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 소멸 사회 - 압축 성장 대한민국은 왜 복합 위기의 길로 들어섰나
이관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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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에 한겨레출판에서 펴낸 책입니다. 건국대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이관후교수가 <한겨레21>에 연재한 내용을 책으로 묶어낸 결과물입니다.

우선 이책은 윤석열 전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12월3일 이후 출간된 책이기는 하지만 2024년 12월 이전의 상황만을 담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내란’국면을 담아내고 있지는 못합니다.

윤석열정부가 오독(誤讀)한 법치주의 그리고 검사들을 전면에 앞세운 ‘검찰공화국’의 폐해 그리고 검사들의 기소만능주의 등에 대한 언급은 있지만 2024년 12월 3일의 비상계엄선포와 계엄해제 그리고 2025년 4월의 헌재 탄핵판결과 윤석열씨의 파면 역시 담겨있지 않습니다.

단지 2016년의 박근혜 전대통령의 탄핵만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작가께서 검찰공화국에 대해 상당히 온화하게 비판을 하신 것으로 보이며, 이 책의 재려가 된 칼럼을 쓸 당시에 윤석열 전대통령의 불법적 기습적 ‘계엄선포’까지는 미처 생각을 못하셨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12월3일의 비상계엄은 일반인의 상식을 훨신 뛰어넘는 믿기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검사출신 대통령의 생각은 아무튼 일반인의 그것과 다른 것이고 그가 생각하는 법치도 법의 통치(rule of Law)가 아닌 법에 의한 통치( rule by Law)로서 민주주의와 거리가 먼 검사 및 고위관료들이 ‘우둔한’국민들을 지도한다는 엘리트주의에 쩔은 전체주의적 통치였습니다.

경쟁을 조장하는데다 상위 10%만을 위한 사회가 되다 보니 사회는 나머지 90%를 방치했고, 복지제도마져 미비한 현실 속에 한국은 출산율이 OECD국가 중 최저이고 자살율은 1위인 희망없는 사회가 되고 말았습니다.

포퓰리즘과 정쟁만 일삼는 정치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국정을 책임져야할 윤석열 정부는 검사+관료 카르텔과 같은 인적구성을 가지고 외교와 경제처럼 ‘선제적’대응이 필요한 분야에 무능을 보였습니다. 사건이 일어나야 사후처리를 담당하는 검사들과 정해진 틀에서만 관성적으로 움직이는 관료들에게 애초부터 상상력을 동원해야 하는 ‘혁신적’문제해결이나 ‘선제적’해결을 바라는 것 자체가 아마 무리였을겁니다.

50%가 넘을 정도로 어처구니없이 세수예측을 틀린 기재부를 보면서 무능한 정도가 임계점을 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어 결혼도 안하고 결혼한 부부가 아이를 가지기 싫어하는 나라에서 여성정책을 총괄하고 여성의 복지를 전담하던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하는 비정상적인 정책을 펼쳤습니다.

여성차별을 없애고 여성의 안전을 먼저 생각해도 여성들이 출산을 할지 말지를 알 수 없는데 여성도 아닌 50대 남성들이 나서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도한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여성혐오를 기반으로 정치를 시작했던 청년정치인 이준석씨는 윤석열 탄핵이후 현재 조기대선에ㅜ후보로 출마하면서 여성가족부를 폐지할 것이며 그 이유는 ‘불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여성혐오를 기반으로 정치를 시작했으면서 청년의 반인 여성을 무시하면서 어떻게 대선에까지 도전하는지 이해할 수없는 정치인이 이준석씨입니다. 여성입장에서는 윤석열씨만큼 낙선시켜야 할 정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40대치고 시대에 뒤떨어져 있어요.

얼마전 중앙대의 김누리 교수께서 나와 대담하신 내용이 이 책의 내용과 겹칩니다.

한국사회가 승자독식의 소수 엘리트만을 위한 독재적 사회가 된 것은 견고한 ‘엘리트 카르텔’때문이라는 진단이었습니다. 현재와 같이 경쟁을 당연시하는 교육체제에서는 일등을 하던 수재들이 자신보다 공부를 못한 이들을 자신보다 아랫사람으로 보고 자신들이 나라를 이끈다는 선민의식(選民意識)을 가지게 되고 자신들을 특별한 존재로 여기게 된다는 점이고 이는 결국 계급의 상하를 자연스럽게 여기고 독재나 과두정(oligarchy)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입니다.

즉 엘리트 소수만을 위한 사회구조가 정착되면 엘리트가 아닌 다수의 국민들은 물가와 생활고 그리고 치솟는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살아가게 된다는 겁니다. 아직도 엘리트의 주류를 차지하는 50대이상 서울대 출신 남성들은 여성차별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여성을 출신의 도구로만 이해합니다. 그러니 돈만 주면 아이를 더 낳을것이라는 생각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않고 있고, 여성가족부 폐지에도 별다른 말이 없습니다.

이번에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기득권 카르텔 내지 엘리트 카르텔이 깨지지 않는 한 희망을 주는 미래를 보여주지 않는 한 사실상 ‘출신파업’상태인 한국의 현재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한국은 정말로 소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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