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황제 역사 청문회
이태진.김재호 외 9인 지음, 교수신문 기획.엮음 / 푸른역사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2005년에 출간되었으니 12년이 넘은 오래된 책입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의해 소위 ‘대안교과서‘ 그리고 ‘국정교과서‘가 추진되기 이전 그 전초전으로 역사학계와 경제사학계의 학자들이 ‘내재적 발전론‘ 과 ‘식민지 근대화론‘의 입장에서 고종과 그 시대를 재조명한 학술서입니다. 한국의 근대화 논쟁에 대한 책으로서는 선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후 전개된 수구 반공세력의 역사왜곡의 전초전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솔직히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내재적 발전론 ‘은 외부의 영향없이 한국이라는 국가의 자체 역량으로 근대적 경제발전이 가능하며 그러한 요인들이 한국의 역사전개과정에 ‘내재‘되어있가는 입장이며,

‘식민지 근대화론‘은 한국의 자체적 경제발전역량을 과소평가하는 대신,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하기 위해 투자된 자본의 역량이 한국의 근대적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였다는 입장입니다.

이론의 정교함을 떠나서 일본이 조선을 식민화시킨 행위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점에서 상당히 친일적인 입장입니다.
이 말은 일본의 도움이 없이는 한국의 근대화와 경제발전이 불가능하다는 논리로 이어지기 때문에 한국인들의 발전역량을 ‘수동적‘으로 보게되는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한국의 지배층은 노론이 조선 중기에 실권을 잡은 이후, 일제 때는 노론의 후손인 친일파들이, 해방이후 미군정 시기 이후로는 과거 친일파였던 친미 반공주의자들이 실권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집요한 역사왜곡 노력이 나타난 가장 최근의 사건이 이명박 정권 당시 식민지 근대화론자들이 주축이 된 ‘뉴라이트‘학자들의 ‘대안 역사교과서 ‘ 집필과 보급, 그리고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을 위해 ‘국정교과서‘를 집필해 국민들에게 강제로 교육시키려 했던 박근혜정권의 교과서 국정화 사업입니다.

고종 시대에 일본제국주의의 식민화와 관련된 중요한 외교조약이 체결되었고, 한국 근대화를 위한최초의 정변이 일어나는 등 후대를 규정하는 중요한 시기였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시각으로 이 시기를 고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고종이 우리가 역사시간에 배운대로 무능력하게 나라를 일본에 빼앗긴 불운한 왕이었는지, 조선의 근대화와 자강을 위해 노력한 왕이었는지, 그리고 사료와 다른 방향으로 역사가 서술되었다면 어떤 요인때문에 이런일이 발생했는지 면밀히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 시기를 규정하는데 많은 논쟁적 요소가 있다면, 역사 왜곡의 가능성도 같이 올라간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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