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ll of Heaven: The Pahlavis and the Final Days of Imperial Iran (Paperback)
Andrew Scott Cooper / Picador USA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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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출간된 이 책을 읽은 건 다분히 지난 2월 말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의 영향이 큽니다.

과거 페르시아 제국이었던 이란이라는 국가는 막대한 자원의 양과 이슬람에서의 위치 그리고 지정학적 중요성을 여러 방송을 통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있었지만, 영미권 학자들이 쓴 책 몇권 읽은 것이 전부인 저로서는 다가가기 어려운 지역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의 전쟁을 계기로 이란의 현대정치사를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나뉘어 있고, 이슬람 근본주의자( fundamentalist)인 호메이니(Khomeini)를 추종해서 일어난 1978-79년의 이란혁명(Iranian Revolution)은 2부에서 자세하게 다룹니다.

이 책의 1부는 이란혁명 당시 이란의 왕이었던 레자 팔레비(Reza Pahlavis)가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 팔레비 왕의 선왕이 어떻게 쿠데타를 일으켜 이란의 이전 왕조를 무너뜨렸는지, 그리고 팔레비왕이 어떤연유로 두번이나 이혼을 하고, 이란혁명 당시 왕을 보좌한 파라 (Queen Fahra)와 결혼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팔레비 왕이 이란을 현대화시키고, 이란의 석유산업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생각했는지 등이 나옵니다.

이슬람 혁명이전 그냥 전제왕정이던 이란은 그래서 왕이 사는 궁전에 근무하는 궁인(Courtier)과 정부에서 일하는 관료(Technocrat)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극에서 처럼 말입니다.

이 책을 보고 처음 안 사실인데, 이 책에 등장하는 상당수의이란의 파워엘리트들도 다른 중동국가처럼 서구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특히 프랑스의 영향이 두드러집니다. 어려서 스위스출신 보모의 보살핌을 받았던 팔레비 왕은 스위스에서 학교를 다녀 불어 능했고, 파라 왕비도 프랑스에서 건축을 공부하다가 팔레비왕과 결혼한 경우입니다.

이슬람혁명이후 이란을 떠나 팔레비왕과 파라왕비는 이집트에서 망명생활을 했고, 팔레비왕이 이집트에서 암으로 세상을 떠난 이후에는 프랑스에서 살았습니다.

팔레비왕의 장남이던 레자 황태자(Crown Prince Reza)는 왕이 되기 위한 수업때문에 미국에서 공군장교로 교육을 받았으나 이란혁명이후로도 계속 미국에 머물게 된 경우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전개되면서 미국에 살고 있는 레자 팔레비 황태자를 언론이 거론하게 되자 수십년 만에 팔레비라는 이름이 미디어에서 보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1970년대의 중요한 경제적 사건 중 하나인 오일 쇼크(Oil Shock)를 다루지 않을 수 없는데 세계경제를 충격에 빠뜨린 두 사건이 모두 이란의 팔레비왕과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1973년 오일쇼크는 팔레비 왕이 서구세력의 석유증산 압력에 맞서 석유를 무기로 감산을 해서 일어난 경제충격으로 그 이전까지 이란의 석유생산을 좌지우지하던 유럽열강에 대항하기 위한 의도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반면 1979년의 2차 오일쇼크는 팔레비 왕조를 타도하고 이란에 신정체제를 수립하기 위해 호메이니를 따르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석유생산공장에서 파업을 해서 일어났습니다. 팔레비 왕실의 주수입원이던 석유 생산을 줄여 타격을 가할 목적이었습니다.

이 두번의 오일쇼크로 충격에 빠진 세계경제로 인해 그리고 이란의 이슬람혁명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이란에서 일어난 미국인 인질사태로 민주당 출신 카터 대통령이 실각하고 1980년대에 공화당 출신 로널드 레이건이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됩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규제완화에 시동을 걸며 신자유주의가 시동을 걸기 시작합니다.

이란의 미국대사관과 국무부는 호메이니가 단순 성직자로 정치에 관심이 없는 인사이기 때문에 그가 이슬람근본주의자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팔레비 시절 이란은 서아시아에서 가장 자유로운 나라였고, 여성들은 미니스커트뿐만 아니라 휴양지에서 비키니도 입는 매우 개방적인 나라였습니다. 미국도 자신들의 국익을 위해 이란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에 신정체제가 들어서고,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로서 이스라엘과 대립각을 세우고, 핵계발을 시작하고 우라늄을 농축하자 이란에 대한 경제적 제제를 하기 시작했고, 위태하던 미국/이스라엘-이란 관계가 호전적인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를 통해 전쟁에 이른 것입니다.

미국이 주장하는 민주주의가 요즘처럼 공허한 적이 없는데 전제왕정체제인 중동국가들이나 왕노릇하려고 대통령이 된 듯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나 별로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군인출신인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학살(genocide)하면서 그지역을 초토화시키고, 이어서 이란의 이슬람근본주의자들이 테러리스트라고 하면서 무차별 공격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얼마전 있었던 홀로코스트(the Holocaust)추모일에 유태인들의 학살은 추모하면서 이스라엘의 유태인들이 가자지구에서 학살한 팔레스타인인들은 그냥 죽어도 되는 것인지 유태인의 위선을 요즘처럼 적나라하게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스라엘-가자전쟁이 일어났고,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침공했습니다.

1991년 소련이 무너진 이후 이어진 30여년의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가고 이제는 언제 전쟁이 일어나도 어색하지 않은 ‘전쟁의 시대’가 온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콜럼비아대학의 제프리 삭스교수는 제3차세계대전이 이미 시작되었다고까지 주장하기도 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과연 언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지, 시기만이 문제라고 합니다.

러시아가 역사적으로 껄끄러운 일본과 미국보다 한국을 경제파트너로 삼을 수 있다고 러시아 전문가들이 주장합니다.

석유의 공급노선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고, 앞으로도 이란이 협상카드로 쓸 가능성이 있게 되자 러시아와 중동이외의 자원의 전략적 중요성이 켜졌습니다.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이미 코로나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되었습니다.

이란과 미국이 왜 그렇게 철천지 원수가 되었는지, 이스라엘이 이란을 왜 그렇게 싫어하는지 그 대답의 실마리를 이 책에서 일부 찿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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