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여성철학사'에 망라된 20인의 여성 철학자들에 소설가 조지 엘리엇도 포함된다.
조지 엘리엇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5a2679a
4 Cheyne Walk, Chelsea, London By Spudgun67 - Own work, CC BY-SA 4.0
그녀의 관심사는 새로운 과학 이론부터 종교사까지 광범위했으며, 독일어 책도 두 권 번역했다. 1846년에는 슈트라우스(Davd Friedrich Strauss)의 《예수전(Life of Jesus)》을, 1853년에는 포이어바흐(Ludwig Feuerbach)의 《기독교의 본질(The Essence of Christianity)》(1856)을 번역했는데, 모두 19세기 기독교에 중요한 전환점을 가져온 책이었다. 1856년에는 라틴어로 된 스피노자의 《에티카(Ethics)》를 번역했다. 1840년대 중반에 스피노자의 《신학-정치론(Theological-Political Treatise)》 일부를 번역했지만 원고가 분실되어 전해지지 않는다.
조지 엘리엇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소설 작품을 통해 철학에 기여한 바가 크다. 소설이라는 장르는 그녀에게 자유와 책임, 도덕적 약점과 권한, 성격의 발달과 같은 문제를 다양하게 탐구할 수 있는 넓은 캔버스를 제공했다.
19세기 초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Samuel Taylor Coleridge)가 칸트 철학을 보급하면서 영국 작가 세대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쳤고, 이 세대를 뒤이은 엘리엇도 독일 철학을 가까이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칸트가 도덕을 이성에 의해 규정된 것으로 본 반면, 엘리엇은 감정을 강조하는 낭만주의적 경향을 따랐다. 그녀는 특히 깊은 도덕적 (실제로는 구원적) 감정인 두 인간 영혼 사이의 ‘동정’에 관심을 가졌다. 동정은 그녀가 소설에서 반복적으로 극화한 공감적 연결고리였다. 또한 엘리엇은 칸트의 합리적 자율성에 관한 이상(理想)에 반대하고, 인간을 본질적으로 접촉과 관계를 통해 형성되는 상호의존적 존재로 보았다.
이 사상은 스피노자의 《에티카》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녀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늘 상호의존적이다. 가족 간의 유대, 친구와의 우정, 사회적 관계를 통해 인물이 구성된다. 엘리엇은 가끔 전형적인 빅토리아시대의 도덕주의자로 잘못 평가되기도 하지만, 넒은 의미에서 도덕철학자였다. 무엇보다 인간의 행복에 관심이 많았고, 이 문제가 복잡하고 어렵다는 사실을 예리하게 인식했다.
엘리엇의 소설은 소크라테스가 강조한 철학의 근본적인 작업, 즉 ‘나 자신을 아는’ 길로 인도한다. 엘리엇은 스피노자처럼 ‘자기 인식’은 일종의 자유를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물론 외부 환경은 여전히 제어할 수 없지만 말이다. - 클레어 칼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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