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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상상하라 - 핵심을 꿰뚫는 탁월한 현실감각은 어디서 오는가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 지음, 장세현 옮김 / 어크로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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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나 영국은 물론 우리나라에도 이제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나 옥스퍼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받은 경영학의 수재들이 대기업은 물론이고 벤처 기업에서도 흔치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세운 기업이 성공 사례로 회자되는 경우는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고도로 발달된 현대 경제학에서도 최첨단의 이론을 익히고 혹독한 케이스 스터디를 거쳐 어렵게 MBA 학위를 취득했고, 그중에서 세계 유수의 대기업에서 착실하게 경력을 쌓다가 독립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은 자신의 기업을 성공시키지 못했을까요? 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가장 자주 회자되는 것은 실물 경제 현장에서의 경영은 대학의 케이스 스터디같은 무균실 내에서의 가상 실험과는 전혀 다르며, 그 이유는 현실 경제는 측량이나 예측이 불가능한 수많은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개입하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건과 변수가 상정가능한 범위 내에 있는 MBA의 케이스 스터디보다 훨씬 더 혹독하고 복합적이며 종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옥스퍼드 출신으로 철학과 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영국 외무부와 NATO, 옥스퍼드 경영대학원을 비롯한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에 리버십과 조직설계, 인재개발에 대한 컨설팅을 해 온 로버트 폴런드 스미스가 쓴 <현실을 상상하라>는 바로 이러한 기업과 경영자가 실제 경제 현장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현실 경제에서의 실존 문제들을 48개의 카테고리로 나눠서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먼저 큰 그림 속에서, 조직과 경영자, 그리고 조직원들의 진면목과 본질, 추구하는 바를 먼저 정확하게 파악해야 제대로 된 경영이나 운영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전략을 어떻게 수립하고 달성할 것인가를 논의하기 전에 먼저 우리 회사는 어떤 기업이고, 개성과 장단점은 무엇인가를 먼저 파악해야만 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리더로써 개인과 기업이 추구하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먼저 정확하게 수립하고, 거기에 맞춰 전략을 짜야한다는 것입니다.

이어서 거대한 현실의 시장 속에서 볼 때, 현실의 시장은 절대로 분석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며, CRM 소프트웨어로는 계산할 수 없는 복잡한 고객과 예기치 못한 경쟁자라는 형식으로 개입하고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이러한 시장의 불확실성과 예측불가능성을 시장의 원래적인 특성이자 비즈니스의 본질로 인식하고 시장 전체에 변화를 일으킬 혁신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갈수록 투명하게 노출되어 가는 현대 사회에서 이를 위해서는 독창적이고 인간적이고 매력적인 자세로 비즈니스에 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시선을 자신의 조직 내부로 돌린다면, 조직은 유기체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질서와 활력 사이에서 적절하게 균형을 유지해야 하고, 리더 역시 권위와 자발성 사이에서 유연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조직 내부의 문제인 내부적 분위기, 불량한 사원과 인재 유출 문제, 혁신을 위한 분위기 조성 등에 관한 이야기들이 이에 이어집니다.

마지막으로 리더의 머리 속에서, 리더 역시 스스로의 특성과 장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신의 판단력과 추진력, 조직운영력 등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분석하고 판단해야 하며, 그 위에 혁신을 위한 고민과 전략창출이 더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실 MBA가 붐처럼 되어버린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첨단 경영전략들은 이미 보편적인 지식 수준으로 떨어진지 오래입니다. 그리고 사실상 그러한 전략의 유무가 기업의 흥망성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고요. 왜냐하면 살아서 꿈틀거리고 불확실성과 변화가 지배하는 현실의 시장과 기업을 무균실같은 경영대학원에서 종이 위애서만 이론과 전략을 그려보았을 뿐, 실제 그 업계의 현실이나 내부, 구조에 대해서는 무지한 30대 젊은이가 수 백년 동안 이어져온 그 업계와 시장을 바꿔놓는 혁신을 이룬다는 것은 누가 보기에도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업과 업계를 변혁시키고 회사를 살리거나 죽이는 것은 기업을 구성하는 리더와 조직원의 자질과 분위기, 문화, 자세가 경영 전략보다 훨씬 더 근본적이고 실제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임을 이 책은 새삼 강조하고 있습니다.

 

hajin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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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4-01-23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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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비즈니스는 침대에서 시작된다 - 1% 부자들의 탈무드 실천법
테시마 유로 지음, 한양심 옮김 / 가디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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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대비로는 전세계 인구의 불과 0.25%에 불과하지만, 노벨상 수상자의 20%를 배출하였고, 전세계 억만장자 상위 400명 중에서 15%를 차지하고, 로스차일드와 메릴 린치, J.P 모건 등을 비롯해 미국과 전세계 경제에 엄청난 비중과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정치와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유대인들의 파워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책들이 발간되었고, 일반인들에게도 상식처럼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유대인들의 우수성의 비결이 유대인 가정의 독특한 교육으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것 역시 이제는 상식처럼 널리 알려져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부산에서 태어나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에서 수학한 후 미국과 일본에서 유대 철학과 토라를 강의하고 있는 테시마 유로의 이 책은 원제가 <유대인의 탈무드 비즈니스 Yudaya Talmud Business>인데서 알 수 있듯이, 저자가 주로 강의하는 탈무드와 토라의 내용을 비즈니스의 성공 비결과 접목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니 번역 제목에 있는 침대어린이들의 잠자리에서 가르쳐주는 교훈을 뜻한다고 할 수 있겠죠.

 

책의 내용은 탈무드와 토라에 나오는 교훈들을 비즈니스에 결합시키는 방법을 중점적으로 풀어나가는데, 부와 비즈니스, 신용, 계약, 지혜의 5개의 큰 장으로 나눈 후, ‘부자가 되려면 밥을 사라, 가난한 사람에게는 이자를 받지 않는다, 위험이 높을수록 돌아오는 이익도 크다, 시간을 지배하는 자가 인생을 지배한다, 이익의 절반을 가지려면 사업을 해라, 빌려주는 것도 좋은 사업이다, 상품을 눈으로 확인한 후 장사를 시작한다, 돈되는 정보는 누설하지 않는다, 정직한 품질과 가격이 신용이다, 신중함이 없으면 신뢰도 없다, 괸리 소홀의 책임도 배상한다, 지위가 높을수록 책임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물건 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책임진다, 도장을 찍기 전에 책임자를 분명히 한다, 소유권은 수중에 확보한 사람의 것이다,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은 무효이다, 벼랑 끝에 선 자가 성공을 향해 뛰어든다, 지혜로운 자가 먼저 구출된다등의 교훈들을 구체적인 예와 함께 설파해 나갑니다.

 

사실 이 책에 수록된 내용 자체는 굳이 유대인의 탈무드와 토라라는 특정 민족의 특정 경전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일반적으로 접하고 들을 수 있는 보편적인 격언들에 가깝습니다. 이 책은 단지 성공한 민족인 유대인을 내세워 성공한 민족만의 성공 비결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렇게 단순하게 단언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님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한 민족이나 국가가 특정 시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을 그 민족만의 특징에서 찾는 것은 얼핏 보기에는 타당한 것처럼 보여지지만, 사실은 그 시기와 상황에 그러한 특성이 마침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지, 모든 민족과 국가가 동일한 방법으로 모든 시기와 상황에서 똑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님은 분명합니다. 한 시기의 성공 비결이 다른 시기에는 실패의 원인으로 작용하였던 것은 역사가 입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전작이 <유대인은 왜 우수한가>라는 점과 책 뒷표지에 빼곡하게 적혀있는 유대인 명사들의 추천사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미국에서는 광범위하게 퍼진 음모론으로까지 발전된 유대인들의 교묘한 여론 조작의 일환이거나 최소한 유대인 스스로의 자화자찬임은 너무나도 명백합니다.

그런데 이 책을 비롯해 최근 몇 년 동안, 구체적으로는 MB 집권 이후 유대인과 이스라엘의 우수성에 대한 책들이 갑자기 쏟아져 나온 데에는 터무니없게도 유대인과 이스라엘을 신앙의 조상으로 잘못 알고 있는 우리나라 개신교의 맹목적인 숭배 의도가 노골적으로 표출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솔직히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hajin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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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4-01-23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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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 - 호르헤 베르고글리오와의 대화
교황 프란치스코 외 지음, 이유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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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320일에 새롭게 제266대 교황에 취임하신 프란치스코 1세 교황님이 연말에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어 다시 한 번 화제를 모았죠. 취임 이전부터 파격적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검소함과 사랑, 친근함의 본보기를 보이심으로써 불과 1년 여 만에 카톨릭 신자는 물론이고 비신자들로부터도 열광적인 지지와 찬사를 받고 계시다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사실 그렇게 놀랄만한 일은 아니라고 여겨질 정도입니다.

생각해보면 20세기에 취임하신 교황님들은 한결같이 검소하고 청렴하며 넓은 포용력과 사랑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이전 세기에 급격하게 추락했던 카톨릭의 위상을 현재와 같은 위치로까지 되돌려 놓으셨던 존경할만한 분들이셨는데, 하필이면 바로 직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나찌 전력에서부터 온갖 극우보수적인 행태와 발언들로 전세계인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더니 결국은 취임 8년 만에 이례적으로 분명하지 않은 이유로 스스로 사임까지 하게 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교황님의 원칙적이고 모범적인 모습이 더 강조되고 돋보이는 것이지요

(이런 점은 취임하자마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오바마 대통령과도 비슷하지요. 오바마 대통령도 소탈하고 격의없는 분으로 알려져 있지요).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이 극도로 암울하고 그에 따라 사회 전체가 팍팍하고 답답하게만 느껴지고 있는 요즈음에 사실 언론을 통해 들려오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파격적인 행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힐링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교황님의 일거수 일투족은 사실 당연하고 마땅히 그래야만 하는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현대의 고위 성직자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예수님이 말씀하신 참된 목자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카톨릭에 별다른 관심이나 이해관계가 없는 비카톨릭 신도들과 무신론자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칭찬의 말들이 끊이지 않고 있을 정도입니다.

심지어는 미국의 한 동성애 잡지는 동성애를 찬성하지는 않지만 전임 교황과는 달리 동성애자가 하나님을 찾고 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내가 어떻게 (그들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함으로써 동성애자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는 이유로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을 정도니까요

(이를 두고 우리나라의 보수적인 개독교 환자들은 교황님이 적그리스도인 이유라고 블로그마다 떠들고 다니더군요 -.-+ ).

 

이렇게 새로운 교황님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데에 발맞추어 프란치스코 교황님에 대한 책이 한 종 새롭게 출간되었습니다.

<교황 프란치스코>라는 제목으로 RHK에서 출간된 이 책은 아르헨티나의 유력 일간지 종교전문기자인 세르히오 루빈프란체스카 암브로게티 두 저자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주교관에서 2년에 약간 넘는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교황과의 단독 인터뷰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거기에 교황의 성장 이력을 각 시기별로 나누어 덧붙음으로써 교황의 성장사와 경력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호르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되어 프란치스코 1세로 취임했을 때 가장 화제가 된 점은 무려 12세기만에 비유럽 지역에서 교황이 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오랜 기간동안 교황의 유럽 독점이 심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베르고글리오 추기경-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원래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주 출신으로 1929년에 일가족이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와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정착했습니다. 21살 때 자신의 종교적 사명을 받아들여 신학교에 입학해 비교적 늦은 나이인 33살에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예수회 관구장과 대학 학장, 교수로, 고해신부 등 생애의 상당히 긴 기간을 평수사의 신문으로 지내왔다는 점도 무척이나 이례적입니다.

신부로써, 그리고 교사로써 베르고글리오 신부는 온후하고 소박하면서도 현명함을 갖춘 인물로 서서히 주위의 주목을 받게되고, 1992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보좌주교가 되고 1년 후에는 주교 총대리, 98년에는 예수회 사제로는 처음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 교회의 수장이 됩니다. 그가 세계 5대륙 고위 성직자들의 주목을 받게된 것은 추기경으로 서임된 2001년에 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 정기 총회 보고 책임자 직책을 맡으면서였는데, 같은 해 12월 아르헨티나의 대규모 시위 때 정부의 무력 진압을 저지함으로써 다시 한 번 전세계인들의 시선을 모으게 됩니다.

사실 바오로 2세 교황의 서거 이후에 열린 콘클라베에서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40표 이상을 얻어 라칭거 추기경에 이어 거의 표차이가 나지않는 2위를 차지했지만,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전임 교황의 신학적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라칭거 추기경에게 표를 모아줄 것을 호소했었다고 합니다.

 

 

책의 저자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된 인터뷰들은 5개의 큰 항목으로 나누어 정리해 놓았습니다. 앞의 두 장에서는 그리스도인으로써 살아가는 일상적인 자세를 노동과 고통, 교육, 인내 등의 화두를 통해 차분하게 이야기하는데, 특유의 소탈하고 솔직함 위에 자신의 작은 잘못도 솔직하게 고백하고 진정으로 용서를 바라는 말들이 큰 감동을 줍니다.

 

3장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카톨릭 교리가 제대로 적용이 가능한가와 카톨릭 교회가 과연 제역활을 하고있는가 라는 도전적인 질문을 직접적으로 던집니다. 이에 대해 교황님은 관리주의적 교회와 관료주의화의 위험성, 사제의 부족, 사제 독신제에의 견해, 민중에 대한 태도 등을 이야기하며, 예수님이 설파하신 믿음의 핵심인 케리그마에 중심을 두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4장에서 아르헨티나의 현실에 대해 묻는 질문에서 IMF 이후 진행된 신자유주의화와 양극화로 인해 민중들의 삶이 비참할 정도이며 이에 대해 정부와 집권당이 책임을 지고 반성해야 한다는 통렬한 비판의 말을 던진 후, 노동의 가치와 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이어지는 교황님의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한 질문들에서는 푸르트벵글러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3번과 휠덜먼의 시, 탱고, 영화 <바베트의 만찬> 등을 무척 좋아한다는 등의 개인적인 취향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용서와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아르헨티나 군사독재 시절의 어두웠던 상황과 그 속에서 교회가 한 역할들을 말하며, 용서는 단순히 죄지은 자가 무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용서에는 반드시 진실된 참회와 속죄의 행동이 따라야만 그 용서가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용서는 하지만 잊지는 말라는 준엄한 말을 함으로써 죄지은 자들이 파렴치하게 용서를 강요하는 현실에 대해 날카로운 경고를 던집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의 선함에 대한 믿음에 기초한 낙관적인 미래에 대한 전망으로 긴 대담을 끝맺습니다.

 

 

난니 모레티 감독이 2010년에 만든 영화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를 보면 콘클라베에서 교황 후보가 된 추기경들이 한결같이 주여, 저는 아닙니다. 제발 저를 지목하지 마옵소서라고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교황의 자리에 근접한 추기경들은 스스로의 인간적인 나약함과 부족함을 너무나도 잘 알고있고, 심지어는 교황이 된 이후에도 그런 갈등과 고뇌를 벗어 던지지 못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아마도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높은 지위에 따르는 편안함과 화려함, 권력의 유혹도 엄청날 것이고요. 하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고 그럴 자격이 됨에도 그러지 않으셨기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에 대한 존경과 찬사, 사랑이 이어진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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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의 물결 - 자원 한정 시대에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제임스 브래드필드 무디 & 비앙카 노그래디 지음, 노태복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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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마지막에 서가에 꽂아놓으셨던 책 중에 에리히 폴라트 등이 쓴 <자원전쟁>이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국가 전략을 집중시켜야 할 것인지에 대한 중대한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책이라고는 일절 읽지않는다는 현 대통령과는 정말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1990년대~2000년대 초반에 붐을 일으켰던 만화 <시마 과장> 시리즈의 가장 최근 전선은 바로 남미의 자원 전쟁을 그리고 있다는 데에서 현재 전세계 경제의 핵심 쟁점은 바로 기술이나 시장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자원의 문제임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제임스 브래드필드 무디와 비앙카 노그래디<6의 물결>은 바로 이러한 차세대 경제의 가장 큰 쟁점인 자원한정 시대의 경제 발전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급격한 발전이 일어났던 지난 200년 동안 모두 5번의 큰 물결이 일어났다고 말하며, 1의 물결은 산업혁명, 2의 물결은 증기기관의 등장, 3의 물결은 전기, 4의 물결은 자동차와 석유화학, 5의 물결은 정보통신 기술이라고 구분해 정의합니다. 그리고 이제 인류는 정보통신 기술이 포화 상태에 도달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새로운 물결의 도래를 맞이할 때가 되었고, 그러한 6의 물결은 바로 자원 에너지 혁명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지금까지의 5차례의 물결들은 모두 석탄, 철강, 석유, 천연가스 등의 자원을 바탕으로 하여 성립된 산업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우리의 생활과 산업은 자원의 소비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원에 의존하는 상황에 빠져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자원의 소비가 언제까지나 무한정 계속될 수는 없다는 데에 있습니다.

현재의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천연자원들은 짧게는 30년 내외, 길어야 100년 안팎의 극히 짧은 기간 동안만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한 한정된 자원들입니다. 그러므로 현재 가장 시급한 일은 바로 이러한 한정된 자원들을 대체할 새로운 자원을 개발하거나 자원의 효용성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제6의 물결의 핵심인 것입니다.

 

저자들은 이러한 제6의 물결, , 한정된 자원의 시대에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한 5가지 로드맵을 제시합니다.

첫 번째는 85% 이상 완전 활용되지 못한 상태에서 버려지는 쓰레기 자원에 주목해 이를 활용가능하도록 가공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로 중심을 이동시키는 것이며, 세 번째는 디지틀 세계와 자연 세계를 융합시키는 새로운 기술의 개발이며, 네 번째는 정보는 국제적으로 다루지만 생산은 지역적으로 하는 효율적인 분산 구조이며, 다섯 번째는 자연으로부터 해답을 얻는 생체 모방 기술입니다.

 

사실 채 1세기도 유지되지 못할 정도로 극도로 한정된 자원 위에서, 거기에다가 엄청난 속도로 산업화함으로써 지구상의 자원들의 유용 시한을 급격하게 줄이고 잇는 중국과 인도의 발전 속에서 자원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핵심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다양한 방법으로 자원의 대체와 재활용에 집중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단지 저자가 한국어판 서문에 길게 언급한 녹색생장은 거기에 어울리는 적절한 방식이나 표현은 절대 아니라는 비판은 꼭 하고 넘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창조경제도 그 방법이 아님도 분명합니다. 그보다는 좀 더 실질적이고 명확하고 구체적인 방법론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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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2-26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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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프래질 - 불확실성과 충격을 성장으로 이끄는 힘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안세민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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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나심 니콜라스 타레브라는 이름이 낯설지는 않으실 겁니다. 나심 탈레브는 2007년에 발표한 저서 <블랙 스완>에서 금융대공황을 예측하여 일약 월스트리트 최고의 화제의 인물이 되었지만, 탈레브가 <블랙 스완>에서 세기적인 금융대공황을 정확하게 예견한 것은 단순한 추측이나 운이 아니라 그가 평생동안 연구해 온 주제인 불투명성 하에서의 의사 결정과 확률의 수학적, 철학적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고찰한 결과 내린 결론이자 경제학과 금융, 통계, 철학, 역사, 의학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진지하게 연구한 방대한 지식의 직접으로 쌓아올린 지식 체계가 도달하고 내린 판단이라는 점은 그의 또다른 저서인 <행운을 믿지 마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검은 백조는 일생 한 번 구경하기 힘든 기현상임에는 분명하지만,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경제는 과거와 같은 고전적인 실물 경제가 아니라, 경제의 생성과 흐름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은 사이버 머니의 거래를 통한 가상 경제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잇는 바, 한 두 개인의 욕심이나 야심만으로도 충분히 일찍이 일어나지 않았던 규모의 금융대공황이 언제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으며, 그것이 아니더라도 거대한 규모의 금융이나 경제 재난이 일시에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미 자본주의 경제 체제 자체가 그만큼 불확실하고 안정성을 잃은 것이지요.

 

이러한 때에 나심 탈레브가 2012년에 발표한 새로운 저서 <안티프래질 Antifragile>월스트리트의 현자이자 월스트리트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리는 그가 현재와 같은 극도의 불안정성 속에서 그러한 불안정성과 충격의 가능성을 역으로 성장으로 이끄는 힘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고있어서 전세계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엄청난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등에서 장기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나심 탈레브는 세상에는 충격을 받으면 오히려 혜택을 보는 것들이 있다. 어떤 것들은 가변성, 무작위성, 무질서, 스트레스에 노출될 때 번창하고 성장하며, 모험과 리스크, 불확실성을 좋아한다며 이러한 성격을 안티프래질이라고 정의합니다.

탈레브는 사람의 뼈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욱 강해지고 소문과 소요는 억누르려고 할수록 더욱 격렬하게 번져가듯이 바람은 촛불 하나를 꺼뜨리지만 모닥불은 살린다. 무작위성, 불확실성, 카오스도 마찬가지다. 나는 당신이 이런 것들을 피하지 않고 활용하기를 원한다. 불이 되어 바람을 맞이하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정교한 계산 방법을 가지고 있어도 충격의 위험과 확률은 예측할 수 없으며, 특히 작은 확률의 문제가 닥치면 모델 오차는 훨씬 더 커지기 때문에 드물게 발생하는 사건일수록 다루기 어려워진다고 말하고, 그대신 그와는 정반대로 프래질 또는 안티프래질은 탐지가 가능하므로 정확할 수 없는 미래의 리스크를 예측하기보다는 현재의 프래질과 안티프래질을 탐지하여 이에 맞춘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훨씬 더 실제적이고 효율적이라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탈레브가 마치 예언자처럼 금융위기를 미리 예측하여 명성을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는 사실 미래를 예측한 것이 아니라 당시의 은행 시스템과 기관들의 프래질을 탐지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 그는 이미 2003년에 패니메이가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을 감지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기술 장인이나 택시 운전기사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은 소득이 불안정하지만, 그 무작위성 덕분에 안티프래질하다. 작은 변화에 그들은 끊임없이 적응하고 배우고 변화하는 힘을 기르게 된다. 그러나 꼬박꼬박 통장으로 월급을 넣어주는 안정적인 회사원은 그렇지 못하다. 인사팀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화에 소득이 제로가 되는 끔찍한 상황을 경험할 수도 있다. 안정은 죽음과 같다. 오랜 안정은 리스크의 축적을 의미한다고 말하며, 안티프래질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바벨 전략을 소개합니다.

 

떨어져 있는 양극단의 조합을 추구하고 중간을 기피하려는 생각을 나타내는 바벨 전략은 중간 지점에서 상황을 그르치지 않는 이원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금융 부분에 적용할 수 있는 바벨 전략으로는 재산의 90%는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보호받는 안전한 자산으로 보유하고 10%를 가장 위험한 종목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지만, 최악의 경우에도 10% 이상은 잃지 않는다고 탈레브는 말합니다. 반면 전 재산을 중간 정도의 리스크를 갖는 주식에 투자했다면, 운이 나쁘면 전 재산을 날릴 수도 있는데, 이렇게 바벨 전략은 드물게 발생하는 사건의 리스크가 계산 불가능하고 측정 오차에 프래질한 문제를 해결하고 하강국면을 단절하여 극단적인 피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안티프래질을 확보한다고 말합니다. 사실 탈레브 스스로도 자신의 투자 전략을 이런 방식으로 짜도 운용하고 있음을 <행운을 믿지 마라>에서 솔직하게 밝힌 바 있습니다.

 

탈레브는 인간은 죽고 유전자는 살아남는 것처럼 개체가 프래질할 때 전체 시스템은 안티프래질한 자연의 섭리를 이야기합니다. 타익타닉 호가 대형사고를 일으키지 않았더라면 더 큰 선박을 건조했을 것이고, 이후에 나타날 재앙은 훨씬 더 비극적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죽은 사람들의 생명이 더 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원자로의 문제점을 깨닫고 더 큰 재앙을 통제하도록 해주었으며, 이는 시스템의 이익과 개별적인 손실 간의 차이를 보여준다고 말합니다. 그는 슬프지만, 실패로부터 나오는 혜택은 다른 사람과 집단에게 넘어간다고 말하며, 마치 개인은 자신이 아니라 더 큰 이익을 위해 실패하기로 미리 정해져 있는 것처럼,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이런 계층화와 프래질의 이전을 고려하지 않고 실패를 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경제도 마찬가지로 개별 기업들이 프래질하여 창업과 폐업, 성장과 몰락이 활발하게 일어날 때 경제 시스템은 안티프래질해진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논리에서 탈레브는 우리가 실패한 기업가들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실패하는 레스토랑이 많을수록 요식업 전체는 더욱 발전할 수 있으며, 비록 개별 레스토랑은 취약하지만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 서로 경쟁하면서, 레스토랑 집단은 안티프래질해지며, 이는 필연적인 현상이고, 우리는 이러한 시행착오의 과정을 통해 혜택을 얻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탈레브는 이러한 모델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오히려 그 섭리를 방해하고 대기업에게 구제금융이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정부는 대기업의 리스크가 다른 기업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대기업을 구제해야 한다고 변명하지만, 구제금융은 리스크 수용의 건전성에 역행하는 행위로, 구제금융이 어느 누구도 실패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마저 몰락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지속적인 실패만이 시스템을 보존해줄 수 있는데, 대부분의 정부 개입과 사회 정책은 약한 자에게 상처를 입히고 기존 세력을 강화시켜 주는데, 탈레브는 이것을 프래질의 이전이라고 이름 붙이고, 개별적인 프래질을 시스템 전체에 전가시켜 공멸하거나 심지어 타인을 희생시키려는 수작이라고 비판합니다.

 

탈레브는 750쪽이 넘는 이 방대한 책에서 전방위적인 사례와 이론, 사상을 넘나들면서 독자들에게 일상생활과 건강, 경제 활동과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변화와 충격에 부딪힐 때 더욱 성장하는 안티프래질한 체질을 갖추도록 친절하게 조언합니다. 그리고 정계와 재계, 학계, 문화계에서 권력을 쥔 사람들이 사회 전체에 프래질을 이전하는 것이 현대 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윤리적 이슈임을 지적하며, 우리 사회와 경제 시스템을 안티프래질하게 만들 수 있는 독창적인 해법을 제시합니다. 탈레브의 저서는 언제나처럼 단순한 경제 이론이나 경기 예측을 담고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혜안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hajin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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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2-26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