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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성적 과열
로버트 쉴러 지음, 이강국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평점 :
자본주의 경제의 가장 큰 구조적인 문제점은 바로 제어장치가 없다는 점입니다.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한 거의 무한대의 경쟁이 허용되는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적인 매카니즘 특성 상 자유시장에서 경제 투쟁의 승자와 패자가 나뉘어지게 되고, 그것이 반복되다 보면 거대한 독점 또는 독과점 구도가 형성되고, 그것이 시장에서 절대적인 규모로까지 확대되면 국내적으로는 파시즘의, 대외적으로는 제국주의적인 식민지주의와 침략 정책의 원인과 토대가 되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자유방임주의를 제한하여 독과점을 막거나 해외 식민지 개척을 막으면 거대하게 팽창된 생산설비에서 나오는 생산품에 비해 소비 여력이 따르지 못해 공급이 수요를 추월하게 되고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필연적으로 대공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케인즈 주의의 수정경제학이 자유시장주의의 방임을 비교적 효율적으로 방지함으로써 1929년과 같은 거대한 대공황의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지만, 1980년대 이후로도 대공황이라고 부를만한 주가대폭락과 대규모 경제침체는 몇 차례 발생했습니다. 2000년의 닷컴버블 붕괴와 2006년의 금융대공황이 대표적인 예이지요.
그런데 현대의 대공황과 버블붕괴는 1929년의 대공황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붕괴의 원인이 생산과 수요 사이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경제 외적인 다른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입니다.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이자 예일 경영대학원 금융학과 교수인 로버트 쉴러가 2000년에 발간한 이 <비이성적 과열>은 2000년에 처음 발간되었을 직후에는 별다른 반향이 없었지만, 얼마 후 닷컴버블이 붕괴되면서 갑작스럽게 주목을 받아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화제의 책입니다. 쉴러 교수는 2005년에도 집갑 거품이 부동산 시장 붕괴는 물론이고 전체 금융계에 패닉까지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는데, 그 이듬 해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방색함으로써 다시 한 번 전세계적인 주목을 모았습니다.
저자는 서두에서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역사적인 추세를 먼저 분석함으로써 현재의 상황이 주식이나 부동산의 본질적인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시세가 과장되어 있는 비이성적인 과열 상태임을 수치와 도표를 통해 증명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장의 버블화와 과열을 불러 일으키는 장치들도 12개의 촉발원인들을 들고, 그것들이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증폭하는 매카니즘에 의해 작동한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촉발원인과 증폭 매카니즘은 언론을 비롯한 문화적인 요인들에 의해 강화되는데, 여기에는 ‘새로운 시대’라는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패러다임의 제시도 포함된다고 말합니다.
저자가 중요시 하는 것은 이러한 과열의 이면에 존재하는 심리적인 요인들인데, 우선 일반인들은 시장의 진정한 가치가 경제이론과 금융이론에 의해 제대로 규정되기 어렵고 심리적인 앵커에 의존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이와 연계하여 군중심리에 대한 심리학과 사회학의 최근 이론들도 제시합니다.
4장에서는 이러한 버블 현상을 정당화하는 학자들과 저술가들의 행동을 지적하고, 효율적 시장이론의 허구성을 지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투기적 버블에 대해 개인과 정부가 대처할 수 있는 대안들을 차분하게 제시합니다.
저자가 많은 수치와 이론들을 토대로 논리적으로 논증하고 있는 것처럼 자본주의의 버블을 탐욕에서 비롯된 비이성직인 과열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근거없는 낙관과 무분별적인 투기는 조지 W. 부시가 말했던 ‘소유사회’라는 환상에서 비롯된 바도 크다고 저자는 날카롭게 논박합니다. 하지만 비이성적인 과열이 발생하고 증폭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름아닌 바로 개개인의 탐욕이라는 심리적인 원인이 가장 근본적인 요인이기 때문에, 이러한 근원적인 문제점와 욕심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대공황과 버블붕괴로 인한 파산과 가정 붕괴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저자가 가장 힘주어 강조하는 점입니다.
hajin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