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Walk in the Woods: Rediscovering America on the Appalachian Trail (Mass Market Paperback) - 빌 브라이슨『나를 부르는 숲』원서
빌 브라이슨 지음 / Bantam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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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이 책을 다 읽었습니다.
오랫동안 서재에 처박혀 있던 책을 그저 재미삼아 손에 잡았는데, 읽고 있던 다른 책들을 손에 놓을 체 이 책을 읽었습니다.

1950년대 오하이오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20년 넘게 산 작가 빌 브라이슨(Bill Bryson)은 물론 영어권에서만 산 사람이기는 하지만 일반 미국인들보다는 좀 더 독특한 시각을 가진 작가임은 분명합니다.

이전에 이 작가가 쓴 세익스피어에 대한 책을 읽을 적이 있지만 그렇게 즐겁게 읽은 기억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집어든 이 책은 일단 재미있습니다.
물론 내용 자체가 작가 빌 브라이슨과 그의 고향 친구 스테판 카츠 (Stephan Katz)두 사람의 좌충우돌 애팔래치아 산맥 등정기(Appalachian Trail)에만 국한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애팔래치아라는 미국 동부의 거대한 산맥을 종주하기 위한 준비과정에서 부터 이 산맥의 종주로를 개척한 이들의 이야기, 이 산맥을 둘러싼 생태와 미국 고유의 수목들이 사라져 가는 이야기부터, 산맥을 종주하면서 만난 개성넘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두 버무려져 들어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자연생태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애팔래치아 산맥에서 서식하는 곰들이 어떻게 사람들을 공격했는지, 또는 이 곳에 서식하던 산사자 혹은 퓨마 (mountain lion or Puma)가 어떻게 사람들의 사냥으로 인해 멸종되어 갔는지도 이야기합니다.

미국식 유머가 넘쳐나는 이 책에서 또 주목할 만한 캐릭터는 바로 저자의 친구 스테판 카츠입니다.
오하이오에 태어나서 이 책이 쓰여질 당시까지 계속 살고 있던 이 친구는 어찌보면 보통의 미국인들을 대표하는 캐릭터라고 생각이 들 정도 입니다.

오하이오에서 건설일에 종사하는 이 친구는 애팔래치아 산맥을 종단하러 오면서 종주에 대한 준비는 별로 하지 않고 좋아하는 음식을 잔뜩 사오고 친구의 집에서 TV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 그런 친구입니다.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여러 여자친구를 사귀었던 경험이 있고 마음에 드는 이성과 언제 어디에서드 데이트를 하려고 노력하죠.
준비없이 산맥 종주에 나서는 이 친구는 저자와 조지아에서부터 버지니아까지 애팔래치안 산맥 종주의 남부 구간과 메인주의 가장 험난한 구간을 같이 합니다.
산행에 초보인 이 친구는 산행배낭이 너무 무거운 나머지 옷도 버리고 물도 버리고 심지어는 그렇게 좋아하는 음식도 버리고 산을 오릅니다.

이 책의 말미에 두 친구는 메인의 가장 험난한 애팔래치안 종주로에서 서로 어긋나 헤어져 버리는 사고를 당합니다.
구조가 불가능할 정도로 깊은 산속에서 고립되었던 두 사람은 각자 터득한 산행의 지혜로 이를 극복하고 결국 서로 만나지요. 그리고 이들은 이 일을 계기로 애팔래치안 산맥의 종주를 그만둡니다.

즉 이 이야기는 애팔래치안 산맥을 종주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종주하려고 노력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산을 전문으로 타지 않는 중년의 두 남성이 좌충우돌하며 산맥을 종주하며 자연을 느끼고 문명과 자연을 되돌아보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상당히 미국적인 이야기이지만 이전에 읽어던 재난이야기 '희박한 공기속으로(Into Thin Air)'와 같은 글과는 상당히 다른 유쾌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고 저자 빌 브라이슨의 다른 책도 읽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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