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의 출처는 울프의 장편 '댈러웨이 부인'(나영균 역). '본드 가의 댈러웨이 부인'은 단편소설이다.




영국 런던의 해처드 서점 2013년 6월 13일 By Joao rafael BR - CC BY-SA 3.0, 위키미디어커먼즈


https://www.hatchards.co.uk/


[서점의 원형이 궁금하다면… ‘안녕 해처드’ 하세요] https://v.daum.net/v/20240226102802884 (한미화)






화를 내야 옳단 말인가? 아니 죽음이란 완전한 하나의 종결이라고 생각해버리면 오히려 마음 편한 노릇 아니겠어? 하지만 어쨌든 런던의 거리에서, 또 여기저기 일어나는 흥망성쇠의 세파에 밀려, 나도 피터도 또한 그대로 살고 있지 않나. 서로가 서로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거야. 나는 고향 집 나무의 한 부분이고, 저기 저렇게도 보기 싫게 늘어선 집들의 부분이고, 또 내가 한 번 보지도 못한 사람들의 한 부분이기도 한 거야. 안개처럼 나는 내가 절친하게 지내는 이들 가운데 펼쳐져 있는 거야. 여러 나뭇가지가 안개를 떠받치고 있는 듯 보이는 광경을 본 적 있는데, 그렇듯 이 사람들이 날 떠받쳐주는 거야. 그래서 나의 생명, 나라는 것이 그렇게도 멀리 멀리 퍼져가는 거지. 해처드 책방의 창 안을 들여다보고선 나는 지금 무엇을 꿈꾸는 것일까? 무엇을 생각하려나? 펼쳐서 늘어놓은 책을 읽어보면서, 전원에 동터오는 하얀 새벽의 어떤 모습을 그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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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부인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4d3505a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문예출판사)으로부터

By Virginia Woolf / Hogarth Press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아래는 문예출판사판 '댈러웨이 부인'의 나영균 역자가 참여한 울프 전집.



"그렇지만 그인 미친 것은 아니지요?" 윌리엄 경은 미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정신의 균형이 없어진 거라고. "그런데 이이는 의사를 좋아하지 않아요. 요양소에 안 가려고 할 거예요."

윌리엄 경은 짧은 말로 친절하게 환자의 상태를 설명해주었다. "이분은 자살하겠다고 위협하지요? 그러면 별수 없습니다. 법률 문제니까요. 요양소에 간댔자 시골에 있는 깨끗한 집에서 침대에 누워 있는 것뿐이에요. 간호사들이 참 친절합니다. 내가 1주일에 한 번씩 왕진하러 가지요. 부인께서 더 물어보실 말씀이 없으시다면―." 그는 환자를 재촉하는 법이 없었다.

"이따금 충동을 느끼나요?" 윌리엄 경은 분홍 카드에다 연필을 대고 물었다. "당신이 알 바가 아니오." 셉티머스가 말했다.

‘사랑, 나무, 죄악은 없다―내가 전하려는 말은 뭣이었나?’기억이 나지 않았다. "나는―나는―." 셉티머스가 말을 더듬었다.

"될 수 있는 대로 자신에 대한 생각을 하지 마세요." 윌리엄 경이 친절히 말했다. ‘정말 이 환자는 돌아다녀선 안 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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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의 포스팅을 보다가. 을유세계문학전집 '마의 산'으로부터.



마의 산(1924) By © Foto H.-P.Haack, CC BY 3.0, 위키미디어커먼즈


마의 산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7m0717a









『마의 산』은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일년 전인 1913년 7월에 처음 시작되어 1915년 8월에 일단 집필이 중단되었다. 그사이 토마스 만은 전쟁에 대한 자신의 보수적인 견해를 담은 『비정치적 인간의 고찰』을 집필했다. 그러다가 전쟁이 끝난 후인 1919년에 이미 쓴 것까지 고쳐서 1921년 5월에 절반가량을 썼다.

『마의 산』은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정치 및 사회 의식의 대전환점을 맞이한 시기에, 토마스 만이 작가로서 그의 정신적 삶의 궤적을 기록한 ‘교양 소설’이자 ‘입문 소설’이며 ‘성년식 소설’이다.

이 소설의 중심 모티프는 삶과 죽음, 정신과 감성의 문제이다. 즉, 평범한 한 청년이 죽음에 애착을 느꼈다가 다시 삶으로 돌아오는 정신적인 변화를 그린 것이다.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의 하노나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의 아센바흐가 그랬듯이 죽음에 친근감을 느꼈던 토마스 만의 주인공이 여기서는 그것을 탈피하고 삶의 세계로 발을 내딛게 된다. -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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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7월에 프로이트의 '새로운 정신분석 강의'를 열린책들 전집 구판으로 읽었다.


By historicair - Structural-Iceberg.png by Jordangordanier,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Pixabay로부터 입수된 Elivelton Nogueira님의 이미지








천문학의 우주에 대한 지식이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상태로 제시될 수밖에 없는 한계들을 보여 줄 때, 이 같은 천문학의 서술에 접한 그 어떤 독자도 실망하거나 학문에 대해 자신이 더 우월하다고 느끼지 않을 것이다.

오직 심리학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여기서는 인간이 학문적인 탐구에 기질적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마치 심리학에서는 사람들이 지식의 진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모종의 다른 만족을 구하는 듯이 보인다.

사람들은 심리학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대하거나 심리학이 스스로의 불확실성을 고백할 때마다 비난한다. -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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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7월 10일은 올해 작고한 앨리스 먼로가 태어난 날(프루스트와 생일이 같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노벨상 작가 먼로, 사후 몇주 만에 어두운 가족사 수면 위로 https://v.daum.net/v/20240708201221733


스페인의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먼로의 소설집 '런어웨이' 중 세 편에 기반하여 영화 '줄리에타'를 만들었다. 나는 '런어웨이'를 구판으로 읽었는데, 아래 옮긴 글이 영화 '줄리에타'의 원작에 관한 내용이다.


줄리에타 (Julieta) 상세정보 | 씨네21 http://www.cine21.com/movie/info/?movie_id=4786









이번 단편집에는 단편 아닌 단편이 끼어 있다. 「우연」, 「머지않아」, 「침묵」은 줄리엣이라는 동일한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우연」에서는 기차에서 우연히 에릭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머지않아」에서는 친정을 방문하여 아버지가 교편을 내려놓은 이유를 알게 되며 「침묵」에서는 애지중지 기르던 딸 퍼넬러피와 연락이 두절된다. -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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