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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키튼 리마스터
우라사와 나오키, 나가사키 타카시 지음, 강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6월
평점 :
국내에서 만화 단행본 출간의 전성기였던 1990년대 전후로
국내 팬들 사이에서 많은 팬들을 모았던 작가가 우라사와 나오키였습니다.
저도 한동안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들을 대부분 다 사모았던 적이 있는데,
작품 자체의 독창성과 전체적인 작화와 스토리 전개 수준에서는
< 플루토 >와 <몬스터 >가 종합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고,
대중적으로는 < 야와라 >와 < 해피 >가 높은 인기를 모았지만,
우라사와 나오키만의 특성이 가장 두드러진 그의 대표작으로는
역시 < 마스터 키튼 >을 단연 첫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영국 특수부대 SAS 출신의 보험 조사원이자 고고학자인 키튼이
전세계를 누비며 맥가이버처럼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옴니버스 구성으로
1989년부터 연재되기 시작한 < 마스터 키튼 >은
1994년 단행본 18권이 나온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연재가 종료되어 버립니다.
일각에서는 스토리 작가와의 불화에 의한 연재 중단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어쨋든 간에 폭넓게 펼쳐놓은 이야기들이 하나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갑작스러운 연재 종료는
많은 팬들에게 아쉬움과 실망감을 남겼습니다.
( 여기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복잡한 이야기들이 떠도는데,
확실한 정설로 밝혀진 것들이 아니므로 구글이나 나무위키 등에서 관련 이야기들을 직접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역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일본에서는 갑자기 시중에 배포되어 있던 단행본들을 출판사가 전량 회수해 가 버림으로써
갑작스럽게 일본어 원판이 희귀본이 되어 버린 상태입니다.
(국내에서는 2012~2013년에 12권으로 재발간된 판본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독자들 만큼이나 작가도 < 마스터 키튼 >의 미완인 상태에서의 연재 종료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지
갑작스러웠던 연재 종료로부터 정확하게 20년에 지난 2012년에
원래 연재되었던 소학관의 격주간 빅코믹 오리지널을 통해
키튼의 20년 후 모습을 그린 후일담들을
< 마스터 키튼 ReMASTER >이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연재하였고,
정확하게 연재 중단 20년 뒤인 2014년에 단행본 1권 분량으로 묶어서 발간하였습니다.
오리지널 시리즈의 원작자였다가 집필 거부로 연재 중단의 작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던
카츠시카 호쿠세이가 2004년에 세상을 떴기 때문에,
< 마스터 키튼 ReMASTER >에는 이 시리즈의 전담 편집자이자
카츠시카가 집필을 거부했을 때 대신 스토리를 썼던 나가사키 타카시가 원작자로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 이 카츠시카는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은 사람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
< 마스터 키튼 ReMASTER >의 내용은 현실 세계와 동일하게 전작들로부터 20년이 지난 후의
키튼과 딸 유리코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키튼의 사회적 위치도 변화를 겪었는데,
극 중에서 키튼은 10여년 전 도나우 유역에서 유럽 최고의 유적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둠으로써
아직 주류 학계로부터는 여전히 공식적인 인정을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루마니아의 부쿠레슈티 대학에서 강의를 맡기고 박사 학위 수여를 약속하는 등
학자로써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상황이 발전되어 있습니다.
단행본은 강의와 박사 학위에 전념하기 위해
보험회사 조사원과 탐정일을 모두 중단하기로 결정한 키튼이
탐정 사무실의 뒷정리로 몇 가지 사건을 맡아 마무리하는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그리고 시대의 변천을 충실하게 반영하여
현재 유럽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동유럽 난민 문제와 동유럽 출신 여성들의 인신 매매,
유고슬라비아의 내전과 아일랜드와 세르비아의 민족 분쟁 등
비교적 무겁고 진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아버지를 따라 고고학자가 된 딸 유리코가 등장하여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키튼의 오랜 지론이었던 도나우 문명설의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하는 내용을 그림으로써
미완결이었던 단행본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들을 해결해 줍니다.
사실상 거의 계간에 가까운 타이밍으로 연재가 이루어진 까닭에
현재로써는 단행본 1권 분량이 전부인 것 같은데,
가능하면 앞으로도 부정기적으로라도 마스터 키튼의 이야기들을 계속해서 그려줬으면 합니다.
어차피 우라사와 나오키씨 꽤 오랫동안 마땅한 히트작품도 없었잖아요.
ha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