되는 다양한 상황과 변화들,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요인들을 언급한 후, 비교적 확실하게 예상할 수 있는 더 이상 초강대국이 아닌 미국’, ‘엄청난 경제성장을 경험할 중국’, ‘정체에 빠진 OECD 국가들’, ‘신흥대국의 도약’, ‘여전히 가난한 상태로 남을 나머지 국가들5가지 예축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전망과 함께 글로벌 컴퓨터 모델 등 여러 가지 다른 미래 예측들과 비교를 한 후 저자들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국제사회와 개인이 해야할 일들, , 에너지 보존과 부와 행복의 분배에서부터 군중이 망치기 전에 세계적인 관광지를 방문하라’, ‘전자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투자하라’, ‘자녀들이 중국어를 배우도록 권장하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나라로 이주하라’, ‘한정된 자원에 대한 공평한 접근이 언론의 자유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라 같은 앞으로 변화될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조언들을 덧붙입니다.

 

사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인터넷이 세상을 이렇게 지배할 것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저명한 미래학자들과 SF 작가들마저도 핸드폰의 출현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단 두 가지 사실들만으로도 미래에 대한 예측이라는 것이 그렇게 신뢰성이 높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을 미래에 대한 전망으로 직접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들이 경고하고 있는 지구의 환경과 자원, 부와 행복의 분배 문제는 분명히 우리가 앞으로 가장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임은 분명하다는 점에서 이 책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권고로 읽기에 충분할 것 같습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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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5 10: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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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 하버드 마지막 강의, 마지막 질문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외 지음, 이진원 옮김, 이호욱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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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07년 미국에서 발생해 순식간에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글로벌 금융대공황의 원인과 과정을 분석할 때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이 공통적으로 거론하는 한 가지 요소가 바로 월스트리트의 모럴 해저드였습니다. 표면적으로 금융대공황의 직접적인 촉발 원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붕괴였지만, 실질적으로 이 문제를 글로벌 금융대공황으로까지 확신시킨 근본적인 원인인 파생 금융 상품들은 바로 수치와 회계에는 밝고 머리도 비상하지만, 개인적인 무한한 탐욕 때문에 양심을 팔아넘긴 퀀트들을 비롯한 월스트리트 증권가와 금융가의 전문가들 때문이었습니다.

 

기업가들과 근로자들의 피와 땀의 결정체인 기업과 주식을 단순한 숫자 조작으로 마음대로 변형시키고 왜곡시킬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부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믿으며, 그 댓가로 많은 기업이 파산하고 수많은 경영자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생계를 위협당하는 상황은 고려조차 하지 않는 이들 퀀트들과 금융, 주식 전문가들의 삐뚤어진 양심과 마비된 도덕성은 금융대공황 이전의 엔론 사태 때부터 일찌감치 경고되었지만, 사실상 같은 공범 의식에 물들어 있던 월스트리트의 탐욕스러운 상어들은 엔론은 물론 매킨지와 골드만삭스, 시티은행의 임원들을 잘못된 일을 한 범죄인이 아니라 단지 운이 없었던 동료 정도로의 인식 밖에 없다는 것이 금융대공황의 수습 과정에서 역력하게 드러났기 때문에, 도덕성이 마비되고 그 자리를 탐욕으로 채운 컴퓨터나 회계 전문가들에게 월스트리트를 계속해서 맡겨둘 경우 제2, 3의 금융대공황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현재 전세계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잇는 불안감입니다.

 

<혁신 기업의 딜레마><미래 기업의 조건>, <성장과 혁신> 등 수많은 경영학 베스트셀러들로 유명한 하버드 경영 대학원의 석좌 교수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이 경영학책이 아닌 인생론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을 쓴 이유는 본인이 직접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옥스퍼드 로즈 장학생이라는 미국에서 가장 똑똑한 동기생들이 졸업 이후 서서히 몰락하는 모습들을 목격하면서이고, 경제적으로 혹은 가정적으로 몰락하는 동기들의 모습에서 받은 충격으로 기업의 성공이라는 경영학의 목표를 최소 단위인 개인으로 돌려서 개인의 성공과 행복이라는 테제로 학생들과 오랫동안 연구하고 강의해 온 내용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크리스텐슨은 특정 기업이나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예외적인 경우는 없기 때문에, 인생의 경영이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노력도 가장 먼저 좋은 이론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경영학 교수다운 냉철한 이론 우선주의를 내세웁니다.

 

그리고 우리를 인생에서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기본적인 동기는 단지 금전적인 인센티브가 아니라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기쁨에서 찾아야 한다는 원칙론적인 이야기로부터 시작함으로써 금융대공황을 일으킨 월스트리트의 탐욕이 바로 막대한 인센티브와 천문학적인 연봉이라는 물질적인 탐욕의 잘못된 동기 설정 때문임을 지적합니다.

 

그리고 기업 경영과 마찬가지로 개인도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자원 할당의 계획을 세워야하는데, 단기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곳보다 장기적인 곳에 보다 많은 자원을 배분하라는 충고는 현재 미국식 경영의 가장 큰 문제점인 주주 가치를 최우선시하여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번영보다는 단기적인 주가 상승에만 치중하는 경향을 직접적으로 비판합니다.

 

그리고 기업과 사원이 그렇듯이 개인과 개인의 관계도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이익을 주기 위한 희생과 헌신이 기초가 되어야 하며, 이론에만 치우치지 않고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인생 수업을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물질적 탐욕과 유혹에 이끌려 범죄를 저지르고, 그 결과는 자신은 물론 기업과 사회까지 몰락시키는 일을 막기 위해 단 한 번이라는 핑계를 대지말고 언제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함을 ‘100%의 시간이 98%의 시간보다 더 쉽다라는 간결한 말로 정의내립니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자신이 그리는 이상적인 개인의 인생을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적절한 인생의 평가 기준을 찾아낼 때 행복이 따라온다고 말합니다.

미국식 효율성 우선의 경영 기법들이 개인을 소외시키고 탐욕을 위한 무한 경쟁과 온갖 편법과 탈법을 부추킬 때, 우리 시대의 경영학 구루가 말하는 이 올바르게 인생을 평가하는 법은 현재의 성과 위주 경영 이론들이 빠뜨린 가장 근본적인 이론의 소중함을 이야기해 줍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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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4 11: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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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적의 비밀 - 이스라엘은 어떻게 벤처 왕국이 됐을까?
이영선 지음 / 경향BP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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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며칠 전에 우리나라 30대 기업들의 기업 가치가 일본 30대 기업의 76%선까지 올라왔다는 기사가 경제 신문에 난 적이 있습니다.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선 지 얼마 되지않은 우리나라가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인 일본의 주요 기업들의 가치의 3/4이나 따라갔다는 사실은 얼핏보면 놀라운 성장처럼 보이지만,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면 그렇게 기뻐만 할 일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경제 전체의 규모로 따지면 우리나라의 10배가 훨씬 넘고, 1인 당 국민 소득도 우리나라의 3배가 넘으며, 거기에다가 국토와 인구가 모두 3배가 넘는 일본의 세계적인 대기업들의 기업 가치를 우리나라의 같은 순위의 기업들이 3/4이나 따라갔다는 것은, 사실 30대 대기업의 기업 가치가 국가 전체 또는 국민 전체의 경제적 수치에 비해 비정상적일 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30대 대기업에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고, 수입과 부도 그만큼 몰려있다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일본도 역시 거대 기업들이 있지만, 일본에는 우리나라와 같은 거대 문어발 재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점령군으로 진주한 미국이 2차 대전을 일으킨 일본의 원인이 바로 재벌임을 파악하고 재벌들을 완전히 해체해버렸기 때문이지요. 2차 대전 이후 폐허로 변했던 일본 경제를 일으키고 발전시킨 가장 근본적인 힘은 높은 기술을 보유한 수많은 중소 기업들이었습니다.

현대의 중소기업은 바로 벤처 기업인데, 이 벤처 기업의 조성과 성장에 관해 KOTRA 기획조정실 글로벌 CSR 팀장인 저자가 벤처 왕국인 이스라엘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그 결과를 엮어낸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이스라엘은 어떻게 벤처왕국이 됐을까?’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의 1부는 유대인에 대한 일반론을 하나씩 분석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오랫동안 나라도 없고, 건국 후에도 좁은 국토와 적은 인구 뿐인 유대인들이 노벨상을 석권하고 막강한 경제력을 뽑낼 수 있게 되었는 지를 익히 알려진 사실들을 토대로 하나씩 유추해 나갑니다.

그리고 2부에서는 사방이 적대적인 이슬람 국가들에 둘러싸여있어서 우리나라보다도 전쟁의 위험이 더 높고, 국토 자체도 남한의 1/4에 불과하고, 인구는 서울시 인구의 절반이 조금 넘는 이스라엘이 미국과 세계 경제와 정치를 배후에서 좌지우지할 정도로 성장한 배경과 현실, 그리고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의 관계를 간략하게 정리합니다.

3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이스라엘의 성장 원동력을 탐구하는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변 중동 국가들과의 복잡하게 대립된 상황의 이면에 있는 경제적인 측면들을 알려줍니다.

 

이스라엘이 벤처왕국이 된 이유는 4부에서 기술되는데, 이스라엘 경제의 핵심이 기술개발에 있음을 말하고, 현재 개발이 완료된 첨단 기술들과 현재 개발 단게에 있는 첨단 기술들의 목록을 차례로 서술해 나갑니다. 이스라엘의 기술 개발이 우리나라와 다른 점과 이스라엘이 지닌 단점과 문제점들, 그리고 다이아몬드와 키부츠 농원 등 이스라엘의 주요 산업들, 로스차일드가와 이스라엘의 관계, 이스라엘 정부의 재벌 개혁 정책, 아랍 국가들의 이스라엘 보이콧의 실체를 차례로 서술한 후, 마지막으로 현재 이스라엘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는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KOTRA가 우리나라 기업가들에게 국제 무역에 유익한 정보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만큼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의 다양한 성격과 특성에 대해 개괄적인 정보들을 제공하고, 그것들은 기본적으로 정보라는 측면에서는 분명히 유익합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또한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개신교 신자들과 어려서부터 이스라엘에 대해 우호적으로 교육받은 상당 수의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에 대해 객관적이기보다는 지나치게 우호적인 시각을 시종일관 견지하고 있으며, 특정 종교와 관련된 데에서는 비정상적으로까지 보일 만큼 편중된 기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이 공교롭게도 이 책의 출간 즈음에 쏟아져 나온 이스라엘에 대한 지극히 우호적인 서적들과 함께 객관적으로만 보여지지 않는다는 점을 솔직히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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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4 1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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